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박카스 아줌마’ 찾는 청년들, 왜?

크로스백 맨 종로의 여인들 따라가 보니…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노인에게 피로회복제 등을 건네면서 암암리에 성매매를 제안하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의 활동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젊은 청년들이 박카스 아줌마와 접촉하는 일이 인터넷상을 통해 이따금씩 공개되면서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종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 7일 늦은 오후 <일요시사>는 ‘박카스 아줌마’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종로를 찾았다. 지하철 종로3가역 근처 중 특히 2번 출구 유니클로 뒷골목과 11번 출구 종묘 방향으로 가는 길에 크로스백을 맨 아줌마들이 밀집해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2G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을 말해. 2만5000원이라고.” 단골로 추정되는 사람과 통화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호기심에 접근
 
이중 한 여인이 벤치에 앉아 있던 노인에게 접근한 뒤 비타민 음료를 건넸다. 노인이 음료를 받아 마시는 순간, 은밀한 거래가 성사됐다. 이들은 팔짱을 낀 채 종로 골목을 지나갔다. 주변 상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이 도착한 곳은 허름한 외관의 여관이었다. 그리고 10여분이 지났을까, 박카스 아줌마와 노인은 미소를 머금은 채 유유히 여관 골목을 빠져나왔다.
 
박카스 아줌마들은 종로 일대에서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 주요 출구를 기준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활동을 벌인다. 일정 구역에서는 바통 터치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말장난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인근 상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한 상인은 “(박카스) 아줌마들의 행동반경을 다 꿰뚫고 있다”며 “노인들에게 접근해 팔짱 끼는 모습을 보면 웃음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요즘엔 젊은 청년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한 여인은 “잘 해줄게”라며 기자에게 다가와 병 음료를 꺼내며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했다. 너무 노골적이어서 당황할 틈조차 없었다. 일부 젊은이들이 박카스 아줌마를 만난다는 소식을 접하기는 했지만 직접 피부로 느껴보니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최근 한 인터넷 성인 커뮤니티에 ‘박카스 할머니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삽시간에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가 논란이 됐다. 젊은 청년이 60~70대 할머니와 성매매를 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박카스 할머니 후기’를 작성한 A씨는 박카스 할머니를 직접 만나기 위해 종로3가역을 찾았다. 먼저 소문대로 2번 출구 유니클로 뒷골목으로 나왔다. 하지만 크로스백을 맨 할머니들은 보이지 않았다. 추웠지만 A씨는 포기하지 않고 종로 뒷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던 끝에 종묘 방향 11번 출구 쪽을 향했다. 그제야 크로스백을 맨 박카스 할머니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잘 해줄게 ” 단속 비웃는 아줌마들
노인은 기본, 이제는 젊은이들까지…
 
전통 시장에서 나물 등 반찬을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다. 호기심 가득했던 A씨의 모험은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다. 갈등하던 A씨는 다시 종로3가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이내 허탕을 쳤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종묘로 향해 ‘괜찮은 할머니’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지금껏 보지 못했던 모습의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A씨의 눈에 들어온 할머니는 이곳 할머니들 가운데서 유독 빛이 났다. 곱상한 외모, 날씬하고 적당한 키, 짝퉁 명품 토트백까지, 나무랄 데 없는 도시적인 스타일이었다. 이 할머니는 박카스 할머니로 추정되는 이들 사이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A씨는 이 할머니의 눈을 주시했고 결국 마주쳤다. 이 할머니는 A씨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매매 의사를 확인했던 것이다.
 
눈빛 교환 직후 할머니는 먼저 자리를 떴다. A씨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할머니의 뒤를 따랐다. 10여분을 걸었을까, 한적한 골목 사이로 여관이 나왔다. A씨와 할머니는 여관방에 나란히 입장, 옷을 훌훌 벗어 던졌다. A씨는 할머니가 미리 데워놓은 물로 몸을 간단하게 씻은 뒤 침대에 누웠다. 이때부터 소문이 현실이 됐다.
 

할머니는 누워 있는 A씨의 위로 올라왔다. A씨는 준비해둔 콘돔을 사용, 할머니와 15분 남짓 성관계를 가졌다. 그리고 할머니는 앞으로는 미리 연락을 달라며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A씨가 그토록 궁금해 했던 박카스 할머니의 실체였다.
 
A씨가 박카스 할머니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한 인터넷 성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 글의 영향이 컸다. 자신의 후기에 앞서 ‘모르는 할머니와…’라는 제목의 후기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최초로 박카스 할머니와의 은밀한 관계를 공개한 B씨는 “예전에도 한 적이 있다”며 2년만에 다시 한 번 한다고 운을 띄우며 생생한 후기를 남긴 바 있다.
 
당시 B씨는 종로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할머니를 만나 말을 걸었다. “할머니 박카스 얼마?” 이내 할머니는 “박카스 1000원, 떡은 3만원.” B씨는 “화끈하게 놀아보자”며 할머니를 따라갔다. 드디어 도착한 ㅅ○○여관 2층. 할머니는 B씨의 손을 잡고 샤워실로 향했다.
 
 
그리고 성관계를 가졌다. B씨는 할머니를 ‘누나’라고 표현하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젊은 사람 못지않았다는 것이다. 이 글의 조회 수는 폭발적이었고 댓글도 가관이었다. 이후 박카스 아줌마 후기는 유행처럼 번졌다. 이들은 단순히 성관계 과정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할머니의 신체를 촬영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할줌마와 여관을…
 
믿기 어렵지만 노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박카스 아줌마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은 50∼60대 ‘할줌마(할머니+아줌마)’를 찾아 종로 거리를 헤매고 있다. 할줌마들은 젊은이들의 발길을 반기는 기색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성매매방지특별법 10년을 맞아 불법 성매매가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성적인 성매매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오히려 이전보다 대범하게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인 성생활 팁
 
▲만성질환 관리 = 노인들의 성기능 감소나 성기능 장애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갱년기 증상 등 만성질환이나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주기적인 건강관리로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성매매 피하기 = 성매매 박카스 아줌마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성관계를 하는 경우 성병 감염으로 인한 병원 신세를 피하기 어렵다.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한 만큼 성병에 걸리기 쉽고 또 그로 인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한 성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성 의욕 문제 = 노인의 성생활은 아직도 건재하고 사랑 받으며, 존재감을 인정받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노년기에는 사회적인 지위나 신체건강상태, 역할상실 등의 문제로 자아존중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생활만족도를 높게 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 되는 노인의 성생활은 삶의 의욕과 연관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자신을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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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