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2세 아들 살해 후 일가족 3명 투신자살 ‘비극’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2세 남아 살해된 지 하루 만에 일가족 투신, 숨진 채 발견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아…대체 무슨 일 있었나 궁금증 증폭

전북 정읍서 2세 남아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가운데 다음날 연락이 두절됐던 일가족 모두가 투신자살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1시30분께 정읍시 북면 모 아파트 공사현장 뒷편에서 박모(35)씨와 박씨의 아내 장모(33)씨, 딸(3)이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부근에서 박씨 일가가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아반떼 승용차가 발견됐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전날인 2일 오후 10시께 전주시에 위치한 박씨의 집 안방에서는 박씨의 두살배기 아들 박군이 숨져 있는 것을 박군의 외삼촌 장모(3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박군은 흉기로 목이 여러 차례 찔린 상태였고, 시신의 상태에 따라 이날 정오를 전후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군의 시신을 발견한 장씨는 “박군의 어머니가 아무런 이유없이 가족에게 1300만원을 입금하고 연락이 두절돼 집으로 찾아갔더니 박군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부부는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부인 장씨는 우울증으로 인해 지난 5월 휴직했다. 경찰은 사건 정황상 부부 중 한 명이 아들을 먼저 살해하고 일가족이 아파트에서 동반 투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막나가는 10대 사건 ‘천태만상’
복면강도에 뺑소니까지 “정신차려 이 친구야”

10대 청소년이 심야시간대 복면을 하고 편의점에 침입, 금품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지난 2일 이모(16)군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지난달 20일, 손님이 뜸한 오전 4시30분께 광명시 소하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침입했다. 당시 그들이 선택한 복면은 검정비닐 봉투.

얼굴을 감추기 위해 검정비닐 봉투를 쓴 이들은 미리 준비한 각목으로 종업원 A(19)군을 위협해 현금 15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이군은 “친구사이인데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충북 청주에서는 단속 경찰을 치고 달아난 고교생 2명이 붙잡혔고, 병원 입원실을 돌며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10대 청소년들도 덜미가 잡혔다.

먼저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 2일 단속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난 청주 모 고등학교 3학년 B(18)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2시40분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 중인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을 자신들이 몰던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났다. 도주했던 이들은 범행 한 시간 뒤 쯤 청주의 한 지구대에 찾아와 자수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헬멧을 쓰지 않아 단속될까 두려워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그런가 하면 청주 상당경찰서는 같은 날 가출 뒤 상습적으로 병원 입원실에서 금품을 훔친 김모(15)군 등 2명을 절도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5월28일 낮 12시쯤 모 병원 입원실에 몰래 들어가 환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21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5회에 걸쳐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병원 주변의 CCTV로 탐문수사를 벌여 김군 등의 여죄를 캐고 있다.

‘유흥업소 유착’ 경찰관 무더기 징계
63명 중 6명만 파면 ‘솜방망이 징계’

‘무더기 징계’ 가면 뒤에 ‘솜방망이’ 숨어 있어
4개월 감찰에도 구체적 유착 사실 밝히지 못해…

서울 강남 유흥업소 유착 의혹 경찰관 39명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경찰관과 유흥업소 업주의 유착을 이유로 경찰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은 처음이지만 ‘솜방망이 징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4개월여에 걸친 감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유착 사실은 단 한 건도 밝혀지지 않은 이유에서다.  서울경찰청은 강남 유흥업소 ‘큰 손’으로 알려진 이모(38)씨와 유착 의혹을 받고 있던 경찰관 63명을 감찰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중 6명을 파면·해임하고, 33명은 감봉·견책 조치하기로 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특히, 이씨의 유흥업소가 위치한 강남구 논현동 관할 지구대에 근무하던 A경사는 지난해 3월9일부터 1년 동안 이씨와 400차례 이상 통화했고, 불법영업 신고가 들어온 직후 통화가 집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징계를 받은 나머지 5명도 상황은 비슷하다. 비슷한 시간대에 이씨와 수백 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고, 경징계를 받은 33명의 통화 횟수는 각각 10여 차례에 머물렀다.
경찰과 업주간의 유착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감찰이었지만 이번 결과는 썩 좋지 않다. ‘유흥업소 업주와 경찰관이 수 많은 통화를 했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경찰관이 있었는지 등의 구체적인 사실은 한 건도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이 감찰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유착관계를 파악할 결정적 방법인 계좌 추적 등은 손도 대지 않은 이유에서다.

한편, 강남 유흥업소 ‘큰 손’ 이씨는 2000년부터 서울 북창동과 강남 일대에서 유흥업소 13곳을 운영하면서 수익금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 42억 6000여만원을 포탈하고 미성년자를 고용,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철없는 20대 여성, 강도 자작극 ‘왜?’
남친 선물 부담… 돈 없어 “강도야~”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약속한 고가의 선물을 살 돈을 마련하지 못해 강도 자작극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미용관리사 왕모(28·여)씨는 지난 7월23일 자신의 집에 강도가 침입, 현금과 상품권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광주 서부경찰서에 신고했다. 당시 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손과 발을 붕대로 묶고 상품권을 포함한 현금 22만9000원을 훔쳐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왕씨의 주장에 대해 의혹을 품었다. 왕씨가 증거물로 제시한 붕대에 잘린 흔적이 있고, 방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자작극 가능성을 열어둔 채 조사에 임했다. 경찰에 신고하고 이틀이 지나 왕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면서 돌연 경찰에 신고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왕씨의 자작극을 확신했다.

왕씨는 경찰에서 “남자친구에게 휴가에 맞춰 고가의 선글라스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는데 돈이 없어서 부담스러웠다”면서 “돈을 빼앗긴 것처럼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고 털어놓으며 선처를 호소했고, 결국 왕씨는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우울증 30대 주부, 5년간 억대 절도 내막
백화점이 통째로?… “이 죽일놈의 도벽”

우울증을 동반한 도벽으로 울산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돌며 억대 물품을 훔친 30대 주부가 구속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3일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500여 회에 걸쳐 고급 핸드백을 비롯해 옷, 신발, 생활용품 등 1억원 가량의 물품을 상습적으로 훔쳐 온 백모(34·여)씨를 특가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5년 전부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백씨는 지난 7월18일 오후 3시께 울산 남구의 한 백화점 매장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24만원 상당의 아동점퍼 2벌을 훔치다 백화점 보안요원에 적발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백씨의 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씨의 방과 거실 등에 1000여 점의 새 물건들이 추가로 발견된 이유에서다.

백씨의 집에서 발견된 물건들은 고급 핸드백과 의류, 신발, 지갑, 식탁보 등으로 다양했으며, 총 가격은 1억원에 달했다. 상표도 채 떼지 않은 물건들은 집안의 신발장, 안방 장롱, 자녀의 공부방, 베란다, 심지어 세탁기 안에까지 넘쳐나고 있었으며 대부분 비닐봉지나 주머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백씨는 자기 몫 뿐만 아니라 남편과 두 자녀의 물품까지 골고루 훔친 것으로 드러났고, 그가 주로 물건을 훔친 곳은 울산 남구의 백화점 2곳과 대형할인점 2곳 등 모두 4곳에 이른다.

백씨가 매달 10여 회씩 5년 간 물건을 훔치는 동안 해당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백씨의 경우 말고도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서는 매일 절도범이 끊이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손해를 본 입점 매장에서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 도난 사실을 신고하면 해당 업체는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대부분 묵살하고 경찰서 등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주부 백씨가 5년 간 1000여 점의 물건을 들키지 않고 훔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초등학교 경비원이 여학생 성추행 ‘충격’
“믿을 어른 하나 없어요”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용역경비원이 여학생을 유인하고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3일, 울산 지역 모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A(12·여)양을 유인해 몸을 더듬은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당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용역경비원 전모(5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4월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A양에게 “율무차를 주겠다”며 접근했다.

학교 경비원을 믿었던 A양은 전씨를 따랐지만 전씨는 A양을 사람이 없는 교내 행정실로 데려가 차를 마시는 A양의 몸을 더듬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하는 등 지난 6월에도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혼자 고민하던 A양은 주변 친구들에게 이 문제를 상담했고, 이 과정에서 A양의 부모님과 학교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일을 알게 된 즉시 경찰에 전씨를 신고했고, 경비원 교체도 마무리했다. 학교 측의 발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학교 경비원도 이모양인데 대체 누굴 믿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