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노처녀 울린 여성 사기꾼 입건
“남자 소개해줄 테니 돈 좀 꿔줘”

“시집 못 간 것도 서러운데…” 1300만원 뜯겨

인터넷 카페에서 알게 된 노처녀를 상대로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며 돈을 빌려 가로챈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46·여)씨는 지난해 5월 초 중년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경기도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회원 최모(52·여)씨를 알게 됐다.

이씨는 이후 최씨와 교류하면서 미혼이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순진한 최씨를 상대로 범행을 계획했다. 카페 게시판에 준수한 용모의 남성 사진을 올린 뒤 “내 친구인데 입원 중”이라면서 “병원비를 보내주면 병이 호전되는 대로 소개시켜주겠다”고 최씨를 속인 것.

세상 물정 모르던 최씨는 자신의 사진과 남성의 사진을 번갈아 올리며 마치 남성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인 이씨의 말에 속아 넘어갔고, 지난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25회에 걸쳐 13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결국 이씨는 지난 6월22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갈팡질팡 방향 잃은 ‘민중의 몽둥이’
삽질·헛다리 전문 경찰 “이일을 어이할꼬”

경찰이 절도 전과가 있다는 이유로 이미 진범이 잡힌 사건을 엉뚱한 10대에게 뒤집어 씌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부산 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2일 부산 기장군에서 김모(17)군과 이모(17)군이 특수절도 혐의로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붙잡혔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 기장군 일대에서 7차례에 걸쳐 주차된 차량에 침입, 현금 290여만원과 휴대폰, 목걸이 등을 훔친 이유에서다.

경찰 조사에서 이군은 6건의 범행 일체를 자백했지만 김군은 이 중 2건만 시인하고 나머지 4건은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군이 김군을 공범으로 지목했고, 일부 범행을 시인하고 있으면서 특수절도 등 9범으로 보호관찰 중이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지난 4월23일 구속영장을 신청, 발부 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질심문을 위해 이군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군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물증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등 문제점을 발견, 이군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리고 지난 5월13일 김군을 석방했다.

이후 검찰은 경찰에게 피해자 진술조서 등을 요청했고, 경찰은 서류를 찾던 중 김군이 부인한 범행은 물론 시인한 범행의 진범이 지난해 8월 전북 남원경찰서에서 이미 검거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군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수사와 가혹행위 논란이 빚어지자 경찰 관계자는 “부실수사는 인정하지만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목포경찰서는 취객의 집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새벽 시각 엉뚱한 집에서 소란을 피우고 문까지 열고 확인해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3시50분께 누군가 전남 목포시 용해동 공동 주택에 거주하는 박모(54)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부서질 정도로 세차게 두드렸다. 부인과 딸 등은 새벽시각 세찬 두드림 소리에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고, 박씨는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 “누구냐”고 물었다.
밖에서 “경찰이다. 술에 취한 아줌마의 집을 찾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박씨는 “우리집은 그런 사람이 없다”고 정중하게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관은 “문을 열어라. 확인해 보겠다”고 버텼고 결국 박씨는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지만 해당 경찰은 집안을 보고난 뒤 한마디 사과도 없이 자리를 떴다.
박씨는 “새벽에 엉뚱한 집 현관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고 확인까지 하는 경찰의 태도에 공포심과 모멸감을 느꼈다”면서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한 사과는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해당 경찰 관계자는 “술 취한 사람 집을 찾는 과정에서 집을 잘못 파악해 생긴 일”이라고 일축했다.


친구 감금·폭행·살해한 냉혈 10대들
“험담했다” 살해 후 시체 훼손 ‘10대 잔혹사’

10대 청소년들이 친구를 감금, 폭행,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한강에 유기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최모(15·여)양과 안모(16·여)양, 윤모(15)양, 이모(15)군, 정모(15)군은 가출을 통해 알게 된 김모(15·여)양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최양의 집으로 불러내 함께 술을 마셨다.

한번씩은 가출경험이 있었던 이들은 유흥가를 전전하며 가출 청소년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친해졌지만 김양이 안양과 최양을 겨냥해 “행실이 나쁘다”고 흉을 본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분위기가 삭막해졌다.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최양과 안양, 정군 등은 10일 새벽부터 김양을 폭행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폭행은 사흘간 계속됐다. 심지어 피해자 김양의 남자친구였던 이군도 폭행에 가담했다. 당시 최양의 부모는 노동일에 종사해 지방에 출장을 간 상태여서 딸의 잔혹한 행동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에 대한 구타가 계속되던 12일 김양은 결국 숨지고 말았다. 자신들의 구타로 사람이 사망하자 잠시 당황하는 듯 했지만 정군은 냉정을 되찾고, 당시 함께 어울리던 안양의 남자친구 이모군(19)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이군은 이들 중 가장 연장자로 담력이 세다고 알려진 소위 대장급 인물이었다. 이군의 등장으로 이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이들은 김양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시신을 한강에 버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강의 수심이 가장 깊은 지점이 양화대교 부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유기 장소를 결정했다.

시신을 옮기려고 하는 도중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느낀 이들은 10대로서는 저지를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기에 이른다. 평소 TV탐정 만화를 즐겨보던 이군이 혈액을 빼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시신의 목을 훼손한 것. 만화를 따라 시신을 훼손해 피를 제거한 이들은 김양의 시신이 물에 뜨지 않게 하기 위해 담요 안에 벽돌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넣었다. 또 이들은 숨진 김양의 영혼이 후일 자신들에게 해코지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시신의 옷 호주머니에 동전을 넣고 이쑤시개에 불을 붙이는 ‘간이 분향’을 하기도 했다.

시신을 담요에 둘러싼 이들은 지난 6월13일 오전 7시께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북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군과 정군, 안양은 낑낑대며 길이 2m 남짓한 담요를 차 트렁크에서 내렸다. 당시 이들은 담요에 싸인 것을 택시기사에게 ‘학교 과제용 조각상’이라고 둘러댔다.

택시 기사가 별다른 의심 없이 자리를 뜨자 이들은 돌변했다. 주변에서 벽돌과 시멘트 덩어리를 더 주워 담요에 넣고, 양화대교 아래 물 속으로 담요를 집어던졌다.
김양의 시신을 한강에 버린 이들은 다시 최양의 집으로 돌아와 당일 저녁까지 태연히 잠을 자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의외로 빨리 드러났다. 지난 6월17일 아침 7시50분께 양화대교 북단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김양의 주검이 떠오른 것. 한강순찰대에 의해 발견된 김양의 주검은 손발이 묶여있고 벽돌이 함께 들어 있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지문 감식 등을 통해 김양의 신원을 확인하고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이들을 붙잡았다.

결국,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22일 정군과 최양을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이군과 안양 등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가 없거나 이혼한 결손가정 아이들로, 학교도 자퇴 또는 장기 결석 중이었다”면서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정작 본인들이 얼마나 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말 목숨 앗아간 ‘목숨 턱걸이’
방심하는 순간,  바닥으로 ‘쿵’

외국 남성 고층 타워 턱걸이영상 인터넷으로 번져
일부 학생들, 스릴과 함께 담력 과시용으로 ‘유행’

아파트 난간에서 일명 ‘목숨 턱걸이’를 하던 중학생이 추락사하는 사건이 전북 군산에서 발생했다.
지난 6월21일 오전 5시25분께 전북 군산시 산북동에 위치한 모 아파트 7층 복도 베란다 철근 난간에 서 안모(14)군이 ‘목숨 턱걸이’를 시도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 함께 있던 안군의 친구 서모(14)군은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잠깐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에 친구가 ‘살려달라’고 해 쳐다보니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급박했지만 혼자 구해줄 수 없음을 직감한 서군은 주변에 도움을 청했고, 마침 새벽에 퇴근하던 김모(23)씨가 안군을 발견, 안군을 돕기 위해 7층으로 올라갔지만 안군은 그 사이 17m 아래로 추락했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안군은 3일 전 집을 나와 서군과 함께 PC방, 친구 집 등을 전전하며 놀다가 이 날 여자친구 A(14·여)양이 등교를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해당 아파트 집에 들어간 사이 턱걸이를 시도했다.
한편, 속칭 ‘목숨 턱걸이’는 현재 중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놀이로 일부 학생들이 담력을 과시하고 스릴을 느끼기 위해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 동영상으로 인해 유명세를 탔는데, ‘미친 아이들의 매달리기’라는 제목으로 지난 2008년 12월께 공개된 이 동영상은 외국인 남성이 고층 빌딩 난간에 보호 장비 없이 맨몸으로 매달려 있는 아찔한 장면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기절놀이’에 이어 청소년들 사이에 위험한 장난이 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각해지는 10대 성범죄
초등생이 빈 교실서 동급생 성폭행 ‘충격’

전북 군산에서 중학생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상습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산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이 초등생 두 명은 학교 빈 교실과 옥상에서 버젓이 성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욱 크다.

지난 6월2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 모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A(13)군과 B(13)군은 15일 5교시 쉬는 시간에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동급생 C(13·여)양을 교내 빈 교실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점심시간에도 C양을 학교 옥상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사흘 뒤인 18일 학교에서 또 다시 C양을 성폭행하려다 같은 반 친구들이 담임교사에게 사실을 알리면서 제지당했다.

동급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C양은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사건 후유증 때문에 현재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성폭행이 아니라 성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해 학생들이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성적 호기심에 이런 짓을 저지른 것.

가해 학생들 역시 “여학생의 옷을 들춰 몸을 만지고 올라타 여러 시늉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 여학생은 “성폭행 당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정확한 사건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가해 학생들은 당분간 등교 정지 조치 당했으며, 조만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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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