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특급호텔 가면 특별함이 있다

달콤한 유혹 받고 싶다고? 특급호텔 가봐~

그랜드 힐튼 호텔…영화 예매권 2매, 호텔 쿠폰 증정
르네상스 서울 호텔…셰프가 직접 서빙 하는 식사 제공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야경 바라보며 로맨틱한 분위기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수제초콜릿과 초콜릿 케이크 선봬

발렌타인데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기에 더 없이 좋은 ‘낭만적인 날’이다. 특급 호텔들이 발렌타인데이 대목을 앞두고 손님 끌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발렌타인데이는 특수 중 특수. 호텔들은 일제히 특별메뉴를 마련하는 등 패키지 상품과 로맨틱한 이벤트를 내세워 고객 몰이에 한창이다. 달콤한 사랑고백만 각자 준비하면 된다. 

달콤하고 즐거운 유혹

그랜드 힐튼 호텔은 2월10일부터 15일까지 ‘Love story at Hilton’ 패키지를 선보인다. 럭셔리한 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룸 1박과 와인 한병, 쵸콜릿을 제공하며 EFL 라운지에서 아침 조식 2인과 해피아워를 포함한다. 또한 연인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롯데시네마 예매권 2매와 10만원 상당의 그랜드 힐튼 쿠폰을 증정한다. 가격 24만원. (02)2287-8400

W 서울 워커힐은 2가지 특별 로맨틱 패키지를 선보인다. ‘W 드림스 인 로맨스’ 패키지는 레드 & 화이트의 대비가 인상적인 원더풀 룸에서의 1박, 객실 내 W스타일의 풍선 데코레이션과 로맨틱 배스 셋업이 포함되어 두 사람만의 밤을 달콤하게 장식해 준다. 또한 쉐프가 준비한 스페셜 코스 디너와 트렌드 와인이 포함된 식사를 레스토랑 키친 또는 나무에서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웨이 스파의 스파 트리트먼트를 이용할 경우 10%의 할인 혜택도 포함되어 있다. 가격 42만5000부터. ‘웨딩 나이트’ 패키지는 레드 & 화이트의 원더풀 룸에서의 1박과 뵈브클리코 샴페인과 함께 쵸콜릿, W 티셔츠 등이 포함된 특별한 룸 셋업이 포함되어 있다. 가격 32만5000원부터. (02)2022-0000

메이필드 호텔은 2월13일과 14일 ‘내 남자친구에게’ 패키지를 선보인다. 슈페리어 룸 1박, 미슐랭에서의 2인 아침식사가 제공되며 객실 내 하트쿠키와 쵸콜릿이 들어있는 레드박스와 빌라엠 화이트 와인 1병이 셋업 된다. 여기에 특별한 날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어줄 핑크빛 풍선 데코레이션과 생화로 장식한 스페셜 미니부케는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가격 23만4000원부터. 여기에 8만원을 추가하면 스페셜 BBQ 2인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02)2660-9000

롯데호텔서울은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 데이를 맞아 2월13일부터 3월14일까지 ‘스위트 버블’ 패키지를 선보인다. 주니어스위트 또는 코너스위트 객실 1박에 클럽라운지의 조식과 해피아워를 이용할 수 있고, 거품비누와 마스크 세트로 천연거품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로맨스 연출을 위해 호텔은 스위트 객실에 쵸콜릿과 디럭스 과일 및 와인 커티시를 무료로 세팅해주고 연인끼리 풀 데이트 코스를 즐길 수 있도록 4만원 권의 ‘롯데 기프트 카드’를 선물로 준다. 가격 30만원. (02)759-7311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2월13일과 14일 2가지 종류의 발렌타인데이 스위트룸 패키지를 선보인다. ‘로얄 스위트 발렌타인’ 패키지는 로얄 스위트룸 숙박, 모엣 샹동 샴페인, 아름다운 발렌타인데이 꽃장식과 함께 스위트룸에서 쉐프가 직접 서빙 하는 최상의 5코스 식사가 제공된다. 또한 다음 날 룸서비스로 조식 식사를 제공받거나 뷔페 레스토랑 카페 엘리제 중 선택해서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페라가모 목욕 제품 세트도 증정된다. 가격 80만원. ‘스위트 발렌타인’ 패키지는 코너 스위트룸에서의 숙박, 카페 엘리제에서의 뷔페 레스토랑 중 선택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페라가모의 목욕 제품 세트도 증정된다. 가격 30만원. (02)2222-8500

리츠칼튼 서울은 2월12일부터 14일까지 ‘다이아몬드 발렌타인’ 패키지를 선보인다. 객실에서 고객이 원하는 음식 혹은 주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룸서비스 10만원 쿠폰과 목욕 용품 세트를 증정한다. 또한 가수 혜은이, 개그우먼 이영자, 김숙이 나오는 뮤지컬 <메노포즈>의 티켓을 40명에게 선착순 지급한다. 특별 이벤트로 객실에 있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맞춰 금고를 여는 고객 1분에게 국내 최고 명품 브랜드인 삼신 다이아몬드의 리시안시스 다이아몬드 목걸이(선착순 1명)를 증정한다. 가격 28만원부터. (02)3451-8114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2월12일부터 14일까지 ‘초코초코 발렌타인’ 패키지를 선보인다. 디럭스 룸 1박을 기본으로 델리 아마도르의 수제 쵸콜릿 10구 세트와 함께 겨울의 추위를 달콤하게 녹여줄 핫 쵸콜릿 2잔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피트니스 센터와 실내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식음업장 이용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격 21만4000원. (02)3440-8000
 
서울프라자호텔은 2월11일부터 15일까지 ‘LOVE’ 패키지를 선보인다. 딜럭스룸에서 1박, 서울광장 및 도심의 전경이 한눈에 보여 낭만적인 분위기가 일품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에서의 5가지 메뉴로 이루어진 정찬 코스 2인 포함 그리고 뮤지컬 <시카고> 공연티켓 R석 2매까지 제공된다. 가격 27만원. (02)310-7710

파크 하얏트 서울은 2월12일부터 15일까지 ‘발렌타인 데이 & 구정’ 패키지를 선보인다. 고급스러운 객실에서의 숙박, 룸 안에 준비되는 고급 레드 와인이 패키지에 포함되며 더 라운지의 에프터눈 티 세트, 쵸콜릿 퐁듀 세트, 디너 세트 특별 할인 혜택 등을 옵션으로 선택하여 즐길 수 있다. 가격 26만원부터. (02)2016-1234

행복한 만찬과 프러포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에서는 레스토랑마다 달콤함이 가득 담긴 발렌타인 특별 세트 메뉴를 선보인다. 우선 호텔의 34층에 위치한 프랑스식 레스토랑 테이블 34에서는 연인들을 위하여 바닷가재과 푸아그라 등 최고급 식자재로 구성된 5코스 특별 세트 메뉴를 마련한다. 디저트로 준비되는 달콤한 쵸콜릿 타르트와 상큼한 레몬향의 머랭은 입안을 달콤하게 마무리해주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격 13만원. (02)559-7631 무역센터 52층에서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 눈에 내려볼 수 있는 마르코 폴로에서는 6코스의 지중해식 요리와 7코스의 아시안 요리를 선보인다. 지중해 요리로는 부드러운 덤플링이 곁들여진 바닷가재 콘소메를 비롯하여 세계 3대 진미인 푸아그라와 전복이 곁들여진 한우 안심 샤또 브리앙이 마련된다. 아시안 요리로는 입맛을 돋구는 다섯 가지 냉채를 시작으로 신선한 관자와 새우등 갖가지 해산물이 가득한 상어 지느러미 제비집 스프가 마련된다. 이어서 굴 소스를 곁들인 쫄깃한 육질의 왕새우를 삶은 통 전복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주요리로는 매콤한 후추 소스로 맛을 낸 쇠고기 안심 요리가 마련된다. 가격 14만원. (02)559-7620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로비라운지 & 델리에서는 2월1일부터 ‘마카롱, 마카롱, 마카롱즈!’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큰 그랜드 하트 마카롱을 비롯 스트로베리 팀벨, 쵸콜릿에 빠진 마카롱, 쵸콜릿 패션 슬라이스, 쵸콜릿 패션 토트 등 총 8종이다. 이 외에도 쵸콜릿 빅슈, 쵸콜릿 무스 등 달콤한 쵸콜릿 아이템 6종을 추가로 선보이는데 무스의 경우 포장 가능한 개별 컵에 담겨있어 편리하게 나만의 발렌타인 기프트 세트를 만들 수 있다. 가격 발렌타인 스페셜 슈와 무스 컵 4500~5800원. 마카롱 조각 아이템 4000~6500원, 마카롱 발렌타인 케이크 3만5000~4만5000원. (02)2270-3101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더 비스트로는 2월14일 스위트 발렌타인 디너를 선보인다. 전문 소믈리에가 엄선한 최고급 프렌치 샴페인 모엣 샹동 브룻 한잔이 특별 서비스 제공되어 식전주로 마셔 달콤한 발렌타인 디너의 분위기를 돋울 수 있다. 총 6코스로 준비된 스위트 발렌타인 디너는 특대 랍스터 링 샐러드와 캐비아, 굴 칵테일, 훈제연어 링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스프, 매운 비스큐 소스를 곁들인 링귀니 파스타, 신선한 허브와 모렐 소스를 곁들인 송아지 스테이크와 양 갈비 구이 듀오가 제공된다. 또한 후식으로 하트모양의 달콤한 쵸콜릿 케이크와 커피가 제공된다. (02)531-6604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다양하고도 실속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 이태리 식당 일폰테에서는 2월14일 저녁 왕새우 전채, 펜넬 크림 스프, 해산물로 속을 채운 토르텔로니, 안심스테이크와 크림소스 바닷가재 등이 포함된 발렌타인데이 특별 메뉴를 선보인다. 가격 9만8000원. 영국풍의 바 오크룸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샴페인, 홈메이드 쵸콜릿, 칵테일 그리고 장미 한송이가 포함된 세 가지 종류의 발렌타인데이 특별 세트메뉴를 선보인다. 가격 4만원, 6만5000원, 13만원. (02)317-3012

세종호텔 펍 레스토랑 피렌체는 2월12일부터 14일까지 ‘프로포즈 특선’을 선보인다. 제공되는 메뉴는 7가지 코스요리로 훈제연어와 홀스래디쉬 크림소스, 오늘의 특별 수프, 신선한 샐러드, 롤빵, 신선한 계절 과일, 커피 또는 홍차로 제공되며 메인 요리는 그릴에 구운 소 안심, 대하, 도미구이와 버섯소스로 제공된다. 또한 프로포즈 특선을 주문하는 고객은 칠레산 와인 1병과 달콤한 수제 쵸콜릿, 특별한 추억을 기념 할 수 있도록 폴라로이드 기념 사진 촬영 1컷을 제공한다. 가격 2인 기준 9만원. (02)3705-9146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델리숍은 2월1일부터 14일까지 파티시에가 직접 마련한 다양한 종류의 수제쵸콜릿과 쵸콜릿 케이크를 선보인다. 수제쵸콜릿은 프랑스 최고의 쵸콜릿 브랜드 ‘발로나’로 만들어 깊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 고소한 너트가 들어간 ‘코코아 로쉐 쵸콜릿’, 얼그레이의 깊은 향이 베어있는 ‘얼그레이 쵸콜릿’, 장미모양 장식이 눈에 띄는 ‘코코넛 쵸콜릿’ 및 화이트 쵸콜릿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텐드리스 쵸콜릿’ 등이 대표적인 수제쵸콜릿으로 손꼽히며 총 17종류가 마련되어 있다. 가격 개당 1400원~1800원. 박스 8000원~3만9000원. 이 외에도 ‘하트 쵸콜릿 박스’와 ‘로즈 쵸콜릿 박스’ 등 쵸콜릿으로 만든 박스를 준비했으며 쵸콜릿 박스에 작은 수제 쵸콜릿을 담아 더욱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가격 각각 5만원부터다. (02)6282-6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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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