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강남 아파트 ‘고액 과외방’ 첫 적발
“과외도 통 크게”월수입 1억5천만원 ‘허걱’

말로만 나돌던 서울 강남의 비밀 고액 과외방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고급 아파트 한 채를 통째로 빌려 학생들을 합숙까지 시킨 과외교사는 매달 과외비로 억대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서울 강남 도곡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과외강사 김모씨는 이곳의 100평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빌려 과외방을 차렸다.
해당 아파트는 전세 12억~13억대의 고급 아파트로 김씨는 이 아파트에서 학생들을 합숙시키면서 고액 불법 과외를 해왔다. 김씨가 한 달에 1억5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서울시교육청은 김씨가 학생 한 명당 연간 1000만원 정도의 고액 과외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고액 과외 혐의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태지만 해당 아파트의 경우 한 달 임대료만 500~700만원에 달해 학생 한 명 당 과외비는 연간 1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지적이 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제보를 받고 7개월간 추적 끝에 현장을 적발했고, 강사 김씨를 경찰과 세무당국에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역시 강남에서 빌라 3, 4층을 통째로 빌려 불법 고액과외를 해온 52살 박모(52)씨도 적발됐다.
박씨는 학생 27명에게 미국 수학능력시험 SAT를 가르치면서 한 명 당 400~500만원씩 1억여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주로 미국에서 공부하다 잠시 귀국한 10대 유학생들이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폭 행세 30대 남성, 잡고 보니 ‘새가슴’
왜소한 사람만 골라 돈 뜯은 ‘얍삽 조폭’

덩치가 작은 남성들만 골라 일부러 어깨를 부딪친 뒤 조폭 행세를 하며 돈을 갈취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조폭 행세를 하며 행인들을 위협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신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5월30일 오후 8시40분께 부산 중구 남포동 모 서점 뒷골목에서 윤모(29)씨의 어깨에 일부러 부딪친 뒤 조직폭력배인 것처럼 행세하며 신용카드를 빼앗아 400만원을 인출했다.
신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11차례에 걸쳐 2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으며, 신씨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왜소한 체격의 남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는 주로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다니는 덩치가 작은 남자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할 것처럼 위협한 뒤 금품을 강제로 빼앗아 왔다”고 밝혔다.

성폭행범 강간 후 술에 취해 잠자다 ‘덜미’
정신 나간 강간범, 범행 장소에서 ‘쿨쿨’
원룸 침입 여성 성폭행 후 술 취해 자다가 붙잡혀

대학생이 원룸에 침입해 혼자 있던 여성을 성폭행한 후 술에 취해 범행 장소에서 잠을 자다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지난 12일 김모(23)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일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
진주시내 모 원룸 앞에 멈춰선 김씨는 택배기사로 가장해 한 집에 침입, 혼자 있던 A(24·여)씨가 문을 열어주자 재빨리 밀어 넘어뜨린 뒤 성폭행했다.
아침까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김씨는 성폭행 후 급격한 체력저하를 견디지 못하고 범행장소에서 잠이 들었고, A씨는 김씨가 잠든 틈을 타 원룸에서 몰래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김씨는 자신이 성폭행을 저지른 범행 장소에서 잠을 자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영화 <타짜>가 현실로…사기도박범 19명 기소
“총책·타짜·꽃뱀 각자 위치로 출동”
현란한 기술의 사기도박단 조직원 대거 적발
치밀한 역할분담 통해 주머니 두둑이 ‘챙겨’

영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현란한 기술로 사기도박을 벌인 조직원들이 대거 절박됐다. 이들은 유인책, 타짜, 바람잡이, 대부책, 꽃뱀 등 치밀한 역할 분담을 통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강력부(심재천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꽃뱀’을 이용해 유인한 피해자를 상대로 사기도박판을 벌여 억대의 판돈을 챙긴 혐의(사기)로 총책 김모(56)씨 등 4개 사기도박 조직원 7명을 구속기소하고 꽃뱀 김모(45·여)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밖에도 사기도박단을 협박해 5000만 원을 뜯어내려 한 폭력조직 행동대원 3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검찰에 적발, 기소된 인원만 해도 4개 조직 24명에 이르고, 이들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피해자들이 사기도박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사기도박판을 설계하고 총지휘하는 ‘총책’을 중심으로 현란한 손기술을 자랑하는 ‘기술자(일명 타짜)’, 피해자를 유혹하는 ‘꽃뱀’과 ‘바람잡이’, 도박자금을 빌려주며 도박규모를 키우는 ‘산성’도 존재했다.
이들의 사기도박 방식을 살펴보면 먼저 총책이 범행을 계획하면 통상 5~8명이 동원된다. 알선책이 피해자를 선정한 뒤에는 꽃뱀이 나서고, 술자리 등에서 미인계로 피해자를 유혹, 도박판으로 유인한다. 이때 피해자와 알선책, 바람잡이, 기술자가 피해자와 함께 도박을 하고, 꽃뱀은 피해자의 도박의욕을 부추기면서 기술자가 기술을 걸기 쉽도록 피해자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늘 그렇듯이 이 과정에서 바람잡이 등이 먼저 돈을 잃고 산성을 불러 도박자금을 빌리고, 돈을 잃은 피해자 역시 산성에게 도박자금을 대여한 다음 이후 산성에게 빌린 돈을 갚는 것이 주된 시나리오다.
19명의 도박단이 2009년 9월부터 9개월 여간 광주, 전남 식당 등지에서 속칭 ‘월남뽕’ 등의 도박판을 벌여 가로챈 금액은 8명의 피해자에게 총 2억5000여 만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3000만원 정도를 도박판에 날린 셈이다.
특히, 이들은 광주, 목포, 순천 등에서 각각 활동하며 네트워크를 이뤄 도박판에 ‘새 얼굴’을 넣으려고 서로의 조직원을 빌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렌즈나 ‘목카드’ 등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기술을 사용해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가 수사 단계까지 사기도박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강도, 피해 여성에 감동 울며 자수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요”
칼 들고 강도짓 위해 학원 들어갔다가 원장 설득에 감동

20대 여성이 혼자 있는 학원을 상대로 강도짓을 하려던 30대 남성이 피해자의 설득에 감동 받아 울며 자수한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경찰은 고심 끝에 강도를 불구속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영어 학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학원장을 다치게 하고 금품을 뺏으려 한 혐의(강도 상해)로 조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께 울산 중구에 위치한 한 영어학원에 들어갔다. 학원 안에는 학원장 우모(29·여)씨 혼자 있었고, 이를 확인한 조씨는 상담을 받는 척 하다가 갑자기 흉기를 들이대며 강도로 돌변했다.
조씨가 휘두른 흉기에 코를 살짝 베인 우씨는 기절한 척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조씨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조씨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우씨는 “나에게 왜 이러느냐”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느냐”고 차근차근 묻고 조씨의 과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조씨는 우씨가 종교 관련 서적을 꺼내놓고 설득을 시작하자 의자에 앉아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우씨의 설득에 “한때 종교 생활을 했으며 지난해 이혼하고 직장도 잃은 채 생활고에 시달려 오다가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됐다”면서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조씨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자 우씨는 오히려 조씨를 용서하고 찬송가가 담긴 MP3를 조씨에게 선물해 돌려보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조씨는 학원을 나선지 20분 만에 다시 돌아와 무릎을 꿇은 채로 “나를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사정했고, 우씨가 이를 만류하자 자신의 손으로 직접 112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 경찰생활을 했지만 이런 사건은 처음”이라면서 “강도상해가 무거운 죄이긴 하지만 서로의 진술이 일치하고 우씨가 처벌을 원치 않아 이례적으로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절도 현장에 남긴 ‘대변’ 때문에 도둑 ‘덜미’
“이런 ‘변’이 있나…”

공사장에서 공구를 훔치다 구속된 50대 절도범의 여죄가 들통 났다. 범행 당시 급한 마음에 절도 현장에서 봤던 ‘대변’ 때문이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 14일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용의자의 대변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통해 제천지역 공사장에서 공구를 훔친 혐의로 수감 중인 윤모(55)씨를 추가 입건했다.
윤씨는 지난해 5월13일 오후 11시께 제천시 천남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컨테이너사무실의 출입문을 부순 뒤 해머드릴과 용접기를 훔치는 등 이 지역 일대 공사 현장에서 3차례에 걸쳐 420만원어치의 공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절도 현장에서 용의자가 본 것으로 추정되는 대변 시료를 확보, 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지난 7월 같은 혐의로 구속된 윤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들 살해 후 자살 포장 60대 자수
“소주병·쇠컵으로 퍽퍽퍽!”
만취 상태 아들 행패에 아버지 홧김 살해

아들을 소주병과 쇠컵으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자살로 위장한 아버지가 경찰에 자수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13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이모(6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시 연수구 모 빌라에 살고 있는 아들(37)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둔기로 아들의 머리를 1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혼한 이씨의 아들은 이날 밤새 술을 마신 뒤 집에 돌아와 결혼 당시 이씨가 장만해준 아파트 등기권리증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렸고, 이씨는 아들이 아파트마저 유흥비로 탕진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씨는 아들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바닥의 핏자국을 닦고 경찰이 아닌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자살해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장례식장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범행이 알려졌다.
결국 이씨는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경찰서로 찾아가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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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