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천기누설> 사주로 본 투옥 총수들 앞날 대예측

하늘은 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파란 말의 해 갑오년이 밝은 지 어느 덧 반년 가까이 흘렀다. 올해 재계는 대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구속 소식에 얼룩졌다. 선장 잃은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위기관리 체제에 돌입했지만 그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투옥 총수들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까.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재계 총수들의 사주풀이를 통해 이들의 운세를 점쳐봤다.

   SK 최태원
"배신 주의하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계열사 자금 횡령혐의로 지난해 1월31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1년 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 실형이 유지됐다. 최 회장의 부재 속에 SK그룹은 지난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계열사 간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지만 해외 투자와 신규 사업 등 굵직한 현안 추진도 대부분 올 스톱되거나 보류된 상태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결단으로 성사된 SK하이닉스와 같은 성공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백운비 원장은 어떻게 볼까? 백 원장은 "수신도계(修身道界)"라고 운을 띄운 뒤 "몸과 마음을 새로 닦고 참회와 반성으로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금년 운은 좋지 않다. 내년에 운이 들어온다"며 "현재 상황을 뚝심과 패기라는 평소 장점을 최대한 살려 새로운 대업을 완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회장의 수감 생활이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백 원장은 또 "건강은 워낙 타고난 체질이라 염려할 부분이 없고 형제우애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부분적인 이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핵심 멤버의 배신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CJ 이재현
"약점 보완하라"

"신우대업(新又大業). 새로운 기운으로 변하며 내분을 극복하고 대업을 이어받을 계기가 되는 해." 백 원장이 밝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운세다.

이 회장은 끊임없는 수난사를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비자금 조성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강도 높은 검찰 조사에 이 회장의 건강은 악화됐다. 급기야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던 지난 2월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법원은 지난달 30일 이 회장 측의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 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명예도, 건강도 다 잃은 셈이다.

[최태원] 새로운 길 찾게 될 것
[이재현] 혜안과 지혜 터득해야
[현재현] 후반에 위기 극복한다

그룹 사정도 마찬가지다. CJ그룹은 전반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8조5000억원으로 목표인 30조원 달성을 실패했고 영업이익 또한 1조1000억원으로 목표인 1조6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9% 감소했고 CJ프레시웨이와 CJ CGV, CJ대한통운 역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CJ푸드빌은 적자전환했다.


백 원장은 이 회장에 대해 "귀가 얇고 마음의 변화가 심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중심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며 "타고난 운이 병약하여 건강에 문제가 많다. 선천성·후천성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원장은 이 회장에게 '보완'을 강조했다. 백 원장은 "앞 뒤 관계를 분명히 하고 한 발 앞서 보는 혜안과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며 "지병 등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늘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양 현재현
"혼란 뒤 구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에게 계사년과 갑오년은 악몽의 한 해였다. 현재의 회장의 악몽은 지난해 10월 동양과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동양네트웍스·동양시멘트 등 그룹 계열사 5곳이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 사기성 CP를 발행하고 판매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동양 계열사 10여 곳과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자택 3∼4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고 결국 현 회장은 지난 1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CP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현 회장은 지난 12일 작전세력과 공모해 주가 조작을 하고 399억원의 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 회장과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주식투자 전문가들과 공모해 2011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총 18만2287회의 시세 조종성 주문을 냈다. 이에 940원이었던 동양시멘트 주가는 4710원까지 올랐고 ㈜동양이 보유한 주식을 블록세일로 매도하는 수법으로 13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현 회장과 김 전 대표는 또 동양네트웍스 직원 임모씨 등과 공모해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277억원 상당을 챙겼다.

백 원장은 "현 회장의 올해 운세는 사방으로 흩어질 운"이라며 "관액중중(官厄重重). 즉 관재와 흉운으로 인해 무너지고 잃는다"는 전망을 내놨다. 나아가 현 회장에게 그동안 중심업이 바뀌는 등 혼란이 주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 원장은 현 회장이 후반에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답은 '일이관지(一以貫之)'다. '하나로써 꿰뚫다' '일관성이 있다'는 뜻이다. 백 원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말고 뚜렷한 목표와 정신을 무기로 밀고 나가야 한다"며 "후반에 가서는 지금의 위기가 수습이 되며 신규 운의 변화로 구원을 받는다. 부분적이지만 회생의 기운이 있고 새로운 중심이 잡힐 것"이라고 관측했다.

   STX 강덕수
"신화 다시 쓴다"

강덕수 전 STX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무너졌다. 그러나 백 원장은 강 전 회장의 재기를 점쳤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지난 8일 강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2조3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하고 이를 이용해 사기적 금융거래를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STX건설을 집중 지원했다. STX건설의 지분은 강 전 회장과 자녀가 75%, 나머지는 강 전 회장이 대주주인 포스텍이 보유했다. 사실상 개인 회사인 셈이다.

STX에너지 등 계열사 11곳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STX건설의 CP 178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이중 948억8000만원이 상환되지 않아 계열사가 손해를 떠안았다. ㈜STX는 2011년 3월 중단된 공사의 선급금 명목으로 231억원을 STX건설에 지급했고 2012년 7월에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사업과 관련해 STX건설이 군인공제회로부터 빌린 1000억원 중 849억원에 대해 STX중공업에 연대 보증하도록 하기도 했다. STX중공업은 이중 740억원을 대신 갚았다.

[강덕수] 약간의 모험이 필수
[이호진] 부활 운기가 뚜렷하다
[조석래] 액운 물러가는 호전운

강 전 회장은 횡령한 계열사 자금을 개인 채무변제와 주식 매입에 썼다. 자신이 세운 페이퍼컴퍼니 글로벌오션인베스트먼트의 채무를 포스텍 자금 240억원을 동원해 갚았고 자신의 포스텍 주식을 일본계 금융회사에 팔았다가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입자금 302억원을 포스텍에 넣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계열사 임원들의 성과급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1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한때 재계 11위까지 올랐던 STX그룹은 지난해 해체됐다.

백 원장이 진단한 강 전 회장의 올해 운세는 한마디로 '才上貴來(재상귀래)'형이다. 평소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며 기적의 신화를 맞이한다는 뜻인데 강 전 회장이 결국 재기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 원장은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추진력과 강한 리더십"이라며 "새로운 인재 등용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 원장은 또 "약간의 모험이나 새로운 아이템도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는 데 필수"라고 덧붙였다.

  태광 이호진
"타고난 운 튼튼"

백 원장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재기도 점쳤다.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징역 4년6월형을 선고 받은 뒤 3년째 간암 투병을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암수술을 받은 후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1년 2월 검찰은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속 기소, 모친인 이선애 전 상무는 불구속 기소했다. 2012년 2월 1심 선고에서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는 이 전 회장에게는 징역 4년6월과 벌금 20억원을, 이 전 상무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전 회장 모자는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대법원에 상고했고 이 전 상무는 상고를 포기했다. 두 사람 모두 구속집행정지를 여러차례 연장했으며 이 전 회장은 질병을 이유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이 전 상무는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이 불허되면서 지난 3월19일 재수감됐다.

총수의 긴 부재에 태광그룹의 시름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지난 2012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2001년은 노조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이 적자를 불러왔다. 뚜렷한 돌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적자전환은 사실상 이 전 회장 부재 탓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 원장은 이 전 회장의 운세를 '관액신병(官厄身病)'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관재와 액운의 사슬에 묶여 심신이 병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백 원장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걱정과 근심은 여기까지로 보인다.

백 원장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히는 것과 같은 큰 액운을 맞이해 모든 것이 암흑 속에 잠겨 있으나 타고난 근본의 운이 튼튼해 천만다행히도 건강의 회복과 사업의 재기와 부활의 운기가 분명하니 운을 믿고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 조석래
"밀고 나가라"

최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암 투병 중이다. 2010년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전립선암 선고를 받고 방사선 및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재판은 중단된 상황. 조 회장 측 변호인이 "6월 중순쯤 조 회장의 항암치료가 끝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본 재판은 6월 중순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900억원 횡령·배임과 1500억원대 세금 탈루를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조세포탈)로 조 회장,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 이상운 부회장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조 회장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과거 정부정책 하에 누적된 회사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조세포탈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백 원장은 조 회장의 운세는 '옥당금곡(玉堂金谷)'형이라고 설명했다. 집안에 보석 같은 운이 들어와 액운이 물러가고 새로운 기상을 맞이하는 호전운이라는 것. 백 원장은 "(조 회장이) 그동안 미뤄졌던 일, 새로 계획했던 일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밀고 나가야 한다"며 "금년은 결실이 아닌 예비운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고치고 만들어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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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