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골프천재’ 노승열·리디아 고

세월호 참사로 슬픈 국민에 ‘희망샷’

[일요시사=사회팀] ‘코리안남매’ 노승열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PGA·LPGA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했다.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사이, 골프천재들이 먼 타국에서 희망을 안겨줬다. 우승컵을 쥔 노승열의 새하얀 모자에 달린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을 담은 노란 리본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노승열(23·나이키골프)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캘러웨이)가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를 동반 석권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앞으로 두 선수가 세계 골프 무대를 호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PGA 노승열
LPGA 리디아 고
 
‘영건’ 노승열은 지난달 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739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최종일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투어 진출 2년 만에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같은 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프로 전향 후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노승열과 리디아고는 어려서부터 타고난 골프 재능을 선보인 천재로 알려졌다.
 

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머쥔 노승열은 최경주(44·SK텔레콤), 양용은(42·KB금융그룹), 배상문(28·캘러웨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챔피언에 올랐다. PGA 데뷔 2년 만에, 78번째 도전 끝에 얻은 소중한 우승이다.
 
우승상금 122만4000달러(약12억7000만원)를 받은 노승열은 앞으로 2년 동안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카드는 물론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PGA챔피언십 출전권, 그리고 내년 마스터스행 티켓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또 오는 5월29일 만 23세 생일을 앞두고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 우승의 진기록도 세웠다.
 
노승열은 우승 직후 “안타까운 사고로 슬픔에 빠진 모든 분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국의 국민을 위한 행복 에너지 배달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웰스 파고 챔피언십을 그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노승열은 인터뷰에서 “웰스 파고 챔피언십과 그 다음 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2승에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그리고 우승 다음 날인 29일, 세월호 피해 지원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했다. 노승열의 선행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선행을 실천해왔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고대의료원에 2011년부터 3년 동안 모두 9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노승열 우승에 현지 언론은 무척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다. 3라운드까지 보기 한 개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했고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베테랑 키건 브래들리와 최종일 맞대결을 하면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았던 대담한 플레이가 돋보였다는 것.
 
 
키건 브래들리는 2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동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브래들리가 5번홀 보기, 6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면서 갑자기 무너져버렸다. 노승열은 8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브래들리를 완전히 떼어놨다. 메이저 우승 경력이 있는 미국의 차세대 스타 브래들리는 지난해 배상문에게 역전패한데 이어 노승열에게도 참패를 당했다.
 
복수의 전문가에 따르면 노승열은 인정받는 ‘골프 신동’이다. 타이거 우즈의 스승이었고 지난해 말까지 노승열을 가르쳤던 세계적인 골프교습가 숀 폴리는 그에게 특별한 애칭을 붙였다. ‘Soon You`ll Know’다. ‘Seung-Yul Noh’의 한국식 발음(승열 노)과 비슷하게 부르며 ‘곧 널리 알려지는 스타가 될 것’이라고 그의 재능을 인정한 것이다.
 

노승열은 PGA 투어 첫 승을 새 캐디와 이뤄냈다. 하버드대 출신의 캐디 마크 마조(미국)와 호흡을 맞췄던 노승열은 지난 3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을 끝으로 캐디를 교체했다. 이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베테랑 캐디 스콧 새즈티낵(호주)과 마침 일정이 맞았고, 이번 경기부터 함께 플레이를 했다.
 
새즈티낵은 트레버 이멜만(남아공)과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등의 백을 멨고, 10년 이상 PGA 투어를 누빈 베테랑이라 젊은 노승열에게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새즈티낵과 함께 PGA 투어를 누빌 가능성이 크다.

노란 리본 승전보
고국에 위로 안겨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난 노승열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골프채를 잡아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며 중학교 3학년 때인 2006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2007년 프로로 전향해 2008년 아시안투어 대회인 미디어 차이나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그해 아시안투어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2010년에는 아시안투어와 유럽투어가 공동 개최한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18세 282일의 나이로 1위에 올랐다. 그는 그해 아시안투어 상금왕에 오르기도 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가 보유한 유럽투어 최연소 우승(18세 213일)에 이어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것이다.
 
노승열은 2012년 두 번째 도전 만에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꿈의 PGA 투어 무대에 진출했다. 하지만 PGA 정복은 쉽지 않았다. 함께 PGA 티켓을 따낸 배상문이 지난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동안 노승열은 톱‘10’에만 5번 오르는 데 그쳤다.
 
2013년 난조에 빠져 투어 카드를 잃을 뻔하는 고비를 맞았지만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3-2014 시즌에 합류했고, PGA 투어 78번째 출전 대회인 취리히 클래식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거머쥐며 자신의 실력을 당당하게 입증했다.
 
노승열의 골프 인생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아버지 노구현(51)씨다. 그는 어릴 적 노승열의 캐디를 자청하는 등 적극 지원했고, 노승열이 미국 생활을 할 때도 함께 했다. 
 
한국 남녀 골프 유망주
미국 프로무대 동반우승
 
테니스 선수 출신인 노씨의 권유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노승열은 아버지의 지도 아래 집에서 3분 거리인 바닷가를 훈련장으로 삼아 매일 4km 거리의 모래사장을 뛰었다. 강한 하체에서 나오는 장타 본능은 어린 시절 훈련에서 나온 것이다.
 

노씨는 어릴 적 아들의 캐디백을 직접 메는 등 열성적으로 지원했다. 아들이 프로가 된 후에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캐디를 자처했다. 노씨는 갑상선암 재발로 그동안 건강 상태가 나빴지만 우승 소식을 듣고는 “갑상선 질환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다 풀린 것 같다”며 기뻐했다. 
 
또 한 명의 골프 신동 리디아 고는 지난해 10월 프로 전향 선언 후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를 제패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세계여자골프랭킹에서 9.42점을 받아 4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프로 데뷔 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우승이 순위 상승을 견인했다. 리디아 고는 28일 끝난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24일 17번째 생일을 맞았던 그는 선물로 우승을 받은 것.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55주 연속 세계랭킹 1위(10.12점)를 지켰고, 루이스는 3위(9.31점)에 자리했다. 반면 박인비를 위협했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최근 부상으로 인한 대회 불참으로 4위(8.91점)까지 밀려났다.
 
베테랑 카리 웹(호주)은 5위(7.24점)를 유지했고, 스윙잉스커츠에서 공동 9위에 올랐던 크리스티 커(미국)는 10위로 한 계단 올랐다. 롯데 챔피언십 우승자 미셸 위(미국)는 13위(4.19점)로 12위 최나연(27·SK텔레콤·평점 4.29)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나란히 우승하며

세계에 얼굴도장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와 호주여자프로골프(ALPG)투어 대회에서 총 3차례 우승했고 LPGA투어 대회에서도 2승을 거두며 두각을 보였다. 프로 전향  불과 2개월 후인 지난 12월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스윙잉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1위에 올라 ‘천재 소녀’라는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의 최대 강점은 침착한 경기 운영이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도 초반 세계 정상급 선수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2타 차로 뒤졌지만 8, 9번홀 연속 버디로 동타를 만든 뒤 13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한 루이스를 2타 차로 따돌렸다.
 
[노] 생애 첫 PGA 우승…최연소 타이틀
[고] 세계랭킹 2위…1위 박인비 0.7점차
 
리디아 고는 “루이스 같은 베스트 플레이어와 경기하는 건 항상 기쁘고 배울 점이 많다”며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2012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최연소 우승을 거뒀을 때도 루이스와 챔피언 조에서 정면 승부를 펼쳤는데 결과가 좋았다. 선두로 출발했던 리디아 고는 5타를 줄이며 정상에 우뚝 섰고, 반면 1타 차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은 루이스는 이븐파에 그치며 공동 6위까지 미끄러졌다.
 
루이스는 “15세 소녀의 플레이라곤 믿기지 않는다”며 혀를 찬 적이 있다.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루이스는 침착했다. 작전대로 전반에 잠잠하다 후반에 승부수를 띄웠다. 반면 리디아 고는 전반에 업앤다운이 좀 있긴 했지만 버디를 보기보다 1개 더 잡아내 10언더파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둘은 10번홀(파4)에서 나란히 보기를 적어 9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13번홀(파4)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리디아 고가 2m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반면 루이스는 2.5m 파 퍼트 실패로 보기를 적어 2타 차로 벌어졌다. 파5 14번홀에서도 리디아 고는 연속 버디를 낚았다. 루이스도 버디를 잡아 9언더파로 올라섰다. 세계랭킹 3위 루이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루이스는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솎아내 1타 차로 좁히며 숨통을 조여 왔다. 
 
하지만 루이스는 17번홀(파4)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리디아 고가 2온에 실패해 어려운 파 세이브를 하는 동안 루이스는 4m 버디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퍼트가 약간 짧았고, 루이스는 아쉬움이 고개를 푹 떨궜다. 오히려 신지은이 3m 버디를 솎아내 10언더파로 올라섰다. 
 
18번홀에서 숨 막히는 1타 승부가 벌어졌다. 챔피언 조 3명 모두 3m 이내의 버디 찬스를 잡은 것. 먼저 퍼트한 신지은은 버디 기회를 놓쳤고, 리디아 고가 1.5m 버디를 시원하게 성공시키며 최종 우승을 확정 지었다. 
 
최근 LPGA 투어에서 리디아 고에 버금가는 화제를 모은 렉시 톰프슨(19·미국)은 2010년 6월에 프로 전향을 선언하고도 첫 우승을 2011년 9월에 기록했고, 미셸 위(25) 역시 2005년 10월 프로로 데뷔한 뒤 첫 승을 2009년에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데뷔 후 첫 시즌부터 가볍게 우승컵을 거머쥐며 ‘골프 신동’의 등장을 세계에 알렸다. 
 
리디아 고는 제주에서 태어나 5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2003년 가족들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뒤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며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리디아 고는 영국왕실골프협회가 수여하는 매코맥 메달을 3년 연속 수상했다.
 
매코맥 메달은 명예의 전당에 오른 마크 매코맥의 이름을 딴 메달로 매해 시즌이 끝난 뒤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아마추어 선수에게 수여한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LPGA 투어 대회까지 제패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계의 명성을 높였다.

예견된 결과
골프 기대주
 
리디아 고가 작년 말 프로 전향 후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금은 하루 5300 뉴질랜드달러(약47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후원사와의 계약금이나 광고 수입 등은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상금은 올해 LPGA 대회에서 받은 액수가 총 58만8816뉴질랜드달러, 지난해 두 차례 프로대회에서 21위와 1위를 해서 받은 액수가 23만4406뉴질랜드달러, 지난 1월 뉴질랜드 오픈에서 2위를 차지해 받은 액수가 3만2710뉴질랜드달러 등이다. 
 
리디아 역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리디아 고는 5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해 48일째 되는 날 첫 라운드에서 130타를 칠 정도로 골프감각이 뛰어났다. 그 이듬해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 고길흥(53)씨는 리디아 고를 데리고 뉴질랜드로 골프 이민을 감행했다.
 
고씨는 딸에게 “너는 천재다. 특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 리디아 고는 골프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즐길 줄 아는 선수가 됐다. 고씨는 또 자신이 고안한 훈련법으로 딸을 직접 지도했다. 집 근처 골프장의 파3홀에서 각각 다른 세 곳의 티에서 각각 30개씩 볼을 치며 거리 맞추는 연습을 매일 했다. 그 결과 리디아 고는 “홀 가까이 아이언 샷을 붙이는 대회가 있으면 내가 당연히 우승”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리디아 고는 우승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매우 특별한 존재다. 어떤 우승이든 큰 차이가 없지만 이번 대회는 아버지와 함께한 우승이라는 점이 달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khlee@ilyosisa.co.kr>
 
 
[노승열은?]
 
▲강원도 속초 출생
▲경기고 졸업
▲고려대 재학 중
▲2005∼2007 골프국가대표
▲2005 한국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
           한국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008 아시아투어 미디어차이나클래식 우승
▲2010 아시아투어 겸 유럽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
▲2012 미국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
▲2013 PGA 2부 투어 웹닷컴투어 우승
▲2014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 우승
 
 
[리디아 고는?]
 
▲제주 출생(국적 뉴질랜드)
▲2011 마크 매코맥 메달
▲2012 호주 아마추어 여자 골프선수권대회 우승
▲호주 여자 골프 뉴사우스 웨일스 오픈 우승
▲제112회 US 아마추어 여자 골프선수권대회 우승
▲LPGA투어 캐나다 여자 오픈 최연소 우승
▲2013 LET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 오픈 우승
▲LPGA투어 캐나다 여자 오픈 우승
▲KLPGA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마스터스 우승
▲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우승(프로 전향 후 LPGA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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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