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으로 놀러오세요! ④충남 서산시

햇볕 아래 스민 읍성의 아픈 역사

하늘 높고 바람 좋은 가을날, 가족과 손잡고 느긋하게 즐길 만한 여행지 없을까. 그리 멀지 않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면 서산을 추천한다. 조선시대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읍성,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아담하고 고즈넉한 절, 맛있는 먹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조선시대 읍성의 모습 간직한 해미읍성
드넓은 잔디밭에서 즐기는 전통 놀이

서산 여행의 첫 코스는 해미읍성이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IC로 나와 5분이면 닿는다. 읍내 한가운데 우뚝 선 성이 인상적이다.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 때 왜구를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해 세종 3년(1421)에 완성된 것으로 보이며, 높이 5m, 둘레 1.8km로 남북으로 긴 타원형이다. 우리나라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었다고 평가받으며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읍성’이라 불린다.

해미읍성은 조선 초기 충청병마절도사가 근무한 영(사령부)이 자리한 곳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1579년(선조12) 훈련원 교관으로 부임해 전라도로 전임될 때까지 10개월간 근무했다. 들어서기 전에 성곽의 돌을 살펴봐야 한다. 돌에 청주, 공주 등 희미하게 고을명이 있다. 축성 당시 고을별로 정해진 구간을 맡아 성벽이 무너질 경우 그 구간의 고을이 책임지도록 한 일종의 ‘공사 실명제’다.

읍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있다. 초가지붕을 인 민속 가옥에서는 서산 지역 노인들이 재현하는 다듬이질이며 짚공예 등을 볼 수 있다. 남쪽의 정문 격인 진남루에서 동헌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둥근 담장을 두른 옥사(감옥)도 있는데, 이 옥사에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었다. 서산과 당진, 보령, 홍성, 예산 등 서해 내륙 지방을 내포(內浦) 지방이라 일컫는데, 조선 후기 서해 물길을 따라 들어온 한국 천주교가 내포 지방을 중심으로 싹틔웠다. 19세기 이 지방에는 주민 80%가 천주교 신자였을 정도다.

사연 담긴
옥사 앞 나무


당시 옥사에는 충청도 각지에서 잡힌 천주교 신자로 가득했다. 옥사 앞에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 가지 끝에 철사를 매달고 신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고문·처형했다고 전한다. 지금도 이 나무에는 사람을 매단 철사 자국이 있다. 신자가 많아 처형하기 힘드니 읍성 밖 해미천 옆에 큰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했다고 한다.

순교의 역사를 뒤로하고 바라보는 읍성은 평화롭기만 하다. 읍성 안에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는데, 벤치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주민과 관광객의 모습이 유적지가 아니라 공원에 들어선 느낌이다. 굴렁쇠를 굴리며 뛰어노는 아이도 있고, 투호나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 마냥 정겹다.

읍성 인근에 충청 지역 무명 순교자를 기리는 해미순교성지(해미성지성당 일대)가 있다. 원형 성당은 무명 순교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어루만지듯 웅장하게 섰다. 성당 뒤편 일대는 ‘여숫골’로 불린다.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신자들이 ‘예수 마리아’를 끊임없이 외쳤는데, 이것이 ‘여수머리’를 거쳐 ‘여숫골’이 됐다고 한다. 성지 한쪽에는 발굴된 유해를 안치한 기념관도 있다. 해미읍성에 얽힌 이런 사연으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미읍성을 방문하기도 했다.

해미읍성에서 나온 길은 운산면 목장 지대를 지나 개심사로 이어진다. 일주문에는 ‘상왕산 개심사’라는 편액이 걸렸다. 이응노 화백의 스승인 해강 김규진의 글씨다. 일주문을 지나 10분 정도 솔숲을 걸어가면 무심한 듯 서 있는 절집을 만난다.

마음이 열리는
천년 고찰

개심사는 백제가 망하기 불과 6년 전인 654년(의자왕14)에 창건되었으니 말 그대로 천년 고찰이다. 절을 창건한 혜감스님은 절의 이름을 개원사(開元寺)로 했으나, 고려 때인 1350년에 처능스님이 중건하면서 ‘마음이 열리는 절’이라는 뜻을 담아 개심사(開心寺)로 바꿨다고 한다.

개심사 해탈문에 들기 전, 외나무다리와 만난다. 반듯한 직사각형 연못에 큰 통나무 다리가 걸쳐 있다. 굳이 외나무다리를 건너지 않아도 경내로 들 수 있지만, 열에 아홉은 이 풍경에 반해 다리를 건넌다. 개심사에는 외나무다리 말고 눈길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각 가람을 받치는 기둥이다. 하나같이 굽었고 배가 불룩하며, 위아래 굵기가 다르다. 지금까지 봐온 매끈하고 다듬어진 기둥이 아니다. 나무를 전혀 손질하지 않고 원래 모습대로 썼다. 해탈문이며 범종각, 심검당 등이 대부분 그렇다. 특히 범종각 지붕을 받치는 네 기둥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이 모습이 오히려 파격적이다. 굽은 나무로 이토록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운산면 용현리에 자리한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큰 암벽 중앙에 석가여래입상이 있고 오른쪽에는 미륵반가사유상, 왼쪽에는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선명하게 조각되었다. 석가여래입상은 둥근 얼굴에 눈을 크게 뜨고 두툼한 입술로 벙글벙글 웃는 모습이라 ‘백제의 미소’로 불린다.

시내에 자리한 서산동부시장은 가을이면 꽃게와 대하가 넘쳐난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천국 같은 곳이다. 인근에서 잡아 올리는 낙지며 조개, 갑오징어의 싱싱함도 남다르다. 아이스박스에 포장해주니 해산물 쇼핑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운산면 여미리에 자리한 유기방가옥에서는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다. 100년이 넘은 고택으로, 지붕 위로 쏟아질 듯한 별이 가을밤의 운치를 느끼게 해준다. 유기방가옥 건너편에 자리한 ‘여미갤러리&카페’는 방앗간을 개조해서 갤러리 겸 카페로 꾸민 곳이다.

서산 여행의 종착점은 대산읍 삼길포항이다. 낚싯배를 빌려 당일치기로 낚시를 즐겨볼 수도 있고, 부두에 정박한 어선에서 맛보는 회도 별미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오찬 메뉴를 상품화한 ‘교황정식’도 맛보자. 서산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 특산품으로 메뉴를 만들었는데, 서산낙지어죽, 서산우리한우채끝등심구이, 우럭어알탕, 뜸부기쌀밥, 백김치, 계절 나물 등이 상에 오른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여행 정보>------------------------
당일 코스

· 역사 체험 코스 : 해미읍성→개심사→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 자연 힐링 코스 : 해미읍성→개심사→유기방가옥→여미갤러리&카페→서산동부시장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해미읍성→개심사→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유기방가옥(숙박)
· 둘째 날 : 여미갤러리&카페→서산동부시장→삼길포항
관련 웹사이트
· 서산문화관광 www.seosantour.net
· 해미순교성지 www.haemi.or.kr
· 개심사 www.gaesimsa.org
문의 전화
·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9
· 해미관광안내소 041-660-3069
· 해미읍성관리사무소 041-660-2540
· 개심사 041-688-2256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041-660-2538
· 유기방가옥 041-663-4326
대중교통
버스 : 서울-서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40여 회(06:00~21:5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30여 회(06:30~20:00)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 서산공용버스터미널 041-665-4808, www.seosanbus.co.kr
자가운전
· 서울 출발 : 서해안고속도로→해미 IC→남문2로→해미읍성
· 부산 출발 : 중앙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당진영덕고속도로→예산수덕사 IC→아산·예산 방면→해미읍성
· 대구 출발 : 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당진영덕고속도로→예산수덕사 IC→아산·예산 방면→해미읍성
숙박
· 계암고택(김기현가옥) : 음암면 한다리길, 041-688-1182
· 유기방가옥 : 운산면 이문안길, 041-663-4326
· 유앤아이펜션 : 팔봉면 범머리길, 041-663-0734, www.unipension.com
· 용현자연휴양림 :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041-664-1978, www.huyang.go.kr
식당
· 세림정 : 한우구이·교황정식, 서산시 율지19길, 041-666-0072
· 읍성뚝배기 : 곰탕, 해미면 남문2로, 041-688-2101
주변 볼거리
벌천포해수욕장, 문수사, 부석사, 안견기념관, 서산버드랜드, 간월암, 팔봉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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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