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어디서? 누가? 로또 1등 대해부

고생 끝 행복 시작 “한방이면 인생역전”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로또 맞았다’ 대박 났을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로또 당첨 확률이 그만큼 희박하다는 것. 실제로 로또 당첨확률은 300만분의 1에 이를 정도로 낮다. 그럼에도 로또구매 열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특히 로또 1등이 이따금 배출되는 ‘명당’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 중 일부는 로또 당첨으로 인생역전의 기회를 맞는다. 누구나 한번쯤 꿈 꾸는 로또 1등, 그 영예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최근 로또 636회 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총 8명으로 이들은 18억3236만원씩 받게 된다. 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44명으로 5552만원씩, 당첨번호 5개를 맞힌 3등은 1973명으로 123만원씩 받게 됐다. 당첨번호 4개를 맞힌 4등(고정 당첨금 5만원)은 9만830명, 당첨번호 3개가 일치한 5등(고정 당첨금 5000원)은 146만1300명이었다.

전국 10대 명당
주말엔 인산인해
 
로또 636회 당첨번호를 모두 맞춘 1등 8명 중 자동번호를 선택한 당첨자는 5명, 수동방식을 이용한 이들은 3명이다. 1등 당첨 지역은 경기도에서 4명, 서울 2명, 충남과 부산이 각각 1명씩이었다. 최근 유난히 로또 당첨자를 많이 배출한 지역도 있었다. 전북 익산에서는 로또 당첨자가 5주 연속 나왔다. 이 지역에서는 올해만 4번째 2등 당첨자가 배출됐다. 익산시를 순회하듯 마동, 중앙동, 남중동, 신동에서 로또 당첨자가 나왔다. 로또 636회 당첨번호 발표 결과 익산지역 모현동 ‘천하명당복권방’에서 2등 당첨자가 배출됐다.
 
그렇다면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복권 판매점은 어디일까.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스파’는 633회에 이어 634회 당첨으로 지금까지 총 18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하면서 로또 명당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635회 1등 배출점은 성남시 금광동 ‘꿈에본 그 자리’, 고양시 일산동 ‘오렌지25’, 부천시 심곡본동 ‘이지마트24 심곡2호’, 대전 비래동 ‘금산인삼엑스포’, 대전 관저동 ‘썬마트’, 부산 남포동 ‘재벌로터리’, 대구 본리동 ‘일등복권편의점’과 함께 서울 상계동 ‘스파’가 포함됐다.
 

복권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나눔로또 262회차부터 현재까지의 1등 당첨 판매점 중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로또 판매점은 부산 동구 범일동 830-195번지에 위치한  ‘부일카서비스’이다. 이곳은 그동안 1등 배출자를 무려 25명을 배출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어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스파’가 18명으로 당당히 로또복권 1등 당첨점 ‘빅2’로 자리 잡고 있다.
 
이어서 충남 아산시 ‘로또 명당인주점’, 경기 용인시 ‘로또휴게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버스판매소’, 경기 화성시 ‘올인’,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제이복권방’, 경기 포천시 소홀읍 ‘행운복권방’이 각 6회씩의 로또복권 1등 당첨자를 배출해 ‘로또 명당 베스트10’을 차지했다.
 
 
주말이면 부산 ‘부일카서비스’와 서울 상계동의 ‘스파’에는 인파가 몰린다. ‘로또 명당’으로 소문이 자자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다. 특정 판매점에서 로또복권 1등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한번 유명세를 타면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1등 당첨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로또 명당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 로또 명당으로도 이어진다. 로또 마니아들로부터 온라인 명당으로 소문난 한 로또복권 정보 커뮤니티 ‘로또리치(lottorich)’는 지난해 7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 최다 1등 당첨자 배출’ 기록 인증을 받았다.
 
국내 로또 판매점은 전국 6000여 곳에서 성업 중이다. 이중에는 육지에서 배로 3∼4시간 이상을 들어가야 하는 백령도 ‘백령로또’도 포함돼 있다. 복권구입 소외지역인 도서지역에도 점차 복권 판매점이 들어서고 있다.

한 판매점에서
1등 18명 배출
 

그런데 2009년부터 2013년 8월까지의 당첨 결과를 보면 꿈같은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돈을 찾아가지 않은 1등 당첨자는 17명에 달한다. 이들의 미수령 액수는 총 326억5150만원이다. 1등 당첨자의 당첨금을 포함한 총 미수령 당첨금은 2078억원을 기록했다. 로또 명당을 찾아 원정구매에 나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로또복권 당첨자가 당첨금을 미수령할 경우 소멸시효 1년이 지나면 미수령 당첨금은 기획재정부 소관 복권기금에 편입돼 공익사업에 쓰이게 된다.
 
리치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의 설, 추석 등 민족명절 연휴 기간에 당해년도 평균 로또 판매량대비 5~7% 가량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자료에는 평균 로또 1등 당첨 금액도 약 23억원에서 29억원 가량으로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늘어난 로또복권 판매량과는 다르게 1등 당첨자는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또리치는 ‘당첨 후기’ 게시판을 통해 실제 로또 당첨자들의 사연을 공개한다. 당첨 영수증 사진, 당첨금 수령 통장사진, 지급 영수증 사진 등 로또 당첨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사진들로 자신의 당첨 사실을 ‘인증’한다.
 
명절기간 판매량 5∼7% 증가
일확천금 꿈꾸며 명당 순례
 
로또 635회 1등 당첨자 최강원(가명)씨는 은행에서 18억원을 수령한 직후 해당 업체 인터뷰에 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강원씨는 “신분노출이 두려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내가 쓴 당첨 후기에 축하 댓글을 달아준 많은 회원들에게 보답하고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최씨는 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있던 40대 가장이었다.
 
그는 “아내가 항상 불안해 했다. 내가 언제 회사에서 해고될지 모르는 비정규직 신세이기 때문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자마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이제 해고 당할 걱정 안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비정규직은 계약이 연장 안되면 말 그대로 백수다. 혼자 벌어서 가족들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또 1등 당첨이 누구보다 절실했다”고 말하며 비정규직의 애환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씨는 당첨 직후 당첨 용지를 장롱 속 깊숙이 넣어 놓았다. 그런데 몸에서 떨어지니 불안하고 ‘집에 도둑이 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로 가는 길 내내 ‘혹시 날치기라도 당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서울역에 도착한 뒤 바로 농협을 찾았지만 하필 점심시간이어서 기다려야 했다. 은행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20분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그 시간이 최씨에게는 2시간처럼 느껴졌다. 
 
당첨금을 받은 최씨는 당첨금 사용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처음 로또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내 자식들에게는 이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였다. 돈 때문에 어려웠던 시절이 많았기에 자식들은 그런 걱정 안 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가족들하고 여행 한번 못 가보고 살았다. 이제 돈 걱정 없으니 여행을 다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신혼여행도 돈이 없어서 못 갔다. 늦었지만 신혼여행도 가고 싶다. 좋은 집을 장만해서 이사도 하고 싶고 나머지는 알뜰하게 관리해서 노후를 위해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트 직원이
2번 연속 당첨
 
해당업체를 통해 로또 1등에 당첨된 50대 여성 성차경(가명)씨도 마트 직원으로 알려져 2회 연속 마트 직원의 로또 1등 당첨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씨는 “앞서 1등에 당첨된 마트 여직원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며 “그 분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분도 저도 정말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에 앞서 633회 1등에 당첨된 성씨는 당첨 직후 해당 사이트 당첨 후기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알렸다. 성씨는 ‘간절했던 로또 1등에 당첨됐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후기를 남겼다. 꿈같은 주말을 보낸 성씨는 월요일 오전 농협을 방문, 이중 삼중 봉투로 봉인하고 비닐봉투에 넣고, 가방에 넣어서 꼭 안고 있던 당첨 용지를 꺼내 로또 1등 당첨금 12억원을 수령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남편의 사업실패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 남편은 지방으로, 자녀들은 서울로, 저는 생활비라도 벌려고 마트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월급 150만원으로 생활했다. 그래서 로또 1등 당첨이 정말 간절했다”고 말했다. 당첨금을 받고 나니 제일 먼저 사랑하는 가족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희망 없던 비정규직 한순간에 ‘억∼’
집 장만하고 미뤘던 신혼여행 떠나

성씨의 당첨 후기가 공개되자 게시글의 조회수와 댓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성씨는 로또 1등에 당첨되기 전까지 계약직이라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 속에 지내왔다고 한다.  

이밖에도 ‘당첨 후기’ 게시판에는 다양한 사연이 소개되어 있다. 작은 치킨가게를 운영하던 김판석(가명)씨는 581회 1등에 당첨됐다. 김씨는 로또 당첨 직후 가게 문을 닫고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김씨는 가족들과 함께 당당하게 호텔로 향했다. 체크인을 하고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밤을 지새웠다.

김씨는 몇 번의 창업 실패로 빚을 안고 있는 상태였다. 카드 돌려막기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로또 당첨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옥탑방에서 돈에 쪼들리며 하루하루를 한숨으로 채웠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아내가 돈 때문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고 남들 하는 것처럼 하고 싶은 거 다 해주고 싶은데 돈이 없었다. 그때를 떠올리니까 또 눈물이 난다. 이제는 웃을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첨금으로 집 한 채와 차를 사고 나머지 돈으로는 가게를 차리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장모에게 2억을 입금했다.

604회 유일한 수동 1등 12억 당첨자 주호영(가명)씨는 해당업체에 가입한지 5개월만에 1등과 3등에 동시에 당첨됐다. 주씨는 “당첨 사실을 들었을 때 꿈만 같았다. 감당할 수 없는 빚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로또만이 희망이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로또를 했는데 1등, 3등 동시당첨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은행에서 당첨금을 받는 순간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591회 29억 1등에 당첨된 김혜영(가명)씨는 “세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맞벌이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로또를 시작했는데 1등에 당첨되다니 꿈만 같다.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매주 1만원씩 로또를 사기 시작했다. 로또 구입비의 절반은 기부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소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내가 당첨이 안 되어도 다른 사람에게 기부가 됐다는 생각에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꾸준히 구입
자동보다 수동
 

로또리치는 지금까지 총 33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이 업체에서 공개한 실제 1등 당첨자는 직업, 나이, 성별, 당첨금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일명 ‘온라인 로또 명당’으로 불리는 로또복권 정보업체 사이트에 가입해 당첨 예상번호 조합을 받아 로또를 수동 구매했다. 언젠가부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며 직접 마킹하는 게 대세가 됐다. 로또리치를 통해 1등에 당첨된 33명의 사람들은 길게는 3년, 짧게는 한달, 평균 13개월 정도 꾸준히 로또를 구매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로또 당첨자들의 이야기는 로또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로또 조작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을 본 적이 없고, 특정 번호 조합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증멸할 뚜렷한 근거는 없어 보인다.
 
나눔로또가 당첨금을 수령하러 온 1등 당첨자 161명을 대상으로 ‘당첨 사실을 누구에게 알릴 것인가’를 물어본 결과, 배우자에게 알리겠다는 답변은 40%였고 당첨 사실을 혼자만 알겠다는 의견은 37%였다. 쉽게 말해 로또 당첨 시 동네방네 당첨 사실을 떠들고 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15 스포츠토토 백서
 
국민체육진흥공단(www.kspo.or.kr)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가 게임 내용과 참여 방법 등을 자세히 수록한 가이드북 <2015 스포츠토토 완전정복>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한 <2015 스포츠토토 완전정복>은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토토팬들의 길잡이 역할을 수행해온 <스포츠토토 완전정복>을 바탕으로, 고정배당률 게임인 프로토의 소수핸디캡 및 언더/오버 방식 추가 등 변경된 사항들을 반영한 최신 개정판이다.
 
이 책에는 현재 발매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에 대한 설명과 참여 방법은 물론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노하우, 배당률 계산, 적중결과 확인 방법,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의 행태 및 위험성 등 토토 참가자들에게 유용한 여러 가지 내용을 총망라했다.
 
건전한 스포츠 레저 게임으로 자리 잡은 스포츠토토의 모든 것을 담은 이번 단행본은, 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보부터 적중률을 자랑하는 고수에 이르기까지 스포츠토토를 즐기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필수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이번 단행본은 스포츠토토를 사랑하는 모든 스포츠팬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제작하게 됐다”며 “완전정복 개정판을 통해 스포츠토토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레저게임으로 발돋움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5 스포츠토토 완전정복’은 전국 6500여개의 스포츠토토 판매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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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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