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담배값 때문에 친할머니 살해한 손자 구속
이유같지 않은 이유 “담배값 주지 않는다”

돈 때문에 80대 할머니
흉기 살해한 패륜아

“담배값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8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20대 패륜 손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 5일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황모(2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4일 오전 8시께 전남 순천시 자신의 집에서 친할머니 박모(84·여)씨에게 “담배를 구입하겠다”면서 1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는 이를 거절했고, 이에 화가 난 황씨는 할머니가 평소에도 자신을 무시했다면서 부엌에 있던 식칼로 박씨의 가슴 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황씨가 오른쪽 손을 칼에 베었다는 사실을 확인, 집 주위를 배회하던 황씨를 사건 당일 오후 7시40분께 검거했다.

2년간 112에 욕설전화 3000번 한 50대 남성 입건
“신고했는데 늦게 출동하기에 욕했다”

장난 전화로 구속 수감된 전력 있어
석방 이후 장난 전화 강도 심해져…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경찰서에 상습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이 경찰서에 장난 전화를 건 횟수는 무려 3000여 번에 이른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지난 8일 112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욕설과 협박을 반복한 혐의로 심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심씨는 지난 2008년 8월 대전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전화를 걸어 근무 중이던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최근까지 모두 301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어왔다.
 
특히, 심씨는 이전에도 400여 차례에 걸쳐 장난 전화를 걸었다가 구속 수감됐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시 심씨의 욕설 이유는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늦게 출동했다”는 데 있었다. 한 차례의 구속 수감 이후 심씨의 장난 전화는 강도를 더했다. 석방과 함께 장난 전화를 다시 시작한 심씨는 자신을 구속시킨데 앙심을 품고 출소한 날부터 최근까지 2년여 동안 모두 3000여 차례가 넘는 욕설 전화를 해온 것.

심씨의 장난 전화에 업무까지 마비될 지경에 이르자 대전경찰서는 지난 6월 심씨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특정 전화번호가 발신자로 뜨면 ‘또 그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걸려오는 전화 탓에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씨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심씨는 경찰에서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늦게 출동했고, 장난 전화를 이유로 구속까지 시킨 경찰이 싫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서 아동복 훔친 부부 입건
“다섯 아이 입힐 옷이 없어서”


가난 탓에 아이들 옷 훔쳐 입히다 덜미
사정 딱하지만 절도죄 분명…경찰 씁쓸

대형마트에서 상습적으로 아동용 의류를 훔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난 8일 대형 할인마트에서 아동용 의류 등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황모(45)씨와 그의 아내 전모(37·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5일 오후 4시께 원주시 무실동에 위치한 모 할인마트로 향했다. 의류매장에 멈춰선 이들은 아동용 청바지와 옷을 훔쳤다.

CCTV 사각지대에서 의류용품에 달린 도난 방지텍을 떼어낸 뒤 자신의 물건인 것처럼 계산대를 통과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가난한 살림 탓에 아이들에게 옷을 사입힐 수 있는 처지가 안 되자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74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
 
김씨 부부는 경찰에서 “자녀는 많은데 제대로 입힐 옷이 없어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사정은 딱하지만 절도죄로 이들 부부를 입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음’ 갈등으로 흉기 휘두른 30대 자살
 “시끄러워 죽겠다” 죽음 부른 ‘소음’ 갈등

아래층·위층 남자 소음 문제로 말다툼 잦아… 
흉기 들고 찾아와 복부 찌르고 죄책감에 자살

층간 소음 갈등으로 다툼이 잦았던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한 원룸에서 사건은 시작됐다. 원룸 2층에 거주하던 대학생 박모(23)씨는 이날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한창 게임을 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박씨의 집 문을 거세게 두드렸다.

현관으로 나가 “누구냐”고 계속 물었지만 문 밖의 사람은 묵묵부답이었고, 박씨는 별 의심없이 문을 열어 바깥의 사람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문 밖의 사람은 난데 없이 흉기를 휘둘러 박씨의 복부를 찌르고 도주했다. 박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람은 다름아닌 같은 원룸 1층에 거주하는 주인집 아들 이모(39)씨.

박씨와 이씨는 평소 소음 문제로 잦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고, 며칠 전에도 박씨가 친구들과 함께 노는 자리에 이씨가 찾아와 시끄럽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휘두른 칼에 복부 등을 찔린 박씨는 병원에 급히 후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정작 세상을 등진 사람은 이씨였다.

이씨는 박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직후 박씨가 숨진 것으로 알고 사건 직후 도주했다가 사건 발행 2시간 만에 집 근처 공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숨진 이씨가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는 유가족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가짜 족보’ 판매한 일당 검거
종친회 사칭 “남의 조상까지 팔아”

남의 조상을 이용해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지난 7일 종친회 집행부라고 속여 수 백명에게 가짜 족보(종사보감)를 판매한 혐의(사기)로 채모(44)씨 등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순응 안씨, 추계 추씨 등 22개 성씨 4000여 명에게 전화를 걸어 “판매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쓴다”면서 족보 구입을 종용했다.

사기 전화를 받은 사람 중 330여 명은 이들의 꾀임에 속아 권당 18만~30만원을 지불하고 족보를 구입했으며, 이로 인해 채씨 등은 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청계천 일대 헌책방에서 구한 대학동문록, 공·사기업 인명록 등에 등재된 전화번호를 범행에 이용했으며, 가짜 족보를 만들기 위해 전문 제작업자에게 의뢰해 기존의 족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에는 정치인, 경제인, 고위 공무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안중근 의사의 성씨인 순응 안씨 후손에게는 ‘안중근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판매수익금이 쓰인다’며 사기행각을 벌였다.

DNA 수사로 강간범들 과거 혐의 들통
“DNA 있으면 미결사건 없다”

단순 절도로 구속된 피의자 DNA 검사로 8년 전 강간 ‘덜미’
전국 곳곳에서 DNA 수사 진면목 발휘… “강간범 꼼짝마라”

전국 곳곳에서 DNA 수사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단순 절도로 경찰에 구속된 피의자 등의 DNA 감정 결과 과거 강간 혐의가 들통나는 등 자칫 묻힐 뻔했던 범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광주 광산 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구속된 박모(46)씨의 DNA 분석 결과 8년 전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와 일치해 특수강간혐의를 추가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6월7일 광산구 신가동의 한 아파트에서 집을 털려다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강간치상 등 전과 20범이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경찰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구강 세포를 채취,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박씨의 DNA는 지난 2002년 1월 북구에서 당시 17살이던 A씨를 성폭행한 용의자 DNA와 일치했다.

당시 박씨는 집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뒤 현금 35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미결 사건으로 남을 뻔한 성폭행 사건이 늦게나마 밝혀져 다행”이라면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DNA가 일치하는 만큼 범죄를 입증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경남 진주에서는 공소시효를 불과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DNA 수사로 9년 전 성폭행한 범인을 검거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지난 6일 잠자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로 강모(26)씨와 양모(26)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동창인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2001년 8월22일 박모(당시 32·여)씨의 집에 침입해 잠을 자던 박씨를 깨워 흉기로 위협하고 차례로 성폭행한 뒤, 현금 7만원 등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공소시효를 11개월 남긴 이 사건은 미결사건으로 묻힐 뻔했지만 양씨가 지난 6월 진주지역 한 주택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히면서 해결됐다. 구속된 양씨의 구강 세포를 채취,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9년 전 피해자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경찰이 양씨를 추궁해 범행사실은 물론 공범 강씨까지 검거에 성공한 것. 경찰은 “양씨를 추가 입건하고 강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원조교제사이트 무더기 적발
 “누님들 어서 오세요”

남자 청소년과 성인 여성의 성관계를 알선하는 ‘역원조교제사이트’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7일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남자 청소년들이 돈을 받고 성인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역원조교제’를 주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로 오모(17)군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사이트 120곳을 폐쇄 조치했다.

적발된 사이트 운영자 가운데 오군과 같은 10대 고교생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대학생 3명을 포함한 20대였다. 경찰 조사 결과 오군 등은 케이블TV 프로그램에서 성인여성과 남자 청소년이 동거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것을 보고, 지난해 카페를 개설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카페 가운데 일부 인기 카페는 회원수만 500여명에 달하며 ‘서울 강남/14남/귀여운 외모’ ‘서울/16/180’ 등 원조교제를 원하는 남자 청소년들의 게시글이 수백 여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남자 청소년들과 성관계 맺기를 원하는 여자 회원들은 카페에 올려진 남자 회원들의 사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보고 이들과 만난 뒤 6만~20만원의 화대를 지불하고 성관계를 맺었다. 이에 경찰은 카페운영자들의 진술에 따라 성매매를 한 여성 회원들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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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