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맛따라 ④전남 여수시

장어에서 서대까지 미항 여수의 빼어난 별미 체험

여수 여행은 장어 요리와 서대회 덕에 여느 때보다 맛있고 풍성하다. 붕장어를 이용한 여수식 장어탕과 장어구이 외에 여름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갯장어샤부샤부를 5월부터 맛볼 수 있고, 사계절 음식 서대도 5~6월에 가장 많이 잡힌다. 여기에 도시와 바다, 365개 섬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경까지 더하니 미항 여수의 농익은 봄과 빼어난 맛을 만끽하기에 요즘처럼 좋은 때도 없다.

오동도 해돋이 전망대서 조망하는 탁 트인 바다
서대회, 장어구이, 게장…부지런히 맛보는 여수십미

먼저 찾을 곳은 여수십경 중 1경인 오동도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는 여수를 대표하는 곳이다. 해마다 3월이면 붉은 동백꽃이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인다. 지금 동백꽃은 모두 지고 없으나 빽빽한 신우대 터널이 훌륭한 산책로를 만들고, 후박나무를 비롯한 희귀 수목과 기암절벽이 섬을 감싸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정상의 오동도 등대를 지나 해돋이 전망지에 서면 탁 트인 바다와 상쾌한 바람에 마음까지 시원하다. 햇살을 받아 부드럽게 일렁이는 바다 위로 유람선이 떠다니는 그림 같은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오동도는 섬이지만 육지와 이어져 방파제를 따라 걷거나 동백열차를 타고 들어간다. 오동도 방파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운치 있는 길이다. 도보로 15분, 동백열차를 타면 5분가량 걸린다. 4량짜리 귀여운 동백열차는 올해로 19년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오동도의 명물이다. 

오동도를 둘러보고 나서 여수십미 중 하나인 서대회를 맛보자. 서대는 가자미목에 속한 생선으로, 납작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여수 사람들은 서대를 가늘게 썰어 1년 이상 발효한 막걸리 식초와 고추장, 갖은 양념에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다. 서대회무침을 주문하면 밥이 함께 나오는데, 커다란 대접에 밥과 회무침을 넣고 참기름을 둘러 쓱쓱 비비면 별미가 따로 없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앞과 좌수영음식문화거리 등에 서대회를 잘하는 집이 있다.

 

좌수영음식문화거리 근처에는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 여수 진남관(국보 제 304호)이 있으니 식사 전후에 다녀가자. 진남관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지휘소로 사용한 진해루가 있던 자리에 세운 객사다. 지금 건물은 1718년(숙종 44)에 다시 세웠다. 전라좌수영의 유일한 건축물이고 국내에 남은 관아 건물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진남관 앞은 여수의 랜드마크인 이순신광장이다. 


관에서 길을 건너면 고소동 천사벽화골목으로 갈 수 있다. 고소동은 여수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부락으로, 최근 새로운 명소가 됐다. 언덕에 자리해 바다와 돌산대교, 거북선대교가 한눈에 들어오고, 여수세계박람회와 바다, 지역 풍경 등을 소재로 한 벽화가 골목골목 이어진다. 전망 쉼터도 있어 잠시 앉아 숨을 고르기 좋다. 진남관~고소동 언덕~여수해양공원에 이르는 길이가 1004m라서 천사벽화골목이라 불린다.
고소동 천사벽화골목이 끝나는 곳에는 여수해양공원이 있다. 여수 시민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즐겨 찾는 이곳은 밤에 특히 아름답다.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여수해상케이블카가 합세해 여수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짜릿한 체험
해상 케이블카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오동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산공원(육지)과 여수 최고의 야경 감상 명소인 돌산공원(섬) 사이 1.5km를 잇는 국내 첫 해상 케이블카로, 지난해 12월 처음 선보였다. 매일 오전 9시~오후 10시(토요일은 11시)에 일반 캐빈(8인승)과 크리스털 캐빈(5인승) 총 50대를 운행한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에 탑승하면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해야정류장(자산공원 쪽)과 놀아정류장(돌산공원 쪽)에서 탑승할 수 있고, 주말엔 양쪽 모두 늦은 밤까지 북적인다. 

 

여수십미 중 오직 여수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몇 가지 있는데, 장어 요리가 그중 하나다. 여수 사람들이 즐겨 먹는 장어 요리는 탕, 구이, 샤부샤부다. 여수식 장어탕과 장어구이는 모두 붕장어를 쓴다. 일본어 아나고로 잘 알려진 붕장어는 민물고기인 뱀장어보다 지방이 적어 담백하다. 장어탕은 장어 뼈를 오래 끓인 국물에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 숙주, 양배추를 넣어 자연스러운 단맛과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한 입 크기로 썬 붕장어가 푸짐하게 들어 있다. 장어구이는 재료 본연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살린 소금구이와 달착지근한 고추장 양념구이가 있다. 봉산동의 ‘갯마을장어’가 탕과 구이를 잘한다.
갯장어를 사용하는 샤부샤부는 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서 더욱 귀하다. 갯장어 잡이가 시작되는 5월 초부터 맛볼 수 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촘촘하게 칼집을 넣은 갯장어가 끓는 국물에 들어가는 순간 꽃송이처럼 활짝 피어나는데, 이때 얼른 건져 부추, 양파 등과 함께 먹는다. 여수 국동항에서 여객선으로 5분 거리인 경도에 갯장어샤부샤부를 하는 집이 많다. 그중 ‘자연횟집’은 갯장어가 나지 않는 철엔 붕장어샤부샤부를 낸다. 경도 주변 바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한 청정 해역인 가막만의 일부다.

여행의 활력
시장 구경

이왕 간 김에 또 다른 여수십미인 게장도 맛보면 좋겠다. 여수에서는 게장을 돌게로 담근다. 돌게는 꽃게보다 작고 껍데기가 단단하며, 오래 두지 않고 신선할 때 먹는다. 봉산동에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내는 식당들이 있다.

여수 여행에서 시장 구경을 빼놓으면 서운하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근처에 여수교동시장, 여수수산시장, 수산물특화시장이 나란히 들어섰다. 좌판 위주인 교동시장은 이른 새벽에 시작해 점심시간쯤 되면 한산해지니 오전에 찾아야 한다. 수산시장과 수산물특화시장에는 구입한 해산물을 가져가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늦은 밤 출출한 속을 달래고 싶다면 교동시장 풍물거리에 가자. 해가 지고 좌판이 사라진 자리에 거짓말처럼 포장마차가 늘어선다. 서대회에서 생선구이까지 다양한 안줏거리를 맛볼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오동도→여수 진남관→여수수산시장이나 수산물특화시장→여수해상케이블카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오동도→여수 진남관→여수수산시장이나 수산물특화시장→여수해상케이블카
둘째 날 : 경도→고소동 천사벽화골목

관련 웹사이트
· 여수시 관광정보 www.ystour.kr
· 여수해상케이블카 www.yeosucablecar.com
· 오동도 www.odongdo.go.kr
· 여수수산시장 www.myeosu.kr

문의 전화
· 여수시청 관광과 061-659-3871
· 여수해상케이블카 061-664-7301
· 여수수산시장 061-662-7268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여수엑스포역 :
KTX 하루 10회(05:20~21:40) 운행, 약 3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여수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9회(05:30~24:00)운행, 약 4시간15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 약 4시간5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여수종합버스터미널 1666-6977, www.usquare.co.kr/Local/yeosu.asp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 동순천 IC→여수·광양항 방면→17번 국도→엑스포대로→오동도

숙박
· 베니키아호텔 여수 : 여수시 시청서6길, 061-662-0001, www.benikeahotel.co.kr
· 한옥호텔 오동재 : 여수시 박람회길, 061-650-0300, www.jnto.co.kr
· 엠블호텔 : 여수시 오동도로, 061-660-5800, www.mvlhotel.com/yeosu
· 히든베이호텔 : 여수시 신월로, 061-680-3000, www.hiddenbay.co.kr

식당
· 갯마을장어 : 장어숯불구이·장어탕, 여수시 봉산남4길, 061-643-2477
· 자연횟집 : 갯장어샤부샤부, 여수시 대경도5길, 061-666-3236, www.061-666-3236.kti114.net
· 소선우방풍꽃게장 : 꽃게장정식, 여수시 봉산1로, 061-642-9254, www.여수맛집.kr
· 삼학집 : 서대회무침·갈치구이, 여수시 이순신광장로, 061-662-0261, www.samhakzip.com

주변 볼거리
여수세계박람회장, 금오도 비렁길, 향일암, 여수해양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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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