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정보 매매의 위험성

KT에 근무하던 1999년말 경이었다. KT주가가 지금은 3만원대를 벗어 나지 못하는 장기 소외주가 됐지만 신도시 30평대 아파트값이 2억원을 밑돌던 당시 20만원 정도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다. 우리 사주 1000주를 팔면 좋은 집을 한 채 살 수 있었는데도 당시 신문에 30만원 이상 갈 수 있다는 기사를 본 후 매도치 않고 가지고 있었다. 이제 와 보면 큰 기회를 놓친 것이다.

오랜 세월 후 필자는 4만원 대에 매도하며 씁쓸한 마음이었지만 이는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주가가 5분의 1로 하락하는 것을 지켜만 본 것은 스스로 적정 주가에 대한 기준이 없던 터라 신문에서 본 전문가의 말을 맹신한 탓이었다.

KT 주가가 10만원 정도일 때 당시 병원장으로 있던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내용인 즉 “장기 투자할 주식을 찾는 중인데 마침 KT 주가가 많이 빠져 있어서 사 놓으려 하네. KT가 설마 망하겠어?”라며 필자의 의견을 물었다. 나도 잘 모르던 터라 매수를 권유하지 않았으나 만약 그랬다면 KT 간부가 매수 권유했다는 새로운 정보가 만들어 질 뻔 했다.

정보는 사전적 의미로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되도록 한 자료”라 했는데 시장에는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한 ‘은밀한 정보’가 지나치게 만연해 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투자자가 바로 ‘정통한 소식통’에 의한 ‘은밀한 정보’에 의해 손해를 본 경험이 있고 어느 지인은 심각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유념할 점은 바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고 그를 위해서는 ‘팩트(정보)’와 ‘노이즈(잡음)’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증권 시장에는 특정 세력이 고가에 매도하기 위해 만들어 낸 소위 지라시라고 하는 허위 정보가 많다. 이를 믿고 매수하면 주가가 빠져도 추가 매수하면서 세력의 물량을 그대로 받게 되어 결국 큰 손실로 이어진다. 또한 어떤 정보가 사실이라 해도 원천에서 본인에게 전달되기까지 시차로 인해 매수하면 결국 고점에서 소위 설거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만 아는 정보는 없다고 보면 된다.


역시 정보는 뜨거운 종목에서 주로 나오게 되고 그런 종목의 수개월 후 예후는 좋지 않기 때문에 분명한 팩트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보에 의한 투자는 지양하여야 한다.

시황을 보자면, 수년간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비동조화)을 보이던 한국 증시는 유로존 양적 완화에 이어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게 될 것이라는 예측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보이며 풍부해진 돈의 힘으로 끌어 올리는 랠리가 연출되고 있다.

“주가는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라는 말이 있는데 지나치게 상황을 경계하여 모처럼의 작은 잔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금년은 상저하고의 장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는데 최고의 전문가들도 틀릴 수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uncertainty)와 변동성(volatility)이다. 즉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 예측하기 보다는 급변하는 상황에 어떻게 유연한 대응을 하는가가 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황호탁은?]

▲공학박사, MBA
▲EU(유)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KT, 동원그룹 상무
▲전 성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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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