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만끽 한강변 산책로 <베스트 10>

한강변 거닐며 가을정취 느껴볼까

강변에 흐드러진 갈대와 물억새가 정겨운 ‘수변길’
유명한 숲속길과 유럽식 정원 장미원 ‘연인의 길’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는 ‘오솔길’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골길’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늦가을 한가롭게 걸으며 사색에 젖을 수 있는 한강변 웰빙 산책로 10곳을 선정했다. 한강변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오솔길, 산책로를 따라 느릿느릿 걸음으로 걷다보면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계절별로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 한강공원의 늦가을의 정취를 더 늦기 전에 꼭 한번 느껴보고, 한 장의 사진에 남겨두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변길(반포)
반포 수변길은 반포한강공원 달빛무지개분수에서 동작역 방향으로 가을 따라 정겹게 흐드러져 있는 버드나무, 갈대, 물 억새 등을 만날 수 있는 고즈넉한 산책길이다. 산책로 중간마다에는 주변의 작은 돌을 모아 곤충들의 은신처를 만들어 놓았으며 최근 신설된 동작대교 남단 전망카페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산책 후 피로감을 잊게 해준다.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1·2번 출구에서 한강방면으로 200m를 걸어가면 된다.

물억새와 미루나무길 (양화·선유도)
양화 한강공원에서 선유교 밑을 천천히 걸어서 강변으로 가면 강물과 인접해 있는 바닥 부분에 무성하게 우거진 500m 가량의 물억새길이 나온다. 제방 돌 틈과 물가에 하얀 억새군락지를 조성해 사람의 키만큼 높게 자라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무지개다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이 풍경은 사뭇 이채롭다. 또한 다리가 살짝 흔들리도록 설계된 점이 독특한 무지개다리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들어서면 커다란 버드나무가 1.2km의 산책로를 따라 줄이어 있어 로맨틱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선유도공원은 옛 정수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연인끼리 커피 한 잔 들고 사진 속에 한 컷 한 컷 겨울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최고의 산책코스이다. 지하철 2·8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 있는 SK주유소 앞에서 5714번 버스를 타고 이동, 선유도 정문에서 하차하면 된다.

어도탐방길(잠실)
지하철 2호선 성내역에서 이달 말 개통예정인 한강공원 연결 보행교를 걷다보면 펼쳐지는 잠실한강공원. 이곳에서 한강 수변 쪽의 산책로를 따라 한강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걷다보면 잠실대교 하부에서 잠실수중보의 시원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어도탐방길’의 시작이다. 잠실수중보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상수원 확보를 위한 시설물로 수중보 남단에는 상·하류간 3.3m의 수위 차에도 물고기들이 쉽게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식 물고기길이 폭 4m, 길이 228m 규모로 설치돼 있다. 참게, 피라미, 두우쟁이, 잉어 등 다양한 물고기들이 이동하고 있다. 2호선 성내역 4번 출구에서 장미아파트 내 도로를 이용, 성내역 나들목으로 400m를 걸어가면 된다.

연인의 길(뚝섬)
뚝섬에 조성된 2만3100㎡ 규모의 숲속 길의 수목사이로 한 두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만한 500m 가량의 작은 오솔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각종 유실수인 모과, 감나무, 산수유나무 등이 심어져 있고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연인의 길’이 숨어 있다. 또한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는 40여종의 각종 장미꽃, 장미터널, 조형분수대가 설치돼 있는 ‘장미원’이 연인들을 반긴다.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2·3번 출구로 나와 잠실대교 방향으로 300m 걸어오면 된다.

물새길(강서)
서울시 한강구간 중 가장 하류 지역인 강서습지생태공원의 산책로. 특히 이 구간에는 개화나들목을 나와 행주대교 방향으로 많은 물새들을 만날 수 있는 1㎞ 가량의 물새길이 조성돼 있다. 1㎞의 흙길을 걷다보면 물 억새와 갈대가 휘날리는 모습과 함께 물위를 떠다니는 민물가마우지, 큰기러기, 왜가리 등 도심에서 보기 힘든 철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새들에게 방해를 주고 싶지 않다면 조류관찰대에서 새들을 관찰할 수도 있다. 5호선 방화역 1·2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06번을 타고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하차하면 된다.

갈대바람길(난지)
지난달 재조성 작업을 마치고 새롭게 단장된 난지한강공원의 갈대바람길은 대표적인 명소. 강변물놀이장에서부터 생태습지원까지 연결된 1.7㎞코스로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걸으며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또한 동틀 무렵과 해질녘의 갈대밭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워 난지한강공원에서 가장 낭만적인 산책로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월드컵경기장 남측월드컵공원 정류장에서 8776번 버스를 타고 물놀이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오솔길(망원)
한강변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오솔길. 느릿느릿 걸음으로 걷다보면 편안한 사람 한명 쯤은 만날 것 같은 시골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1km 정도의 흙길 산책로가 있다. 강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크고 작은 풀들과 코스모스가 장관이며, 코스모스 너머로 바라보는 한강의 전경이 아름답다.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산책로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며, 느티나무가 만들어주는 한낮의 그늘이 정겹다.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9번 버스를 타고 망원유수지에서 하차한 후 600m 이동하면 된다.

고덕수변생태공원 자갈길(고덕)
고덕수변생태공원 내에 조성된 3km의 생태탐방로는 이미 ‘웰빙 산책로’로 잘 알려진 장소인데 그 속에 머무르는 시간동안만은 어린시절 소풍길에 나선 듯하다. 산책로에는 버드나무를 비롯해 생태연못, 저습지, 건생초지 등이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또 생태탐방로 중간 중간에 놓인 나무데크 공간에서는 나무속에 숨어있는 딱새, 노랑지빠귀, 황조롱이, 오색딱따구리 등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주말 산책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나뭇잎 줄기 그리고 초화류를 세밀하게 그려보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 될 듯하다. 또한 아빠, 엄마의 어릴 적 추억의 공간이 될 수도 있는 곳인 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초화류의 이름도 알아가고, 갈대로 귓가를 간질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다. 공기돌 만한 자갈길을 따라 가다보면 강변 가까이에 내려앉은 환상적인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도 있다. 5호선 명일전철역 3번 출구에서 2, 5번 버스를 타고 주공APT후문 하차 후 강동구 음식물 재활용 센터로 진입해 100m 이동하면 된다.


생태산책길(암사)
암사나들목부터 상류로 1㎞에 걸쳐 조성되어 가족단위로 산책하기 딱 좋은 이곳을 가다보면 맨발로 땅바닥도 밟고, 산책로에 가득한 갖가지 초화류와 나뭇잎들을 줍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게 된다. 콘크리트를 벗고 16만2000㎡에 이르는 드넓은 한강변에 꾸며진 생태공원에는 1km가 넘는 산책로를 따라 갈대와 물억새, 억새가 사람키 만큼 커져 있어 늦가을 정취를 한껏 드러낸다. 특히 이곳은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그리고 돌무더기 주위에 굴뚝새 등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8호선 암사역 4번 출구로 나와 한강 방향으로 500m 이동하면 된다.

시골길(이촌)
반포한강공원에서처럼 달빛무지개분수를 볼 수 있는 반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을 따라 하류쪽으로 걷다보면 도심생활 속에서 항상 향수로 남아있는 고향의 정취를 담은 산책로를 만나게 된다.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 덩그러니 놓여진 벤치에 앉으면 어느덧 고향생각에 젖게 되고 수변측 산책로에 놓여진 벤치에 앉으면 한강에 비쳐 찰랑거리는 저녁 석양의 아름다움에 빠져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게 된다. 4호선, 중앙선 이촌역 4번 출구에서 한강방면으로 500m 이동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다산콜센터(국번 없이 120)나 공원별 안내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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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