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산운용 ‘이상한 입찰’ 내막

1등 두고 2등 뽑다니…짜고 친 고스톱?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현대자산운용이 특혜 입찰 논란에 휘말렸다. 현대자산운용이 진행한 분당미금시장 공매 입찰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공정한 절차에 따라 매각절차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불공정한 매각절차를 진행했다는 것. 어떤 내막이 있는 것일까.

분당미금시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30번지 일원으로 총 면적 2900m²에 이른다. 880평 땅 위에 I사가 운영 중인 미금 탑할인마트가 들어서 있다. I사는 직원 수 30여명의 소기업이다.

I사는 2011년 5월 전대기간을 1년으로 해 K씨와 전대차계약을 작성하고 마트영업을 위해 약 10억원의 실내 마트시설투자와 함께 노후화된 분당미금시장에 페인트칠 및 지붕 방수 등 약 5억원 상당의 유익비를 지출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전대차계약은 임차인이 임차물을 다시 제3차에게 임대하는 계약을 말한다.

15억 투자해
한달만 영업

그러나 마트영업을 시작한 지 1달도 채 지나지 않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분당미금시장 원 소유주였던 Y사로부터 전대차계약 불가와 건물명도 등 소송을 당한 것. Y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 K씨가 Y사와의 임대차 계약서에 '전대차를 금지한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이고 I사와 전대차계약을 체결한 탓이었다.

I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마트영업을 위해 노력하던 중 Y사로부터 재계약을 해준다는 구두약속을 받고 소송에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 건물명도 등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음에도 단 한 차례도 변론요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변론기일에도 모두 불출석했다. 오히려 원고였던 Y사에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이로 인해 Y사는 1심에서 손쉽게 승소할 수 있었고 I사는 재계약이라는 말만 믿고 항소도 포기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Y사가 갑작스러운 자본잠식으로 2012년 8월22일 시장 퇴출이 확정됨으로써 재계약은 무산됐고 I사는 법률상 불법점유자 신세로 추락했다.

이에 I사는 분당미금시장을 아예 매수하기로 하고 지방건설사인 A사와 함께 현대자산운용이 진행한 분당미금시장 공매 입찰에 최고가를 써내며 참여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분당미금시장 매각은 지난 2005년 시작됐다. 그해 1월 현대증권은 부동산경매펀드1호를 모집, 판매개시 10분 만에 1000억원 규모의 부동산경매펀드가 판매 마감됐고, 추가한 500억원의 청약까지 모두 마쳤다.

분당미금시장 대형마트 매각 주관
'특정인 밀어주기' 특혜 의혹 제기

2005년 7월, 부동산경매펀드1호인 현대경매부동산일호투자는 분당미금시장 부동산경매에 입찰 참여해 128억원에 최고가 낙찰을 받아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매각주관사이던 Y사가 '도이치쇼크'로 인해 큰 손실을 입고 재무구조가 악화돼 2012년 8월 문을 닫은 데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매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분당미금시장은 유찰을 거듭했다.

'도이치쇼크'는 2010년 11월11일 장 마감 직전 도이치증권 창구로 2조4000억원대의 외국계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포스피지수가 53.12포인트 폭락해 투자자들이 거액의 손실을 입은 사건이다.


부동산경매펀드를 구입한 소액투자자 약 2700명은 지지부진한 매각 절차에 대해 현대증권에 항의와 불만을 표출했고 보다 못한 예금보험공사가 나서 공매를 진행했지만 1회차 179억원, 2회차 143억원 모두 낙찰자가 없어 공매가 종료됐다.

분당미금시장 공매 절차가 활기를 띄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 6월21일 금감원이 직접 나서면서 부터다. 금감원은 직권명령으로 부동산 매각, 매각대금분배 및 투자회사의 청산 등 관련제반 업무를 Y사에서 현대자산운용으로 이양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13일 분당미금시장 매수희망자 4명으로부터 매수의향서를 접수받고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I사도 접수마감일이던 8월8일 겨우 매수의향서를 접수했다. 현대자산운용이 분당미금시장에 대한 매각공고 등 일체의 공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3개 업체가 매수희망가격을 기재해 이미 접수했다는 사실을 안 I사는 분당미금시장을 반드시 매수하기 위해 높은 금액을 기재했다.

최고가인 143억원이었다. 143억원은 예금보험공사에서 진행한 공매 최종 유찰금액이었다.

10억 포기하면서
특정인 밀어주기?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는 차순위였던 B사가 선정됐다. B사가 적어낸 입찰가액은 133억원에 불과했다. 

B사는 충남 보령에 본사를 둔 영세한 비주거용 건물임대업을 주업으로 영위한다. 직원은 2명에 불과하며 지난 3년 평균 매출액은 5억9300여만원, 당기순이익은 1억400여만원, 부채비율은 735%에 달한다.

I사는 "B사의 자금력에 문제가 있다. 입찰 절차를 통해 매각을 진행한 이상 입찰관련 법률을 따라야 하며, 당연히 최고가 매수인이 낙찰자로 선정되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현대자산운용은 "분당미금시장 공매는 경매펀드로써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의해 마음대로 매각할 수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I사는 불범점유자로서 자금력이 없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하지만 I사가 불법점유자라고 하더라도 공동매수인인 A사는 '불법점유자'도 '자금력이 없는 법인'도 아니다. 실제로 입찰 절차에 필요한 예금잔액증명서도 A사 명의로 첨부했다.

이쯤 되자 특혜·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업체의 자금 동원력을 설명하는 예금잔액증명서가 A사 명의로 제출됐음에도 현대자산운용이 '자금력'을 들먹이며 차순위 업체를 선정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며 "특정인 밀어주기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143억원 vs 133억원
최고가 제시자 배제
차순위자 선정 왜?

여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B사가 지난해 11월 초 자금문제로 입찰을 포기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현대자산운용이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를 "문제가 없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밀어붙인 셈이다.


I사는 "I사가 최고가 매수인임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고 배제된 결정적인 이유로 현대자산운용이 제시했던 '자금력'은 처음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었다"며 "현대자산운용이 계획적으로 처음부터 이건(분당미금시장)에 대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매각절차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불공정한 매각절차를 진행하였음이 명백하게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I사는 강력 대응에 돌입했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약 8개월 동안 현대자산운용의 불법적인 분당미금시장의 처리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금감원, 감사원, 국회에 억울함을 호소해 각 기관은 조사에 돌입했다. 올해 4월부터는 금감원이 현대자산운용에 대한 일시적 검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I사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부동산매각절차중지가처분과 매매계약당사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산운용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다"고 일축했다. 현대자산운용 관계자는 "2건의 소송은 I사의 피보전 권리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대자산운용이 승소했다"고 밝힌 뒤 "원고인 I사가 항소를 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은 가타부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실 규명 위한
강력 대응 예고

I사의 주장은 달랐다. I사는 '피보전 권리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현대자산운용이 진행한 입찰절차에 참여해 최고가인 143억원을 기입해 제출했음에도 불법적으로 차순위자인 B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승복할 수 없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며 "이는 불법점유자의 지위가 아닌 최고가 입찰참가자의 지위로서 소송을 신청한 것이며 더욱이 I사 단독이 아닌 A사와 공동으로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I사는 또 "부동산매각절차중지가처분의 1심 결정문은 단지 I사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인정해 기각결정을 했으나 이는 명백하게 사실을 오인하고 있는 것으로 2심 및 본안 소송에서는 이와 같은 1심 결정에 대해 실체적인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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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