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앞두고 사기 여행사 극성 <실태>

입금하면 연락 뚝 "돈을 갖고 튀어라"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각종 사기 여행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 바캉스 철만 되면 ‘큰 맘 먹고’ 국내외로 나선 여행객들이 여행사의 불친절과 부당한 대우로 곤란을 겪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막장 여행사의 횡포를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본격 휴가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10일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한 뒤 폐업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여행사 대표가 구속 기소된 이유에서다. 여름철 고질병인 사기 여행사의 횡포 사례와 함께 대처법에 대해 <일요시사>가 취재했다.

휴가철 접어들어 시작된 고질적인 여행사 횡포
계약취소 시 “환불 안 된다” 잡아떼는 얌체 상혼
화려한 광고 믿고 여행지 도착하면 흉흉한 숙소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4부(이주일 부장검사)는 해외여행상품을 판매한 뒤 폐업하는 수법으로 11억 원 상당을 가로챈 전모(51)씨 등 여행사 대표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전씨는 200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여행사를 차려놓고 여행객들에게 여행상품을 판매한 뒤 고의로 폐업하는 수법으로 160회에 걸쳐 270여 명으로부터 여행경비를 챙겼다.

여행사는 여행보험에 가입, 여행사가 경영난으로 폐업할 경우 여행객에게도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계획했다. 폐업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가로채고, 상호를 바꿔 다른 여행사 설립을 반복한 것.

결국 전씨에게 당한 여행객들은 이억만리 타국에서 현지 가이드들에게도 버려졌고, 여행경비를 탈탈 털어 가까스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다른 여행사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하다더니 출발 보름 전 돈을 입금하고 난 뒤 숙소 등 여행 계획을 수시로 바꾸더니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싼맛’ 믿었다간 ‘쓴맛’ 본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바캉스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비용이다. 기왕이면 저렴한 비용으로 남들보다 질 높은 여행을 하는 것을 좋은 여행으로 꼽는다. 하지만 사기 여행사들은 싼 값에 질 좋은 여행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노린다.

특히,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기성 유령 인터넷 여행사다.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인터넷 여행사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던 여행객들의 피해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기성 인터넷 여행사는 해외여행 예약 대행 사이트, 펜션 예약 대행 사이트, 여행 동호회나 카페, 블로그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인터넷 여행사의 경우 일방적으로 사이트 문을 닫고 잠적해 버리면 범인 잡기가 매우 어렵고 범인을 추적해 검거한다 해도 보상 받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직장인 오모(30)씨는 올 여름 휴가 때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만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녀가 3살이 되도록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지난해 신혼여행 형식으로 태국 푸켓 여행을 계획했다가 사기를 당해 휴가자금을 날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좀 더 싼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 여행사를 이용했는데 1인당 50만원의 계약금을 선 입금했지만 며칠 뒤 인터넷 여행사는 문을 닫고 종적을 감췄다. 때문에 올해는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고 인터넷 여행사보다 오프라인 여행사 이용이 편한 국내 여행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또 다시 사기 피해를 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예정된 여행날짜를 미루거나 예약을 취소해도 환불해 주지 않는 악덕 여행사도 조심해야 한다.
소극단 연극배우 정모(28·여)씨는 지난해 절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일본 여행 계획을 세웠다. 직업의 특성 상 여름휴가 기간이 일정하지 않고, 정해진 날짜에만 쉬어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날짜를 맞추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겨우 날짜를 맞추고 저렴하게 여행하기 위해 인터넷 여행 동호회 운영자를 통해 전화로 예약, 항공료 150만원을 입금했다가 결국 낭패를 봤다.

인터넷 여행 동호회 운영자는 항공료 입금 후 10일 안에 발권을 해주기로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더니 결국 여행 예정일 5일 전에 여행일을 미루면 안 되겠느냐고 설득했다.

정씨는 계획대로 추진해야만 하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여행 날짜를 미뤄야 한다면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이후 운영자는 환불을 약속하기는커녕 연락이 끊긴 후 잠적했다.

여름 휴가철 여행상품 피해가 잇따르는 것은 영세 여행사들이 난립하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인터넷 여행사까지 더해지면 그 수는 실로 엄청나다. 이들 영세 여행사들의 대부분은 대형 여행사의 프로그램에서 관광객을 모아주는 고객 업무가 중심을 이루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여름 한 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객 수를 늘리려는 한탕주의가 만연하게 된다.

그렇다면 마음 편히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는 좋은 여행사를 고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좋은 여행사의 기준은 다소 추상적일 수 있다. 회사의 규모만으로 여행사를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객들은 대체로 큰 여행사를 찾기 마련이다.

일정 수준의 규모를 갖춘 여행사의 경우 여행상품의 질은 물론, 크고 작은 불만사항에 대한 사후 처리 능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여행사의 경우, 홈페이지만 보고 우량 여행사와 불량 여행사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같은 경우에는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의 호응이 좋고, 여행사와 고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고 있는 홈페이지를 선호해야 한다.

특히 고객의 글을 잘 살펴보고 고객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빠른 시간 내에 답변하는 사이트를 선택하는 것도 선별 방법 중 하나다. 우량 여행사의 경우 여행상품에 대한 불만 등의 처리를 말끔하게 해 원성이 적은 이유에서다.

이와 반대로 인터넷 사기 여행사는 최근 반짝 개설된 홈페이지가 많고, 고객 게시판이 없거나 있어도 게시물이 많지 않다. 또 홈페이지 하단에 회사명과 연락처,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기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번호 없이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되어 있거나 사업자등록번호가 없는 경우는 사기 여행사로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여행사를 직접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영세한 여행사의 경우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거나 보증보험도 들지 않은 채 영업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좋은 여행사 찾으려면

현행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국외여행업자는 3000만원의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기획여행을 실시할 때는 유사시 소비자들이 보증보험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5억원의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여행비용이 너무 싸서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규모가 큰 보증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업체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여행상품 사기에 휘말렸을 경우,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했다면 해당 신용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청구해 잔여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20만원 이상의 금액을 계약할 때는 현금을 피하고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계약서와 대금영수증, 일정표 등을 잘 보관해 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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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