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21)제주공항 반대하는 김경배 난산리 비대위 부위원장

“천혜 보물섬 다 망친다”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스물한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경배 제주 제2공항 반대 난산리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천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제주도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요즘 들어 마을이 시끄럽다. 지난 11월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부지로 난산리를 포함시키면서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생업도 포기

제2공항 예정지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난산·수산·신산·온평리 등 5개 마을로, 부지 면적 495만8000㎡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의 지역들은 각각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만들어 반발했다. 난산리 마을 주민들도 제주 제2공항 반대 난산리 비대위를 만들었다.

김경배(47)씨는 난산리 비대위 부위원장직을 맡아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시에 전하고 있다. 1인 시위를 통해 직접 주민의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12월28일에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결사반대’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공항 계획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정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이뤄진 갑작스런 발표에 지역 주민들은 완전히 삶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토로했다.


김 부위원장은 “마을 차원의 대처가 늦어져서 난산리 주민들의 입장이 제주도에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아 1인 시위를 시작했다”며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면 공항 철조망에서 불과 200m 불과한 거리에 있는 난산리 마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이 된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20년동안 난산리 동쪽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주민이다. 도가 제주 제2공항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을 손에 놓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그는 “(제2공항)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보고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지금이라도 모든 행보를 멈추고 제2공항 건설 확정을 즉시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난산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온 마을을 둘러싼 자연 언덕들이 마치 난초의 잎사귀처럼 마을을 향해 있다 해서 난산리라 칭해졌고, 선조들의 땀과 눈물로 일궈온 역사와 전통을 가진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 결과 발표에 따르면 난산리 마을 동쪽과 남쪽 언덕이 사라지게 된다. 대대로 땅을 물려받아 농사를 짓던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고향을 떠나야 하는 셈이다.

주민의견 없이 건설 “결사반대”
도청서 1인시위 “다시 검토해야”

김씨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제주도에 놀러오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살고 있는 주민들을 내쫓고 평생 농사만 지어온 농부들을 강제 해고하려는 것이 과연 원희룡 도정이 추구하는 인간 가치에 합당한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천혜 자연 훼손의 우려도 있다. 특히, 공항 예정부지 인근의 천연기념물 제 467호로 지정된 제주 수산동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수산동굴은 길이 4520m로 세계에서 7번째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긴 용암동굴이다.

이 동굴 안은 용암주석, 용암선반, 용암종유, 용암교 등 각종 용암동굴 생성물이 잘 발달해 있다. 제주도의 형성사를 밝힐 수 있는 석영 포획물과 다양한 화성암들이 많이 발견돼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동굴 연구 단체가 붕괴 위험이 크다고 진단한 뒤 2006년에는 문화재청이 동굴 면적 44만3148㎡를 천연기념물 제467호로 지정했다.

김씨는 “제주 수산동굴의 경우 규모가 커 발굴이 다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근에 공항이 건설될 경우 천혜의 자연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청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제주 제2공항 예정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채 공항 설립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원 지사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대화와 협의는 할 생각도 않고 청와대, 국토부, 기획재정부 등을 찾아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행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예정지에 선정됐을 뿐인데 공항 건립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고도 했다. 김씨는 “현재 발표는 제2공항의 필요성과 예정지역을 발표한 것 뿐인데 도정은 제2공항 건설을 확정화하고 있다”며 “당초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던 공항 건립을 주민들과의 합의 없이 7∼8년 단축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이 국책사업인지, 도지사만의 숙원사업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고, 연구 용역 결과에 복종할 것을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멈추고, 제2공항 건설 확정을 즉각 철회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청 측은 사업타당성 조사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난산리의 환경과 접근성, 사업비 등 입지평가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다는 한국항공대학교 산학협력단 컨소시엄 평가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한편, 토지 보상과 관련해서도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제주 제2공항 부지 예정지로 선정되면 땅 투기꾼들이 몰려 이 지역 땅값이 최대 5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책정한 토지보상비는 현재 이 지역 공시지가보다 단위 면적당 3배 가까이 비싼 3.3㎡당 평균 30만원으로 현실과 괴리가 있다.

팽팽한 평행선

그러나 현재 난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 지역 주민들은 토지보상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아 협상 테이블에 오르기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씨는 “현재로서는 보상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보상이라는 얘기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donky@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난산리는 지금…

최근 난산리에는 투기꾼이 몰려 땅값이 폭등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10일,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인 서귀포시 난산리 임야 680.9㎡ 지분(총면적 3천745㎡)이 한국자산공사의 공매(온비드)에서 최저입찰가의 5배에 가까운 가격에 낙찰됐다. 이날 진행된 개찰에서 난산리 임야 지분은 510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낙찰가는 최저입찰가 1021만4000원, 감정가 1021만여원보다 4.9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날 난산리 임야 공매에는 총 35명이 참여했다. 난산리 임야는 제2공항이 들어서는 부지에서 산간 방면으로 300∼400m 떨어진 위치해 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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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