[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화가 박태후가 ‘화가의 정원’ 전시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20여년 동안 토종 정원 ‘죽설헌’에 살면서 자연에 몰두해온 박태후는 평생 자연의 일원이 되길 염원해왔다. 그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흰물결 갤러리서 화가 박태후의 초대전 ‘화가의 정원’을 준비했다. 박태후는 “그림의 전체적인 윤곽만 설정하고 붓이 흘러가는 대로 제가 따라갑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 작품의 제목이 ‘자연 속으로’입니다”라고 밝혔다. 꽃과 나무 배 과수원이 가득한 전라도 나주 한가운데 전통 한국정원을 지향하는 ‘죽설헌’이 있다. 죽설헌은 조경가이기도 한 박태후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열매와 종자를 주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연못을 만들며 40여년을 가꾼 정원이다. 그는 20여년 동안 죽설헌서 세상과 단절한 채 작품에만 몰두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인상파 화가 모네가 43세에 자연으로 들어가 ‘지베르니 정원’을 만들고 명작 ‘수련&rsqu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여러 작가들이 모여 진행하는 그룹전의 성패는 ‘조화’서 갈린다.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얼마나 조화롭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시회의 질이 달라진다. 소피스 갤러리는 김상훈·박진희·한정현 작가의 작품을 한 데 모았다. 세 작가는 익숙한 매체를 사용해 낯선 상황을 연출, ‘낯선 익숙함’을 표현했다. 서울 역삼동 소재의 소피스 갤러리가 지난 13일, 오프닝 리셉션을 시작으로 세 작가의 그룹전을 개최했다. 세련된 감각의 아트 퍼니처로 주목받아온 김상훈과 한정현 그리고 레고블록과 직물을 이용한 뜨개질로 벽에 걸린 회화와 유사한 형태의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박진희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서로 다른 작품 미술은 일상으로, 디자인은 기능성을 수반하는 시각적 오브제로 교차하면서 동시대의 미술과 디자인은 멀고도 가까운 사이로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단 미술과 디자인이라는 멀고도 가까운 장르뿐만 아니라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장르 간의 경계와 벽이 허물어져가는 동시대의 맥락서 진행된다. 세 작가의 작품들은 디자인과 미술 그리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변에 놓인 수많은 현재를 이야기하는 데 충실한 작가, 오제성의 개인전 ‘The Motion Lines’가 서울에 상륙했다. 흑백의 이미지에는 작가가 겪은 사소한 일상의 조각을 출발점으로 그의 생활 반경과 밀착돼있는 사람, 사물 그리고 장소를 담았다. 오제성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재단법인 송은 문화재단이 2018-2019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 선정 작가 오제성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송은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송은 아트큐브는 2002년 1월 개관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을 후원하는 등 신진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현실+비현실 오제성은 일상서 경험하는 공간, 시간의 기억과 그 안에서 총체적으로 형성되는 관계를 탐구해왔다. 일상의 개인적인 소사를 감각적으로 재구성하고 은유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서사로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노광, 미노광’ 3부작은 오제성의 작업실이 위치한 갈현1동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의 생태와 지역민들의 생활사를 담은 작품이다. 주민들의 인터뷰를 재해석한 연작은 한 장소서 세 개의 시간대로 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헌정 작가는 홍대서 도예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크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는 조각을 전공했다. 가천대에서는 건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도예, 조각, 건축과 설치에 이르는 이헌정의 폭넓은 이력은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이헌정의 개인전 ‘서핑(Surfing)’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이 운영하는 일우스페이스서 이헌정 작가의 개인전 서핑을 소개한다. 이헌정은 현대와 전통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다양한 감상과 영역을 포괄해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수백년 전 조선의 도공들이 도자기를 굽듯 전통적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전통+현대 이 과정서 이헌정은 예술관의 직관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작품의 부드러운 형상을 손으로 빚어낸다. 전통적 기술과 예술가의 손맛이 합쳐져 탄생한 작품은 현대적 감수성을 포용하며 발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은 흙과 모래, 석회질 등 자연을 담는 동시에 가마 속에서 전통의 방식과 우연의 조화, 그리고 세련된 가공을 통해 완성된다. 이를 통해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나간다. 작품의 최종 형태는 이성과 감성 그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추상조각 1세대 선구자인 엄태정 작가의 개인전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과 천안서 열린다. 엄태정은 50여년 동안 추상 조각에 천착해왔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엄태정의 신작뿐만 아니라 그가 평생 일궈온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관계자는 “엄태정은 금속의 물성을 경외하면서 초대하는 수행적 작업을 통해 치유의 공간을 추구해왔다”며 “서울과 천안서 동시에 개최하는 이번 개인전 ‘두 개의 날개와 낯선 자’는 그의 작업세계를 다각도서 살피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금속 조각 매료 엄태정은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60년대 초반 철의 물질성에 매료됐다. 이후 현재까지도 금속 조각을 고수하며 재료와 물질을 탐구 중이다. 그는 1967년 철 조각 ‘절규’로 국전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1970년대에는 재료 내외부의 상반된 색과 질감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구리 조각들을 발표했다. 1980∼1990년대에는 ‘천지인’ 연작과 같이 수직 구조가 강화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겨울 시즌을 맞아 뜻깊은 전시 행사가 전국서 열리고 있다. 안산문화재단 단원미술관은 한국 추상 1세대 장성순 작가의 전시회를 준비했다. 이미 8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장성순의 기증작품 특별전의 후속 전시다. 안산문화재단 단원미술관서 한국 추상 1세대 장성순 작가의 2018년 대한민국예술원상 미술부문 수상기념전 ‘깊고 먼 기억’ 전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자인 장성순의 작품세계를 대중들에게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수상기념전 이번 전시는 지난해 12월1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기증작품 특별전의 후속 전시다. 단원미술관은 장성순이 안산시에 기증한 200여점의 작품 중 1970년대서 2000년대에 이르는 작품 42점을 전시한 ‘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 전을 진행하고 있다. 영상, 사진, 연대기를 통해 장성순이 구축한 미술적 성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실도 준비했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장성순이 한국미술사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특별전은 오는 3월11일까지 열린다. 깊고 먼 기억 전은 장성순의 대한민국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이배가 새 보금자리서 진행하는 첫 전시로 이승희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이승희는 도자회화라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동양의 감성으로 세계인의 감성을 이끌어내면서 세계적인 예술가로 도약한 이승희의 개인전 ‘TAO’를 만나보자. 갤러리이배가 부산 수영구 민락동 수영강변에 ‘갤러리이배 수영전시관’을 열었다. 그 초대 전시로 이승희 작가의 개인전 TAO를 선보인다. 이승희는 짧은 기간 동안 국내외서 인정받은 세계적인 작가이다. 갤러리이배는 이번 전시서 ‘다름’을 실천하는 이승희의 작가적 면모를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적 면모 이번 개인전에는 TAO 시리즈 신작 30여점이 걸린다. 이승희는 입체적인 도자기를 자신이 고안해낸 독창적인 평면(부조) 방식으로 도자 판에 조형한다. 도자기의 기능성을 배제하고 회화적인 느낌을 살려 도자의 색채나 선을 미적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유약 없이 구워져 흙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배경 부분과 고전의 도자기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부분은 이원적인 구분이 불가능하다. 그의 손을 거친 도자기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도스가 2019년을 맞아 7명의 작가들과 함께 릴레이 전시를 준비했다. 7명의 작가들은 ‘시선의 자취’를 주제로 1월2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순차적으로 개인전을 소개한다. 장예지, 신채희, 박지현, 윤지현, 최희은, 강민지, 이초희의 작품을 만나보자. 갤러리도스는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의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공모전은 매번 새로운 주제로 진행된다. 작가들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에 선다. 이번 상반기 주제는 시선의 자취다. 상반기 공모전 첫 번째(1월2∼8일) 주자는 장예지 작가다. 홍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회화과에 재학 중이다. 조각보를 모아 꿰매고 엮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그는 “조각보는 쓰다 남은 천을 활용한 것으로, 실로 연결해 하나의 형태를 만드는 것”이라며 “(조각보는) 당장에 쓰이진 않아도 그때그때 만들어 보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쓰일 수 있는 유용한 재화는 아니지만 손수 꿰매고 엮어가는 일은 품과 노력이 많이 든다”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송은 아트큐브서 작가 김준명의 개인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선보인다. 김준명은 순수미술과 공예의 경계에 위치한 도예를 통해 예술과 전통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과 관습을 해체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송은 아트큐브는 재단법인 송은 문화재단이 송은 아트스페이스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다. 신진 작가들의 자발적인 전시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2002년 1월 개관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 등을 후원한다. 예술 작품 김준명 작가는 2018-2019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 작가로 선정됐다. 그는 일상의 요소를 예술의 맥락으로 끌어들여 도자기에 담긴 거대한 서사와 매체의 이데올로기를 와해하고 개인의 영역으로 환원시키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김준명은 도자기를 대하는 우리의 관점에 주목했다. 개인 예술가를 짓누르는 도예의 수직적인 전통과 고정된 인식의 무게를 덜고자 했다. ‘가로적인 역사를 담은 도자기들(2012∼2018)’ 시리즈는 도자기 형태의 석고 틀에 흙판으로 찍어낸 후 이를 합쳐 동일한 형태를 반복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기도 파주 소재의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휴가 올해 마지막 전시로 배윤호 감독의 ‘다큐멘터리_경험과 기억’전을 준비했다. 영화감독이면서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과 교수인 배 감독이 지난 10년간 제작해온 다큐멘터리 영화 3편을 선보이는 자리다. 배윤호 감독은 그간 다큐멘터리, 영상 설치, 비디오 아트 등 영상 미디어와 관련된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미술관과 영화관에 소개해왔다. 그는 그동안 영화 시사회 등 몇몇 상영회서 작품을 상영한 것 외에는 자신의 다큐멘터리 미학을 공공의 영역서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 검증의 기회 배 감독의 다큐멘터리에는 드라마틱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다. 사건 이전이나 이후의 군상, 풍경이 느리게 또는 콜라주 방식으로 반복될 뿐이다. 일상의 한 순간에 문득 시작되고 느리게 진행되다 갑자기 종료된다. 주제와 서사는 매우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지만 그 표현만큼은 결코 대중적이지 않다. 배 감독이 이번 전시서 선보이는 작품은 <옥포조선소> <키들락 타히믹의 밤부카메라> <서울역> 등 3편이다. 그의 다큐멘터리는 독립영화, 비주류 영화, 영화와 비디오아트 사이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은 최근에서야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1954년 강원도 철원서 태어난 김중만은 그가 지닌 역량에도 불구하고 한국 미술계서 과소평가받아왔다. 2006년 상업 사진작가로서 거둔 유명세와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예술가의 길을 택한 김중만. 그의 개인전이 한국에 상륙했다. 10대 시절 김중만은 외과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갔다. 고국을 떠나면서 시작된 이 긴 여정은 그가 유럽서 순수회화를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김중만이 사진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기 시작한 때는 1974년 프랑스 니스에 위치한 프랑스 국립예술학교 빌라 앙르송에 재학하면서부터다. 그저 지켜보다 김중만은 1979년 아를 국제 사진축제서 최우수 젊은 사진가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프랑스서 가장 젊은 사진작가 80명으로 선정되는 등 두각을 발휘했다. 그러다 한국에 돌아와 리처드 아베돈, 헬무트 뉴튼, 사라 문, 허브 리츠와 같은 당대 상업 사진가들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 상업사진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김중만은 그간 예술성과 상업성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한국 사진계의 이분법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왔다. 그의 작품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경아 작가의 말은 느리고 어눌했다. 답변에 어울리는 단어를 고르느라 한동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김 작가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그림을 통해 오랜 시간 세상에 말을 건네 온 그녀의 삶이 녹아있었다.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보여주고 싶은 서양화가 김경아입니다.” 김경아 작가는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11시면 출근 도장을 찍는다. 지난달 30일 김 작가를 만나기 위해 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잠실창작스튜디오를 찾았다. 김 작가는 동료 작가들과 떡볶이를 나눠먹고 있었다. 테리우스 모사 4평 남짓의 작업공간에 들어서자 최근 김 작가가 작업 중인 그림 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각기 다른 크기의 그림은 한쪽 벽면에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신체 중 유일하게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왼발로 명함을 받은 김 작가는 그것을 노트북이 놓인 작은 책상 위에 조심스레 올려놨다. 침대 밑은 그동안 진행한 전시 관련 자료로 빼곡했다. 1세에 열병을 앓아 장애가 생긴 김 작가는 신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왼발을 제외한 팔과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그림 역시 왼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많은 작가들에게 인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피사체다. 인물 사진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습이 담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의 변화를 포착할 수도 있다. 사진작가 변순철은 오랫동안 인물사진에 골몰해왔다. 그의 개인전 ‘나의 가족 Eternal Family’를 소개한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서 사진작가 변순철의 개인전 ‘나의 가족 Eternal Family’를 개최한다. 변순철은 ‘뉴욕’ ‘키드 노스탤지어’ ‘짝패’ ‘전국노래자랑 시리즈’ 등 오랫동안 인물사진을 찍어왔다. 이번 개인전은 작업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새로운 탐구를 이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물에 천착 변순철에게 카메라 앞에 선 인물들은 언제나 피사체 그 이상이다. 그가 관찰하고 다뤄온 인물들은 시대와 사회를 대변한다. 사진을 찍는 방식은 유형학적이고, 시선과 태도는 사회학적 방법론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대개 유형학적 인물사진은 특정 집단에 속한 이들을 객관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인간문화재는 한 분야서 대가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다. 명예가 따르는 만큼 책임이 막중한 자리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평양검무 예능보유자 임영순 교수도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평양검무는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춤입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평양검무 전승관서 임영순 교수를 만났다. 임 교수는 인터뷰서 평양검무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로서 평양검무를 알리고, 보급하고 전수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북한서 유래 고구려 시대부터 유래했다는 평양검무는 18세기 평양 권번(기생집)서 많이 췄던 춤이다. 무역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중국 사신을 접대하거나 평양감사의 연회 때 빠지지 않고 선보였다. 조선시대에는 궁중 행사를 위해 평양 기생들이 선상돼 궁에서 추기도 했다. 평양검무는 명예보유자 이봉애 선생이 1985년 복원했고 2001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고구려의 기상이 녹아 있어 활달하고 동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임 교수는 “권번을 중심으로 발달했지만 기생의 이미지만 갖고 있는 춤은 아니다”라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성북구 소재의 갤러리 제이슨함 주변은 한적했다. 갤러리를 스쳐가는 차들은 많았지만 머무르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시간이 차분하게 멈춰있는 듯했다. 하지만 갤러리 내부는 피터 부겐후트와 마리 클로케가 창조한 작품으로 시공간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 지난 9일 오후 갤러리 제이슨함을 찾았다. 피터 부겐후트와 마리 클로케의 2인전 ‘Temporalizing Temporality’의 오픈 이틀째였다. 편한 복장으로 등장한 피터 부겐후트와 마리 클로케는 기자의 질문에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답했다. 두 작가는 한국서의 첫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묘한 앙상블 피터 부겐후트는 벨기에 겐트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로, 다양한 크기의 작품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선 소의 위장이나 먼지 등의 재료를 사용해 비교적 작은 크기의 작품을 선보였다. 마리 클로케는 파괴, 손상된 것에 주목해 회화로 표현한다. 인상적인 공간을 촬영한 후 스튜디오에서 재조작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번 전시는 시간성이 두드러지는 두 작가의 작품을 한데 모아 보려는 제이슨함의 기획서 시작됐다. 이지러진 시공간처럼 두 작가의 작품서 공통적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유소라 작가는 ‘바느질’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는 바느질을 통해 일상의 시간을 기억하려 한다. 롯데갤러리는 바느질 드로잉 평면, 오브제, 공간 설치 등 유소라의 작품 100여점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은 사색의 계절 가을을 맞아 일상을 반추하는 감성 전시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소라 작가는 홍익대 섬유미술 패션디자인학과와 조소과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 동경예술대 조각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젊은 작가다. 롯데갤러리는 오는 25일까지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서 유소라의 개인전 ‘사소한 기념일’을 선보인다. 유소라는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서 동명의 전시를 소개한 바 있다. 아날로그 방식 유소라는 바느질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이용해 사물을 재현한다. 실과 바늘로 평범한 물건을 그리거나 오브제 자체를 채집해 다시 제시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의 순간을 꼼꼼히, 좀 더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한다. 또 개인의 이야기를 사회적 영역 안에 놓음으로써 작가의 소소한 순간이 관람객들의 일상 속 기억과 맞닿기를 바란다. 유소라는 “재봉틀은 전공 때문에 가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소울아트스페이스서 개관 13주년을 맞아 최영욱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소울아트스페이스와 최영욱은 2013년 개인전을 인연으로 5년여 동안 이어진 관계.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카르마(Karma)’ 연작을 비롯, 최영욱의 신작 20여점을 갤러리 전관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05년 개관 이래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가능성 있는 국내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며 부산을 대표하는 갤러리로 성장했다. 이번 전시는 최영욱의 개인전인 동시에 소울아트스페이스의 13주년 기념전. 최영욱은 2013년 9월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4년, 2015년, 2016년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카르마 연작을 소개해왔다. 보름달 닮아 ‘달항아리 작가’로 알려진 최영욱은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면서 동시에 삶의 본질을 탐구했다. 달항아리는 하얀 바탕과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수동 물레로는 큰 항아리를 만들 수 없었기에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의 두 대접이 상하로 접합돼 만들어졌다. 그래서 달항아리는 어딘가 부정형으로 일그러져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종석 작가의 개인전 ‘날개 밑의 바람’이 소피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윤종석은 이번 전시서 신작 30여점을 소개한다. 날개 밑의 바람이라는 제목은 새가 날아오르려면 바람을 일으켜야 하듯, 현재가 있기 위해서는 과거,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가 필요하다는 맥락서 붙였다. 표현하고자 하는 기억과 잔상의 연관성이 모티브다. 윤종석은 그동안 일상서 발견한 소소한 장면과 주변의 인물을 주제로 작품을 구현해왔다. 독특한 점은 그가 붓이라는 일반적인 도구가 아니라 주사기를 매개체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반복적으로 무수한 점을 찍어 표현한 이전의 작품들은 멀리서 봤을 때 치밀하게 집적된 형태를 보인다. 점→흩뿌림 최근에는 반복적인 물감의 주입과 흩뿌림으로 여러 겹의 마티에르를 쌓아 올리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의 본질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윤종석은 이번 신작서 주사기를 사용한 선 그리기라는 조형 방식의 맥락을 유지하면서도 작품의 화면을 위아래로 분할하고 양면 모두를 사용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평면이면서 작품을 다각도서 볼 수 있도록 설치함으로써 평면성을 획득함과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양화가 유희영이 갤러리현대서 개인전 ‘유희영의 색면추상’을 개최한다. 2003년 개인전 이후 국내서 15년 만에 열리는 전시다. 이번 전시서 유희영은 색면추상회화 작품 20여점을 소개한다. 유희영은 1980년대부터 비정형 추상의 외길을 걸어왔다. 몇 개의 수직 띠로 화면을 분할하고 그 안에 하나 또는 두 개의 색을 도포하는 색면추상화를 추구했다. 유희영의 화면은 한 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고 정확한 구도로 틀이 잡혀 있다. 그 공간 위에 몇 개의 정제된 색조가 내려앉아 있지만 이 색조는 색의 대비를 취하기보다는 동색조로 조화를 이룬다. 색의 조화 최근에 와서는 기존 필선들은 숨기고 오로지 순연한 색면만 두드러졌다. 오로지 몇 개의 수직 띠에 의해 화면이 나눠진다. 반복되는 수직의 띠로 조성된 좌우 대칭과 사선에 의해 만들어진 균형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분명한 대칭의 화면 분할은 살아있는 존재를 인식하게끔 한다. 수직 띠는 화면을 분할하는 동시에 끝없는 색면의 확대를 일정하게 제어한다. 유희영은 절제된 형태와 구성미 안에서 색채를 사용한다. 핑크, 바이올렛, 그린, 블루 계통의 색채는 모두 여러 색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야흐로 격변의 시대다. 2016년 겨울 광화문 광장에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한 그때, 한국 사회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통령 탄핵, 세월호 진상규명을 외치던 광장은 긴 겨울을 지나 이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작가 이종구의 눈에 담긴 봄이 온 광장을 만나보자. 학고재 갤러리가 작가 이종구의 개인전, ‘광장_봄이 오다(Agora_Spring Is Here)’를 소개하고 있다. 2009년 ‘세 개의 풍경’ 이후 9년 만에 학고재로 돌아왔다. 놓치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할 서사의 맥락을 누구보다 잘 꿰뚫어 보고 끈질기게 천착하며 뛰어나게 형상하는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전시서 최근작 33점을 선보인다. 긴 겨울을 지나 이종구의 작품 속에는 광장의 시간이 담겼다. 그는 “최근 몇 해 동안 우리는 일상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사건들 속에서 살아왔다”며 “세월호 사건은 국민을 위한 국가의 역할과 임무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한 충격과 분노의 비극적인 사건이었고, 4월27일 남북 정상의 만남과 판문점 선언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은 금세기 최고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