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의 비밀> 장마철 필수품 ‘위험한 레인부츠’

젖지 않아 좋지만…발 건강 치명적

[일요시사=경제팀] 박효선 기자 = 최근 뒤늦은 장마가 찾아왔다. 늦여름 장마에 이어 입추에도 비가 내릴 전망이다. 그동안 마른장마 탓에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아웃도어 업체들은 비소식이 반갑다. 비가 오면 많은 여성들이 레인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한다. 장마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레인부츠. 그러나 발에 맞지 않는 레인부츠는 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비가 쏟아질 때마다 많은 여성들이 레인부츠를 찾는다. 어느새 레인부츠는 여성들의 장마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멋 부리다 낭패
 
레인부츠는 지난 2012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에서 연예인들이 레인부츠를 신고 나오자 너도나도 구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유행을 타고 인기를 얻었지만 장마철 오래 신고 있어도 바지를 젖지 않게 해준다는 점에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레인부츠에 대한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레인부츠의 인기를 업고 영원아웃도어 에이글, 밀레, 네파,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업체들은 레인부츠를 줄줄이 출시했다. 가벼운 착화감은 물론 숏부츠에서 롱부츠까지 폭넓은 디자인 선택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기존 레인부츠보다 길이가 짧은 쇼트 레인부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부츠보다 길이가 짧아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쇼트 레인부츠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0% 상승했다. 레인부츠 전체 매출 성장률보다 70%나 높다.  
 

국내 아웃도어업체 한 관계자는 “주로 20대부터 30대 젊은 여성들이 레인부츠를 많이 찾는다”며 “뒤늦은 장마가 찾아오면서 비오지 않는 날에도 신을 수 있는 쇼트 레인부츠를 구입하는 여성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레인부츠가 발과 무릎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레인부츠는 보통 신발보다 무거운 편이다. 대부분 발 사이즈보다 크게 신는다. 때문에 헐거운 레인부츠를 신고 걸으면 보행이 흐트러질 수 있다.
보통 신발을 신고 보행을 하면 발꿈치-발바닥-발가락 순으로 걷는다. 하지만 헐거운 레인부츠를 신고 걸으면 발바닥과 발가락이 한꺼번에 바닥에 닿는다. 이렇게 걷게 되면 발바닥 근육에 무리가 가고 염증이 생긴다. 심하면 발바닥을 둘러싼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헐거운 밑바닥 근육에 무리  
딱 맞으면 습진·무좀 노출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자료에서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진료를 받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족저근막염 진료인원 13만8492명 중 여성이 8만명이 넘었다. 5만명 가량의 남성 진료인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너무 딱 맞는 레인부츠를 신는 것도 발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에 레인부츠를 자주 신으면 통풍이 잘되지 않아 발생한 각종 세균들에 노출될 확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습진, 한포진, 무좀 등 피부질환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안쪽 소재가 고무로 된 것 은 땀과 습기가 차기 쉽다. 따라서 안감이 있는 레인부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단점에도 레인부츠를 포기할 수 없다면 신경 써서 레인부츠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레인부츠의 보관방법은 다른 신발보다 까다롭다. 
 
신발 안쪽이 젖었을 때는 반드시 마른 수건을 이용해 물기를 닦아줘야 한다. 부츠를 뒤집어 놓거나 탈취제, 건조제 등을 이용해 내부를 충분히 말려 야만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신문지나 두꺼운 종이 등을 넣어두면 탈취효과와 부츠 모양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 역시 착화 후 철저한 건조를 당부했다. 손상욱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환기가 좋지 않은 신발을 여름철에 덥고 습한 환경에서 장기간 신으면 진균감염(무좀)의 위험이 높을 수 있다”며 “진균감염은 온도가 높고 습한 환경에서 잘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발을 청결하게 하고 특히 여름철 신발은 통기성이 좋은 제품이 좋고 면 양발을 착용 후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특히 발에 땀이 많은 사람들은 점심 무렵에 혹은 운동 후에는 마른 면양말로 새로 갈아 신는 것이 좋다”며 “사무실과 같은 실내에서는 가능하다면 구두 보다는 슬리퍼나 샌들과 같은 통기성이 좋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관리가 생명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이 나타났다면, 해당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그는 “발은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장시간에 걸쳐 신발이나 양말에 싸여 있는 부위이기에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며 “청결하고 땀이 많이 차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싼’ 견인서비스 실태
 
보험회사가 아닌 일반 견인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터무니없이 높은 요금을 부담하는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2012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접수된 자동차 견인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 상담 총 1362건 가운데 ‘견인 운임·요금 과다 청구’로 인한 피해가 1004건(73.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보험회사와 관련 없는 일반 운송업체를 이용한 경우로 운송사업자들이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견인서비스 요금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정부가 시행 중인 견인서비스 운임·요금표에 따르면 3000㏄ 미만 승용차의 경우(부가세 포함) 최대 ▲10㎞까지 5만1600원 ▲15㎞까지 6만원 ▲20㎞까지 6만8300원 ▲30㎞까지 8만5100원 ▲50㎞까지 11만8700원 ▲100㎞까지 19만8400원을 청구할 수 있다. 
 
또 보험회사와 제휴된 운송사업자는 10㎞까지 무료 견인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로 ㎞당 2000원 정도의 요금을 청구한다. 일반 업체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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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