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야구감독 9인9색 출사표

돌아온 야구의 계절…"우승 향한 담금질 마쳤다"

[일요시사=사회팀] 드디어 야구의 계절이 왔다. 2014년 프로야구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프로야구 9개 구단은 시범경기를 거치고 7개월간의 대항해를 시작한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컵은 어느 팀이 차지할 것인가. 각 팀은 어떤 전략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을까.

[삼성 류중일]
“이 없으면 잇몸으로”

다수의 야구 전문가들은 삼성을 우승 0순위로 꼽는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은 ‘돈성’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2011년 이후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유망주 육성에 주력하면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에이스 오승환과 최고 출루율 배영섭이 각각 일본과 군대로 떠났다.

외국인 투수 제이디 마틴의 부상도 악재로 꼽히는 상황. 류중일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삼성은 지난 20일 오후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8-8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삼성은 올 시범경기 첫 무승부를 기록했고 넥센은 3연패(2무)를 이어갔다. 이날 선발 장원삼이 6이닝 동안 8피안타(2홈런)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지만, 마지막까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웠다는 점이 돋보였다.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이 비록 홈런 2개를 맞기는 했지만, 지난번 등판보다 공끝이 좋아진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이승엽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올해 이승엽의 홈런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 송일수]
“즐기면서 소신대로”

사실상 올 시즌 전력으로 따지면 두산만큼 누수가 심한 곳도 없다. FA로 이종욱·손시헌(NC), 최준석(롯데)을 한꺼번에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혜천·임재철·김상현·서동환·정혁진도 팀을 떠났다. 코치직 제안을 거절하고 LG로 둥지를 튼 베테랑 김선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절호의 기회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와 타자 호르헤 칸투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실력파 선수들이다. 지난 20일 잠실에서 두산은 한화를 5-2로 꺽었다. 송일수 감독은 “선발로 나온 유희관이 끈기있게 잘 던졌다.

출루를 많이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은 게 긍정적이다. 중간으로 나온 오현택과 정대현이 잘 던졌다. 특히 현택이가 좋아지고 있는 게 보여서 다행이다. 이용찬이 9회에 나와서 실점을 했는데 8회말 타선이 2점을 추가하면서 긴장이 풀렸을 수도 있다. 던지는 걸 봤을 땐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송 감독은 “타선에선 고영민이 좋은 타격을 했다. 2볼에서 노림수가 좋았다.

어제와 오늘 상대 실수로 득점을 했는데 우리도 실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송 감독은 경기 전 2군에 있을 때보다 승리와 선수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송 감독 부임 이후 두산이 첫 연승을 달리자 65세 노감독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LG 김기태]
“선수들에 만족”

LG는 FA 시장 최대 큰손이다. LG는 전력 보강을 위해 2012년 100억을 투자했다. 그리하여 지난해 11년 만에 정규 시즌 2위로 도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외부 영입 소식이 없다. FA 이병규·권용관과 재계약을 한 게 전부다. 대신 LG는 1선발이던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하고, 새 외국인 투수로 코리 리오단, 타자론 3루수 조쉬 벨의 입단을 성사시키면서 투수와 타자 보강에 힘썼다.


야구계는 LG에게 호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변수가 있다.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리즈가 LG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것이다. 다행히도 조쉬 벨이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고 있다. LG는 지난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LG는 시범경기 전적 4승 1무 2패를 기록, 공동선두에서 단독 선두로 올랐다. 

이날 전까지 공동 선두였던 롯데가 KIA에게 패한 것. 5회까지 상대 선발 윤희상에게 묶인 LG는 6회 1점을 만회한 뒤 1-3에서 8회 이진영의 내야 땅볼과 조쉬 벨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은 “원정 9연전을 치르느라 선수들이 고생이 많다”고 밝힌 뒤 “남은 일정을 컨디션 조절 잘하면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올 시즌 3루에서 1루로 포지션을 변경한 정성훈과 내외야를 겸업하게 된 문선재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9개 팀 7개월간 대장정 ‘준비 완료’
2014 한국시리즈 ‘우승컵’어느 팀이?

[넥센 염경엽]
“시즌 초반에 승부”

넥센은 올 시즌 전력 보강에 가장 성공한 팀으로 꼽힌다. 이유는 2차 드래프트에서 LG 유망주 강지광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야구계는 올 시즌엔 강지광이 넥센의 최대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넥센은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시범경기 2차전을 펼쳤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판도를 예측하며 ‘9중’이라고 밝혔다. 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늘어나 구단마다 외국인 타자들을 영입했다.

한마디로 전력이 평균화됐다는 것. 염 감독은 “이번 스토브리그 때 전체적으로 전력 보강이 잘 됐다. 그만큼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4~5월에 처지면 위로 올라가기 힘들다. 그때 흔들리는 팀이 꼴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시즌을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반이 조금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은 이날 경기 포함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안타깝게도 강정호는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강정호는 왼손 약지 염좌로 18일 한화전부터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부상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염 감독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29일 정규리그 개막전까지 강정호를 아낄 생각이다. 염 감독은 이미 선발진을 꾸려놓았다. 1선발 나이트를 시작으로 밴헤켄-오재영-문성현으로 이어진다.

금민철과 강윤구는 경쟁을 통해 5, 6선발을 맡을 공산이 크다. 넥센은 시즌 초반엔 6선발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 김시진]
“실험은 끝났다”

롯데는 중심 타선을 보강했다. 최준석 영입에 성공하면서 막강한 4강 후보로 올랐다. 선발진이 훨씬 좋아졌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장원준과 그간 부상으로 침체했던 정대현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또한 손아섭-최준석-루이스 히메네스-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다른 팀과 견줘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승리의 열쇠는 외국인 선수들이 쥐고 있다. 히메네스는 선구안이 좋아 타율 2할8푼에 30홈런 이상이 기대되나 한국 투수들의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롯데는 지난 20일 KIA전에 낯선 인물을 1번 타자로 내보냈다.

팀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 솜씨를 지닌 손아섭이 1번으로 출전했다. 김 감독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중이다. 결국은 가장 출루율이 좋은 타자가 1번을 맡아야 한다. 손아섭도 1번을 할 수 있다. 가고시마 캠프에서부터 고려했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29일 사직구장에서 한화와 이번 시즌 개막 2연전을 갖는다. 김시진 감독은 “아직 1,2,3,4선발 순서를 정하지 못했다. 조만간 확정하겠지만 KBO에 통보할 시점 전에는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미리 개막전 선발을 발표하고 난 후 컨디션이 유지되지 않아 곤란한 경우가 있다. 좀더 신중하게 고려해서 개막전 선발과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선발 투수 4명은 이미 확정됐다.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장원준이다. 김 감독은 컨디션, 한화와의 상대 성적, 개막전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개막전 선발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SK 이만수]
“겨울부터 준비했다”

SK는 FA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러나 SK의 전력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SK를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가 많다. 부상한 선수들의 회복과 예비 FA가 8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스 김광현은 4년 만에 처음으로 부상 없이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의 올 시즌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 20일 SK는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윤희상이 호투했지만 박정배가 부진하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SK는 시범경기 전적 3승 1무 4패가 됐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레이예스가 겨울부터 준비를 잘했다. 특히 커브와 체인지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미국에서 자신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크리스 세든이 잘 됐으니 거기에 대한 자극도 받았을 것이다”고 전했다. 레이예스는 2013시즌 중반부터 고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레이예스의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직구 슬라이더와 구속 차이가 많이 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를 잡기 위해 볼넷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구가 잘 된다. 시즌 때 이렇게 가면 된다”고 만족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포지션 경쟁을 두고 김광현과 박희수 외에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전에 머릿속에 구상은 해뒀는데 남은 시범경기를 통해 구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고…가고…승패 관건은 ‘영입 인물’
전력 최적화 위한 각고 노력 ‘기대감’

[NC 김경문]
“노련+패기=승리”

NC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다. 외국인 투수가 무려 3명이다. 선발진 절반 이상을 외국인 투수로 채운 것인데, 모두 다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FA 외야수 이종욱, 내야수 손시헌을 영입하며 내·외야진, 테이블세터진, 하위 타선 강화에 성공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NC는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의 경기에서 5-13으로 패배했다. 이날 NC는 실책 4개를 범하는 한편 사사구 8개를 내주는 아쉬움을 보였다. 마운드는 5선발 후보들이 나란히 부진했다. 이날 NC 선발투수 이태양은 3피안타 5실점 3자책점을 남겼다.

투수들의 제구와 내, 외야 수비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한 탓이었다. 앞으로 손민한, 박명환, 이혜천 등 올드보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문제다. 김 감독은 어느 정도 우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고참은 고참으로서 예우하고 신예에게는 그에 맞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적절한 안배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련한 선수와 패기 있는 선수의 장단점을 잫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KIA 선동열]
“비상체제 유지”

현재 기아는 어지럽다. 에이스 윤석민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며 투수진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견수 이용규가 한화로 떠난 것도 큰 손실이다.

그러나 기아가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과 ‘이용규 대체 외야수’ 이대형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야구계는 기아 성적은 외부 영입 요원 4명의 활약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선동열 감독은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 시범경기에 앞서 “오늘부터 사흘간 5선발 후보들의 마지막 경연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 데니스 홀튼과 좌완 양현종, 우완 김진우 송은범으로 선발진을 꾸린 기아는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세 명의 투수가 경쟁 중이다. 불펜이 약하다는 점도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확실히 치고 나오는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선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선 감독은 “한승혁 박준표 등 불펜 필승조에 들어가야 할 투수들이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보다 훨씬 안 좋은 공을 시범경기에서 뿌리고 있다. 정규시즌 때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면서 “불펜진이 경험이 적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다른 네 명의 투수들은 큰 걱정없어, 남은 한자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김응용]
“두 번 망신은 없다”

한화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용병 최고액인 80만 달러(이적료 제외)를 투자해 앤드류 앨버스에게 한화 유니폼을 입혔다. 또한 팀내 FA 선수들과 모두 계약했고, FA 최대어였던 정근우·이용규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김응용 감독은 “기존 선수들만 각성한다면 올 시즌은 한번쯤 승부수를 던져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20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서 2-5로 패배했다.

한화로선 선발 송창현이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기록하는 등 5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게 고무적이다.

다만 타선에선 잔루가 13개나 쏟아졌고 수비에서도 실책 4개가 쏟아지며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경기 후 김응용 감독은 “송창현이 잘 던졌다. 비록 홈런을 맞았지만 선발로서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