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2세 아들 살해 후 일가족 3명 투신자살 ‘비극’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2세 남아 살해된 지 하루 만에 일가족 투신, 숨진 채 발견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아…대체 무슨 일 있었나 궁금증 증폭

전북 정읍서 2세 남아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가운데 다음날 연락이 두절됐던 일가족 모두가 투신자살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1시30분께 정읍시 북면 모 아파트 공사현장 뒷편에서 박모(35)씨와 박씨의 아내 장모(33)씨, 딸(3)이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부근에서 박씨 일가가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아반떼 승용차가 발견됐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전날인 2일 오후 10시께 전주시에 위치한 박씨의 집 안방에서는 박씨의 두살배기 아들 박군이 숨져 있는 것을 박군의 외삼촌 장모(3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박군은 흉기로 목이 여러 차례 찔린 상태였고, 시신의 상태에 따라 이날 정오를 전후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군의 시신을 발견한 장씨는 “박군의 어머니가 아무런 이유없이 가족에게 1300만원을 입금하고 연락이 두절돼 집으로 찾아갔더니 박군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부부는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부인 장씨는 우울증으로 인해 지난 5월 휴직했다. 경찰은 사건 정황상 부부 중 한 명이 아들을 먼저 살해하고 일가족이 아파트에서 동반 투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막나가는 10대 사건 ‘천태만상’
복면강도에 뺑소니까지 “정신차려 이 친구야”

10대 청소년이 심야시간대 복면을 하고 편의점에 침입, 금품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지난 2일 이모(16)군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지난달 20일, 손님이 뜸한 오전 4시30분께 광명시 소하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침입했다. 당시 그들이 선택한 복면은 검정비닐 봉투.

얼굴을 감추기 위해 검정비닐 봉투를 쓴 이들은 미리 준비한 각목으로 종업원 A(19)군을 위협해 현금 15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이군은 “친구사이인데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충북 청주에서는 단속 경찰을 치고 달아난 고교생 2명이 붙잡혔고, 병원 입원실을 돌며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10대 청소년들도 덜미가 잡혔다.

먼저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 2일 단속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난 청주 모 고등학교 3학년 B(18)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2시40분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 중인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을 자신들이 몰던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났다. 도주했던 이들은 범행 한 시간 뒤 쯤 청주의 한 지구대에 찾아와 자수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헬멧을 쓰지 않아 단속될까 두려워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그런가 하면 청주 상당경찰서는 같은 날 가출 뒤 상습적으로 병원 입원실에서 금품을 훔친 김모(15)군 등 2명을 절도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5월28일 낮 12시쯤 모 병원 입원실에 몰래 들어가 환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21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5회에 걸쳐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병원 주변의 CCTV로 탐문수사를 벌여 김군 등의 여죄를 캐고 있다.

‘유흥업소 유착’ 경찰관 무더기 징계
63명 중 6명만 파면 ‘솜방망이 징계’

‘무더기 징계’ 가면 뒤에 ‘솜방망이’ 숨어 있어
4개월 감찰에도 구체적 유착 사실 밝히지 못해…

서울 강남 유흥업소 유착 의혹 경찰관 39명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경찰관과 유흥업소 업주의 유착을 이유로 경찰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은 처음이지만 ‘솜방망이 징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4개월여에 걸친 감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유착 사실은 단 한 건도 밝혀지지 않은 이유에서다.  서울경찰청은 강남 유흥업소 ‘큰 손’으로 알려진 이모(38)씨와 유착 의혹을 받고 있던 경찰관 63명을 감찰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중 6명을 파면·해임하고, 33명은 감봉·견책 조치하기로 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특히, 이씨의 유흥업소가 위치한 강남구 논현동 관할 지구대에 근무하던 A경사는 지난해 3월9일부터 1년 동안 이씨와 400차례 이상 통화했고, 불법영업 신고가 들어온 직후 통화가 집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징계를 받은 나머지 5명도 상황은 비슷하다. 비슷한 시간대에 이씨와 수백 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고, 경징계를 받은 33명의 통화 횟수는 각각 10여 차례에 머물렀다.
경찰과 업주간의 유착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감찰이었지만 이번 결과는 썩 좋지 않다. ‘유흥업소 업주와 경찰관이 수 많은 통화를 했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경찰관이 있었는지 등의 구체적인 사실은 한 건도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이 감찰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유착관계를 파악할 결정적 방법인 계좌 추적 등은 손도 대지 않은 이유에서다.

한편, 강남 유흥업소 ‘큰 손’ 이씨는 2000년부터 서울 북창동과 강남 일대에서 유흥업소 13곳을 운영하면서 수익금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 42억 6000여만원을 포탈하고 미성년자를 고용,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됐다.

철없는 20대 여성, 강도 자작극 ‘왜?’
남친 선물 부담… 돈 없어 “강도야~”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약속한 고가의 선물을 살 돈을 마련하지 못해 강도 자작극을 벌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미용관리사 왕모(28·여)씨는 지난 7월23일 자신의 집에 강도가 침입, 현금과 상품권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광주 서부경찰서에 신고했다. 당시 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더니 손과 발을 붕대로 묶고 상품권을 포함한 현금 22만9000원을 훔쳐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왕씨의 주장에 대해 의혹을 품었다. 왕씨가 증거물로 제시한 붕대에 잘린 흔적이 있고, 방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자작극 가능성을 열어둔 채 조사에 임했다. 경찰에 신고하고 이틀이 지나 왕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면서 돌연 경찰에 신고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왕씨의 자작극을 확신했다.

왕씨는 경찰에서 “남자친구에게 휴가에 맞춰 고가의 선글라스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는데 돈이 없어서 부담스러웠다”면서 “돈을 빼앗긴 것처럼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고 털어놓으며 선처를 호소했고, 결국 왕씨는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우울증 30대 주부, 5년간 억대 절도 내막
백화점이 통째로?… “이 죽일놈의 도벽”

우울증을 동반한 도벽으로 울산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돌며 억대 물품을 훔친 30대 주부가 구속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3일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500여 회에 걸쳐 고급 핸드백을 비롯해 옷, 신발, 생활용품 등 1억원 가량의 물품을 상습적으로 훔쳐 온 백모(34·여)씨를 특가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5년 전부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백씨는 지난 7월18일 오후 3시께 울산 남구의 한 백화점 매장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24만원 상당의 아동점퍼 2벌을 훔치다 백화점 보안요원에 적발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백씨의 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씨의 방과 거실 등에 1000여 점의 새 물건들이 추가로 발견된 이유에서다.

백씨의 집에서 발견된 물건들은 고급 핸드백과 의류, 신발, 지갑, 식탁보 등으로 다양했으며, 총 가격은 1억원에 달했다. 상표도 채 떼지 않은 물건들은 집안의 신발장, 안방 장롱, 자녀의 공부방, 베란다, 심지어 세탁기 안에까지 넘쳐나고 있었으며 대부분 비닐봉지나 주머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백씨는 자기 몫 뿐만 아니라 남편과 두 자녀의 물품까지 골고루 훔친 것으로 드러났고, 그가 주로 물건을 훔친 곳은 울산 남구의 백화점 2곳과 대형할인점 2곳 등 모두 4곳에 이른다.

백씨가 매달 10여 회씩 5년 간 물건을 훔치는 동안 해당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백씨의 경우 말고도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서는 매일 절도범이 끊이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손해를 본 입점 매장에서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 도난 사실을 신고하면 해당 업체는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대부분 묵살하고 경찰서 등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대 주부 백씨가 5년 간 1000여 점의 물건을 들키지 않고 훔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초등학교 경비원이 여학생 성추행 ‘충격’
“믿을 어른 하나 없어요”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용역경비원이 여학생을 유인하고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3일, 울산 지역 모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A(12·여)양을 유인해 몸을 더듬은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당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용역경비원 전모(5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4월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A양에게 “율무차를 주겠다”며 접근했다.

학교 경비원을 믿었던 A양은 전씨를 따랐지만 전씨는 A양을 사람이 없는 교내 행정실로 데려가 차를 마시는 A양의 몸을 더듬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하는 등 지난 6월에도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다.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혼자 고민하던 A양은 주변 친구들에게 이 문제를 상담했고, 이 과정에서 A양의 부모님과 학교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일을 알게 된 즉시 경찰에 전씨를 신고했고, 경비원 교체도 마무리했다. 학교 측의 발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학교 경비원도 이모양인데 대체 누굴 믿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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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