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광명시 운전면허학원 입찰 의혹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4.02.17 14: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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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 친 고스톱' 특정인 밀어주기?

[일요시사=경제1팀] 수도권 서남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운전면허학원 입찰을 두고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존 운영업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을 밀어주기 위해 일종의 제한 규정을 뒀다는 게 요지다. 관할인 광명시 측은 시민을 위한 조치였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운전면허학원 입찰 과정 중 석연찮은 점을 짚어봤다.




지난해 11월7일 광명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와 광명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광명시 하안동 24번지 소재 광명운전면허학원에 대한 '시유 행정재산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를 기재했다. 사용료 예정가격(최초 1년분·입찰가)은 9억4734만8000원, 허가기간은 3년으로 했다.

입찰은 제한경쟁·예정가격 이상 최고가 낙찰방식·총액 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공동 도급은 허용하지 않았다. 동일한 가격으로 진행된 1차 입찰과 2차 입찰은 유찰됐다. 약 8억5000만원으로 낮춰져 진행된 3차 입찰도 유찰됐다. 다시 7억5000여만원으로 낮춰져 4차 입찰이 진행됐지만 역시 유찰. 5차에 돼서야 약 6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4차례 유찰 거치며
입찰가 대폭 하락


5차 입찰에는 2명이 참가했다. 시는 최고가를 써낸 윤모씨에게 지난해 12월10일 입찰참가자격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광명시는 2005년도와 2008년도에 진행된 시유 행정재산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를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2013년도에는 방식을 제한경쟁으로 변경하면서 실적제한과 지역제한을 뒀다.

광명시는 '공고일 전일 기준 최근 10년 이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법정 자격증 보유자(강사, 기능검정원) 수 40인 이상으로 3년 이상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라는 자격 규정을 추가했다. 여기에 '운영기간에 대한 실적은 공고일 현재 운영 중인 경우 공고일 전일 기준, 휴업 등 미운영중인 경우 운영중지일 전일 기준으로 하며 중복기간은 하나만 계산함'이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시는 '공고일 전일 기준 경기도에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둔 법인 또는 개인'만 참여할 수 있다는 지역제한 조항도 추가했다. 이 조항에는 '공고일 전일 기준 만 20세 이상인 자이고 1세대당 1명만 참가 가능하며, 대리인 운영은 불가함'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윤씨는 공유재산 사용·수익허가 신청서,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증 사본, 주민등록등본 등 입증 서류를 냈다.

하지만 광명시는 윤씨에게 '제출된 실적증명서에 대표자 성명이 응찰자 본인(윤씨)이 아닌 타인(윤씨의 부친)의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응찰자 본인은 학사관리담당자로 기재되어 있어 해당 실적증명서가 응찰자 본인의 실적으로 볼 수 없는 바, 응찰자 본인의 실적을 입증할 보완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윤씨의 부친은 2005년 9월2일부터 2008년 9월30일까지 약 3년간 광명운전면허학원을 운영했다. 같은 기간 윤씨는 학사관리담당자로 학원의 학사관리와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했다. 윤씨는 "학원의 성격상 원장 혹은 대표자가 모두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광명운전면허학원의 경우 행정, 전산, 인사 등의 학원 내부 업무를 총괄하는 학사관리자가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사실 증명을 위해 당시 학감으로 있던 김씨의 인우보증서를 첨부해 시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43명의 강사와 함께 근무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기지방경찰청과 주고 받은 '강사 해임안'과 '강사 해임 수리 통지'도 보냈다.


공개경쟁서 돌연 제한경쟁으로 변경
최고가 써내고도 과도한 규정에 발목


이에 광명시는 '학사관리담당자는 고용된 근로자일 뿐 형식적·실질적으로 학원을 운영한 대표자가 아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을 경우 소명자료 제출을 요한다'는 내용의 답변을 했다.

윤씨는 "지난해 12월4일 경 담당과인 치수방재과에 문의를 한 결과 '3년 이상 40인 이상으로 운영한 사실에 대한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면 입찰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입찰에 참가했다”며 경기지방경찰청 교통과 면허계로부터 받은 '학원운영 사실 증명 통지'라는 공문을 보완서류로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명시는 '학사관리담당자는 학원을 운영한 대표자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고수했고 결국 윤씨에게 '입찰 무효'를 통보했다.




요점은 입찰 공고 '입찰 참가자격' '나'항의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이다. 윤씨는 "최초 공고 내용에 자동차학원을 40인 이상으로 3년 내에 운영한 내용에 대한 실적이 있는 자라고만 표기되어 있을 뿐 대표자라는 말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시가 기존 운영자에게 입찰을 밀어주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이 같은 내용으로 시에 입찰무효 통보에 대한 이의 신청을 했다.

하지만 광명시가 윤씨에게 보낸 '이의신청에 대한 통지문'을 통해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라 함은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인적, 물적 시설을 조직, 구성하고 전반적인 관리, 경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그에 따른 업무처리를 행한 사람으로 법인의 경우 대표자, 개인의 경우 사업자, 즉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경우에는 '학원장'이 이에 해당하고, 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의 경우는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라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광명운전면허학원은 차순위자이자 기존 운영자인 A씨에게 낙찰됐다. 이를 두고 광명시가 입찰참가자격을 현재 운영 중인 업체 외에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고의적으로 과도한 참가제한조건을 추가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OK'
광명시는 'NO'


윤씨 측은 경기도에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둔 법인 또는 개인 중 40명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운전면허학원을 운영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지방경찰청에서 공개한 지난해 3/4분기(7∼9월) ‘자동차운전전문학원 교육성과 공개(경기1)’에 따르면 경기 서부지역 51개 학원 중 40인 이상 강사를 두고 운영하는 곳은 광명운전면허학원 한 곳에 불과하다.

아직 4/4분기 교육성과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련 업계는 경기권 전체로 확대한다 하더라도 40명 이상 강사를 보유한 학원은 1∼2곳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씨 측은 단 한 사람의 입찰 참여 없이 4차례 동안 유찰된 점도 시가 기존 운영자에게 '몰아주기'를 했다는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입찰 참가자격에 모두 부합하는 사람은 현재 운영자밖에 없는데 굳이 높은 가격에 입찰에 응할 필요가 없으며 유찰이 반복되면서 입찰가가 내려갔고 5차에 돼서야 경쟁 입찰자가 나타나자 입찰에 참여했다는 얘기다.


지역·실적제한
공정성 의문


의혹은 또 있다. 윤씨 측은 "기존처럼 공개경쟁 입찰을 했을 경우 입찰 참여자가 늘어나 최초 1차 입찰가 9억5000여만원을 넘는 가격으로 시세외수입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4차 유찰을 거치며 예상 1차보다 3억원 가량 하향 조정되며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 시가 주장하는 안정된 시세외수입 확보는 핑계일 뿐이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광명시 치수방제과 관계자는 "입찰 공고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공문을 통해 40명 이상 규모 학원이 경기 남부지역 소재 학원만 6곳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시 자체적으로 조사한 학원도 5∼6곳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광명운전면허학원은 광명시 유일한 운전면허학원이고 자체 시험까지 가능해 많은 광명시민들이 면허학원을 이용함에 따라 서비스 요구수준이 매우 높아져 운영에 많은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시세외수입의 안정적 확보와 시민들의 편익증진 및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불가피하게 참가제한조건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가 시비를 들여 광명운전면허학원 실내 조명을 모두 LED 조명으로 교체해준 점도 의문이다. 윤씨 측에 따르면 그간 광명시는 광명운전면허학원 시설의 개·보수에 드는 비용 일체를 운영자 측에 부담토록 했다. 입찰 공고에도 '사용·수익허가 받은 재산에 우리시의 승인 없이 시설변경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사용자가 당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시설투자한 금액은 광명시에서 일체 보상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다. 각종 수도 및 가스 등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광명시에 일체의 부담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명시 관계자는 "최근 학원에서 조명 교체를 요구해와 실내등을 LED로 교체해준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동안 시설물 일체에 대한 개·보수를 운영자에게 담당케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시설물에 대한 비용은 모두 시에서 부담해 왔다. 윤씨 측이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강사 40명 이상'…한 곳밖에 없다!
'3년 이상 운영'…한 곳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가 자체적인 판단으로 입찰 과정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사항이다"며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광명운전면허학원은 설립 초기부터 갖가지 문제점이 이어졌다. 대한주택공사는 안양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고 지대가 낮아 상습침수지역이었던 하안동 24번지 일대에 방재목적으로 유수지(홍수 등을 대비해 강 주변에 물이 임시로 머물도록 마련된 곳)를 조성했다. 광명시(당시 전창선 시장)는 지난 1990년 3월6일 주택공사와 하안유수지 인계·인수 협약을 체결하고 이튿날 바로 유수지 대부 입찰공고를 냈다. 수익창출을 위해 유수지를 민간에 임대해 시세외수입을 증대한다는 명분이었다. 그 결과 5000여평에 해당하는 골프연습장은 김모씨가, 광명운전면허학원은 채모씨가 수의 계약으로 따냈다.




첫 번째 문제는 해당 건축물 준공검사일이었던 90년 9월8일 경 벌어졌다. 감사원 감사가 벌어진 것. 결과는 도시계획법 위반으로 나왔다. '완충녹지'로 되어 있는 유수지에는 도시계획법상 건축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광명시는 두 업자에게 공유재산 사용허가를 연장해줬다. 이에 감사원은 91년 가을 재감사를 벌여 광명운전면허학원과 골프연습장에 위법 사항이 해결될 때까지 사용 중지 조처 및 이행 여부 철저 확인 처분을 내렸다.

광명시는 감사원 지시를 무시했다. 시설 합법화를 위해 시 조례를 개정하고 경기도에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신청했다. 그러던 중 당시 광명시 수도과장이 두 시설물 업자로부터 2000여만원을 받고 시설물 건축허가를 내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속됐고 파면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시측 "트집 잡기"
관련 의혹 부인


경기도는 광명시의 요구를 연거푸 불허했다. '완충녹지란 유수지 인근 주택가와의 완충 역할이 목적인데 대책 없는 완충녹지 전면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반려 이유였다.

그러나 2000년 완충녹지가 일반녹지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도시계획법이 개정됐고 그제야 정식 준공허가가 떨어져 광명시에 기부채납되면서 건축 10년 만에 광명운전면허학원과 골프연습장은 공유재산 사용허가를 체결했다.

그 후 2003년 11월 임대기간이 만료돼 광명시가 기존 수의계약 방식에서 '공개입찰' 방식의 위탁운영 결정을 내렸지만 기존 운영자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2008년에는 운영자가 3개월 분의 사용료를 미납하면서 법적제재에까지 돌입하는 등 문제점은 끊이지 않았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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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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