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웅열 '설상가상' 막전막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4.02.24 14: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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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어려운데…다 무너질라 ‘좌불안석’

[일요시사=경제1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울상이다. 적자누적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가 운영하는 리조트가 무너져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막대한 피해 보상과 이미지 실추 등 후폭풍만 되레 거세다. 여기에 리조트 관련 자금 의혹까지 새나와 이 회장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수난의 봄’을 맞고 있는 이 회장의 꽃샘추위. 이를 잘 넘기지 못하면 2014년 내내 추울 수도 있다.




지난 17일 밤 9시께. 코오롱그룹이 발칵 뒤집혔다. 그룹 자회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이 소유한 경북 경주 마우나리조트 내 체육관이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은 코오롱이 50%,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아들인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각각 26%, 24%를 보유하고 있다.


‘악몽의 17일’
고개숙인 이웅렬


이 사고로 당시 신입생 환영 행사를 하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코오롱 측은 사고 발생 직후 사고대책반을 꾸려 현장에 급파하고 수습에 나섰다. 이 회장도 익일 새벽 사고 현장을 찾아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이날 “이번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가족에게도 엎드려 사죄한다”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본부를 설립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무엇보다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적극적인 수습 행보에 나섰지만, 코오롱은 어떤 경우든 책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고조사에 따른 법적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고가 난 해당 체육관 건물은 990㎡ 규모로, 전체 수용 인원이 500명에 달하지만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된 임시 건물에 가깝다.

특히 지어진지 4년도 채 안 된 건물 임에도 체육관 중앙 부분에 기둥이 없는 등 이미 붕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져 구조적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리조트 붕괴 사고…오너 책임론 확산
부친과 지분 절반 소유 “자금줄 의혹”


운영상의 문제도 지적된다. 최근 계속된 폭설에도 주변 도로 제설작업만 했을 뿐 무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지붕과 본 건물 등에 대해서는 사전 안전점검을 따로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5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건설됐지만 사고 당시 이를 초과해 560명을 수용한 것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이유다.




보험 가입 시 보상액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마우나리조트는 당초 사고에 대비해 삼성화재의 영업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대물손해 최고 5억원, 배상책임은 사고 당 1억원이다.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기대할 수 있는 보험금은 총 1억 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코오롱 측과 피해 유가족들과의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


마우나 리조트
부자 자금줄?



상황이 이런데도 사고 후 마우나리조트가 정상영업을 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마우나리조트가 이 회장 부자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리조트를 운영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은 회원제 골프장 영업, 143실 규모의 회원제 콘도미니엄 운영, 코오롱호텔 운영 및 빌딩 경영관리 등을 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2006년 11월1일자로 설립, 2012년 말 기준 자본금은 15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이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산정해 지분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이 회장 부자를 부당 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코오롱글로텍은 2005년 합병한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 가운데 25.57%(76만7045주)와 21.78%(65만3410주)를 각각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에게 넘겼다. 1주당 처분 단가는 5280원.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은 마우나오션개발 전체 지분의 절반에 가까운 47.35%(142만455주)를 약 75억원에 취득했다.

이후 코오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행위 제한 규정에 의해 지난 2012년 1월 코오롱글로텍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대부분을 지주회사인 ㈜코오롱에 팔았다.

코오롱글로텍은 남은 지분 52.65% 가운데 50.00%(150만주)를 ㈜코오롱에 1주당 8713원에 처분했다. 이를 적용하면 총 처분가격은 약 130억7000만원인 셈이다.

문제는 코오롱글로텍이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을 ㈜코오롱에 처분할 때 적용한 처분 단가가 앞서 5년 전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에게 적용한 단가보다 1.7배 높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코오롱그룹 측은 “2007년에서 2012년 사이에 5년 동안 마우나오션개발 회사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에 처분 단가가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코오롱이 비상장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의 주식 처분단가를 적정 수준보다 비싼 값에 취득함으로써 오너 부자와 계열사인 코오롱글로텍에 부당한 이득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마우나오션개발에 대한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공시 등에 따르면 마우나오션개발의 계열사 매출 비중은 지난 2008∼2011년까지 30%대를 유지하다가 2012년에는 43%까지 높아졌고, 계약 형태도 경쟁이나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수의 계약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마우나오션개발은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높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이전 등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사를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적용대상 기업에 포함시킨 바 있다.

비록 마우나오션개발이 코오롱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도 그룹 계열사 및 총수 일가와의 연결고리를 고려하면 그룹이 이번 붕괴참사에 대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향후 사고 수습 대책 등에 미진할 경우 코오롱그룹 계열사 관련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참사 여파로 코오롱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등에 따르면 코오롱인더,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머티리얼, 코오롱플라스틱 등 코오롱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는 사고 이후 2% 안팎으로 떨어졌다. 코오롱은 물론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다.


듀폰 악재에
실적 악화까지



이미 이 회장은 코오롱그룹의 적자 지속으로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발표한 2013년 코오롱 실적 공시에 따르면 순손실이 838억원에 달했다. 앞서 지난 2012년 1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 줄어든 4조427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6% 증가한 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1조원대 듀폰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점도 적잖은 경영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2년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은 미국 화학회사 듀폰이 코오롱을 상대로 제기한 아라미드 섬유(헤라크론) 생산ㆍ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듀폰 손을 들어줬다. 듀폰의 케블라 섬유 기술을 빼내 헤라크론을 만들었다는 듀폰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실적 악화, 거액 소송 등
계속되는 악재에 ‘멘붕’
창립 이래 최대 경영고비


법원은 생산ㆍ판매금지 조치에 그치지 않고 1조원(9억1990만달러)에 육박하는 배상금을 부과했다. 이 금액은 코오롱의 실제 관련 제품 수출액의 300배를 넘는 수치다.

이후 코오롱은 버지니아 동부법원과 미국 제4순회 항소법원에 즉각 집행정지 긴급신청을 제기했고 항소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생산라인은 재가동 중이지만 1조원의 배상금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 항소심이 통상 1년∼1년6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듀폰 항소심 판결은 올 2~3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듀폰의 손을 들어주면 코오롱은 1조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770억원의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코오롱그룹의 존립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글로벌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휘말릴 경우 수출차질은 물론 경제 전반에 적잖은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결과에 따라 치명적인 경영상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고, 나아가 기업 존폐의 기로에까지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가뜩이나 적자를 면치 못하는 마당에 큰 소송을 앞두고 대형 참사까지 발생했다”며 “사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줄줄 악재에 이 회장이 경영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영 최대위기
‘이미지’ 치명타


코오롱 분위기는 ‘침울’ 그 자체다. 이번 사태가 그룹 전체의 매출이나 이미지, 경쟁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그간 규모는 크지 않아도 내실 있는 경영을 해 왔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았고, 오너인 이 회장 역시 큰 잡음 없이 사회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실적부진, 듀폰 소송 등의 악재에 이어 이번 사고까지 터지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이 됐다”며 “회사 전체가 비상사태에 돌입, 후폭풍을 최소화 하는데 돌입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감출 길이 없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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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