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남편 살해 후 사체 훼손 30대 여성 검거
8토막 남편 시신 창고 유기 ‘살벌한 아내’

부부싸움 도중 남편 살해, 톱으로 사체 훼손
친정집 창고에 사체 유기…평소 불화 겪어와

남편을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 내 친정집 창고에 유기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는 지난 9월1일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이모(39·여)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월29일 창원시 마산 합포구 자산동 자택에서 남편 최모(59)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다툼을 벌이던 중 최씨가 넘어지자 이씨는 남편의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 시켰다.

남편이 숨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냉정을 잃지 않았다. 사체 처리방법을 고심하던 이씨는 다음날 안방에 이불을 깔고 사체를 톱으로 잘라 8토막 낸 뒤, 여행가방 등에 나눠 담아 함안군에 위치한 자신의 친정집 창고에 유기했다. 한편, 이씨는 다방종업원으로 일하던 13년 전 남편 최씨와 우연히 알게 돼 사귀다 지난 6월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혼 이후 최씨는 이씨를 알코올중독자 취급했고, 가끔 만나는 친구들조차 만나지 못하게 말리는 등 두 사람은 평소 불화를 겪어왔다. 또 이씨는 최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13)과 친정식구들을 무시하고 수시로 폭행하는데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체는 부검할 예정이다.

해외여행 도중 홧김에 동료 살해
“자꾸 반말하니까 거슬려서 그만…”

직장 동료와 함께 해외여행을 즐기던 중 사소한 말다툼이 원인이 되어 동료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지난 8월31일 해외여행 중 사소한 시비 끝에 일행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5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친목회원 B(46)씨 등 5명과 함께 몽골로 여행을 떠났다.

A씨와 B씨는 같은 달 22일 자정께 몽골 울란바토르시스의 한 게르(몽골의 이동식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사소한 시비로 언쟁이 시작됐다. 취기가 오른 B씨가 A씨에게 반말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B씨는 A씨의 몇 차례에 걸친 저지에도 불구하고 반말과 욕설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진행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옆에 있던 술병으로 B씨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했다.

A씨는 8월23일 귀국 직후 경찰에 체포됐으며 숨진 B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일행들은 몽골 현지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출국금지를 해 같은 날 귀국하지 못했다. A씨는 경찰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후배인 B씨가 자꾸 반말과 욕을 하는 것이 화가 나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들은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알고 지낸 지 10년도 넘은 사이로 평소에는 사이가 매우 좋았다고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갈취·절취에 빠진 10대들
피라미드식 내기축구 한판에 100만원

최근 10대 범죄 발생률이 급증하는 가운데 갈취와 절취에 빠진 10대들이 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일부 고등학생들은 피라미드식 절취로 후배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고, 교회나 사찰을 돌면서 헌금함을 터는 10대도 있다. 9월1일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내기 축구시합에서 진 선배 고교생들의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후배들로부터 돈을 빼앗은 중학생들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서귀포 지역 모 고교 1학년과 3학년생들은 100만원을 걸고 내기 축구경기를 벌였다. 경기 결과 3학년생들이 승리했고, 경기에서 패한 A(15)군을 비롯한 1학년생 5명은 동네 후배인 중학교 3학년생들에게 돈을 빼앗아 100만원을 마련했다. 이어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에게 돈을 준 중학교 3학년생들도 단순 피해자가 아님이 드러났다. 이들 역시 1, 2학년 후배들로부터 돈을 빼앗아 고교생들에게 상납했던 것.

결과적으로 경찰은 이날 A군 등 5명을 갈취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중학교 3학년생들에 대해서는 해당 학교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지능적인 방법으로 종교시설의 헌금함을 털어온 10대 6명이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1일 껌을 이용해 불전함이나 헌금함에 들어있는 돈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박모(17)군 등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으며, 달아난 김모(18)군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14일 오전 1시3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모 사찰 법당에서 철사로 된 옷걸이 끝에 껌을 붙여 불전함에 든 지폐를 꺼내는 등 지난 5월부터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에서 11차례에 걸쳐 500만원 상당을 절취했다.

법정에서 ‘볼펜테러’ 감행한 피고인 왜?
“실형 선고 말도 안돼”

실형 선고 후 판사에게 볼펜 쥐고 달려들어  
곁에 있던 교도관 4명과 경위 1명에게 제압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볼펜을 들고 달려들어 상해를 가하려다 제지당했다. 지난 8월31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중앙지법 서관 522호 법정에서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모(54)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구속상태였던 손씨는 이날 양손에 볼펜 한자루씩을 쥐고 선고 공판에 출석했으며, 동행했던 교도관은 그가 볼펜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회수에 실패한 상태에서 판결 선고가 진행됐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와 특별한 합의 노력을 하지도 않아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손씨에게 징역 1년2월을 선고했다. 판결 선고 직후 손씨는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퇴정하는 듯 했지만 갑자기 법대 쪽으로 몸을 비틀어 볼펜 두 자루를 휘두르며 재판장 이모 판사 쪽으로 달려들었다.

다행히 손씨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교도관 덕분에 손씨의 발악은 무위에 그쳤고, 그는 교도관 4명과 법정 경위 1명에게 곧바로 제압됐다. 교도관은 즉시 손씨에게 수갑을 채워 퇴정시켰지만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이후라 나머지 재판은 일시 중지됐다. 그런가 하면 손씨가 들고 있던 볼펜은 구치소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잉크가 나오는 끝 부분이 날카롭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치소는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손씨에게 규율 위반 행위에 상응하는 징벌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손씨는 지난 5월 서울 명동에서 최모씨의 가방을 열고 현금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훔친 혐의와 길에서 주운 체크카드로 돈을 찾으려고 시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에 앞선 1996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적 있는 그는 당시 과대망상과 피해망상, 행동 장애 등 정신분열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치료감호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각급 법원에서는 법정모독, 소란, 도주, 실신, 오물투척 등 총 191건의 법정 내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법원에서는 법정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엑스레이 투시기나 스피드 게이트 설치를 제안하고 있지만 예산 제약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갈등 깊은 ‘아버지-아들’ 살인사건
천륜 무시하고 서로 흉기 들어 ‘살해’

친족살인사건 발생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 청주와 경기도 분당에서 다툼을 벌이던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지난 8월31일 만취상태로 집에 돌아와 “전 재산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리는 아들(29)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모(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김씨의 아들은 같은 달 30일 오후 5시 10분쯤 충주시 노은면에 위치한 아버지의 집을 찾아가 “전 재산을 내놔라. 나한테 줄 돈이 없으면 농약이나 먹고 죽어라”면서 행패를 부렸다. 아들의 행패에 화가 난 김씨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변변한 직업조차 없는 아들이 수년째 놀면서 평소 부모에게 행패를 부렸고, 술에 취한 아들이 집으로 찾아와 또 행패를 부리자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기도 분당에서는 이와 반대로 아버지를 살해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성남분당경찰서는 지난 1일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김모(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알코올성 정신분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는 김씨는 지난 3월에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바 있다. 그럼에도 김씨는 술을 끊지 못했고, 만취 상태가 되면 집에서 행패를 자주 부렸다. 사건이 발생한 날도 다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8월29일 오후 10시께 성남시 분당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니 입원치료를 받으라”고 꾸짖는 아버지(70)의 말에 격분,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아버지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순간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김씨는 살해한 아버지의 시신을 집안에 버려둔 채 도주, 용인과 성남 일대 주택이나 옥탑, 찜질방 등에 숨어지내던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 8월31일 오후 1시께 분당의 한 PC방에서 탐문을 벌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민 피 빨아먹는 악덕 사채업자
연이자 3472%? “칼 안든 강도”

급전이 아쉬운 서민들을 상대로 연 3000%가 넘는 ‘말도 안 되는’ 이자를 뜯어낸 불법 사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8월30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최모(3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30)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급전이 필요했던 주부 이모(32·여)씨는 지난 5월 최씨에게 42만원을 빌렸다. 월금은 70만원이었지만 7일치 선이자 28만원을 뺀 나머지 42만원만 수중에 넣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이씨는 약속했던 일주일 뒤 나머지 원금을 갚지 못한 상태에서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했다. 이때 이자 명목으로 28만원을 더 지급했다. 하지만 최씨의 행패는 끝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약속한 시간을 2~3시간 넘겼다는 이유로 벌칙금 30만원을 뜯어내기도 한 것. 결국 이씨는 28일 만에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계산해 보니 42만원을 빌린 이씨는 무려 184만원을 갚았다. 연 이자로 치면 3476%나 되는 울트라고금리다.

그런가 하면 최씨 등은 자신의 신분은 철저히 감추면서도 채무자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훤히 잘 알고 있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벌칙금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가 ‘아들이 A학교에 다니던데 간수 잘해라, 시어머니에게 알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가족관계를 모조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08년 9월부터 이달 초까지 700여 명에게 30~200만원씩 총 7억원을 대출해 주고 고금리의 이자를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들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채무자 이름을 도용해 생활 정보지 등에 광고하거나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개설하는가 하면 사무실 위치와 광고 명의를 수시로 바꾸는 수법을 사용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