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여행’ 농어촌 명소 마을을 찾아(1)

‘오감 만족’ 찾아 골라 골라 떠나자!

경기 양평 보릿고개 마을…옥수수 따서 구워먹어 볼까
소금의 섬 증도…남태평양 휴양지 연상
감미로운 마을…감나무들과 희귀 철새 만날 수 있는 곳
인천 강화도…여러 시대 유적지 만날 수 있는 곳


그동안 볼거리, 즐길거리로만 여겼던 여행에 삶의 여유와 건강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웰빙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해지면서 숨가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고 웰빙음식도 맛볼 수 있는 여행지가 곳곳에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농어촌 명소 마을 20곳을 두 번에 나눠 소개한다.

경기 양평 보릿고개 마을

보릿고개 마을은 몸에 좋은 전통 웰빙 재료로 천천히 요리해 여유 있게 즐기는 한국의 슬로우 푸드를 만날 수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답게 농산물 수확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보릿고개 체험관에서는 고구마와 감자캐기, 옥수수 따기와 풋콩 구워먹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어른들은 어렸을 적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마을 부근에서는 가난했던 옛 시절에 허기를 달래주던 꽁보리밥, 누룽지 탕, 오방이 떡, 호박밥 등의 슬로우 푸드 별미를 만나볼 수 있다. 숙소는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60여 명이 숙박을 할 수 있는 체험관과 15명 정도가 묵을 수 있는 2개실의 마을 황토방, 마을 펜션 5개소 등이 있다. 
 
전통먹을거리의 고장 포천
 
최근 세대를 너머 사랑 받고 있는 대표적인 민속주 막걸리를 생산하는 포천은 전통술과 전통한과 박물관이 있으며 수많은 민속주와 민속음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전통술 박물관인 산사원은 전통술에 관련된 내용을 보고, 듣고, 맛보며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포천아트밸리의 폐채석장은 아름다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돼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포천시 산정호수 근처, 구불구불한 흙길을 지나 만나는 청기와집 모양의 한가원에서는 현대식 공간에서 한과 만들기 체험과 한과 관련 예절교육을 배워볼 수 있다. 또한 산사원과 한가원 주변에는 펜션, 민박, 모텔, 리조트, 캠프장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인제 냇강 마을 
 
냇강 마을에서 뗏목을 타고 강물을 따라 흐르면 복잡한 도시의 일상들이 꿈처럼 지나간다. 냇강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물놀이는 선사뗏목. 직접 뗏목을 만들어 저으며 소양강물과 하나가 되는 체험. 뗏목 위에서 배우는 뗏목 아리랑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준다. 또 산채 요리, 두부 요리, 황태 요리, 민물 생선 요리(도리뱅뱅이), 메밀국수, 올챙이 국수, 감자전, 수수부꾸미, 벌렁주 등의 산촌 별미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송이버섯이나 봄나물 채취, 반딧불이 관찰, 토종 민물고기 관찰, 산림욕, 과실주 담그기, 내린천 래프팅, 번지 점프, 숯가마등치기 공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레포츠 문화가 발달한 냇강 마을 근처는 피서지답게 가족들이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주말농장과 펜션, 모텔과 여관, 민박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금의 섬 증도

전남 신안 증도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슬로우 시티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섬 내 선착장 바로 앞에 위치한 140만평 규모의 태평 염전은 서울 여의도 면적 두 배 크기의 국내 최대 염전을 자랑한다. 특히 맑은 바닷물과 울창한 곰솔 숲, 초가집 모양의 비치 파라솔이 곳곳에 있어 마치 남국의 어느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우전 해수욕장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다. 해수욕장 부근에서는 다양한 갯벌 생태체험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우전해수욕장 모래사장 끝에 위치한 짱뚱어 다리는 길이 470m의 갯벌 위에 떠있는 목조 다리로 물이 차 있을 때에는 낭만적인 물 위의 다리로 변한다. 대형 리조트 뿐 아니라 일반 민박집과 더불어 전통 한옥 형태의 민박집, 황토집, 바다가 보이는 집 등 입맛대로 골라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만 하면 된다.
 
장수 마을 보은 구병아름

백두대간 자락에 자리한 충북 보은 구병아름 마을은 아프지 않고 장수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 장수 마을이라 불린다. 장수마을답게 구병아름에서는 고단백 식품이면서 열량과 포화지방 함량이 낮아 남녀노소에게 좋은 건강장수 음식인 손 두부를 직접 만들고 먹어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또 인절미 만들기와 장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특히 구병아름 마을은 각종 천연 술로도 유명해 송로주와 옥수수 술을 비롯, 일년 열 두 달마다 각각의 재료로 담근 열두 달 술(산딸기, 보리뚝, 매실, 살구, 마가목 등)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자연 속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통나무 펜션과 나무와 황토로 지은 숙박 건물이 있다.

해지는 바다가 아름다운 곳 천리포

서쪽 땅 끝 충남 태안 천리포 일원은 갯벌과 해수욕장, 모래언덕과 휴양림을 모두 체험할 수 있으며 세계수목협회가 지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 있다. 또한 서해안에서 가장 낭만적인 해수욕장 중 하나인 만리포 해수욕장과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과 테마 해안공원, 그리고 안면송이라 불리는 소나무가 우거진 자연휴양림 산책로를 걸으며 삼림욕을 할 수 있다.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노을지는 갯마을을 찾아 드넓은 갯벌에서 조개, 홍합, 개불, 소라 등을 직접 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닷가 마을답게 조개구이나 굴 구이, 굴밥, 간장 꽃게장, 우럭젓국, 간자미 무침 등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유명한 해안 관광지답게 천리포 일원에는 1000여 개에 이르는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연 생태 천국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광활한 갯벌과 크고 작은 섬, 주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순천만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의 생태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자연생태관과 천문대 갈대열차, 생태탐조투어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순천생태마을에서는 다양한 곤충이 서식하고 있고, 여름밤 반딧불이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3대 읍성 중 하나인 낙안읍성은 순천시 낙안면 동내리·서내리·남내리에 걸쳐 있는 성곽 유적이다. 현재 유네스코 문화 유산 등록이 추진될 정도로 보존이 잘 돼 있으며 그 형태가 매우 견고하다. 특히 순천만 근처에서는 복 해장국, 밀복 지리 등의 복어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순천시 근처에는 30~ 5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40여 개의 모텔과 호텔 등이 위치해 있다.


감미로운 마을
 
이름부터 정겨운 경남 창원 감미로운 마을은 풍년을 이뤄 흐드러지게 열매를 맺은 감나무들과 잘 보존된 저수지 너머 희귀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창원시 동읍 대산면 일원은 한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10월 중순부터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등이 찾아온다. 단감 농장에서는 직접 단감을 따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단감을 저온숙성해 만드는 단감 와인 만들기, 단감 비누 만들기, 감물 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마을에서 재배한 단감과 유기농 야채를 매콤 달콤한 고추장에 비벼 먹는 색다른 맛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백년단감시배지에서는 한국 최초의 단감나무를 볼 수 있다. 마을 내에는 색소폰과 함께 하는 농가 민박, 조선시대 가옥을 재현한 황토방 민박 등 10여 개의 민박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물굽이마다 섬들이 들어서는 곳 통영
 
항구와 주변 섬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통영.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과 둘러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다도해가 섬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미륵도의 미륵산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긴 1975m의 관광용 곤돌라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나 미륵산까지 올라가면 멋진 한려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륵도 해안을 일주하는 23㎞의 드라이브 코스인 산양해안일주도로 중간에 있는 전망대로 가면 해가 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통영에서는 각망 고기잡이, 요트 세일링체험, 수륙터 자전거 체험, 한산도 셀프가이드 자전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통영시 항남동 인근에 모텔이 많으며 무엇보다 통영 일대 바닷가 풍경이 잘 보이는 곳으로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인천 강화도

제주, 거제, 진도, 남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한 장소에서 여러 시대의 유적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강화읍 갑곶리에 위치한 강화역사관은 이 지역에서 출토된 선사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유물, 개화기 전후의 국방 시설 등 강화도의 모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화문석 문화관에서는 왕골로 꽃무늬 등을 놓아 짠 한국식 카페트인 화문석의 변천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있다. 또 대웅보전, 약사전, 범종 등 보물급 유적을 비롯해 국가사적,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등 무수한 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전등사도 만날 수 있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밴댕이 회 무침, 숭어회, 강화 사자발 약쑥으로 만든 쑥 냉면, 연포탕, 꽂게, 잔새우 튀김 등도 강화도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