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기획인터뷰> 새누리당 안상수 인천시장 예비후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24 11: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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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시장이 인천을 절망의 도시로 만들었다"

[일요시사=정치팀] 인천에 또 다른 '안풍'이 불고 있다. 바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시장 3선 도전을 선언하며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전 시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차갑다. 그는 현재 인천시 재정난의 원흉으로 낙인찍혀 있다. 안 전 시장은 세간의 부정적인 평가를 불식시키고 또 한 번 인천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송영길 현 인천시장은 기묘한 인연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선거에서 세 번이나 맞붙었다. 제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안 전 시장이 승리했고, 바로 다음해 치러진 16대 선거에서는 송 시장이 승리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안 전 시장은 당시 선거에 패하면서 제3대 인천시장선거에 도전하게 됐고, 재선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제5대 인천시장선거에선 또 한 번 송 시장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정말 기묘한 인연이다. 이런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정면 승부를 펼친다. 안 전 시장이 인천시장 3선 도전을 선언하며 돌아왔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안 전 시장은 과연 3선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안 전 시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안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지난 2010년 지방선거 패배 후 쉬면서 인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인천시정을 회고하기 위해서 <아! 인천>이란 책을 발간했다. 그 과정에서 인천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사실 제가 이미 인천시장을 8년이나 했기 때문에 인천시장에 꼭 다시 도전을 해야 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의 인천을 이대로 두는 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만약 인천시장에 당선된다면 인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 저는 지난 2002년에 시장에 당선 되면서 인천을 동북아의 경제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리고 당시 김대중정부와 함께 송도, 영종도, 청라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았고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인천대교를 구상하고 설계, 개통하는 등 업적을 쌓았다. 하지만 민주당 송영길 시장이 부임한 이후로는 모든 사업이 중단되고 훼손되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를 재빨리 복원시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인천시민들의 희망을 복원시키겠다. 또 여러 가지 첨단산업을 육성해 젊은이들에게 고급의 일자리를 주고, 관련되는 산업에서 서민들의 일자리 또한 창출하는 경제 발전상을 만들어내겠다.


- 지난 18대 대선경선에 출마하셨다. 인천시장에 당선되면 차기 대선출마를 위해 중도사퇴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것은 당시 지방선거를 거치며 많은 국민들이 왜곡된 정보로 저를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물론 대통령은 모든 정치인들의 최종 꿈이지만 인천시장이 되면 인천시민들의 행복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 중도사퇴는 없다고 확실히 약속을 드린다.

- 임기가 끝난 후에도 대선에 도전할 의사는 없는 것인가?
▲ 그건 차차 생각해 보자(웃음)

-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송영길 현 시장에 패했다. 이미 인천시민들로부터 8년 시정에 대한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 선거라는 것은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정서가 표출되는 것이다. 물론 패배는 저의 부족함의 결과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패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바람이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는데 서울시장 후보였던 한명숙 의원이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북한을 침략해 전쟁을 일으켜 우리 젊은이들이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종의 선동이랄까? 그런데 그 부분이 SNS 공간에서 마구 전파되면서 젊은이들이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전국적으로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저만 실정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시장 재임시절 인천시의 부채를 크게 늘린 주범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그 당시에는 부채가 전혀 심각하지 않았다. 인천시 부채 7조 중 시의 부채가 2조4천억이고 도시개발 부채가 4조6천억이었는데 이것은 전국평균으로 볼 때 절대로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제 임기 동안 인천 전체의 부동산 시가 총액은 2002년도에 62조였던 것이 2010년에 209조가 됐다. 반면에 같은 기간 부산의 경우는 2002년에 92조였던 것이 2010년에 146조에 그쳤다. 부동산 시가 총액의 경우 부산이 1.5배가 되는 동안 인천은 3.5배가 된 것이다. 그 기간 동안 인천 경제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 반증하는 것이다. 7조는 엄연히 투자였다. 이를 마중물로 해서 인천경제가 많이 활성화됐다. 그렇게 투자했던 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서 분양을 했으면 더 많은 이익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송 시장이 이를 대단히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서 꿈과 희망의 도시를 절망의 도시로 바꾸었다. 인천 시민들도 경제적으로 위축이 되고 많은 투자자들이 떠났다. 때문에 현재 인천시 부동산 가격은 전국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 인천시는 최근 공무원의 급여 지급을 미룰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할 대책은 무엇인가?
▲ 우선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인천시가 공무원 급여 지급을 미룬 것은 재정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천의 한 해 예산은 7조5천억에서 8조원 가량이 된다. 그런데 급여는 3천억 남짓 될 것이다. 예산회계법상 제일 먼저 지출을 해야 되는 게 급여다. 한달에 세입만 6~7천억 정도가 있는데 단 29억이 모자라서 급여를 지급 못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또 시 금고는 주거래은행하고 약 300억 정도의 스와프계약까지 되어 있다. 따라서 급여 미지급 사태는 행정적으로 미숙해서 못했거나, 아니면 인천시의 재정난을 과장하는 일종의 엄살을 부려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전국적으로 쇼를 한 것이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극이다.

- 하지만 인천시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 그렇다. 하지만 지금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은 인천시만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마찬가지다. 인천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이 있다.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사업 이익을 더 많이 내고, 민간자본을 많이 유치해서 거기에 유발되는 세금을 많이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이익과 경제 활성화를 통한 세입원 창출이 재정난 타개책이다.


월미은하레일사업 파행, 정치적 의도 있어
송영길 시장, 측근비리 석고대죄부터 해야



- 안 전 시장께서 임기 중 추진했던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인천시의 골칫덩이가 됐다. 이를 두고 안 전 시장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 안 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 약 853억원을 투입해 월미은하레일을 건설했지만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지며 현재까지 운행이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 전혀 골칫덩어리가 아니다. KTX가 시속 400Km로 달린다. 그런데 월미은하레일은 궤도 위에서 겨우 20Km로 달리는 것이다. KTX를 매일 수십 번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 겨우 20Km로 달리는 궤도를 고쳐서 못쓰는 것은 너무나 우스운 일이다. 이것이 제대로 돌아가면 안상수의 업적이 빛날 것 같으니까 이것을 세워놓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월미은하레일은 추진 당시 일자리가 만개 이상 생긴다는 보고서도 있었고 경제 유발효과가 어마어마했다. 이것이 잘되면 안상수의 업적이 빛난다고 보고 정치적으로 이렇게 해놓은 것이다. 또 시공을 한 회사가 책임지고 준공하겠다, 1년 동안 시범운영도 하겠다고 했는데도 (송 시장이)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시장이 되면 6개월 이내에 정상화시키겠다.

- 안 전 시장께서 인천시장 재임 중 이뤘던 업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인천을 꿈과 희망의 도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영국의 유명한 세계경제 분석기구인 EIU가 세계 120개 도시 중 2025년까지 발전 잠재력이 가장 높은 도시 2위로 인천을 선정했다. 이처럼 저는 인천을 세계적으로 꿈과 희망이 있는 도시로 만들었다.

- 반대로 실수라고 인정하는 점이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 자전거도로다. 당시 중앙정부에서 녹색경제에 대해 많은 투자를 했었고 자전거도로가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중앙정부 정책에 따르다보니 조금 졸속하게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시장이 되면 다시 조정을 해서 철거시킬 곳은 철거를 시키겠다.




- 현 송영길 시장의 시정 운영은 어떻게 평가하나?
▲ 송 시장은 인천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가 인천을 절망의 도시로 만들었다. 인천의 성장 동력이 상실되면서 인천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특히 인천터미널을 민간에게 매각한 것은 본인도 많이 후회할 것이다. 인천시민의 발을 수의계약으로 판 것은 납득할 수도 없고 역사적으로도 비판 받을 일이다. 또 송 시장 측근들의 부정부패 역시 끊이질 않고 있다. 송 시장의 고교동창인 비서실장은 5억을 뇌물로 받고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는 송 시장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석고대죄할 일이다.

- 송 시장의 측근 비리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저는 시장 재임 시절 측근들에게 기업과 밀착은 하되 유착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투자자와 시 관계자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은 필요하다. 최대한 기업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규제도 풀어주는 쪽으로 가야한다. 하지만 특정기업과 유착해서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송 시장 주변에서 측근 비리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것은 이 같은 원칙이 없었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황우여 대표 인천시장 차출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우선 황우여 대표 본인이 절대로 안 하겠다고 한다. 또 새누리당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당 대표가 인천시장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는 새누리당 일부세력의 파워게임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판단된다. 황 대표의 인천시장 출마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 마지막으로 인천시민들이 안 전 시장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가?
▲ 인천은 중병에 걸렸다. 부채는 늘어가고, 각종 프로젝트는 중지됐다. 4년 동안 시정이 너무 많이 허물어져 시민들의 꿈을 앗아가고 있다. 우선 시장의 신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의 신뢰가 있는 안상수가 인천시장이 된다면 인천을 다시 살릴 수 있다. 저는 이미 8년간의 시정 경험으로 인천의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제가 시장이 되면 바로 정체된 인천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지금은 송 시장이 일방적인 홍보를 하고 있어 시민들이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면 시민들은 인천의 미래를 위해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 알 게 될 것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안상수 인천시장 예비후보 프로필>

▲ 데이콤 이사
▲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 제15대 국회의원
▲ 제3~4대 인천광역시 시장
▲ 새누리당 국책자문위원회 재정경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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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