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권상우는 자기감정에 솔직하기로 치자면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배우다. 거침없이 솔직한 입담은 의도치 않게 여러 오해를 낳았고, 연예면의 톱기사를 장식하기도 수차례. 하지만 그의 직설화법만큼은 여전하다. 크게 신경 쓰지 말자는 주의, 솔직한 태도는 그만의 고집이다. 영화 <포화속으로>로 스크린 공략에 나선 권상우가 직설화법으로 영화 홍보에 나섰다.
반항적인 캐릭터 구갑조 역…반듯한 오장범과 대결 구도
드라마 <대물>서 고현정과 호흡…“도전은 계속 진행 중”
어느덧 데뷔 10년, 권상우는 자신의 열 번째 작품으로 영화 <포화속으로>를 선택했다. <포화속으로>에서 그의 모습은 그동안 보여왔던 권상우와는 분명 달랐다. 뭔가 인정받고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예전에 다른 배우들의 프로필 밑에 수많은 작품들이 나열된 것을 보면 무척 부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이번 <포화속으로>가 열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시기적으로나 여러 측면에서 제게 큰 의미가 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권상우라는 배우가 연기력을 인정받고, 배우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연기력 인정 받고 싶어”
<포화속으로>는 학생의 신분으로 전쟁터 한복판에 뛰어들어 거대한 전쟁의 운명을 바꾸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71명 학도병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60년간 잊혀졌던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살려 내는 작품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아왔다. 권상우는 <포화속으로>에서 소심하고 반듯반듯한 오장범(최승현)과 대결구도를 그리는 반항적인 캐릭터 구갑조 역을 맡았다.
“캐릭터가 좋아서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사건이 진행되면서 갑조의 감정에 높낮이가 있잖아요. 저와 잘 맞았죠. 극중 학도병이니 실제 나이와는 차이가 좀 많이 나죠. 지금 학생들이 입는 교복을 입었으면 낯 뜨거웠을 텐데 6.25전쟁 때여서 괜찮았어요.”
권상우는 청춘스타였고 한류스타가 됐으며 지금은 손태영의 남편과 룩희 아빠가 됐다. 사생활은 배우로서의 권상우를 잠시 잊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대중이 배우 권상우보다 룩희 아빠 권상우에 더 높은 관심을 표하는 것을 보면 연예인들이 왜 기어이 사생활을 감추려 하는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 특별히 난색을 표하지도, 그닥 달가워하지도 않는 권상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결혼 후 책임감도 생겼어요. 그렇게 생각 없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비친 면이 없잖아 있어요. 하지만 나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 철저한 사람이에요. 지금도 내가 생각하는 청사진 아래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고 있어요.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영화 홍보 활동과 함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권상우지만 여느 아빠와 마찬가지로 아들 룩희를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시름을 잊는다. 아들 이야기에 자연스레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자랑이 대단하다.
“룩희가 아빠를 닮았으면 운동신경이 좋을 거예요. 룩희가 원한다면 당연히 힘닿는 데까지 뒤를 밀어줘야죠. 배우 권상우도 행복하지만, 룩희 아빠 권상우로서 아들의 꿈을 키워주는 일도 너무나 행복할 듯해요.”
권상우는 오는 7월부터 촬영에 돌입하는 SBS 드라마 <대물>에서 톱스타 고현정과 호흡을 맞춘다. <대물>은 박인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로 일류 제비 하류(권상우)가 최초의 여자 대통령을 꿈꾸는 서혜림(고현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촬영을 앞두고 최근 고현정과 미팅을 가졌다.
“고현정은 피부 미인”
“최근 미팅에서 고현정 선배를 처음 만났어요. 정말 피부가 좋더라고요. 첫 만남에서 그 분의 대단한 기가 느껴졌어요. 함께 촬영하며 많은 것을 배울 것 같아요. 고현정 선배는 딱 영화 <여배우들>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대인배의 기질이 느껴졌죠. 아주 좋은 화합을 이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권상우는 올 12월까지 <대물>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낼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 두 분야 모두, 적정 분량을 놓고 병행하고자 노력한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권상우는 대중들에게 보여줄 모습을 많이 남겨뒀다.
“내가 아무리 해도 설경구 선배나 황정민 선배 같은 연기파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잘 알아요. 난 내가 나가야 할 방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권상우만의 스타일리시하고 권상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번 영화로 연기에 대해 아쉬웠던 점들을 극복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