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퀸’ 이효리가 가요계에 컴백했다. 정규 4집 앨범 <에이치-로직(H-Logic)>을 발표하고 짧은 금발머리에 짙은 눈 화장을 선보이며 묘한 매력을 내뿜고 있다. 헐렁한 힙합 츄리닝에 모자를 쓴 이효리는 1시간30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했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토해냈다. 앨범에 들인 정성 때문인지 그녀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음악 장르-패션-가사 모두 힙합풍
직접 프로듀싱…음악적 재능 뽐내
수차례 연기한 끝에 2년만에 4집 <에이치-로직>을 내놓았다. ‘효리(H)의 논리로 만들어냈다’는 의미를 지닌 <에이치-로직>에는 타이틀곡 ‘치티치티 뱅뱅’을 비롯한 14곡의 알짜 넘버들이 담겨 있어 질적, 양적으로 모두 풍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네’ 샴페인 ‘음주 녹음’
“1000여 개의 데모 곡을 들었어요. 대세인 일렉트로닉 음악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신선한 곡을 찾았고, 그러다 보니 라이언이나 바누스와 같은 외국에서 활동하는 신인 작곡가들의 곡이 많이 들어갔어요.”
타이틀곡 ‘치티치티 뱅뱅’은 음원이 공개된 날부터 곧바로 모든 음악 사이트를 ‘접수’했다. 강렬한 힙합 비트에 그녀의 파워풀한 보이스가 더해져 팬들의 시선을 완전히 끌어 모은 것. 그녀가 직접 10분 만에 가사를 썼다는 ‘치티치티 뱅뱅’은 우리말로 ‘뛰뛰빵빵’이란 의미로, ‘이효리가 나가니 모두 비켜라’는 속뜻을 지녔다.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곡은 빅뱅의 대성이와 함께 부른 ‘하우 디드 위 겟’이에요. 팝스타 애니 레녹스의 ‘노 모어 아이 러브 유’를 샘플링한 곡인데, 최근까지 레녹스 측이랑 연락이 안돼 허가를 받지 못해 뺄까도 고민했어요. 또한 일부에선 사랑 노래를 친남매와 같은 대성이와 부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보냈죠. 다행히 호흡이 잘 맞아 만족해요.”
타이틀곡보다 먼저 선공개돼 인기를 끌었던 ‘그네’는 트로트풍에 힙합 코드가 절묘하게 믹스된 곡. 이 곡은 지금까지 이효리 스타일의 노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
“‘그네’를 녹음할 때 워낙 청승맞은 노래라 맨 정신에 부르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샴페인을 한잔 마시고 녹음했어요. ‘그네’나 ‘메모리’, ‘필 더 세임’ 같은 곡들은 앞으로 내가 어떤 음악을 할지 살짝 보여주는 노래들이기도 해요. 느린 템포의 곡들을 표현하는데 어느 정도 유리해진 나이가 된 것 같아요.”
그녀의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힙합’이다. 장르도 힙합이고, 가사들도 다소 ‘거칠고 쎈’ 힙합풍이기 때문. 이효리는 이번 앨범에서 직접 프로듀싱을 하며 음악적 재능을 뽐냈다. 앨범 컨셉을 정하는 것부터 노래 취합, 뮤직 비디오 아이디어까지 그녀의 입김이 거의 모두 반영됐다.
“최근 걸 그룹들 노래도 다 좋지만, 너무 일렉사운드만 나오다보니 좀 식상한 감이 들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게 돌고 돌듯 음악도 돌기 때문에, 언젠가 힙합의 시대가 다시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지금이면 딱 좋을 텐데.”(웃음)
약 1주 가량 간격을 두고 신곡을 발표한 이효리와 비는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상태. 둘의 빅매치 자체만으로도 가요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비는 최근 스페셜앨범 <백투더베이직(Back To The Basic)> 발매 인터뷰에서 “이효리와 함께 활동하게 돼 정말 반갑다”고 반색했다. 이에 대해 이효리 역시 “똑같은 마음”이라고 화답했다.
“혼자 활동하면 외로웠는데, 비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론 다른 사람들과 비교되고 경쟁하는 것보다 오랜 친구같은 비와의 경쟁이 마음이 더 편해요.”
“비는 든든한 동반자”
지난 4월10일 SES 출신 가수 슈가 결혼했고, 17일에는 베이비복스 출신 김이지가 결혼에 골인했다. 이른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요계 아이돌 전성기를 이끌었던 ‘원조 아이돌’들이 결혼한 것. ‘국민요정’ 핑클로 데뷔해 동시대를 풍미했던 이효리로서는 그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을 터.
“그 때 활동하던 친구들이 결혼을 하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결혼 생각이 없어서 안 하는 건 아니데 꼭 맞는 신랑감을 아직 못 찾은 것 같아요. 나도 35살 안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결혼 후에도 가수 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쉰살이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가수로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