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기획인터뷰> 새누리당 안상수 인천시장 예비후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24 11:46:28
  • 댓글 0개

"송영길 시장이 인천을 절망의 도시로 만들었다"

[일요시사=정치팀] 인천에 또 다른 '안풍'이 불고 있다. 바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인천시장 3선 도전을 선언하며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전 시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차갑다. 그는 현재 인천시 재정난의 원흉으로 낙인찍혀 있다. 안 전 시장은 세간의 부정적인 평가를 불식시키고 또 한 번 인천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송영길 현 인천시장은 기묘한 인연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선거에서 세 번이나 맞붙었다. 제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안 전 시장이 승리했고, 바로 다음해 치러진 16대 선거에서는 송 시장이 승리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안 전 시장은 당시 선거에 패하면서 제3대 인천시장선거에 도전하게 됐고, 재선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제5대 인천시장선거에선 또 한 번 송 시장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정말 기묘한 인연이다. 이런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정면 승부를 펼친다. 안 전 시장이 인천시장 3선 도전을 선언하며 돌아왔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안 전 시장은 과연 3선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안 전 시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안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지난 2010년 지방선거 패배 후 쉬면서 인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인천시정을 회고하기 위해서 <아! 인천>이란 책을 발간했다. 그 과정에서 인천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사실 제가 이미 인천시장을 8년이나 했기 때문에 인천시장에 꼭 다시 도전을 해야 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의 인천을 이대로 두는 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만약 인천시장에 당선된다면 인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 저는 지난 2002년에 시장에 당선 되면서 인천을 동북아의 경제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리고 당시 김대중정부와 함께 송도, 영종도, 청라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았고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인천대교를 구상하고 설계, 개통하는 등 업적을 쌓았다. 하지만 민주당 송영길 시장이 부임한 이후로는 모든 사업이 중단되고 훼손되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를 재빨리 복원시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인천시민들의 희망을 복원시키겠다. 또 여러 가지 첨단산업을 육성해 젊은이들에게 고급의 일자리를 주고, 관련되는 산업에서 서민들의 일자리 또한 창출하는 경제 발전상을 만들어내겠다.


- 지난 18대 대선경선에 출마하셨다. 인천시장에 당선되면 차기 대선출마를 위해 중도사퇴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것은 당시 지방선거를 거치며 많은 국민들이 왜곡된 정보로 저를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물론 대통령은 모든 정치인들의 최종 꿈이지만 인천시장이 되면 인천시민들의 행복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 중도사퇴는 없다고 확실히 약속을 드린다.

- 임기가 끝난 후에도 대선에 도전할 의사는 없는 것인가?
▲ 그건 차차 생각해 보자(웃음)

-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송영길 현 시장에 패했다. 이미 인천시민들로부터 8년 시정에 대한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 선거라는 것은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정서가 표출되는 것이다. 물론 패배는 저의 부족함의 결과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패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바람이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는데 서울시장 후보였던 한명숙 의원이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북한을 침략해 전쟁을 일으켜 우리 젊은이들이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종의 선동이랄까? 그런데 그 부분이 SNS 공간에서 마구 전파되면서 젊은이들이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전국적으로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저만 실정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시장 재임시절 인천시의 부채를 크게 늘린 주범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그 당시에는 부채가 전혀 심각하지 않았다. 인천시 부채 7조 중 시의 부채가 2조4천억이고 도시개발 부채가 4조6천억이었는데 이것은 전국평균으로 볼 때 절대로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제 임기 동안 인천 전체의 부동산 시가 총액은 2002년도에 62조였던 것이 2010년에 209조가 됐다. 반면에 같은 기간 부산의 경우는 2002년에 92조였던 것이 2010년에 146조에 그쳤다. 부동산 시가 총액의 경우 부산이 1.5배가 되는 동안 인천은 3.5배가 된 것이다. 그 기간 동안 인천 경제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 반증하는 것이다. 7조는 엄연히 투자였다. 이를 마중물로 해서 인천경제가 많이 활성화됐다. 그렇게 투자했던 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서 분양을 했으면 더 많은 이익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송 시장이 이를 대단히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서 꿈과 희망의 도시를 절망의 도시로 바꾸었다. 인천 시민들도 경제적으로 위축이 되고 많은 투자자들이 떠났다. 때문에 현재 인천시 부동산 가격은 전국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 인천시는 최근 공무원의 급여 지급을 미룰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할 대책은 무엇인가?
▲ 우선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인천시가 공무원 급여 지급을 미룬 것은 재정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천의 한 해 예산은 7조5천억에서 8조원 가량이 된다. 그런데 급여는 3천억 남짓 될 것이다. 예산회계법상 제일 먼저 지출을 해야 되는 게 급여다. 한달에 세입만 6~7천억 정도가 있는데 단 29억이 모자라서 급여를 지급 못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또 시 금고는 주거래은행하고 약 300억 정도의 스와프계약까지 되어 있다. 따라서 급여 미지급 사태는 행정적으로 미숙해서 못했거나, 아니면 인천시의 재정난을 과장하는 일종의 엄살을 부려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전국적으로 쇼를 한 것이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극이다.

- 하지만 인천시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 그렇다. 하지만 지금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은 인천시만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마찬가지다. 인천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이 있다.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사업 이익을 더 많이 내고, 민간자본을 많이 유치해서 거기에 유발되는 세금을 많이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이익과 경제 활성화를 통한 세입원 창출이 재정난 타개책이다.


월미은하레일사업 파행, 정치적 의도 있어
송영길 시장, 측근비리 석고대죄부터 해야



- 안 전 시장께서 임기 중 추진했던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인천시의 골칫덩이가 됐다. 이를 두고 안 전 시장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 안 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 약 853억원을 투입해 월미은하레일을 건설했지만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지며 현재까지 운행이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 전혀 골칫덩어리가 아니다. KTX가 시속 400Km로 달린다. 그런데 월미은하레일은 궤도 위에서 겨우 20Km로 달리는 것이다. KTX를 매일 수십 번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 겨우 20Km로 달리는 궤도를 고쳐서 못쓰는 것은 너무나 우스운 일이다. 이것이 제대로 돌아가면 안상수의 업적이 빛날 것 같으니까 이것을 세워놓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월미은하레일은 추진 당시 일자리가 만개 이상 생긴다는 보고서도 있었고 경제 유발효과가 어마어마했다. 이것이 잘되면 안상수의 업적이 빛난다고 보고 정치적으로 이렇게 해놓은 것이다. 또 시공을 한 회사가 책임지고 준공하겠다, 1년 동안 시범운영도 하겠다고 했는데도 (송 시장이)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시장이 되면 6개월 이내에 정상화시키겠다.

- 안 전 시장께서 인천시장 재임 중 이뤘던 업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인천을 꿈과 희망의 도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영국의 유명한 세계경제 분석기구인 EIU가 세계 120개 도시 중 2025년까지 발전 잠재력이 가장 높은 도시 2위로 인천을 선정했다. 이처럼 저는 인천을 세계적으로 꿈과 희망이 있는 도시로 만들었다.

- 반대로 실수라고 인정하는 점이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 자전거도로다. 당시 중앙정부에서 녹색경제에 대해 많은 투자를 했었고 자전거도로가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중앙정부 정책에 따르다보니 조금 졸속하게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시장이 되면 다시 조정을 해서 철거시킬 곳은 철거를 시키겠다.




- 현 송영길 시장의 시정 운영은 어떻게 평가하나?
▲ 송 시장은 인천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가 인천을 절망의 도시로 만들었다. 인천의 성장 동력이 상실되면서 인천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특히 인천터미널을 민간에게 매각한 것은 본인도 많이 후회할 것이다. 인천시민의 발을 수의계약으로 판 것은 납득할 수도 없고 역사적으로도 비판 받을 일이다. 또 송 시장 측근들의 부정부패 역시 끊이질 않고 있다. 송 시장의 고교동창인 비서실장은 5억을 뇌물로 받고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는 송 시장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석고대죄할 일이다.

- 송 시장의 측근 비리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저는 시장 재임 시절 측근들에게 기업과 밀착은 하되 유착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투자자와 시 관계자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은 필요하다. 최대한 기업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규제도 풀어주는 쪽으로 가야한다. 하지만 특정기업과 유착해서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송 시장 주변에서 측근 비리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것은 이 같은 원칙이 없었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황우여 대표 인천시장 차출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우선 황우여 대표 본인이 절대로 안 하겠다고 한다. 또 새누리당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당 대표가 인천시장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는 새누리당 일부세력의 파워게임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판단된다. 황 대표의 인천시장 출마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 마지막으로 인천시민들이 안 전 시장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가?
▲ 인천은 중병에 걸렸다. 부채는 늘어가고, 각종 프로젝트는 중지됐다. 4년 동안 시정이 너무 많이 허물어져 시민들의 꿈을 앗아가고 있다. 우선 시장의 신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의 신뢰가 있는 안상수가 인천시장이 된다면 인천을 다시 살릴 수 있다. 저는 이미 8년간의 시정 경험으로 인천의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제가 시장이 되면 바로 정체된 인천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지금은 송 시장이 일방적인 홍보를 하고 있어 시민들이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면 시민들은 인천의 미래를 위해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 알 게 될 것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안상수 인천시장 예비후보 프로필>

▲ 데이콤 이사
▲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 제15대 국회의원
▲ 제3~4대 인천광역시 시장
▲ 새누리당 국책자문위원회 재정경제위원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