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①> 경인년 정국 가를 5대 이슈

바가지 깨지는 소리 여의도 울릴까

2009년은 일년 내내 시끄러웠다. 사건도 많았지만 정치적 이슈는 더 많았다. 2010년도 그에 못지않다. 2009년이 남긴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세종시 수정 문제부터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전당대회 등 정치행사가 가득하다. 어느 것 하나도 쉽사리 넘어갈 수 있는 게 없다. 여러 정치 현안들이 얽히고설켜 핵폭탄급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마저 안고 있다. 경인년 정국을 뒤흔들 파괴력을 안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꼽아봤다.

2010년까지 이어질 검풍, 골프장과 건설사에 걸린 여야
세종시 수정안 1월 발표, 4대강 논란 정가 안팎에 포진


정국을 요동치게 할 이슈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2010년은 이미 먼 눈짓으로 가늠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이슈를 안고 있다.
연말 정국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했던 세종시 수정 문제는 2010년 봄도 장악할 기세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1월11일께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 최종안은 9부2처2청의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대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4대 그룹 계열의 대기업 1곳 및 중견기업 3~4개, 서울대, 고려대, KAIST 등 대학, 국내외 연구기관 및 대형 병원, 입주 기업 등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등을 통해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뇌관 안은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고비

이와 함께 세종시를 행정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변경하는 특별법 개정 방향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30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조찬회동에서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안 되면 도리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중도포기 의사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모든 성의를 보여서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도리없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였다. 방점은 모든 성의를 다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중도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대해석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국회에서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 대통령의 의지를 다시 한 번 전했다. 박 수석은 “세종시 문제는 역사적 책임의식을 갖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도 포기는 없다”면서 “정치적 자살골이 되더라도 임기 내에 (세종시 문제를) 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어떤 부처의 이전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당정청이 세종시 수정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1월은 여야의 전면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 나오면서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이들도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정안이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가열될 수 있어 세종시 문제는 수정안 발표 후 한 달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정치검찰’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내부 개혁에 공을 들였음에도 정치적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 정권을 겨누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 수뢰 의혹과 현 정권을 겨눈 그림로비, 골프장 로비 의혹 때문이다.
한 전 총리의 수뢰 의혹은 그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에게 이 같은 정황을 진술 받고 한 전 총리를 소환조사했다.

한 전 총리 수뢰 의혹은 법정으로 넘어간 상태다. 곽 전 사장의 증언과 정황 외에는 뚜렷한 물증은 없지만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검찰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공소장에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의 친분 관계, 5만 달러가 건네진 경위가 상세하게 드러나 있어 ‘신빙성’을 갖췄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전 총리 수뢰 의혹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곽 전 사장이 대한석탄공사 사장에 응모했을 당시 정 대표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곽 전 사장은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석탄공사 사장에 응모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산자부는 그를 석탄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해 ‘1순위’로 올렸었다.

한 전 총리는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 대표는 말을 아끼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실여부에 따라 검찰이 휘두른 칼날이 전 정권 인사들의 목덜미를 파고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림로비와 골프장 로비 의혹은 ‘결론’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림로비 의혹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 외 사건에 관여된 모든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한 전 청장이 직접 그림을 구입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로비를 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이 귀국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수사의 마침표가 언제 찍힐지는 알 수 없다. 

검망에 걸린 전·현 정권
집권 3년 권력 게이트 뜰까

골프장 로비 의혹도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소환조사로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공 의원은 공경식 스테이트월셔골프장 회장과 C골프장 전동카트업체에게 수억원대의 불법자금을 받았으며 벤처기업 L사로부터 자신이 대표로 있는 포럼 사무실 임대료를 대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신이 명예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을 통해 국고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공 의원에 대한 수사로 정치권을 향한 골프장 로비 의혹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MB 정권 중간평가장 될 6월 지방선거 여야 전력투구
여야 전당대회 통해 물갈이…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역대 정권의 집권 3년차는 온갖 권력형 게이트가 창궐했던 때”라며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면서 게이트로 비화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10년의 가장 큰 정치행사는 6월 지방선거다. 지방선거를 통해 정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지자체장들의 물갈이가 이뤄지게 된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같이 대권과 가깝다고 평해지는 곳은 이미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자리하고 있어서 현 정권의 중간평가장으로 손꼽힌다. 즉,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한 쪽이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각 당은 지방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선거에 뛸 지역 인재들을 모으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역일꾼’을, 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강조할 분위기다. 정세균 대표는 “내년 지방자치 선거는 이명박 정권을 중간평가하는 선거로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벌써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소수 정당은 지방선거를 기사회생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회창 선진당 총재는 내부 인사와의 갈등에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일찌감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바닥민심을 잡기 위해 부산하다.

지방선거 결과는 곧 있을 각 당의 전당대회와도 연결된다. 7월쯤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에 내밀 성적표가 지방선거의 성적표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 당권을 잡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 대표 임기 2년의 말미에 대선과 총선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에서는 전당대회 시기를 둔 계파 간 기 싸움이 치열하다. 당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은 지방선거 전에 조기전대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박계 등은 예정된 대로 7월에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에 찬성하고 있고 이재오계는 7월에 재보선 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전당대회를 8월경으로 미루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선거로 중간평가
전당대회로 대권 가늠

민주당도 주류와 비주류간 당권 경쟁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와 대화가 안 된다” “주류가 당직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주류의 불만이 전당대회를 통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정 대표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정 대표와는 ‘선명한 차이’를 두려 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크고 작은 이슈들과는 별개로 한 해 정국을 관통 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논란을 시작으로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에서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점도 수질오염, 사업 예산, 시행사들의 입찰 담합 등 다각도로 제기됐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모든 의혹을 제쳐둔 채 전진만을 거듭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집권 내내 고질병처럼 여야를 괴롭힐 것”이라며 “임기 중에 끝을 보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와 야당의 반대가 절충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세종시 정국이 뜨면 세종시와 함께,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동안에는 지방선거와 함께 거듭해서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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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