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40대 동성애자, 남탕서 몰카 찍다 ‘덜미’
자위용 촬영 “남자 몸 보면 흥분돼요”

대중목욕탕에서 다른 남성의 나체사진을 촬영한 40대 남성이 붙잡히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지난 5일 남성 나체사진을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지난 6월5일 오전 7시20분께 영도구 동삼동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중인 김모(26)씨의 나체를 촬영했고, 이어 지난 4일 오전 9시30분께 같은 장소에서 40대 남성의 나체를 촬영하다 현장에서 발각, 경찰에 넘겨졌다.

이씨는 20대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았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꼈고, 남성과의 교제도 몇 번 있었다. 올해 1월 이씨는 목욕탕 몰카를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고, 들키지 않기 위해 목욕 가방에 카메라 렌즈 크기의 구멍을 냈다. 그리고 곧장 실천에 옮겼다. 지난달 5일 촬영을 시작으로 이달 4일까지 같은 곳에서 50여 명의 나체사진 640여 장을 촬영한 것.

특히, 이씨는 자신에게 성적 흥분을 주는 20~30대나 근육질 몸매의 남성을 집중 촬영했다. 주로 목욕탕 입구에 앉아 있다가 지나가는 남성의 몸을 향해 셔터를 눌러댔다. 목욕탕에는 항상 사람이 많고 물소리 때문에 촬영 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지난 4일 이 씨의 목욕 가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온 것을 수상히 여긴 한 남성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나체사진을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기 위해 촬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남성 맨몸으로 한강 ‘풍덩’ 왜?
“한강 건너면 결혼한다”는 여친 말에 ‘풍덩’

사랑 때문에 맨몸으로 한강에 뛰어든 20대 남성이 결국 한강경찰대에 의해 구조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5일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남대교 남단 시민공원에서 멀쩡하게 생긴 최모(25)씨가 갑자기 옷을 벗고 팬티바람으로 한강에 뛰어들었다. 최씨가 한강으로 뛰어든 이유는 단 하나, “한강을 건너면 결혼해주겠다”는 여자친구의 말 때문이었다.

깜깜한 새벽 한강을 가로지르기 시작한 최씨는 100여 미터를 전진하더니 이내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결국 최씨는 한남대로 남단 7번째 교각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렸다. 당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익명의 시민은 한강경찰대에 신고했고, 최씨는 결국 한강경찰대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최씨는 경찰대에게 창피함을 토로하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고 구조되자마자 줄행랑쳤다.

더욱 황당한 것은 구조 직후, 최씨의 구조를 신고한 사람이 여자친구가 아니었고, 최씨가 구조된 직후 문제의 여자친구는 현장에서 목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막나가던 10대 2인 돌연 사망 
술에 취해 환각에 취해 ‘황천행’

선배와 술 실력 겨룬 후 잠자다 숨져
‘니스’에 취해 발 헛디뎌 9층서 추락

16살 고등학생들의 철 없는 ‘일탈’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울산에서는 선배와 술 실력을 겨룬 학생이 잠자다 숨졌고, 김해에서는 한 학생이 유해화학물질인 니스를 흡입한 상태에서 발을 헛디뎌 아파트 9층에서 추락사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지난 4일 오전 온산읍 모 상가 내 가게에서 박모(16)군이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군은 같은 날 새벽 1시30분께 온산읍 주택가 놀이터에서 선배 김모(17)군 등 4명과 술 실력을 겨룬다며 소주 4병을 마셨고, 이후 몸을 가누지 못했다. 박군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하자 친구인 유모(16)군은 박군을 부축해 박군의 어머니 가게로 옮겼고, 박군은 취한 상태에서 혼자 잠이 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한편 박군은 선배들과 술 실력을 겨루기 앞서 3일 오후 11시께 이미 친구들과 온산읍의 한 다리 밑에서 혼자 소주 1병을 마셨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구토물이 잠자는 박군의 기도를 막은 것 같다”면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해 중부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10시30분께 김해시 한 아파트 바닥에 떨어져 숨져 있는 조모(16)군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6일 오전 1시40분께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조군은 아파트 경비원 김모(70)씨에 의해 발견됐으며, 경찰은 조군이 숨지기 직전 함께 있었던 친구 김모(16)군에 의해 사건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조군은 사망 직전 김군과 함께 문구점에서 교재용 니스 2통을 구입한 뒤 아파트 9층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비닐봉지에 니스를 넣어 흡입하던 중 김군에게 또 다른 친구가 연락을 해왔고, 김군은 조군을 남겨두고 다른 친구와 함께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황상 두 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환각상태에 있던 조군이 발을 헛디뎌 추락사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이들의 소변을 채취해 환각물질 흡입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가출 10대 유인 성관계 몹쓸 30대 
솜털 ‘보송’ 10대와 짐승 30대 ‘잘못된 만남’9개월

성폭행으로 시작, 유인해 9개월 동거 성관계

부산 영도경찰서는 지난 7일 가출한 10대 청소년에게 숙식과 문화상품권 등을 제공하며 성관계를 가진 혐의(청소년성보호법 위반)로 김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29일 오후 10시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밀양역 부근에서 서성이고 있는 이모(14)양을 발견, 근처 폐가에서 이양을 성폭행했다.
 
자신의 욕정을 채운 김씨는 이양의 처지를 확인하고 부산 서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이양을 유인했다. 숙식 제공과 함께 문화상품권 등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이었다. 가출 후 달리 갈 곳이 없었던 이양은 김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지난 6월26일까지 김씨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9개월간 수십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지능화·조직화 되고 있는 10대 범죄
10대 청소년 ‘초딩’ 상대로 “메신저 피싱?”

10대 청소년들의 범죄 행위가 점점 지능화·조직화 되고 있다. 인터넷 메신저를 창구로 이용, 자신들보다 약한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협박해 부모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소액결제를 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1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난 6일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650차례에 걸쳐 250명의 초등학생을 상대로 2600만원을 챙긴 장모(16)군 등 2명을 구속하고 노모(17)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가출한 뒤 게임방을 전전하며 지내던 이들은 돈이 떨어지자 범행을 계획했다. 먼저 장 군 일당은 인터넷 메신저에 가입, 프로필 등을 확인한 뒤 초등학생들을 무작위로 친구추가 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의 ‘친구 맺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 초등학생들은 별 의심 없이 ‘친구 승낙’을 했고, 장 군 일당은 이때를 기다렸다.

무작위로 초등학생을 선정, 욕설을 퍼부으며 다짜고짜 부모님의 주민번호와 휴대폰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럴 때마다 피해 초등학생들은 대화방을 나가려고 했지만, 장 군은 집요했다. “다니는 학교를 알고 있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집단 폭행과 따돌림을 시키겠다”고 협박한 것. 특히 이들은 초등학생들에게 “너 때문에 부모님이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냐”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겁을 줬다.

마음 약한 초등학생들은 부모님 얘기에 겁에 질려 개인정보를 슬쩍 흘렸고, 장 군 일당은 이 개인정보를 이용, 사이버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게임머니를 다시 구입하고 돈으로 환전하는 방법으로 돈을 굴렸다. 경찰 조사 결과, 장 군 일당은 이렇게 챙긴 돈으로 경북 구미에 원룸을 빌려 본격적인 사기 행각을 벌였고, 나머지는 유흥비로 탕진했다. 한편, 이들의 사기 행각에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 중 일부는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 2차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 토막살해한 인면수심 ‘목사’ 자수
“신이시여, 저를 용서하소서”

가정문제로 아내 살해 후 토막 내 유기
실종신고 후 17개월 만에 경찰에 자수

신을 섬기는 목사가 아내를 살해하고 그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사실이 그의 자수에 의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의 동의 없이 낙태수술을 하고 신도들 앞에서 자신을 무시했다는 게 살해 동기다. 경기도 성남 수정경찰서는 지난 5일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흉기로 훼손한 혐의(사체손괴 및 유기)로 목사 이모(5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4일 오후 11시30분께 성남시 태평동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아내 A(50·여)와 말다툼을 벌이다 순간 화를 이기지 못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 범행 후 이씨는 17일 간 아내의 시신을 집 뒤편 담 밑에 숨겨 놓았다가 발각될까 두려운 나머지 지난해 3월22일 시신을 꺼내 여러 토막으로 훼손한 뒤 일부는 집 담벼락에 시멘트를 발라 은닉하고 일부는 경기 팔당호에 유기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내의 시신 일부는 이씨의 집과 옆집 담 사이에 고스란히 묻혀 있었음에도 아무도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이씨는 부인의 가출신고까지 했지만 사체가 숨겨진 이씨의 집을 방문한 경찰조차 범행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이씨의 교회 신도들 역시 “목사님이 아내를 찾으러 다니시고 잠도 못자고, 굶고 못 드시기에 눈치 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적 고통을 참지 못하고 “목회자로서 회한이 든다”면서 지난 4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아내가 동의 없이 낙태수술을 해 부부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면서 “또 아내가 자궁근종 수술 이후 자신과의 성관계를 거부해 온 것도 가정불화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17개월 만에 경찰에 범행을 자수한 이씨에게는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경찰은 팔당호 근처에서 유기된 아내의 나머지 시신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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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