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걸의 영화로 본 세상> ⑩2014년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 <카트>

“기본권리 잊지 않고 찾아야”

전창걸 영화칼럼니스트 = 개그맨, 영화인, 영화평론가 등 다양한 옷을 입고 한국 대중문화계를 맛깔나게 했던 전창걸이 돌아왔다. 한동안 대중 곁을 떠나 있었던 그가 <일요시사>의 새 코너 ‘전창걸의 영화로 본 세상’의 영화칼럼니스트로 대중 앞에 돌아온 것이다. 아직도 회자되는 MBC <출발! 비디오여행>의 ‘영화 대 영화’ 코너에서 전창걸식 유머와 속사포 말투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에는 말이 아닌 글로써 영화로 보는 세상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 열 번째 이야기는 한국영화계에 의미 있는 소통과 상생을 불러일으키며 올해의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로 꼽히는 영화 <카트>다.

서슬이 퍼런 시기 자본독재를 향한 생존의 외침을 영화로 다루기란 여간한 용기가 없으면 안될 일이다. 제작비도 부족해 2억원의 크라우드 펀딩(티켓선예매방식)과 배우들이 자신의 출연료 일부를 투자금으로 전환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개봉한 <카트>에게 박수를 보낸다.

노동자의 목소리

이 영화는 <또 하나의 약속>과 더불어 거대 자본의 횡포에 굴하지 않는 대한민국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2007년 대형마트 까르푸를 이랜드 계열의 홈에버가 무리한 금액에 인수하며 홈에버 전체를 매각하기 위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는 과정 중 부당한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저항하는 스토리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회 곳곳에서 진행 중임을 열린 결말로 보여준다(1조1000억원에 카르푸를 매수한 이랜드는 홈에버를 2008년 홈플러스에 2조3000억원을 받고 매각한다. 대형할인점 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이랜드는 홈에버 매각을 통해 그간의 손실을 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이러니하게도 이랜드는 기독교기업으로 유명했다. 의류 프랜차이즈를 성공했고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는 재벌의 형태를 띠게 된다).

OECD가 발표한 지난해 시간당 최저임금 순위 1위는 호주(15.2달러)다. 이어 프랑스(12.4달러), 벨기에(11.7달러), 네덜란드(11.0달러), 영국(9.5달러), 일본(7.7달러)이 차례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하위 수준인 대한민국(4.1달러)보다 적은 최저임금을 받는 나라는 포르투갈(3.7달러), 칠레(2.3달러), 멕시코(0.6달러)뿐이다.


OECD의 ‘2013년 비정규직 이동성 국가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수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10명 중 1∼2명만이 몇 년 뒤 정규직으로 일하고 나머지 8∼9명은 비정규직이나 실업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인가? 대한민국 비정규직들은 대량해고, 외주 용역화, 노동 탄압 등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카트>에서 청소부 순례 역을 맡은 배우 김영애씨는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갑질’을 할 수도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갑의 위치가 되어 갑 행세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동 문제 품에 끌어안은 영화
거대자본 굴하지 않는 노동자 그려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총 823만명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이 중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정규직 노동자 수를 넘어선 상태이며 남성과 달리 여성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 연령층에 분포되어 있다. OECD 국가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한, 초단기 근속의 나라 대한민국은 극심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음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살아간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노동 현실의 문제를 대중영화의 품에 끌어안고자 기획되었다. 다소 생소한 소재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설명적이고 어려운 화법보다는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표현할 드라마가 필요했고, 그리하여 수학여행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들을 둔 엄마 ‘선희’와 아이의 어린이집 시간에 맞추어 매일 칼퇴근을 할 수밖에 없는 ‘혜미’, 능글맞게 청소원 아주머니들과 농담을 주고받지만 업무의 일환으로 그들을 해고시켜야 하는 입장이 되는 ‘동준’ 등의 인물들이 탄생했다.

몇년간의 시나리오 작업과정은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솔직한 것인지 확인하고 누구라도 공감 가능한 것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었다. 또한 한국영화계에서 신망 받는 베테랑 스탭들,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정한 주장을 전달하는 영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절박하고 아픈 현실을 정직하고 리얼하게 묘사하는 영화라는 점에 동의한 사람들이 영화 <카트>에 합류했고, 이들과 함께 노동영화이자 가족영화이고, 성장영화인 <카트>를 완성했다.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포기하지 않았던 주인공들처럼, 영화 <카트> 역시 한국영화계에 의미 있는 소통과 상생을 불러일으키며 2014년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로 다가가길 희망한다. 대본을 쓴 김경찬 작가는 제작노트에서 “누군가는 영화를 ‘예술’이라 여기고 누군가는 영화를 ‘산업’이라 부른다.


생뚱맞지만 나는 영화를 ‘미디어’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헌법33조(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극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것보다 몇 배는 힘을 주는 인터뷰다.

영화=미디어?

<카트>를 본 어느 네티즌의 한마디가 쓰리게 가슴을 벤다. “이런 일은 정말 영화 속에서나 있어야 되는 거 아냐?” 땅 꺼질 한숨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그래도 쫄지 말고 합쳐서 기본 권리를 찾는 것이 우선임을 잊지 않게 이 영화를 응원하자.

 

<www.전창걸.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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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