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1000호 특별기획 ①> ‘5000만 대한민국 현주소’ 국민의 4대 의무 대해부 ①국방

서민은 울며 겨자먹기로 부자는 놀며 거저먹기로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 제39조에 명시돼 있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경우를 제외하면 성인 남자는 2년여의 시간동안 ‘짬밥’을 먹게 된다. 반면 갖은 ‘꼼수’를 통해 군 면제를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 군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군에 대한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령 1000호를 맞이해 국방의 면면을 살펴봤다.

 
해방 이후 미군정 통치를 받던 우리가 정부를 출범시키고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방부 설치였다. 1948년 8월15일 정부조직법에 의해 국방부가 설치되면서 조선해안경비대가 육군과 해군에 편입됐다. 그리고 해병대 창설, 이듬해 공군까지 창설됨으로써 국군의 편제가 갖춰졌다. 그러나 국군 창군기인 50년 6월25일 전쟁 발발로 인해 61년 4월까지 정비기를 거쳐야 했다. 그리고 72년부터 89년까지 자주국방기를 넘어 90년부터 현재까지는 국방태세발전기로 세계 10위권 내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군사력·예산
세계 10위권
 
국방부가 발간한 <2014국방백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육군 병력은 49만5000여명이다. 전차 2400여대, 장갑차 2700여대, 야포·다련장 5800여문, 유도무기 60여기, 헬기 600여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무기는 해병대 전력을 포함한 숫자다.
 
해군 병력은 4만1000여명이다. 전투함정 110여척, 상륙함정 10여척, 기뢰전함정 10여척, 지원함정 20여척, 잠수함정 10여척, 헬기 50여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병대 병력은 2만9000여명이다.
 

공군 병력은 6만5000여명이다. 전투임무기 400여대, 감시통제기 60여대, 공중기동기 50여대, 훈련기 160여대, 헬기 4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주한미군 병력은 2만8500여명이다. 전투기 90여대, 공격헬기 20여대, 전차 50여대, 장갑차 130여대, 야포 10여대, 다련장 40여대, 패트리어트 60여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병 복무기간 변천 과정을 보자. 1953년 육군과 해병대의 복무기간은 36개월이었다. 59년 33개월, 62년 30개월로 줄었다가 68년 다시 36개월로 늘어났다. 이후 33개월로 다시 줄어들면서 93년에 들어서는 30개월이 깨지고 26개월이 됐다. 2003년부터는 24개월, 2011년에는 21개월이 됐다.
 
해군은 1953년 36개월에서 68년 39개월로 늘어났다가 79년부터 35개월, 90년 32개월, 93년 30개월, 94년 비로소 28개월이 됐다. 이후 26개월에서 2011년에는 23개월이 됐다. 공군은 1953년 36개월에서 68년 39개월, 79년 35개월, 93년 30개월로 줄어들었고 2003년 들어서 28개월, 2004년 27개월, 2011년에는 24개월이 됐다.
 
2008년에는 육군과 해병대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로 군복무 기간을 줄이는 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지만 사회적 파장이 커져 무산됐다. 현재 육군과 해병대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로 조정됐다.
 
국방부는 병 복무기간이 단축되면서 숙련병 부족에 따른 군 전투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병 의무 복무기간이 만료되면 본인 희망에 따라 6∼18개월 범위 내에서 하사로 복무하는  ‘유급지원제도’를 2008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병 월급 600원→11만원

복무 기간 36개월→21개월
  
병사 봉급 변화 추이도 볼만 하다. 1970년 이병의 월급은 600원이었고 병장의 월급은 900원에 불과했다. 10년 뒤인 80년에는 이병이 2700원, 병장이 3900을 받았다. 90년에는 이병이 6600원, 병장이 9400원을 받았다. 2000년에는 이병 9900원, 병장 1만3700원을 받았다. 그리고 2010년에는 이병 7만3500원, 병장 9만7500원을 받았다. 현재는 이병 11만2500원, 일병 12만1700원, 상병 13만4600원, 병장 14만900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성인 남자는 18세가 되면 제1국민역에 편입돼 병역지원이 가능하고 19세부터 징병검사 대상자가 된다. 신체검사 등급에 따라 현역복무 여부가 결정된다. 신체등위에 따른 병역종류는 1∼3급(현역), 4급(보충역), 5급(제2국민역), 6급(병역면제), 7급(재신체검사)으로 나뉜다. 모병제를 실시하는 해병대를 제외한 육·해·공군은 신체검사 1∼3급을 대상으로 병력을 징집한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1∼3급을 받아 현역판정을 받은 이들은 이후 입대일을 통보받고 저마다 훈련소로 입소하게 된다. 육군은 춘천 102보충대, 논산훈련소 혹은 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을 교육한다. 그리고 해군은 진해에서, 해병대는 포항에서, 공군은 진주에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은 몇 주 간의 훈련을 통해 민간인 신분을 벗고 군인으로 거듭난다. 훈련소 수료 후에는 실무에 배치돼 해당부대 임무에 따른 직책을 맡고 선임병들과 함께 군 생활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경험한다. 계급별 기간은 이등병 3개월, 일병 7개월, 상병 7개월, 병장 4개월이 보통이다.
 
공익근무요원의 대체복무 형태는 크게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으로 나뉜다. 공익 대부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다. 지하철 공익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국방의 의무는 군 전역 후에도 계속된다. 전역 이듬해부터는 예비군 훈련에 참가해야 한다. 동원훈련, 동미참훈련, 향방기본훈련, 향방작계훈련, 소집점검훈련 등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과정은 군 면제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병역면제를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면제 시도 방법 또한 엽기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지난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병역면탈 적발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역면제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178건이다.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
 
병역면제를 위한 방법은 다양했다. 어깨 관절을 파열, 습관성 탈골증 위장, 문신, 정신질환 위장 등이다. 군 면제를 받기 위한 엽기적인 행태도 도를 넘고 있다.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작두로 손가락을 고의로 절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발기부전제를 주사하고 양쪽 고환과 전립선을 적출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고의로 아토피 환부를 자극하고 치료를 방치해서 군 면제를 시도한 이도 있었다.
 
소위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의 병역 현황을 확인한 결과 19대 국회의원 현역의원 300명 중 여성 의원 48명을 제외한 252명 남성 의원 가운데 53명(21.0%)이 병역을 면제 받았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면제 사유로는 ‘수형’이 19명(35.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질병’ 12명(22.6), ‘독자’ 6명(11.3%), ‘장기대기’ 4명(7.5%) 순이다. 여야로 나눠보면 새누리당 소속 138명 남성 중 병역을 면제 받은 사람은 22명(15.9%)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106명 남성 중 병역을 면제 받은 사람은 29명(27.3%)으로 집계됐다. 여야 의원들의 직계비속 병역 현황 결과 총 15명의 자녀가 병역을 면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11명, 새정치민주연합 4명이다.
 
 
장관급 이상 공직자도 마찬가지였다. 절반이 군 면제를 받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피부병), 이동필 농림부장관(폐결핵),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근육위축·하지단축), 황찬현 감사원장(근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폐결핵 활동성 미정),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골수연 후유증) 등이다.
 

또 이병이나 일병으로 전역한 인사도 8명이나 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병역특례 기간 유학), 이병기 국정원장(2대 독자), 최경환 경제부총리(일부 병역 자료 제출 거부), 윤병세 외무부장관(허리디스크),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근시), 김진태 검찰총장(시력) 등이다. 총 14명으로 고위 공직자 중 절반이 병역미필이다.
 
병역기피 유행처럼 번져
귀신이…정신병자 행세도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공직자 중 군 면제를 받은 인사는 우병우 민정수석(근시),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척추회백질염), 정진철 인사수석(소아마비 후유증), 조신 미래전략수석(체중 미달 및 낮은 시력)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안종범 경제수석은 일병으로 전역했다. 
 
재벌가는 더한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의 2세 이맹희, 이창희, 이건희 3형제는 전부 군대를 가지 않았다. 면제 사유는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삼성가 3세 이재현 CJ그룹 회장(유전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허리디스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체중)도 모두 군 면제를 받았다. 이재현 회장의 외아들 선호씨도 군 면제를 받고 CJ그룹에서 근무 중이다. 면제 사유는 아버지와 같은 유전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두 군 면제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유열씨도 현재 일본 국적자로 병역 의무가 없다. 
 

최근에는 한솔그룹 3세의 ‘황제병역’이 도마에 올랐다. 조동만 한솔그룹 전 회장의 막내 아들인 조모씨는 서울 금천구의 한 금형제조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들어가 1년10개월간 업체 근처의 오피스텔로 출·퇴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는 이런 조씨를 묵인했다. 이같은 재벌가의 황제병역에 “돈 있으면 의무도 면제되는 나라”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KBS가 국내 10대 재벌일가 921명 가운데 628명의 출생지를 확인한 결과 미국 출생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모두 119명이었다. 특히 1980년 이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재벌가 남성 35명 가운데 23명이 외국 국적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들의 병역면제율은 6.4%인 데 반해 재벌가의 면제율은 33%로 5배쯤 높았다.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병역면제를 꾀한 연예인들이 많다. 지난달 24일 국방위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지난 10년간 병역 면탈자 현황을 보면 총 487명 가운데 연예인과 체육인이 270명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한다”며 “이들에 대한 병역 면탈이 관리될 필요가 있다는 게 사회적인 합의이고 국민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수 MC몽은 ‘고의 발치’ 의혹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법원은 ‘MC몽이 병역면제를 목적으로 고의로 치아를 뽑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지만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로 인해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 군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가 병역기피를 더욱 부추기는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토방위 외면 
군피아 득실
 
지난해 4월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육군 28사단 977포병대대 의무대 내무반에서 윤 일병이 선임병 5명과 초급 간부에게 지속적으로 폭행당해 사망했다.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의 주범인 모 병장은 법정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어 6월에는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육군 22사단 55연대 GOP에서 임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장병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임 병장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 받았다.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사건’이 터진 이후 군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통해 20개 과제로 구성된 ‘병영문화 혁신안’을 제시했지만 그 실효성은 미미해 보인다. 탁상공론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군 의문사도 군대에서 바로 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연천530GP 피격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는 사상 최대의 군 의문사로 꼽힌다. 연천530GP 피격사건은 지난 2005년 6월19일 새벽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국군 28사단 소속 GP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다. 당시 국방부는 내성적인 성격인 김모 일병이 일부 선임병들의 질책에 앙심을 품고 내무반에 수류탄과 실탄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김 일병은 2008년 5월7일 사형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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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김 일병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작전 수행 중 북한의 공격을 받아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내무반, 상황실, 취사장 등 범행 현장에서 총알심이나 총알 부스러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망자 8명 중 6명은 GP의 노루골 차단작전 지역에서, 2명은 GP 옥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로켓추진수류탄(RPG-7) 9발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후 시신이 내무반으로 옮겨져 내무반에서 살해된 것으로 꾸며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천530GP 피격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유족들은 지난해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을 실시해 530GP 피격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종 증거물을 은폐·조작해 고인을 희생양으로 만든 사건이라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부 부처 종합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 국무조정실은 국방부가 지난 한 해 징집 사병의 총기 사고와 고위 장교의 성추문, 방산 비리 등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고 밝혔다. 정부업무평가는 국정과제, 규제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등 3개 부문에 비중을 두고 실시됐다. 
 
이처럼 국방부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군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군피아(군대+마피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피아는 방위산업 비리에 기생해 왔다. 해군참모총장은 납품 대기업에 직접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고, 공군참모차장 출신 인사는 후배들이 조종할 전투기 부품으로 사기를 쳤다. 방산비리는 전투복에서 전투기, 군함에 이르기까지 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져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 가운데 가장 먼저 수사가 펼쳐진 방산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 100일 만에 하늘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별’ 숫자만 12개에 이른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그간 전·현직 군 관계자 등 23명을 기소하고 이 중 16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구속기소된 장성 출신은 예편 계급 기준으로 대장 1명, 중장 2명, 준장 2명 등 5명이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대장)은 재임 때인 2008년 장비·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였던 STX조선해양과 STX엔진 등에서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총장과 STX 사이의 교신 역할은 윤 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중장)이 맡았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자 공군참모차장을 지낸 천기광 예비역 중장은 예편 후 공군 부사관 출신이 설립한 전투기 부품 정비업체 ‘블루니어’에 입사해 243억원 규모의 부품 정비 비리에 가담했다. 이 회사는 F-4전투기와 KF-16전투기 등 부품 정비 내지 교체를 하지 않고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나중에는 발각되지 않도록 모조 부품을 만들어 수거한 폐부품인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군입대 기피
갈수록 심화
 
방산비리는 납품업체가 장성 또는 영관급 출신 예비역 장교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군 인맥을 동원해 사업 수주 로비를 하거나 비리 감찰을 무마했던 것이다. 합수단이 밝혀낸 비리 규모는 1639억원가량이다. 한국의 국방예산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에 올랐다. 올해 국방예산은 37조4560억원이다. 이렇게 막대한 돈을 국방에 쏟아붓고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방산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직 군 비리의 핵심에 다가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피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자주국방을 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저출산’ 병력 수급은?
 
출산률 급감에 따라 여러 분야에서 비명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중 가장 시급한 분야는 군대 문제가 아닐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신생아는 40만명대에 머물러있다. 90만명을 기록했던 과거를 보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2002년 신생아 숫자는 49만2000명으로 2002년생이 군대를 가기 시작하는 시기는 2020년이다. 2002년생 절반이 남자라고 계산했을 시 24만6000명이다. 현재 군복무기간인 22개월이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50만명을 채우기가 어렵다. 병력자원 감소 및 그에 따른 국방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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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