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⑧가미카제 특공대는 없다

일본군은 미군이 포로를 잡아먹는다고 믿었다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리사 모리모토 감독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이 흔히 생각하듯 가미카제 대원 하면, 마땅히 모두가 미 함정에 돌진하여 죽든, 아니면 돌진하러 가던 중에 미군 비행기나 미군 함정의 사격으로 추락하여 생존자가 없는 줄 알았으나 놀랍게도 있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

생존한 특공대 출신들을 만나 솔직한 얘기를 들어보니, “가미카제는 우리가 알고 있듯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되어 조국 일본과 왕을 위하여 ‘반자이’를 외치고 용맹스럽게 출격하는 무시무시한 자살특공대가 아니라, 강압적인 명령으로 마지못해 출격하게 된 것이고, 국가를 위한다는 마음보다는 명령을 어기면 또 다른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살특공대원이 되었다”고 한 것이다.

가미카제로 나서라는 명령을 어기면, 어차피 자신은 정부의 손에 죽게 될 뿐 아니라 가족까지 피해를 보게 되므로, 이래저래 어차피 죽는 것, 가족들이라도 보호하기 위하여 가미카제 특공대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생존할 수 있었던 사유를 묻는 질문에, 일부 생존자들은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증언을 했다고 한다.

편도용 기름만을 실은 비행기를 타고 미 군함을 공격하기 위하여 비행하던 중 마음이 바뀌어 돌아온 대원도 있었고, 미 함정에 돌진하기 전에 그렇게 처참하게 죽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바다에 추락한 대원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스스로 바다에 추락한 대원 중 일부는 우여곡절 끝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고 한다. “비행 도중 엔진 고장으로, 혹은 미 전투기에게 발견되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죽는 이런 헛된 죽음보다는 살아 돌아가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에 다시 덜덜거리는 폭격기를 몰고 귀환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가미카제 특공대의 성공률이 겨우 10퍼센트 밖에 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있었던 것이다. 미군이 가미카제의 공격에 철저한 대비도 하였지만 스스로 돌진을 포기한 대원도 상당히 많았던 것이다.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터졌을 때 희생자들에겐 미안했지만 “이제야 전쟁이 끝나는 구나” 하고 안도했다고 한다.


“이미 전세가 기울어진 것이 뚜렷한데도 바보같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핵폭탄이 떨어지기 전까지 전쟁을 수행했던 일왕에게, 6개월만 일찍 항복을 했었다면 수만명 이상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원망까지 했다는 것이다. 리사 모리모토 감독은 조사를 하면서 또 하나의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은연중에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을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되어 국가와 왕을 위하여 애국적 헌신을 한 숭고한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있어서는 가미카제 특공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생존한 대원들은 지금까지 신분을 감추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왜 국가를 위하여 목숨을 걸었던 헌신적 영웅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일까? 왜 많은 대중문화 속에서 숭고한 애국자들로 묘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미카제 생존자들, 바다에 불시착 후 귀환
"우리는 단지 평범한 젊은이들이었다"


일반인들은 일본 정부가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국가와 왕을 위하여 구국의 신념으로 스스로 나서 기쁜 마음으로 미군 함정을 향하여 돌진했다고 가르쳐도, 실상은 스스로가 아니고 강제로 차출되었으며, 용감히 돌진한 것이 아니라 겁에 질려 마지못해 비행기를 탔으며, 일부 대원은 제대로 돌진도 못하고 바다에 스스로 추락했으며, 일부는 죽는 것이 두려워 중간에 돌아오기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영웅이 아니라 겁쟁이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일반 시민의 반응은 다큐멘터리 시사회 뒤에도 나타났다.

리사 모리모토 감독에 의하면, 가미카제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를 일본에서 시사회를 했을 때 많은 우파 측 인사들로부터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많은 참석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

심지어는 시사회 후 일부 관객들이 감독을 찾아와 “우리는 오래전부터 가미카제 이야기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며 모리모토 감독의 노고와 용기에 고마워하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했다. 일반 시민들은 ‘가미카제’의 실상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이 폭로한 대로 그들은 영웅적 특공대원들도 아니고, 국가와 일왕에 대한 특별한 애국심이나 충성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더더구나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되어 용감하게 미군 함정에 돌진한 것은 더욱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나약한 젊은이에 지나지 않았으나, 일본 정부가 거짓 선전으로 우상화한 특공대원들이라는 것이다.

리사 모리모토 감독 역시 오랜 조사 끝에 내린 결론은 ‘가미카제 대원들은 일본 정부 및 군부가 주장하는 것같이 광신적 애국자도, 헌신적 영웅도,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된 특공대원도 아니며, 그 진실은 일본 정부와 군지휘자들이 부하들을 사지로 내몰고, 그 사실을 거짓말로 과장하고 미화하여 영웅화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가 가미카제를 영웅으로 받들고,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욕구가 고개를 드는 일본 사회에서 건전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이판 섬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방문하는 곳이 있다. 이름하여 하나는 만세절벽이고, 다른 하나는 자살절벽이다. 만세절벽은 사이판 섬의 최북단에 있는 약 80미터 높이의 절벽으로, 위에서 바라보는 짙은 코발트색의 탁 트인 태평양 바다와 절벽 밑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의 백색 물보라가 조화를 이루는 너무도 아름답고 인상적인 관광 명소이다.

자살절벽의 비밀

이 아름다운 곳이 왜 만세절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만세절벽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데는 끔직한 사연이 담겨져 있다. 이곳이 바로 태평양전쟁 당시 미 해병대와 일본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비극의 유적지이기 때문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사이판 섬을 점령하고 전략적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던 일본군은 미군이 상륙하자 결사 항전을 벌인다. 하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일본군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면서 사이판 섬의 최북단이자 공교롭게도 일본 본토가 바라보이는 이곳까지 후퇴를 하게 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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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진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지니스램프에 공통 투자했다. 지니스램프에 대해선 “자두 맛·수박 맛 제품 생산 과정에서 외국산 농축액을 사용해놓고, 상품 정보에 ‘국산’이라고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대표와 진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고발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하면,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