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탕웨이·김태용 러브스토리

감독과 배우 “영화 찍다 눈 맞았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중국 여배우 탕웨이(34)와 영화 <만추>의 김태용(44) 감독이 공식적으로 결혼을 발표했다. 갑작스런 소식에 양국의 팬들은 놀란 모습이다. 두 사람은 2009년 영화를 찍으며 처음 만났다. 그리고 2012년 11월 열애설을 부인했지만 결국 지난 2일 “가을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알려왔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이루어진 걸까.


지난 2일 영화 <만추>의 김태용 감독의 소속사인 (주)영화사 봄은 “중국 여배우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결혼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영화 <만추>에서 함께 작업한 김 감독과 탕웨이는 그 이후에도 좋은 친구로 지내오다가 지난해 탕웨이가 <만추> 촬영 이후 작년에 광고 촬영을 위해 내한했을 때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발표
폭발적 반응
 
탕웨이와 김 감독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웠고 올 가을 결혼식을 올린다. 이들은 가족과 친지 등 가까운 지인들의 축복 속에 비공개로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영화사 봄은 “영화 <만추>에서 함께 작업한 두 사람은, 영화 작업 이후에도 좋은 친구로 지내왔다. 2013년 10월, 광고 촬영을 위해 탕웨이가 내한했을 때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이제 부부로 인연을 맺는다”고 밝혔다.
 
김 감독과 탕웨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며 사랑을 싹 틔운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탕웨이는 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지난 2012년 10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기도 했다.
 
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탕웨이와 김 감독은 지난 2012년 해운대의 명물 포장마차 촌에서 함께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다정한 시간을 보냈다. 모자를 눌러쓰고 캐주얼 차림으로 포장마차에 나타난 탕웨이는 일행과 그곳을 찾은 많은 국내 배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캐주얼한 복장에 모자를 눌러쓰고 편안하게 거리를 활보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또한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11월 탕웨이의 경기도 분당 자택 매입설이 돌며 열애설에 휩싸였으나 양측 모두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탕웨이는 2012년 7월 경기도 분당에 13억원 상당의 토지 150평을 매입해 7월 자신의 명의로 등기등록을 마쳤다. 탕웨이는 이를 위해 ‘6’으로 시작하는 외국인 주민번호까지 발급받았다.
 
탕웨이가 사들인 분당 구미동 땅은 김 감독의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과 나는 좋은 친구일 뿐”이라며 “영화 <만추>를 찍으며 나를 잘 이끌어주고 지도해줘 그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나는 요즘 새 영화 준비로 바쁘다”고 밝혔으며, 김 감독 측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영화사 봄에 따르면 열애설이 보도된 당시 두 사람은 작품으로 이어진 ‘친구’ 관계였다. 봄 측은 2013년 10월 광고 촬영을 위해 탕웨이가 내한했을 당시 김 감독과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으며, 이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오다 부부로 인연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영화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친구가 되었고 연인이 됐다. 이제 남편과 아내가 되려고 한다. 물론 그 어려운 서로의 모국어를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어려움은 또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될 것이다. 우리를 격려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세상의 모든 소중한 인연이 다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측근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이날 오전 지인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린 뒤 중국으로 곧장 출국했다. 김 감독은 중국에 도착해 탕웨이 가족과 정식으로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결혼 날짜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과 배우

오작교 <만추>
 
탕웨이와 김 감독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 언론뿐 아니라 중국 언론들도 앞다퉈 속보로 이 소식을 내보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망>은 “2012년에는 좋은 친구사이라고 하더니 이제 결혼한다”며 “한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해 부산 영화제에서도 김 감독과 탕웨이를 자주 목격했다고 한다. 또 탕웨이가 한국 경기도 분당에 토지를 매입한 것도 이들의 관계와 관련이 있었다. 김 감독도 베이징에 올해 자주 들렀다”며 이들 결혼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에는 탕웨이와 김 감독의 결혼 기사에 20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려 중국 내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탕웨이와 김 감독 결혼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 중 30.8%는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에 놀랐다’고 반응했다. ‘김태용 감독이 누구냐’가 30.1%로 2위에 올랐으며 3위는 25.7%가 응답한 ‘여신의 결혼을 축복한다’ 등으로 나타났다.
 
조만간…깜짝 결혼 발표에 한중 ‘발칵’
설마 했는데…이미 감지된 핑크빛 기류
 
탕웨이의 전 남자친구였던 텐위의 반응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또한 ‘시나닷컴’은 “탕웨이의 전 남자친구인 텐위와 연락했다”며 “텐위는 탕웨이의 결혼 소식에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반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텐위는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배우로, 탕웨이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연인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2007년 9월 탕웨이가 영화 <섹, 계>를 찍은 후 헤어졌다. 당시 텐위가 탕웨이의 농도짙은 베드신 연기를 탐탁지 않게 여긴 것이 결별 이유로 알려진다. 
 
대만 출신 가수 겸 배우 왕리홍은 중국 SNS 웨이보에 “축하해요 탕웨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황금시대>에 함께 출연한 펑샤오펑 역시 “축복! 행복!”이라며 탕웨이 결혼소식에 축하를 전했다. 영화 <건당위업>을 연출한 허핑감독은 탕웨이와 함께 작업했던 때를 회상하며 “10여년 전 컬럼비아 영화사 중국지사를 담당할 때 동료가 여학생을 데려왔다. 입시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가 오늘 결혼한다고 발표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어느덧 결혼을 앞두고 있을 만큼 자란 탕웨이에 감회를 전했다.
 
국내 영화계도 중국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 <화차> <발레교습소> 등을 연출한 변영주 감독은 “제수씨가 탕웨이가 될 줄 몰랐다”며 “현빈을 내버려두고 김태용이라니, 여신과 결혼했으니 ‘노팅힐’인가”라며 부러움 섞인 축하인사를 건넸다. 영화 노팅힐은 평범한 남성과 세계적인 여배우의 사랑을 다룬 영화로 이 둘을 연상시킨다.
 
영화 <방가방가>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등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탕웨이가 아니라 미안하다며 닭백숙을 내왔다. 나도 김태용이 아니니 괜찮다며 열심히 닭백숙을 먹었다. 우리의 눈물로 소금 간은 필요치 않았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탕웨이는 김 감독과 한국영화 작업을 또 하려 했었다고 전해진다.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신과 함께>에 출연하려 했었다. 김 감독뿐 아니다. 많은 한국영화 감독들이 탕웨이와 작업을 하고 싶어 했다. 그 만큼 탕웨이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그를 바라보는
부러운 시선들
 

탕웨이의 연예계 활동은 꽤 오래됐다. 10대 시절 모델로 활동했던 그녀는 베이징중앙희극학원에서 착실히 수업을 들었고, 2004년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미스 월드 베이징 대회에 출전해 5위에 입상했다. 이후 TV드라마나 연극 등에 출연하던 중 드디어 2006년 CCTV 영화채널에서 수여하는 최고 여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리안 감독의 <색, 계> 오디션은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 베이징과 홍콩을 오가며 모두 5번의 오디션을 봤다. 그러다 마음을 비우고 지방에 내려가 있던 그녀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탕웨이는 “아버지와 함께 산을 오르고 있는데 빨리 다시 홍콩으로 오라고 하더라. 난 또 6번째 오디션 연락으로 생각하고 ‘이미 5번이나 봤는데 뭐 한번 더 못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홍콩으로 갔다. 그런데 한참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 오디션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안 감독이 조용히 카메라 앞에 서라고 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탕웨이는 약 1만명의 오디션 참가자 중에서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그녀는 친일파 핵심인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를 암살하려는 여자 스파이 ‘왕치아즈’ 역을 연기하면서 파격적인 성 묘사를 보여줘 큰 화제가 됐다. 양조위와 비교해도 당당히 ‘주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표정과 몸짓은 살아 있었다.
 
<색, 계>가 제6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탕웨이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후 대만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제44회 대만 금마상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8년 3월, 탕웨이가 출연한 TV광고가 중국의 국가 방송 영화 텔레비전 총국의 지시로 방영이 금지됐다. 이유는 당시 중국에서 <색, 계>를 둘러싸고 농도 짙은 정사신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것.
 
또한 <색, 계>는 1939년부터 1940년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탕웨이의 친일논란은 중국 문화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중국 영화계는 탕웨이의 영화출연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영화 팬들은 ‘반일’ 보다는 ‘여신’을 선택할 정도로 이미 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같은 해, 탕웨이는 홍콩 정부의 우수 인재 영입계획에 따라 홍콩 영주권을 받았다.
 
영화 <만추> 인연으로

국경·나이 넘은 사랑
 
이후 2009년 11월, 김 감독의 영화 <만추>의 리메이크판에서 수감된 지 7년 만에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 역으로 캐스팅 되어, 상대 배우 현빈과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촬영에 임했다. 영화 개봉 이후에는 한국 광고 출연과 2012년 제17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안성기와 개막식 사회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에서 사랑 받는 대표적인 중화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개봉 예정인 마이클 만 감독의 <사이버>에서는 크리스 헴스위스의 연인 역을 맡아 헐리우드에 진출했다.

영화 <노팅힐>
현실판으로…
 
김 감독은 올해로 마흔 여섯 살이다. 불혹의 나이에도 탕웨이와의 나이차가 무색할 만큼 동안외모를 자랑한다. 평소 시사회나 영화제에서 포착된 김 감독은 큰 키, 작은 얼굴, 깔끔한 인상이다. 또 남다른 패션 센스를 발휘하며 ‘훈남’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3년 간 취업을 하지 않았다. 그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비교적 넉넉한 집안 배경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전해진다. 성격은 내성적인 편이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유명 영화감독들을 배출해낸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13기로 졸업하고 호주로 떠나 국립영화학교에서 공부했다. 영국에서 유학했던 탕웨이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김 감독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김 감독은 조근 조근한 말솜씨로도 유명하다. 
 
김 감독은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했다. 흥행까지는 아니었지만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가족의 탄생>이 현대사회의 새로운 가족의 정의를 제시하면서,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 대종상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탕웨이와의 인연이 시작된 영화 <만추>는 한국남자와 중국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감독은 탕웨이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시나리오를 썼다. <만추>가 호평을 받으면서 김 감독은 입지를 굳혔다. 지난 5월에는 옴니버스 3D영화 <신촌좀비만화>의 세 번째 이야기 <피크닉>을 연출했다. 가벼우면서도 재기발랄한 연출 능력도 보여준 것이다. 
 
 
<khlee@ilyosisa.co.kr>
 

[탕웨이는?]
 
▲베이징중앙희극학원 
▲중국 백화상 우수 여배우상
▲제12회 시네아시아 어워즈 올해의 아시아여자스타상
▲제44회 대만 금마장 최우수신인상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제11회 중화권영화미디어대상 여우주연상
▲제3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연기상
▲제12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우수연기상
▲제3회 올해의 영화상 여우주연상
▲제5회 중국 영화감독협회 올해의 여배우상
▲제21회 베이징대학생영화제 여우주연상
-출연작
2006 <여인부곡> <생우육십년대>, 2007 <색, 계>, 2010 <크로싱 헤네시> <만추>, 2011 <동려군> <건당위업> <무협>

[김태용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교수
▲배리어프리영화제 홍보대사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여고괴담2)
▲제27회 청룡영화상 감독상(가족의 탄생)
▲제44회 대종상영화제 감독상(가족의 탄생)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제45회 영화의 날 유망감독상
▲제20회 부일영화상 최우수 감독상(<만추>)
▲그린산타상
▲제31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 영화부문
-대표작
2006 <가족의 탄생>, 2010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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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