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명 연예인이 연예계에서 일하던 이들로부터 ‘여자와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며 협박을 받은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연예인을 상대로 협박을 일삼는 일은 종종 불거지고 있어 씁쓸함 마저 준다.
유명 연예인 ‘여자와 찍은 사진 공개하겠다’ 협박 당해
여자 연예인들은 ‘몰카 동영상’ 유포 협박 사례 많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1일 유명 연예인 A씨가 해외에서 여자와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며 A씨가 소속된 연예기획사를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은 혐의(공갈)로 M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중순부터 기획사 측과 여러 번 만나 A씨와 한 여성이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지난 10일 오후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5000만원을 받는 등 총 52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M씨 등은 이들 사진 외에 성적으로 수위가 높은 사진을 더 갖고 있다며 기획사 측을 협박했지만 실제로는 신체 접촉이 없는 사진 2장이 전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전에 연예계에서 일하던 이들은 취업을 못하자 M씨가 2002년 외국인에게서 우연히 입수한 사진을 이용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몰카 동영상 루머에
기자회견 자청하기도
경찰은 기획사 대표의 신고로 현장에서 문씨 등을 검거했으며 이들의 집을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USB 메모리에 저장돼 있던 A씨의 사진을 압수했다.
연예인들을 상대로 불거진 협박 테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예인들이 당한 협박사건 하면 여자 연예인들이 ‘사생활이 담긴 몰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당한 사건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 2001년 매니저로부터 협박당한 탤런트 이태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태란의 매니저는 이태란에게 관계를 맺은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수억원의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태란은 매니저를 고소했고 동영상의 존재를 부인했으며 매니저 역시 “장난삼아 한 말”이라고 해명해 동영상의 존재는 일단락 됐다.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로 시트콤에서 활약하던 함소원도 2003년 몰카 동영상 루머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다. 몰카 때문에 협박당하고 돈을 갈취당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함소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오현경과 백지영은 이런 동영상 때문에 연예 활동의 공백을 갖는 아픔을 맛봤다. 오현경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10년 동안이나 공백을 가진 뒤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전 매니저가 미국에 성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동영상을 유포해 물의를 빚은 백지영은 지난해 5집 타이틀 곡 ‘사랑 안 해’로 정상에 올랐다.
아이비는 전 애인으로부터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한다며 상습적으로 협박당한 적이 있다.
2003년 최정상 인기를 구가했던 여자 탤런트도 전 매니저의 몰카 동영상 협박에 시달린다는 루머에 휩싸였으며 신인 여배우의 몰카 동영상을 미끼로 협박을 일삼고 돈을 가로챈 매니저가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이 매니저는 기획사를 찾아온 연예인 지망생들의 몰카 동영상을 찍고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여자 연예인을 상대로 한 협박사건 사례는 많다. 배우 송혜교는 2006년 전 매니저로부터 ‘얼굴에 염산을 뿌려 평생 고통스럽게 해주겠다’며 2억5000만원을 요구당한 협박 테러를 받았다. 송혜교는 ‘염산 테러’에 대한 노출을 소속사와 상의해 경찰에 재빨리 신고해 전 매니저 K씨가 긴급 체포돼 사건은 일단락됐다.
송혜교는 전 매니저에
염산 테러 협박당해
가수 보아는 미니홈피와 이메일이 해킹돼 곤혹을 치렀다. 보아는 미니홈피에서 해킹한 사진과 이메일 내용을 유포하겠다는 대학생 S씨에게 협박을 당했다. 더욱이 동료 연예인에게도 협박 메일을 보내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과거 가수 간미연도 베이비복스 시절 당시 HOT의 멤버였던 문희준과 열애 중이라는 소문에 팬들이 보낸 ‘면도칼 협박’을 당했다. 간미연은 협박편지와 함께 여러 개의 섬뜩한 면도칼이 동봉된 봉투를 받았다. 당시 간미연은 경찰에 신고하는 등 곤혹을 치르면서 당시 10대 아이돌 스타로서 상처를 입었다.
도지원 5시간 ‘감금’·모델 이소라 ‘위기 탈출’
이승철은 마약이 든 우편물을 받고 협박 당하기도
연예인 납치 협박사건도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고 최진실의 경우 지난 1994년 서울 은평구 갈현동 자택 앞에서 지방대생으로부터 피랍 위기를 모면한데 이어 몇 차례 납치의 위협을 겪었다. 98년 12월 말 서울 논현동 자택 계단에서 칼을 든 괴한에게 납치당할 뻔한 사건 이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까지 했다.
도지원은 지난 98년 7월 서울 청담동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다 지하 주차장에서 남녀 2명에게 납치돼 자신의 차 트렁크에서 눈과 입을 테이프로 틀어 막힌 채 5시간 동안 감금된 후 풀려났다. 이후 전화협박을 통해 도지원은 1400만원을 강탈당했다.
슈퍼모델 이소라도 지난 1999년 서울 청담동 집 앞에서 10대 후반 남자 3명으로부터 납치를 당할 뻔했다. 이소라가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는 바람에 겁에 질린 범인들은 얼굴을 폭행한 뒤 달아났다.
지난 2002년 4월엔 인기그룹 신화 멤버 전진이 납치됐다가 나체사진을 찍힌 뒤 협박당했다. 범인들은 만취한 전진에게 몰래 약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호텔로 납치, 여자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의 사진을 찍어 1억2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가수 이승철은 마약이 든 우편물을 받고 협박을 당한 적도 있었다. 이 우편물에는 필로폰과 주사기 10개, 2억원을 계좌에 입금하라는 협박편지가 함께 들어있었다. 이승철은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협박을 받은 경위를 설명하며, ‘테러가 멀리 있지 않다’는 말로 연예인들에게 협박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협박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들이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어 재기가 힘들어지거나 자칫하면 연예계 생활이 끝날 위험도 있기 때문에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미끼로 돈을 요구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연예인의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적극적 대처로
협박 벗어나야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은 이미지가 손상될 경우 인기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해 협박을 하면 쉽게 돈을 뜯어낼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에 협박을 하는 사람이 생겨난다”며 “그러나 과거에는 협박을 당하면 돈을 주고 무마를 하려는 연예인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쉬쉬 하지만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피해 사실을 경찰과 언론에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협박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동정여론도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