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돌아온 싸이

국가대표 가수 출격 “또 일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뚜껑이 열렸다. 가수 싸이(38·박재상)가 마침내 정규 7집 ‘칠집싸이다’를 발표했다. 전대미문의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말춤’ 열풍으로 이끌었던 그가 초심을 외치며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반이다. 새 앨범 타이틀 곡 ‘나팔바지’와 ‘대디’는 공개되자마자 음원 차트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싸이는 지난 1일 오전 12시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정규 7집 ‘칠집싸이다’의 수록곡 전 음원을 공개했다. 싸이가 국내에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 2013년 4월 공개한 '젠틀맨' 이후 2년8개월 만이며, 정규 앨범은 2012년 7월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6집 ‘싸이6甲’ 이후 무려 3년5개월 만이다. 

더블 타이틀
“둘 다 좋네”
 

총 9곡이 수록된 이번 7집에는 자이언티, 씨엘, JYJ 김준수, 전인권, 개코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윌 아이엠, 애드시런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피처링으로 대거 참여했다. 

싸이는 ‘나팔바지’와 ‘대디’(Daddy)를 더블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첫 번째 타이틀 곡 나팔바지는 70∼80년대 리드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 트랙에 유머러스한 가사로 재미를 더했다. 싸이는 이 곡에 대해 “가장 싸이다운 곡”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싸이와 유건형이 작곡하고, 싸이가 작사했다. 

또 다른 타이틀 곡 대디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춘 노래다. 유건형과 테디, 퓨처 바운스가 함께 만들었다.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 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댄스곡이다. 싸이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와 랩이 인상적이다. 피처링으로 걸 그룹 2NE1의 씨엘이 참여했다. 


타이틀곡 대디는 지난 3일 기준, 멜론과 벅스, 올레, 몽키3 등 4개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나팔바지는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 3개 일간차트에서 1위를 기록, 총 7개 음원사이트 일간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엽을 토했다. 

중화권의 인기 또한 뜨겁다. 중국 최대 음원 사이트 QQ뮤직 신곡 차트에서 7집의 1번 트랙 댄스쟈키가 내로라하는 현지가수들의 노래를 제치고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QQ뮤직 유행지수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QQ뮤직 유행지수차트는 QQ뮤직 내 전체 곡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수 선호도 등을 통해 순위기가 매겨지기 때문에 중화권 내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차트로 꼽히는데 여기에서 ‘댄스쟈키’가 1위에 오르면서 싸이의 위상을 증명했다. 

대디와 나팔바지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싸이만의 유쾌한 에너지와 익살스러움이 가득한 두 뮤직비디오는 각각 유튜브 조회수 1832만 7326뷰, 525만 9844뷰를 기록하며 인기 질주 중이다. 또 중국 QQ뮤직 뮤직비디오 전체 차트와 K팝 차트에서 대디가 1위를 기록하며 음원과 뮤직비디오차트 모두 정상에 올라 있다. 

해외에서 무엇보다도 주목하는 점은 과연 싸이의 신곡이 강남스타일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 이미 해외 네티즌들은 대디의 코믹한 뮤직비디오에 '강남스타일과 대디 중 뭐가 더 좋은가?' '이 뮤직비디오는 미친듯이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등 비교적 호평 일색의 댓글을 달고 있다. 

외신도 싸이의 컴백을 주목했다. <빌보드> <MTV> <헐리웃라이프> 등의 연예매체 뿐 아니라 CNN, BBC 등의 언론도 싸이의 컴백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대부분은 역시 신곡이 제2의 강남스타일만큼 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CNN은 신곡 대디가 “괴상하고 중독성 있다”면서 강남스타일의 말춤과 대디의 춤을 비교했다. 

하지만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의 유명 재즈 아티스트이자 그래미상 수상자인 마이클 부블레는 지난 1일 현지 토크쇼에 출연해 싸이의 신곡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음악이 그래미상을 받게 된다면 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중독성 있다”
말춤 버금가
 


싸이의 이번 앨범에 수록된 ‘드림’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신해철에게 헌정한 곡으로 주목을 받았다. 음원 수익 전액을 고인의 유족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싸이가 곡을 만들기에 앞서 유족과도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드림은 싸이와 고 신해철의 추억이 담긴 노래다. 싸이가 고인과 생전 술자리에서 나눴던 대화를 가사로 풀어낸 노래로 알려졌다. 
 

싸이는 지난 25일 네이버 V앱 생방송 <싸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싸리텔)을 통해 드림을 소개하며 “내가 썼지만 대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작사가에 본인과 고 신해철의 이름을 같이 넣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곡이 공동 저작물이라 수익이 발생한다고 밝힌 셈이다.

정규 7집 들고 3년5개월만에 컴백
차트 1위 올킬 위엄…월드도 평정?
 

싸이는 고 신해철과 생전 음악적 동료이자 절친한 선후배로서 많은 교감을 나눴다. 싸이는 지난해 단독 콘서트에서 조용필의 ‘친구여’를 부르며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애초 싸이는 고 신해철의 사망 1주기를 맞아 고인의 히트곡 중 1곡을 리메이크 해 수록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생전 고인과의 기억을 되살려 만든 곡을 발표하기로 했다. 피처링에는 그룹 JYJ의 시아준수가 참여했다. 

강남스타일과 이번 신곡을 통해 싸이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싸이는 2001년 데뷔하자마자 가요계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범상치 않은 외모와 삼류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반짝이 외투, 겨드랑이털이 환히 보이는 민소매 셔츠에 굵은 쇠줄 목걸이까지. 게다가 겉옷을 벗어 던지는 순간 드러나는 출렁거리는 뱃살과 처진 팔뚝 살, 그걸 신 나게 흔들어대기까지 한다. 

외모보다 한술 더 뜬 것은 음반 콘셉트와 수록된 곡의 가사내용이었다. 그의 예명 ‘싸이’도 사이코(Psycho)에서 따왔고, 1집 앨범명은 ‘싸이프롬더사이코월드(Psy From The Psycho World)’였다. 예명과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데뷔 음악은 정상이 아니었다. 가사는 직설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앨범 재킷은 벌거벗은 여자와 붉은 혀, 성기의 이미지로 도배됐다. 그는 삽시간에 일탈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일례로 1집 음반에 수록된 ‘I Love Sex’라는 곡을 보면 ‘퍼킹(Fucking) 그렇지 그게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유지 쉬쉬 할 필요는 없지 그치 어려서부터 제대로 못 배워 결국 가르침은 무책임한 포르노에서 그러다 모두 다 에라 모르겠다 찍 쌌다 나 몰라라 배 째라’라고 폐쇄적 성문화를 노골적인 수위로 비판했다. 

그는 허위와 가식으로 사는 사람들, 엄숙한 척하는 기성세대들, 마지막으로 립싱크를 업으로 삼은 댄스 가수들에게 짱돌을 던져댔다. 자극적인 것을 즐기는 10대들은 싸이의 음악에 열광했다. 

그는 섹시한 복근과 잘생긴 얼굴을 자랑하는 아이돌 가수들과 철저히 대척점에 섰다. 엽기와 독설, 키치코드(저속한 표현)로 사회를 비판했다. 당시 10대와 20대 초반 젊은이들은 싸이를 통해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반면 기성세대 일부는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1집 앨범은 논란 끝에 미성년자판매금지 판정을 받았다. 2집 역시 마찬가지였다. 

B급 스타일
역시 딴따라
 


일탈이 음악에만 국한된 게 아님을 몸소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2001년 11월 싸이는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검거되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 본래 가진 엽기와 일탈적 이미지에 대마초 사건이 겹쳐지면서 싸이는 언론에게 던져진 좋은 먹잇감이 됐다. 

2001년 11월에 낸 싸이의 3집 앨범 ‘쌈마이’는 1, 2집보다 훨씬 순화돼 욕설이 일부 곡에서만 발견됐다. 자연스레 밝고 긍정적인 가사가 많아졌고 리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특히 현재 노래방에서 분위기 띄우는 최고의 곡으로 꼽히고 있는 3집 타이틀곡 ‘챔피언’과 4집 타이틀곡 ‘연예인’은 싸이의 이전 곡과 비교하면 너무나 건전했다. 

이후 그는 한동안 앨범을 내지 않았다.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03년 12월26일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으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싸이는 김건모, 임창정, 박지윤, 박상민 등에게 곡을 써 줬고 영화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그의 말을 실천했다. 또 신인 가수 발굴과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음악가로서 내공을 다졌다. 

하지만 싸이에게 거대한 풍파가 닥쳐왔다. 시련은 2004년 2월 싸이의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2007년 5월 검찰에선 싸이의 부실 근무 정황을 포착했다며 싸이와 복무 회사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달 후 검찰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싸이는 자신이 근무했던 F사와 숙부 간 금품거래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형사 입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신고한 지정 업무에 종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병무청에 판단을 맡겼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전 세계 반응 뜨거워
 


병무청은 2007년 7월 싸이에게 현역 20개월을 판정했고,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신은 병역 비리범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리멸렬한 법정싸움이 계속됐다. 검찰은 싸이를 소환했고 병역특례 업체 대표 2명은 구속기소했다. 언론에선 ‘병역특례 비리 연예인’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경마장 보도가 이어졌다.

결국 법원은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싸이는 2007년 12월 육군 현역으로 재 입대해야했다. 재복무 중 항소했으나 2008년 8월 대법원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그는 약 1년6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한 후 2009년 7월 제대했다. 

그의 앞길이 다시 창창히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 대표)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부터다. 평소 싸이는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양현석 대표를 존경했다고 한다. 워낙 강한 캐릭터라 독자노선을 갈 줄 알았던 싸이가 YG에 들어간 것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선택으로 비쳤다. 

싸이의 선택은 좋은 결과를 냈다. 2009년 육군 만기전역을 달성해 ‘완전한 민간인’신분으로 돌아온 싸이는 음악작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런 그에게 기획사의 전폭적 지원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2010년 10월 마침내 5집 앨범 'Right Now'를 내며 오랜 공백 기간을 끝내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2012년 강남스타일을 내놓았다. 

싸이의 라이브 콘서트는 김장훈 콘서트와 함께 ‘투톱’을 이루며 돈 아깝지 않은 콘서트로 유명하다. 그는 무대에서 “마지막 한명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노래하고 놀겠다”고 선언하곤 하는데 정말로 관객들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끝나질 않는다. 그만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여곡절 겪고
월드스타 우뚝
 

싸이는 지난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 참여, 화려한 퍼포먼스로 신곡 무대를 최초 선보였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콘서트 ‘올나잇 스탠드2015-공연의 갓싸이’를 개최하고 팬들과도 직접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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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