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강원도 태백

“야생화 천국 ‘분주령’으로 오세요”

분주령은 5월이면 ‘천상화원’으로 변한다. 이름도 신기한 야생화들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린다.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금대봉과 분주령, 검룡소로 이어지는 코스는 봄날 야생화 트레킹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홀아비바람꽃, 범꼬리, 현호색, 앵초 등 금대봉과 분주령에 피는 야생화만 약 900여 종. 내려오는 길에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도 만날 수 있다. 야생화 트레킹을 마친 후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도 많다. 고생대 삼엽충과 공룡을 전시하고 있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국내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태백석탄박물관 등이 인기가 높다. 화전동에 위치한 용연동굴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휴양도시 태백의 면모를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하루쯤 머물며 심신의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 매봉산 풍력단지도 가볼 만하다.

5월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야생화 화원
태백석탄박물관서 석탄산업 역사 한눈에

5월은 트레킹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따뜻한 봄 햇살과 싱그러운 숲내음을 즐기며 걸을 수 있어 좋다.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형형색색의 야생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창한 장비는 필요 없다. 발이 편한 트레킹화와 물통, 도시락을 싸서 떠나보자.
목적지는 태백 분주령.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천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야생화가 가장 많은 때는 5월 초부터 7월 초순경으로 기린초, 하늘나리, 하늘말나리 등이 눈부시게 핀다.

숲길 따라
야생화 트레킹

트레킹의 시작은 두문동재(1268m)에서 시작한다. 두문동재는 정선과 태백을 잇는 고개인데 싸리재라고도 부른다. 두문동재에서 트레킹을 시작해 금대봉 정상과 분주령을 거쳐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로 내려가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약 6.6km.
두문동재에서 헬기장을 지나 금대봉(1,418m)으로 향하는 길은 평탄한 능선길과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양지바른 곳에는 할미꽃들이 드문드문 피어있다. 산책하듯 느린 걸음으로 걸어 약 30~40분 정도를 가면 금대봉이다. 금대봉은 식물자원 보호구역이다. 그만큼 야생화가 많다. 금대봉 이르는 짧은 길에도 노란 산괴불주머니며 솜방망이, 딱총나무꽃 등의 단아한 자태를 만날 수 있다.
금대봉에서 숲길을 따라 좀 더 내려가면 ‘고목나무 샘’이다. 이 물은 검룡소로 스며들어 다시 솟구친다. 고목나무샘에서 다시 1시간여를 가면 분주령 초원이다. 이 길은 ‘들꽃숲길’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데, 이름에 걸맞게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녹음이 우거져 있고 길섶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봄바람에 흔들린다. 이들과 눈을 맞추며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전망이 탁 트이는 곳에 닿는다. 분주령이다. 해발 1080m에 이렇게 넓은 분지가 펼쳐진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봄이면 분주령 일대는 드넓은 꽃밭으로 변한다. 다양한 야생화들이 앞다퉈 핀다. 낚시제비꽃, 줄딸기꽃, 노루삼, 홀아비바람꽃, 범꼬리, 왜미나리아재비, 현호색, 앵초, 터리풀, 요강나물, 쥐오줌풀, 구슬붕이, 어릿광대수염 등이 분주령에서 만날 수 있는 야생화. 금대봉과 분주령에 자생하는 풀꽃은 약 900여 종에 달하는데 식물도감을 챙겨가 꽃 이름을 확인하며 걷는 것도 야생화 트레킹을 잘 즐기는 한 방법이다.
분주령을 지나 계곡길로 내려서면 검룡소로 가는 길이다. 빽빽이 들어선 침엽수림 사이를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검룡소로 이어지는 길은 거의 내리막이라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길을 따라 내려오다 주차장 못 미처 오른쪽에 난 숲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닿을 수 있다.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다. 울창한 숲 속, 푸른 이끼가 가득한 바위 웅덩이에서 하루 2000톤의 물이 샘솟는다. 오랜 세월 동안 물줄기가 흘러 2m 정도 되는 암반이 구불구불하게 패여 있다. 이끼가 가득한 암반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가 신비스럽게 보인다. 이 모습이 마치 용이 용틀임하는 것과 비슷해 검룡소라 불린다. 물 온도가 사계절 내내 섭씨 10도 안팎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입산은 5월16일부터 가능하며 분주령은 생태경관보존지역이기 때문에 입산 일주일 전에 태백시청 환경보호과에 사전예약하면 된다.


태백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생대 지층 위에 건립된 고생대 전문박물관으로 고생대 삼엽충, 두족류 및 공룡 화석과 자체 제작한 영상물, 입체 디오라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대륙 이동 등 지각변동에 관한 자료도 볼 수 있는데, 고생대 때 한반도가 3개의 땅덩어리로 분리돼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박물관 지하 1층에는 화석 발굴 현장, 화석 탁본, 30억 년 지층 파노라마 등 다양한 주제의 체험전시실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가기 전 볼 수 있는 구문소는 황지에서 시작된 물이 태백을 빠져나가며 산자락을 뚫어 커다란 석문(石門)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천연기념물 제417호다.

동굴 속
신비로운 경관

태백산도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태백석탄박물관도 흥미롭다. 1997년 ‘석탄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건립됐는데 국내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광물, 화석, 기계장비, 광부들의 생활용품 등 8700여점의 석탄 관련 유물과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 지하에 위치한 8전시실에는 채탄과정과 지하작업장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지시의 모습, 여러 가지 갱도의 유형 등을 전시하고 있어 광산의 위험성과 광산노동자들의 힘겨운 생활을 느껴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 또 있다. 화전동에 위치한 용연동굴이다. 국내 동굴 중 가장 높은 해발 920m 지점에 있다. 1억5000만~3억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총 길이 1.5km.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모양의 석순과 종유석, 석주 등이 즐비하다. 모양에 따라 드라큘라 성, 죠스의 두상, 등용문 등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동굴 내부에는 폭 50m, 길이 130m의 광장과 인공분수, 조명시설이 만들어져 있는데 자연 생성물들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주차장에서 동굴 입구까지 1.1km 구간을 운행하는 ‘낭만의 용연열차’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태백 대부분의 지역은 평균 해발 높이가 800m를 훌쩍 넘는다. 그래서 태백을 ‘고원관광휴양도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휴양도시 태백의 면모를 잘 느낄 수 있는 곳.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이 마련되어 있는데 하루쯤 머물며 심신의 휴식을 취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산행길과 트래킹 코스도 잘 닦여 있으며 MTB(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매봉산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의 언덕’으로도 불린다. 가파른 비탈의 배추밭 꼭대기 능선에 자리한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발전기 외에도 조그마한 네덜란드식 풍차가 한 기 서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자연체험 코스 : 분주령 야생화 트레킹 - 검룡소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날 : 분주령 야생화 트레킹 - 용연동굴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숙박
· 둘째날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 석탄박물관 -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태백시청 문화관광포털 tour.taebaek.go.kr
· 태백산도립공원 park.taebaek.go.kr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paleozoic.go.kr
· 태백석탄박물관 www.coalmuseum.or.kr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forest.taebaek.go.kr

문의 전화
· 태백시 관광문화과 033)550-2085
· 태백시 환경보호과 033)550-2061
· 태백시 관광안내소 033)550-2828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033)581-8181
· 태백석탄박물관 033)552-7730
· 용연동굴 033)553-8584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033)582-7440

대중교통 정보
버스> 
· 청량리-태백 : 하루 7회 운행, 4시간40분 소요.
· 동대구-태백 : 하루 2회 운행, 4시간20분 소요.
· 부산-태백 : 하루 1회 운행, 6시간30분 소요.

기차> · 동서울-태백 : 하루 32회 운행, 3시간10분 소요.
· 북대구-태백 : 하루 7회 운행, 5시간 소요.
· 부산-태백 : 하루 6회 운행, 5시간 소요.

자가운전정보
영동고속도로 - 남원주 나들목 - 중앙고속도로 - 제천IC - 영월방면 38번 국도 - 두문동재 터널 입구

숙박 정보
· O2리조트 : 태백시 황지동, 033)580-7500
· 호텔메르디앙 : 태백시 황지동, 033)553-1266
· 스카이호텔 : 태백시 소도동, 033)552-9912
· 태백산 민박촌 : 소도동, 033)553-7440

식당 정보
· 태성실비식당 : 태백시 상장동, 한우, 033)552-5287
· 경성실비식당 : 태백시 삼수동, 한우, 033)552-9156
· 태백닭갈비 : 태백시 황지동, 닭갈비, 033)553-8119
· 강산막국수 : 태백시 황지동, 막국수, 033)552-6608

축제와 행사 정보
· 태백산 눈축제 : 매년 1월, 033)550-2085, festival.taebaek.go.kr
· 태백산 철쭉제 : 매년 6월, 033)550-2085, festival.taebaek.go.kr

주변 볼거리
황지연못, 추전역, 삼수령, 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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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