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사는 ‘삼단봉’ 악용 실태

야구방망이 대신…조폭 필수품

[일요시사 경제2팀] 최현목 기자 = “쉽게 얘기하면 손오공의 여의봉 비슷한 겁니다.”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이 ‘물건’을 두고 비유한 말이다. 현대판 여의봉이라 불리는 이것은 바로 ‘삼단봉’이다. ‘뜻대로 된다’란 의미의 여의(如意)처럼 마음대로 길이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삼단봉은 ‘접이식 호신용 제품’이다. 그러나 오늘날 ‘접이식 타격 무기’로 악용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의 삼단봉 악용 백태를 살펴보자.

지난 1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진 자의 횡포(고속도로 터미널 안)’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블랙박스로 녹화된 영상이 올라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최근 굵직굵직한 이슈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말동안 ‘삼단봉 사건’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거리의 무법자들

A씨(30)는 지난 17일 오후 7시경 용인-서울 고속도로 서울방면 하산운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우측 갓길에서 소방차가 진입을 시도했고 A씨는 속도를 줄여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그러나 그 뒤를 바짝 쫓아오는 제네시스 차량은 끼어주질 않았다. 그러자 제네시스 차주 B씨는 A씨 차량을 뒤따라와 “내려 XX야. 죽을래?” 등의 욕설을 퍼부었고 급기야 차량 앞을 가로막고 하차하더니 A씨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이때 B씨는 오른손에 뭔가를 들고 있었다. 문제의 삼단봉이었다.

마치 검투사가 무기를 빼들 듯 삼단봉을 펼치고 다가온 B씨는 운전석에 다가와 협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손에 든 삼단봉으로 A씨의 자동차 앞유리와 보닛, 운전석 측면 유리창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A씨 입장에서는 신변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A씨가 반응이 없자 B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갔고 사태는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30초 정도 운전해 가던 B씨는 다시 차량에서 내려 따라오던 A씨의 차량으로 걸어갔다. 손에는 전과 마찬가지로 삼단봉이 들려 있었고 다시 한 번 A씨의 차량을 파손하기 시작했다.

공개된 영상의 길이는 총 14분44초. 짧다면 짧은 이 시간 동안 A씨는 두 번이나 위협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B씨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입이 열 개라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큰 잘못을 했다”며 “피해자 분께서 연락주시면 어떤 식으로라도 사죄 드리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피해를 받은 A씨는 사건이 있은 후 3일이 지난 20일 고소장을 제출했고 B씨는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신고 접수 당일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벌금형으로 끝날 ‘형법상 재물손괴’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통범죄전문가들은 블랙박스로 명백한 증거가 있는 점, 상황의 특이성 등을 들어 이례적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 1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B씨의 행위는 ‘교통방해죄’가 추가될 수 있어 실질적인 형량은 1년에서 1년6개월 사이로 전망했다.

호신용 제품서 타격 무기로 변질
인터넷 구입 가능 “맞으면 황천길”

삼단봉 악용에 대한 경고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2012년 8월8일 광주 모 폭력조직원 황모(28)씨는 광주 서구 풍암동 모 주점 앞에서 박모(29)씨 등 일행 3명을 삼단봉으로 폭행해 전치 2∼4주의 상해를 입혔다. 주점 안에서 박씨 일행과 말다툼을 벌인 황씨는 앙심을 품고 피해자들이 주점에서 나오길 기다렸다가 삼단봉으로 구타했던 것이다.

2013년 10월16일 생일을 맞은 탤런트 고주원은 지인들과 함께 신사동의 한 클럽을 찾았다가 폭행사건에 연루됐다. 고주원 측 주장에 따르면 클럽 안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중 20대 청년이 고주원 측 여성 일행에게 강제 키스와 성추행을 했고 곧 실랑이가 벌어졌다. 얼마 후 그 20대 청년의 일행이 삼단봉을 들고 나타나 고주원 측 일행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소속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폭행을 당한 고주원의 지인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삼단봉은 단순 구타 사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하게 악용되고 있다. SBS <8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삼단봉은 경찰을 사칭하는 도구로도 이용된다. 2014년 5월 경기도의 한 주택가에서 필리핀 근로자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차를 하고 있던 그에게 낯선 남자가 접근해 “이리 와봐”라고 지시했고 그는 상대방이 수갑과 삼단봉을 소지한 것을 보고 경찰이라 판단해 따라갔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을 사칭해 금품을 뜯어내는 절도범이었다. 결국 그 필리핀 근로자는 500만원을 빼앗긴 후에야 가까스로 풀려날 수 있었다.

이처럼 삼단봉이 여러 가지 형태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 문제는 시중에서 너무도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군용품을 파는 상점은 물론 인터넷 상에서도 쉽게 구입가능한 삼단봉은 가격도 1만원에서 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보니 아동 및 청소년 등에게도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 실제 ‘삼단봉 사건’이 있은 후 네이버 생활용품 쇼핑검색어 1위는 줄곧 삼단봉이 차지 중이다.

삼단봉은 경찰, 군인 등 전문가들이 상대 제압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만큼 실용성이 뛰어나다. 처음에는 휴대성이 간편한 30cm가량의 길이지만 펼치면 1m정도까지 길어지며 스틸, 스텐도금, 우레탄 등의 재질로 되어 있어 가벼우면서 경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폭행도구로 활용

실제로 유투브 등 온라인 동영상 채널에서 삼단봉의 위력을 보여주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는 한 남자가 삼단봉을 사용해 벽돌과 나무판자를 사정없이 부셔버리지만 삼단봉은 전혀 손상이 되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심지어 벽에 난 홈에 삼단봉을 걸어놓고 장정이 매달려도 휘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 그만큼 강력하다 보니 일각에선 팔처럼 살이 적은 부분을 맞을 시 뼈가 부러질 수 있고 급소를 맞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폭행, 살인 등 강력범죄가 증가하면서 호신용품 판매점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의전화만 평소의 2∼3배, 2013년 대비 판매량은 50%가 증가했다.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구입하는 호신용품.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의 신변을 위협하는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삼단봉 가격은 얼마?

삼단봉 구입을 원하는 사람은 가격을 잘 따져보고 구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신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삼단봉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삼단봉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G마켓' '11번가' 'AK몰' 등 국내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삼단봉’을 검색하면 가격별로 목록이 뜬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삼단봉은 (주)에스비커머스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가격은 1710원(배송비 제외)이다. 재질은 알루미늄과 강철합금으로 되어 있고 접었을 때 19cm, 펼쳤을 때는 50cm이다. 무게는 일반적인 삼단봉보다 무거운 편이다.

최고가 삼단봉은 미국 ASP사에서 제작된 T40AC모델로 가격은 26만원 정도다. 재질은 강화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 경도가 높으면서 가벼워 여성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길이는 접었을 때 24cm, 펼쳤을 때 60cm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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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