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겨울철 별미 특집 ④담양-국수거리

든든히 배 채우고 나서는 대나무마을 겨울여행

 한겨울에 떠나는 담양 여행은 종합 선물 세트 같다. 온기를 품은 음식과 계절, 거슬러 올라간 듯 아름다운 풍경, 느릿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한데 버무려져 소박하지만 마음 가득 풍성한 추억을 안겨준다.

담양까지 와서 국수를? “일단 한번 잡숴봐~
진한 멸치 육수에 간장 양념 곁들여 ‘후루룩’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국수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담양 국수거리에는 관방천을 따라 국숫집 12곳이 늘어서 있다. 50년 전부터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국숫집이 어느새 담양의 명물 음식 거리로 자리 잡았다. 담양까지 와서 웬 국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국수 한 그릇 안 먹고 가면 섭섭하다.
담양 국수거리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물국수, 비빔국수, 약달걀이다. 특히 멸치 국수에 간장 양념을 풀어 먹는 물국수는 겨울철 인기 메뉴다. 국수거리 원조라 할 수 있는 ‘진우네집국수’는 질 좋은 멸치를 넣고 센 불과 약한 불에 번갈아가며 국물을 끓이는데,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 외에 다른 재료는 사용하지 않아 잡맛이 없다. 삶은 국수사리에 진한 국물을 붓고 직접 만든 간장 양념을 곁들이면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겨울 음식이 탄생한다.

물·비빔국수, 약달걀
겨울철 인기 메뉴

국수거리 끄트머리에는 댓잎으로 만든 독특한 국숫집이 있다. ‘미소댓잎국수’는 댓잎물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댓잎 가루를 넣어 직접 뽑는 생면과 아삭한 숙주나물이 잘 어울린다. 20여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국물도 담백하고 깔끔하다. 대나무 잎에 헛개나무와 오가피, 칡 등 각종 한약재를 넣고 오래 끓인 댓잎약계란도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새콤하고 매콤한 비빔국수는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먹기 좋게 비빈 국수사리에 송송 썬 파가 수북하다. 이곳 국숫집들은 모두 중면을 이용하는데, 소면보다 굵고 가락국수보다 가늘어 쫄깃하면서 잘 끊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김치와 콩나물, 단무지무침 등 서너 가지 반찬을 곁들여 내기 때문에 국수 한 그릇으로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삶은 달걀은 국수와 단짝처럼 붙어 다니는 곁들임 메뉴다. 멸치 국물에 달걀을 삶아 소금을 찍어 먹지 않아도 짭조름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추운 겨울에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국물에 넣어주던 것이 지금은 이곳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손님들 사이에선 일명 ‘약계란’으로 통한다. 뜨끈한 국수 한 그릇 훌훌 먹고 나면 한겨울 추위도 잠시 물러난다.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담양의 겨울 속으로 떠나보자.


헛개나무·오가피·칡 넣고 삶아낸 약계란
한옥 민박에서의 하룻밤, 겨울밤의 추억

국수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담양을 대표하는 죽녹원이 있다. 한겨울 초록빛으로 둘러쳐진 대나무 숲을 걷다 보면 계절을 거슬러 올라간 기분마저 든다. 눈 내리는 날 죽녹원은 더욱 신비롭다.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파릇파릇한 잎사귀 너머 새하얀 눈송이가 보석처럼 흩어져 내린다. 죽녹원에는 운수대통 길, 사색의 길, 선비의 길 등 8가지 테마 길이 있으며, 어느 길을 따라가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죽녹원 안에 자리한 죽향문화체험마을은 면앙정, 식영정 등 담양의 유명한 정자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곳이다. 다도와 한옥 체험 등이 운영되며, 자녀가 있다면 송강정에서 진행되는 박인수 훈장의 서당 체험을 추천한다.
나오는 길에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관에도 들러보자. 대나무에 관심이 많다면 한국대나무박물관과 코스로 묶어도 좋다. 날짜가 맞으면 끝 자리가 2·7일에 열리는 담양 오일장 구경도 빼놓지 말자. 국수거리 끝자락부터 장이 펼쳐지며 채소와 과일, 생선, 젓갈 등 식재료를 비롯해 갖가지 생활용품이 즐비하다. 부근에 대담미술관도 있어 전시 관람 후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면 좋다.

2·7일 오일장
빼놓으면 ‘섭섭’

담양에서 보내는 겨울밤은 고즈넉한 한옥이 제격이다.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타이틀을 단 창평면 삼지내마을에는 돌담을 따라 고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천석꾼, 만석꾼이 살았다는 기와집이 긴 세월에도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골목골목 휘감아 흐르는 도랑이 소곤소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한옥 민박에서 묵는 하룻밤이 겨울날 따스한 추억으로 남는다.
창평슬로시티는 느릿느릿 걸을수록 정겹게 다가온다. 방문자센터나 면사무소에 차를 세우고 마을 구석구석 탐방에 나서보자. 면사무소 앞에 자리한 달팽이가게는 차 한 잔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창평 쌀엿은 느릿한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슬로푸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창평 쌀엿은 맛이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치아에 잘 달라붙지 않아 인기다. 쌀엿을 만들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쌀을 불려 고두밥을 짓고 엿기름을 넣어 삭힌 물을 가마솥에 붓고 밤새 저어가며 끓인다. 삭힌 물이 졸아 말랑말랑해지면 두 사람이 맞잡고 길게 늘여가며 새하얀 엿을 만든다.
강순임슬로푸드에서는 쌀엿 체험을 상시 운영한다. 마을 명인 강순임 선생이 쌀엿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음식 기행 : 죽녹원→담양 국수거리→담양 관방제림→대담미술관→죽순푸드빌리지
· 창평슬로시티 탐방 : 삼지내마을 둘러보기→쌀엿 체험→소쇄원, 한국가사문학관


1박 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죽녹원→담양 국수거리→대담미술관→담양 관방제림→한국대나무박물관→한옥 민박
· 둘째 날 : 창평슬로시티→쌀엿 체험→소쇄원, 한국가사문학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담양 문화관광 http://tour.damyang.go.kr
· 죽녹원 http://juknokwon.go.kr
· 죽향문화체험마을 http://bamboo.namdominbak.go.kr
·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www.damyangbamboo2015.kr
· 한국대나무박물관 www.damyang.go.kr/museum
· 창평슬로시티 www.slowcp.com
· 대담미술관 www.daedam.kr

문의 전화
· 담양군청 관광레저과 061-380-3151
· 죽녹원 061-380-2680
· 죽향문화체험마을 010-7633-2690
·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061-380-2536
· 한국대나무박물관 061-380-2902~5
· 창평슬로시티 061-383-3807
· 강순임슬로푸드 061-382-8371
· 대담미술관 061-381-0081

대중교통 정보
용산역-광주역 :
KTX 하루 9~10회(06:20~20:50) 운행, 약 3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서울-담양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8:10~17:10) 운행, 3시간40분 소요.
인천-담양 : 인천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회(08:20) 운행, 4시간20분 소요.
광주-담양 :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0여회(05:50~22:45) 운행, 45분 소요.
* 문의 :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인천종합터미널 032-430-7114, www.ictr.or.kr
           ·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www.usquare.co.kr
           · 담양여객버스터미널 061-381-3233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전주 TG→반월교차로에서 군산·익산 방면 우측→조촌교차로에서 군산 방면 우회전→대흥교차로에서 순창·정읍 방면 우측→호남로→구이교차로에서 순창 방면 우측→원당교차로에서 우측→순창고교교차로에서 담양 방면 우회전→신남정사거리에서 추월산 방면 우회전→죽녹원로→담양 국수거리

숙박 정보
· 메타펜션 : 담양읍 깊은실길, 061-381-2002, www.metapension.com (굿스테이)
· 한옥에서 : 창평면 돌담길, 061-382-3832, http://hanokeseo.namdominbak.go.kr (명품고택)
· 죽향문화체험마을 : 담양읍 죽향문화로, 010-7633-2690, http://bamboo.namdominbak.go.kr (한옥스테이)
· 하심당 : 창평면 화양길, 061-382-8260, http://blog.naver.com/player0009

식당 정보
· 진우네집국수 : 물국수·비빔국수·약계란, 담양읍 객사3길, 061-381-5344
· 미소댓잎국수 : 댓잎물국수·댓잎약계란, 담양읍 객사3길, 061-381-9789, www.미소댓잎국수.com
· 덕인관 : 떡갈비·죽순추어탕, 담양읍 죽향대로, 061-381-7881
· 박물관앞집 : 대통밥·떡갈비, 담양읍 죽향문화로, 061-381-1990

주변 볼거리
테지움테마파크, 가마골생태공원, 추월산, 담양호, 대나무골테마공원, 면앙정, 송강정, 담양 명옥헌 원림, 식영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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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