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 가정의 달 행사 풍성

“가족의 소중함 느껴보세요”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너겟·떡볶이 등 준비
리츠칼튼 서울…다양한 매직 프로그램 선보여
르네상스 서울 호텔…어버이날 스페셜 디너쇼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효 스파 패키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등 가족 구성원을 챙겨야 하는 날들이 유독 많다. 이에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마다 가족을 겨냥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5월 식음료 행사와 패키지, 디너쇼 등 요긴한 것들만 추려 보았다.

(어린이날을 호텔에서)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뷔페레스토랑 킹스에서는 5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해피 패밀리’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행사 기간 중 5명 이상 뷔페 방문 시, 4만5000원 상당의 뷔페 이용권을 증정하며 어린이날에는 점심 시간을 2부제로 운영하고 너겟, 핫도그, 볶음밥, 짜장면, 떡볶이, 피자, 햄버거 등으로 이루어진 어린이 코너를 추가로 준비한다. 뿐만 아니라 오후 12시에서 2시까지는 종이문화재단과 함께 하는 ‘종이와 놀자’ 이벤트를 무료로 진행해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그 외에도 어린이날에는 명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버블버블’ 2인 초대권 10매를, 어버이날에는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2인 초대권 10매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가격 점심 어린이 2만7000원, 어른 4만5000원, 저녁 어린이 3만3000원, 어른 5만5000원. (02)2270-3121

그랜드 하얏트 서울 부페 레스토랑 테라스에서는 어린이날 어린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테라스에서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하는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에게 호랑이해를 기념하여 만든 인형을 선물한다. 가격 5만5000원. (02)799-8166

그랜드 힐튼 호텔은 5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어린이날 패키지’를 선보인다. 그랜드 스위트에 머물며 에이트리움 카페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팅커벨(양송이 크림 스프), 짱구 핫도그, 둘리 피자, 후크선장의 햄버그 스테이크, 아기사자 심바의 소풍 등의 재미있고 맛있는 메뉴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팬양의 버블 월드’ 예매권 2장과 동화책 등도 받아볼 수 있다. 가격 20만원. (02)2287-8400 또한 어린이날 뷔페 레스토랑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마술쇼, 풍선만들기, DNC 닥터 헬로키티 키즈라인 등 어린이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와 선물을 준비한다. 가격 점심 어른 5만1000원, 어린이 2만9000원. (02)2287-8271

롯데호텔월드의 프리미엄 브루어리 펍 메가씨씨는 5월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제14회 키자니아와 함께 하는 가족 케이크 만들기 대회’를 연다. 로비에서의 신나는 케이크 만들기 체험은 물론 메가씨씨에서 풍성한 뷔페 런치를 즐길 수 있고,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의 2인 입장권까지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또 케이크를 잘 만든 가족을 선발해 무료 숙박권, 뷔페 레스토랑 이용권, 메가씨씨 이용권, 메가씨씨 피자 교환권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고,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이를 대상으로 페이스 페인팅, 캐리커쳐 그리기, 삐에로 풍선 만들기, 마술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져 한층 흥을 돋울 예정이다. 4인 기준 가족참가비 30만원. (02)419-7000

르네상스 서울 호텔 카페 엘리제는 어린이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해 전문가가 그려주는 아기자기한 페이스 페인팅 이벤트, 기념촬영을 위한 포토존, 그리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음식이 준비된 키즈 뷔페 스테이션과 함께 푸짐한 경품을 준비한다. 가격 점심 어른 4만9000원, 어린이 2만7000원, 저녁 어른 5만4000원, 어린이 2만9000원. (02)2222-8635

리츠칼튼 서울은 어린이날 그랜드볼룸에서 어린이 매직 파티 뷔페를 진행한다. 스토리 텔링 매직, 공중부양 매직, 삼단분리 매직, 일루전 매직 등 다양한 매직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마술 공연 전에 선보이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이 나와 연주와 댄스를 선보이는 캐릭터 쇼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공연 도중 닌텐도 Will, 닌텐도 DS, 레고, 바비인형 세트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경품도 선물하며 공연장 밖에 설치된 매직 빗자루 및 신기한 소파 포토존은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를 기념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 오전 11시30분, 오후 5시 총 2회, 3시간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가격 어른 8만원, 어린이 5만원. (02)3451-8233

메이필드 호텔은 ‘메이필드 키즈클럽데이’를 마련한다. 아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며 노는 공간인 ‘테마랜드’, 어린이날 컨셉에 맞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체험학습관’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포토존’이 준비된다. ‘메이필드 키즈클럽데이’는 5월5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현장에서 판매되는 티켓(1만2000원)은 테마 공간 내의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티켓 구매 시에는 비누방울을 선물로 증정한다. 또한 레스토랑 및 객실 패키지 이용 고객에게는 5가지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무료로 제공한다. (02)2660-9000

밀레니엄 서울힐튼 그랜드볼룸에서는 어린이날 점심 특별뷔페를 마련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스파게티, 돈까스, 피자, 감자튀김 등 다양한 메뉴가 풍성하게 준비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어린이들을 위한 마술쇼, 페이스 페인팅, 풍선쇼, 저글링쇼, 비보이 공연 등을 선보인다. 가격 어른 6만원, 어린이 3만8000원. (02)317-3200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5월1일부터 31일까지 ‘봄 소풍 패키지’를 마련했다. 반포 최대의 자연녹지인 서리풀 공원에서 도시락을 즐기며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것이 특징. 도시락은 델리숍에서 마련한 수제 샌드위치 두 개와 비타민 워터 두 병으로 구성되며 패키지당 한 세트가 제공된다. 또한 호텔에서부터 서리풀공원까지 자세한 안내가 되어있는 지도를 제공한다. 가격 19만9000원. (02) 6282-6282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는 오는 6월30일까지 ‘패밀리 펀 데이 패키지’를 선보인다. 디럭스 트윈룸 1박, 어린이용 웰컴주스를 포함한 드링크 3잔, 타임스퀘어내 위치한 ‘딸기가 좋아’ 키즈 테마파크 입장권 3장, 모모카페 조식뷔페 성인 2인, 아이 1인 제공과 호텔에서의 하루를 추억할 수 있는 호텔 로고 머그컵 2개를 제공한다. 가격 20만9000원. (02)2638-3000

하얏트 리젠시 인천의 레스토랑 8에서는 어린이날 점심 및 저녁 시간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료 이벤트와 특선 뷔페를 마련한다. 어릿광대와 함께 사진도 찍고, 페이스 페인팅도 할 수 있으며, 셰프들과 함께 직접 요리해보는 쿠킹 클래스도 마련된다. 가격 6만5000원. 7세 이상 12세 이하 어린이는 5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또한 어린이날 10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도자기 클래스도 진행된다. 전문강사의 전통 도자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직접 체험하며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가격 7만원. (032)745-1234


(부모님을 위한 효도상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의 테이블 34에서는 니콜라스 수석 주방장이 직접 선보이는 브런치 메뉴가 마련된다. 어버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선보이는 이번 브런치 메뉴는 주 요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를 포함한 여덟 가지 특별한 메뉴를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코스로는 사워크림과 캐비어를 곁들인 훈제 연어와 스크럼블 에그가 준비되며 버섯과 잣 젤리와 함께 푸아그라 테린, 발사믹 드레싱을 곁들인 허브 샐러드가 이어서 준비된다. 대게를 이용하여 만든 리예트, 튀김, 파팔레 파스타는 같은 재료로 세 가지 다른 스타일의 요리를 맛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최고급 식자재를 이용한 허브향의 달팽이 요리와 메인으로 준비되는 호주산 와규 쇠고기 안심 또는 샤프란과 성게알 프리카세이가 곁들어진 농어 요리는 부모님들의 미각을 돋굴 수 있는 효도 메뉴이다. 가격 8만원. (02)559-7631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5월7일 어버이날 특선 뷔페와 함께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어버이날 스페셜 디너쇼’를 선보인다. 어버이날 특선 뷔페와 함께 80~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 전영록의 히트곡 시간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가격 10만원. (02)2222-8300

서울신라호텔은 5월4일부터 5일까지 ‘어버이날 패키지’를 판매한다. 부모님이 체크인할 때 플라워 부티크에서 준비한 카네이션이 들어간 부케가 증정되고, 남산 또는 시티뷰 전망의 비즈니스층 고급 객실에 모엣 샹동 샴페인과 웰컴 초콜릿이 기다리고 있다. 침대 위에는 아쿠아 디 파르마 향수 정품 세트가 선물로 놓여져 있고, 신라면세점 쇼핑할 때 15%까지 할인되는 골드카드 쿠폰이 추가로 증정된다. 체지방 분석이 가능한 피트니스클럽에서의 간단한 운동과 사우나 혜택이 제공되며 운동 후 피곤함을 풀 수 있도록 겔랑스파 트리트먼트 2인(60분)이 제공된다. 또 비즈니스층 라운지에서의 여유있는 조식과 해피아워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가격 55만원. 스위트룸과 더 파크뷰 2인 조식,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의 2인 정찬이 추가된 패키지는 80만원. (02)2230-3310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5월7일과 8일 양일간 주현미 데뷔 25주년 기념 어버이날 특별 디너쇼 ‘5월의 향기’를 준비했다. 푸르른 아차산을 배경으로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비스타홀에서 진행되는 이번 주현미 디너쇼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수석 조리장이 마련한 보양 6코스 특선 디너까지 맛볼 수 있다. 특히 입구에서부터 테이블까지 직접 안내하는 1대1 VIP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연로하신 부모님도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가격 VIP석 20만원, R석 18만원. (02)455-5000

제주신라호텔은 5월31일까지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을 위한 ‘아이러브 패키지’를 선보인다. 레저도우미가 유채꽃길과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바닷가 올레길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올레길 트레킹 프로그램, 세계적 놀이교육 전문회사 짐보리의 다양한 체험 놀이와 아트플레이, 동화 구연, 호텔 베이커리 셰프가 가르쳐주는 달콤한 쿠키&케이크 만들기 프로그램인 패밀리 쿠킹 클래스와 마술사 피터의 패밀리 매직클래스 등 신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부모에게는 더욱 여유로운 휴가를 선사해 준다. 그 외에도 향긋한 유기농 딸기 농장의 체험과 미술관 관람, 바다 배낚시, 한라산 생태 체험 프로그램 등 화창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과 어린이날 정원에서 펼쳐지는 보물찾기 이벤트 등 풍성한 행사가 마련된다. 가격 주중 28만원, 주말 34만, 연휴기간(5월1일~5일) 37만원. 1588-1142

하얏트 리젠시 제주에서는 5월3일부터 5월27일까지 어린이를 동반하여 어웨이큰 패키지, 제주 올레 패키지, 발란스 패키지를 이용하는 경우 가족 당 어린이 2명까지 조식 뷔페를 무료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어린이 브랜드인 퓨어가닉 바디용품 트래블 킷을 증정한다. 특별히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를 위한 특선 메뉴와 즐거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가족 뷔페가 마련되어 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야외 민속촌에서 열리는 가족 뷔페는 어린이를 위한 메뉴 위주로 선보이며 쿠킹 클래스, ATV 체험을 포함한 각종 야외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가격 어린이날 특선 뷔페 성인 2만5000원, 어린이 2만원. (064)733-1234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의 프리미엄 스파&테라피 공간 더 스파 오아시스는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효(孝) 스파 패키지’를 선보인다. 전신의 피로회복과 피부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신체부위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 프로그램은 약 2시간30분 동안 진행되는데, 먼저 긴장을 풀어주는 ‘부드러운 밀크 바스 소크 족욕’을 시작으로, ‘스윗 슈가럽 발&다리 각질제거’와 깊고 리드미컬한 바디 마사지가 스트레스로 뭉친 근육을 효과적으로 풀어주는 ‘전신·티슈 머슬 마사지’가 진행된다. 여기에 주름진 부모님의 얼굴을 위해 오아시스가 특별히 마련한 ‘모이스춰 듀 페이셜 테라피’와 두피 진정 및 혈액 순환에 좋은 ‘헤드&핸드 마사지’까지 포함되어 있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가격 22만원. (055)860-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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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