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박카스 아줌마’ 찾는 청년들, 왜?

크로스백 맨 종로의 여인들 따라가 보니…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노인에게 피로회복제 등을 건네면서 암암리에 성매매를 제안하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의 활동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젊은 청년들이 박카스 아줌마와 접촉하는 일이 인터넷상을 통해 이따금씩 공개되면서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종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 7일 늦은 오후 <일요시사>는 ‘박카스 아줌마’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종로를 찾았다. 지하철 종로3가역 근처 중 특히 2번 출구 유니클로 뒷골목과 11번 출구 종묘 방향으로 가는 길에 크로스백을 맨 아줌마들이 밀집해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2G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을 말해. 2만5000원이라고.” 단골로 추정되는 사람과 통화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호기심에 접근
 
이중 한 여인이 벤치에 앉아 있던 노인에게 접근한 뒤 비타민 음료를 건넸다. 노인이 음료를 받아 마시는 순간, 은밀한 거래가 성사됐다. 이들은 팔짱을 낀 채 종로 골목을 지나갔다. 주변 상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이 도착한 곳은 허름한 외관의 여관이었다. 그리고 10여분이 지났을까, 박카스 아줌마와 노인은 미소를 머금은 채 유유히 여관 골목을 빠져나왔다.
 
박카스 아줌마들은 종로 일대에서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 주요 출구를 기준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활동을 벌인다. 일정 구역에서는 바통 터치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말장난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인근 상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한 상인은 “(박카스) 아줌마들의 행동반경을 다 꿰뚫고 있다”며 “노인들에게 접근해 팔짱 끼는 모습을 보면 웃음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요즘엔 젊은 청년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한 여인은 “잘 해줄게”라며 기자에게 다가와 병 음료를 꺼내며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했다. 너무 노골적이어서 당황할 틈조차 없었다. 일부 젊은이들이 박카스 아줌마를 만난다는 소식을 접하기는 했지만 직접 피부로 느껴보니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최근 한 인터넷 성인 커뮤니티에 ‘박카스 할머니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삽시간에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가 논란이 됐다. 젊은 청년이 60~70대 할머니와 성매매를 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박카스 할머니 후기’를 작성한 A씨는 박카스 할머니를 직접 만나기 위해 종로3가역을 찾았다. 먼저 소문대로 2번 출구 유니클로 뒷골목으로 나왔다. 하지만 크로스백을 맨 할머니들은 보이지 않았다. 추웠지만 A씨는 포기하지 않고 종로 뒷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던 끝에 종묘 방향 11번 출구 쪽을 향했다. 그제야 크로스백을 맨 박카스 할머니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잘 해줄게 ” 단속 비웃는 아줌마들
노인은 기본, 이제는 젊은이들까지…
 
전통 시장에서 나물 등 반찬을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다. 호기심 가득했던 A씨의 모험은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다. 갈등하던 A씨는 다시 종로3가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이내 허탕을 쳤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종묘로 향해 ‘괜찮은 할머니’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지금껏 보지 못했던 모습의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A씨의 눈에 들어온 할머니는 이곳 할머니들 가운데서 유독 빛이 났다. 곱상한 외모, 날씬하고 적당한 키, 짝퉁 명품 토트백까지, 나무랄 데 없는 도시적인 스타일이었다. 이 할머니는 박카스 할머니로 추정되는 이들 사이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A씨는 이 할머니의 눈을 주시했고 결국 마주쳤다. 이 할머니는 A씨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매매 의사를 확인했던 것이다.
 
눈빛 교환 직후 할머니는 먼저 자리를 떴다. A씨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할머니의 뒤를 따랐다. 10여분을 걸었을까, 한적한 골목 사이로 여관이 나왔다. A씨와 할머니는 여관방에 나란히 입장, 옷을 훌훌 벗어 던졌다. A씨는 할머니가 미리 데워놓은 물로 몸을 간단하게 씻은 뒤 침대에 누웠다. 이때부터 소문이 현실이 됐다.
 

할머니는 누워 있는 A씨의 위로 올라왔다. A씨는 준비해둔 콘돔을 사용, 할머니와 15분 남짓 성관계를 가졌다. 그리고 할머니는 앞으로는 미리 연락을 달라며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A씨가 그토록 궁금해 했던 박카스 할머니의 실체였다.
 
A씨가 박카스 할머니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한 인터넷 성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 글의 영향이 컸다. 자신의 후기에 앞서 ‘모르는 할머니와…’라는 제목의 후기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최초로 박카스 할머니와의 은밀한 관계를 공개한 B씨는 “예전에도 한 적이 있다”며 2년만에 다시 한 번 한다고 운을 띄우며 생생한 후기를 남긴 바 있다.
 
당시 B씨는 종로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할머니를 만나 말을 걸었다. “할머니 박카스 얼마?” 이내 할머니는 “박카스 1000원, 떡은 3만원.” B씨는 “화끈하게 놀아보자”며 할머니를 따라갔다. 드디어 도착한 ㅅ○○여관 2층. 할머니는 B씨의 손을 잡고 샤워실로 향했다.
 
 
그리고 성관계를 가졌다. B씨는 할머니를 ‘누나’라고 표현하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젊은 사람 못지않았다는 것이다. 이 글의 조회 수는 폭발적이었고 댓글도 가관이었다. 이후 박카스 아줌마 후기는 유행처럼 번졌다. 이들은 단순히 성관계 과정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할머니의 신체를 촬영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할줌마와 여관을…
 
믿기 어렵지만 노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박카스 아줌마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은 50∼60대 ‘할줌마(할머니+아줌마)’를 찾아 종로 거리를 헤매고 있다. 할줌마들은 젊은이들의 발길을 반기는 기색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성매매방지특별법 10년을 맞아 불법 성매매가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성적인 성매매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오히려 이전보다 대범하게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인 성생활 팁
 
▲만성질환 관리 = 노인들의 성기능 감소나 성기능 장애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갱년기 증상 등 만성질환이나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주기적인 건강관리로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성매매 피하기 = 성매매 박카스 아줌마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성관계를 하는 경우 성병 감염으로 인한 병원 신세를 피하기 어렵다.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한 만큼 성병에 걸리기 쉽고 또 그로 인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한 성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성 의욕 문제 = 노인의 성생활은 아직도 건재하고 사랑 받으며, 존재감을 인정받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노년기에는 사회적인 지위나 신체건강상태, 역할상실 등의 문제로 자아존중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생활만족도를 높게 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 되는 노인의 성생활은 삶의 의욕과 연관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자신을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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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