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2세 아들 살해 후 일가족 3명 투신자살 ‘비극’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2세 남아 살해된 지 하루 만에 일가족 투신, 숨진 채 발견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아…대체 무슨 일 있었나 궁금증 증폭

전북 정읍서 2세 남아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가운데 다음날 연락이 두절됐던 일가족 모두가 투신자살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1시30분께 정읍시 북면 모 아파트 공사현장 뒷편에서 박모(35)씨와 박씨의 아내 장모(33)씨, 딸(3)이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부근에서 박씨 일가가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아반떼 승용차가 발견됐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전날인 2일 오후 10시께 전주시에 위치한 박씨의 집 안방에서는 박씨의 두살배기 아들 박군이 숨져 있는 것을 박군의 외삼촌 장모(3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박군은 흉기로 목이 여러 차례 찔린 상태였고, 시신의 상태에 따라 이날 정오를 전후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군의 시신을 발견한 장씨는 “박군의 어머니가 아무런 이유없이 가족에게 1300만원을 입금하고 연락이 두절돼 집으로 찾아갔더니 박군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부부는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부인 장씨는 우울증으로 인해 지난 5월 휴직했다. 경찰은 사건 정황상 부부 중 한 명이 아들을 먼저 살해하고 일가족이 아파트에서 동반 투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막나가는 10대 사건 ‘천태만상’
복면강도에 뺑소니까지 “정신차려 이 친구야”

10대 청소년이 심야시간대 복면을 하고 편의점에 침입, 금품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지난 2일 이모(16)군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지난달 20일, 손님이 뜸한 오전 4시30분께 광명시 소하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침입했다. 당시 그들이 선택한 복면은 검정비닐 봉투.

얼굴을 감추기 위해 검정비닐 봉투를 쓴 이들은 미리 준비한 각목으로 종업원 A(19)군을 위협해 현금 15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이군은 “친구사이인데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충북 청주에서는 단속 경찰을 치고 달아난 고교생 2명이 붙잡혔고, 병원 입원실을 돌며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10대 청소년들도 덜미가 잡혔다.

먼저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 2일 단속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난 청주 모 고등학교 3학년 B(18)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2시40분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 중인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을 자신들이 몰던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났다. 도주했던 이들은 범행 한 시간 뒤 쯤 청주의 한 지구대에 찾아와 자수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헬멧을 쓰지 않아 단속될까 두려워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그런가 하면 청주 상당경찰서는 같은 날 가출 뒤 상습적으로 병원 입원실에서 금품을 훔친 김모(15)군 등 2명을 절도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5월28일 낮 12시쯤 모 병원 입원실에 몰래 들어가 환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21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5회에 걸쳐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병원 주변의 CCTV로 탐문수사를 벌여 김군 등의 여죄를 캐고 있다.

‘유흥업소 유착’ 경찰관 무더기 징계
63명 중 6명만 파면 ‘솜방망이 징계’

‘무더기 징계’ 가면 뒤에 ‘솜방망이’ 숨어 있어
4개월 감찰에도 구체적 유착 사실 밝히지 못해…

서울 강남 유흥업소 유착 의혹 경찰관 39명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경찰관과 유흥업소 업주의 유착을 이유로 경찰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은 처음이지만 ‘솜방망이 징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4개월여에 걸친 감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유착 사실은 단 한 건도 밝혀지지 않은 이유에서다.  서울경찰청은 강남 유흥업소 ‘큰 손’으로 알려진 이모(38)씨와 유착 의혹을 받고 있던 경찰관 63명을 감찰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중 6명을 파면·해임하고, 33명은 감봉·견책 조치하기로 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특히, 이씨의 유흥업소가 위치한 강남구 논현동 관할 지구대에 근무하던 A경사는 지난해 3월9일부터 1년 동안 이씨와 400차례 이상 통화했고, 불법영업 신고가 들어온 직후 통화가 집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징계를 받은 나머지 5명도 상황은 비슷하다. 비슷한 시간대에 이씨와 수백 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고, 경징계를 받은 33명의 통화 횟수는 각각 10여 차례에 머물렀다.
경찰과 업주간의 유착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감찰이었지만 이번 결과는 썩 좋지 않다. ‘유흥업소 업주와 경찰관이 수 많은 통화를 했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경찰관이 있었는지 등의 구체적인 사실은 한 건도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이 감찰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유착관계를 파악할 결정적 방법인 계좌 추적 등은 손도 대지 않은 이유에서다.

한편, 강남 유흥업소 ‘큰 손’ 이씨는 2000년부터 서울 북창동과 강남 일대에서 유흥업소 13곳을 운영하면서 수익금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 42억 6000여만원을 포탈하고 미성년자를 고용,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철없는 20대 여성, 강도 자작극 ‘왜?’
남친 선물 부담… 돈 없어 “강도야~”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약속한 고가의 선물을 살 돈을 마련하지 못해 강도 자작극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미용관리사 왕모(28·여)씨는 지난 7월23일 자신의 집에 강도가 침입, 현금과 상품권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광주 서부경찰서에 신고했다. 당시 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손과 발을 붕대로 묶고 상품권을 포함한 현금 22만9000원을 훔쳐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왕씨의 주장에 대해 의혹을 품었다. 왕씨가 증거물로 제시한 붕대에 잘린 흔적이 있고, 방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자작극 가능성을 열어둔 채 조사에 임했다. 경찰에 신고하고 이틀이 지나 왕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면서 돌연 경찰에 신고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왕씨의 자작극을 확신했다.

왕씨는 경찰에서 “남자친구에게 휴가에 맞춰 고가의 선글라스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는데 돈이 없어서 부담스러웠다”면서 “돈을 빼앗긴 것처럼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고 털어놓으며 선처를 호소했고, 결국 왕씨는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우울증 30대 주부, 5년간 억대 절도 내막
백화점이 통째로?… “이 죽일놈의 도벽”

우울증을 동반한 도벽으로 울산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돌며 억대 물품을 훔친 30대 주부가 구속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3일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500여 회에 걸쳐 고급 핸드백을 비롯해 옷, 신발, 생활용품 등 1억원 가량의 물품을 상습적으로 훔쳐 온 백모(34·여)씨를 특가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5년 전부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백씨는 지난 7월18일 오후 3시께 울산 남구의 한 백화점 매장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24만원 상당의 아동점퍼 2벌을 훔치다 백화점 보안요원에 적발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백씨의 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씨의 방과 거실 등에 1000여 점의 새 물건들이 추가로 발견된 이유에서다.

백씨의 집에서 발견된 물건들은 고급 핸드백과 의류, 신발, 지갑, 식탁보 등으로 다양했으며, 총 가격은 1억원에 달했다. 상표도 채 떼지 않은 물건들은 집안의 신발장, 안방 장롱, 자녀의 공부방, 베란다, 심지어 세탁기 안에까지 넘쳐나고 있었으며 대부분 비닐봉지나 주머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백씨는 자기 몫 뿐만 아니라 남편과 두 자녀의 물품까지 골고루 훔친 것으로 드러났고, 그가 주로 물건을 훔친 곳은 울산 남구의 백화점 2곳과 대형할인점 2곳 등 모두 4곳에 이른다.

백씨가 매달 10여 회씩 5년 간 물건을 훔치는 동안 해당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백씨의 경우 말고도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서는 매일 절도범이 끊이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손해를 본 입점 매장에서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 도난 사실을 신고하면 해당 업체는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대부분 묵살하고 경찰서 등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주부 백씨가 5년 간 1000여 점의 물건을 들키지 않고 훔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초등학교 경비원이 여학생 성추행 ‘충격’
“믿을 어른 하나 없어요”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용역경비원이 여학생을 유인하고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3일, 울산 지역 모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A(12·여)양을 유인해 몸을 더듬은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당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용역경비원 전모(5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4월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A양에게 “율무차를 주겠다”며 접근했다.

학교 경비원을 믿었던 A양은 전씨를 따랐지만 전씨는 A양을 사람이 없는 교내 행정실로 데려가 차를 마시는 A양의 몸을 더듬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하는 등 지난 6월에도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혼자 고민하던 A양은 주변 친구들에게 이 문제를 상담했고, 이 과정에서 A양의 부모님과 학교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일을 알게 된 즉시 경찰에 전씨를 신고했고, 경비원 교체도 마무리했다. 학교 측의 발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학교 경비원도 이모양인데 대체 누굴 믿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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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