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땡중들 ‘천태만상’

돈·욕정에 눈멀어 살인·사기… “도로아미타불 돈세음보살”


부처님을 방패삼아 살인·사기를 일삼는 스님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범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스님들이 술을 마시고 유흥업소 여 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하는가 하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자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하는 등 범죄의 정도가 극악무도하기 짝이 없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스님은 내연관계의 여인을 ‘섹스 동영상’으로 협박하기도 했고, 돈에 눈이 멀어 10년 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동거녀를 허위 고소한 스님도 존재한다. 스님들의 덕목인 ‘무소유’ 정신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일요시사>는 돈과 욕정에 눈이 멀어 막나가는 땡중들의 천태만상을 취재했다. 


술집 여종업원 성폭행 미수 토막살해 암매장
10년 함께 산 동거녀 재산 노리고 허위 고소
욕정 앞에 무너진 스님 여신도 성추행은 옵션


풀 한포기도 소중히 여기는 스님들과 범죄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스님들이 성추행, 사기, 살인 등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전남 여수에서는 한 스님이 유흥업소 여 종업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도시가 발칵 뒤집혔다.

무서운 스님,
성폭행 미수 토막살해

전남 여수경찰서는 지난 5월30일 유흥주점 여 종업원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여수시 모 사찰 스님 조모(42)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에 의해 희생된 여성은 주모(45·여)씨로 주씨는 여수시 한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조씨와 주씨가 만난 것은 지난달 25일 새벽.
새벽 3시가 다 되어 유흥주점에 들어선 조씨는 4시간 동안 주씨와 술잔을 기울였다.

동년배에 나이가 비슷한 두 사람은 의외로 이야기가 잘 통했고, 술이 얼큰하게 취한 조씨는 주씨에게 “내 거처로 가자”며 유흥업소를 빠져나와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사찰로 향했다. 주씨 역시 술기운에 의해 조씨를 따라 나섰지만 그것이 바로 비극의 시작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신의 방으로 주씨를 안내한 조씨는 오전 9시께 악마로 돌변했다. 성폭행을 목적으로 주씨에게 달려든 것.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놀란 주씨는 힘껏 조씨를 뿌리치며 성폭행을 완강히 거부했고, 목청을 높여 비명을 질렀다. 주씨의 비명에 당황한 조씨는 사찰의 다른 승려 혹은 사찰을 찾은 일반인이 이 소리를 듣고 자신의 범행을 알게 될까 두려워 흉기로 주씨의 목을 두 차례 찔렀다. 조씨가 휘두른 흉기에 주씨의 소리는 잦아들었고, 주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조씨도 적지 않게 당황했지만 냉정을 되찾으려 애썼다.

오전 시간, 그것도 사찰 안에서 살인을 저지른 조씨는 시신 처리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낮 시간을 피해 시신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조씨는 주씨의 시신을 자신의 방에 그대로 뒀다가 밤 9시가 되자 시신을 토막 낸 뒤 두 번에 걸쳐 사찰 인근 야산에 암매장 했다. 또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핏자국이 묻은 침대 매트리스와 주씨의 소지품을 태우는 치밀함도 보였다.

한편, 주씨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하던 가족들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고, 여수경찰서는 29일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주씨가 실종 직전까지 같이 술을 마신 사람이 불교 지식에 해박해 승려 같았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한 경찰이 주씨의 휴대전화 발신지를 분석해 조씨의 사찰을 찾아냈다. 결국 조씨는 경찰의 추궁에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주씨의 사체 유기 장소도 털어놨다.

‘성관계 동영상’으로
내연녀 협박

경찰 관계자는 “20여년 전 출가해 사찰에서 주지 스님과 생활해 오던 조씨는 출가 전 사귀었던 애인의 변심으로 ‘여성 증오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이와 관련 이번 사건 이외에 추가 범행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지금까지 조씨의 행적을 파헤치는 등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에는 ‘성관계 동영상’으로 내연관계였던 여성을 협박한 스님이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그녀가 문제의 스님을 만난 것은 지난 2001년 12월 의료기기 체험행사 홍보 강연에서였다. 당시 스님은 출가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이 개발한 의료기기를 홍보해줄 명사를 찾던 중 유명인이었던 이 여성을 소개받았다. 그는 이 여성에게 자신을 한의사 유윤석(가명인 것으로 드러남)이라고 소개하고, “서울 고려대 부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니 한번 오라”는 말을 남겼다.

그녀는 곧 한의원에 들렀고 두 사람은 내연의 관계로 발전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그녀는 “당시 남편과 섹스리스 상태여서 외로움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몇 년간 연인관계를 지속하던 두 사람 사이에 돈이 오가기 시작했다. 2002년 초 스님은 그녀에게 3000만원을 비롯해 몇 차례 돈을 빌려가더니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2002년 10월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난 스님은 승복을 입고 있었다. “돈을 갚지 못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출가했다”면서 자신의 이름은 ‘00스님’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둘의 관계는 지속됐고 그녀는 다시 사찰부지 매입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모두 8억원을 줬지만 돌려받지 못했고, 2007년 말 스님을 사기로 고소했다.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그녀는 스님과의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고, 2008년 2월 스님이 사찰 토지 소유권과 건물을 넘겨주는 화해 약정서와 화해 조서를 만들어 주면서 사건은 종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내 스님이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연인관계인 그녀가 그냥 준 것”이라고 태도를 바꾸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9년 12월 해당 여성에게 서울의 모 신문사 기자가 전화를 걸어온 것. 그녀와 만난 해당 신문사 보도본부장은 “스님과 왜 사건 합의를 하지 않느냐”면서 “딸이 시집갈 때가 됐을 텐데 좋을 거 없다. 당신이 찍은 섹스 비디오테이프를 다 갖고 있다”고 협박했다. 급기야 지난 3월에는 이 언론사가 그녀의 실명과 함께 ‘성관계 동영상’을 거론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 4월26일 ‘00스님’ 유씨를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5월14일 유씨와 공모해 피해여성을 협박한 언론사 대표, 보도본부장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유씨는 그녀에게 빌린 8억원을 갚지 못해 고소당한 뒤 채무 변제용으로 10억원 상당의 사찰부지와 건물을 넘겨 준 뒤 이를 다시 돌려받기 위해 이들과 짜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소유의 진리를 가장 가까이서 느끼고 행동에 옮겨야 할 스님이 돈에 눈 멀어 10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동거녀를 사기로 허위고소해 무고죄로 검찰에 구속기소된 사건도 있다.

돈 때문에 허위고소
무소유 진리는 어디로

부산에서 개인사찰을 운영하고 있는 주지 스님 박모(64)씨는 지난 1999년 신도였던 이모(52·여)씨를 알게 됐다. 당시 박씨는 이씨에게 “액운이 씌여 있다”면서 “이를 쫓기 위해서는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꼬리쳤고, 이씨는 주지스님이었던 박씨의 말을 믿고 이에 응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이씨의 남편 귀에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이씨는 남편과 이혼했다. 이후 박씨는 이씨와 동거생활을 시작, 이들의 동거는 10년간 이어졌지만 남은 남이었다.

지난해 12월 경 자신 소유의 공장을 15억원에 처분한 박씨는 이씨가 이 사실을 알고 돈을 요구할 것을 우려, 돈을 혼자 차지할 욕심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행동에 옮겼다. 지난 1월12일 박씨는 지금까지 이씨에게 생활비로 지급해온 1억2천여 만원을 각종 차용금으로 둔갑시킨 뒤, “신용카드 대금과 식당인수금 등 1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간 뒤 갚지 않고 있다”면서 이씨를 경찰에 허위 고소했다.

돌변한 박씨의 태도에 이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경찰은 박씨의 주장대로 이씨의 사기 혐의를 인정했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하지만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서 박씨는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씨가 돈을 갚지 않았다는 박씨의 주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꾸준히 돈을 빌려준 점을 수상히 여긴 검찰이 보강수사에 들어가자 돌연 고소를 취소한 것.

박씨의 태도 변화에 의문을 품은 검찰은 끈질긴 조사 끝에 박씨에게 자백을 받아냈고, 재산을 나눠주지 않으려 10년 동안 동거한 여성을 허위로 고소한 박씨는 결국 지난 5월10일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무고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냈다”면서 “앞으로도 엄정 수사를 통해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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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