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탐방기> 국내 최고 클럽 '옥타곤'에선 지금…

  • 김종민 kjm@ilyosisa.co.kr
  • 등록 2014.01.27 16: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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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모르는 훈남·훈녀 '영계 천국'

[일요시사=사회팀] 금요일 밤 10시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뉴힐탑호텔 앞. 설레는 표정의 훈남·훈녀들이 모여든다. 그들의 개성과 열정은 추위를 비웃는다. 살을 에는 듯한 날씨에도 맨살의 향연이다. 젊음이다. 기자의 가슴도 통통 튄다. 지난 연말 <일요시사>는 국내 최고의 핫플레이스, 클럽 옥타곤의 열기를 직접 느껴봤다.




대한민국 최고 클럽 '옥타곤'은 강남구 뉴힐탑호텔 지하에 위치해 있다.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토요일 3일간 뉴힐탑호텔 대로변은 옥타곤을 찾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옥타곤에 입장하는 출입구는 두 개. 호텔 정문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VIP, 왼쪽은 일반인들이 입장한다. 클럽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클럽 내부로 들어섰다.

 

살인추위 비웃는
젊음의 열기

 

입장료는 밤 11시 전에 오면 1만원, 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는 3만원, 새벽 4시 이후에는 1만원이다.

매주 목요일에는 여성들에 한해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목타곤’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목요일에는 옥타곤'이라는 뜻이다. 입장료를 결제하면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고 음료 1잔을 마실 수 있는 음료권을 준다. 한번 팔찌를 받으면 그날 하루는 출입이 자유롭다.


팔찌는 총 세 종류다. 테이블이나 룸을 예약하면 VIP 팔찌를, 일반 입장객에게는 일반 팔찌를 채워준다. 옥타곤의 자랑 '빌라룸'을 예약하면 VVIP 팔찌가 주어진다. 팔찌의 색은 매일 달라진다.




지하 스테이지로 내려가는 계단에 서니 구조적인 프레임과 환풍시설, 소방시설 등이 꾸밈없이 노출되어 있다. 콘크리트 벽면까지 그대로 드러난 광경은 공장을 연상케 한다.

"유럽의 역사가 깊은 클럽들은 공장, 발전소, 수용소 등 비어진 공간을 활용한 공간들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트렌디한 문화가 집결되어야 하는 공간인 클럽은 애초 공간의 디자인이 트렌디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벗은 거야 입은 거야' 맨살의 향연
반라 차림 젊은이들 열기로 '후끈'

 

계단을 내려오니 1층은 세 곳의 무대와 오프닝부터 극적인 파티를 만들어주는 초대형 스크린, 메인스테이지를 둘러싼 수영장이 눈에 들어온다. 음악소리를 피해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방음벽이 설치된 전화부스와 무료이용이 가능한 스티커 사진기도 특이하다.

우측에는 가방이나 옷을 보관할 수 있는 물품보관소가 있다. 보관료는 저렴한 편이다. 여타 클럽은 보통 5000원을 받지만 옥타곤은 3000원이다. 보관가방을 받아 짐을 넣고 3000원을 주면 팔찌를 준다. 찾을 땐 다시 팔찌를 주고 이름을 말하면 된다. 보관가방이 큰 편이라 하나로 2명 이상 사용 가능하다.

스탠드 바에서 칵테일 한잔을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훈남·훈녀 천국이다. 픽업아티스트들이 많이 찾는 클럽답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난 옷을 입은 여성들이 도도한 표정으로 스쳐지나간다. 그 뒤를 남방이나 티셔츠에 청바지 같은 깔끔한 차림의 남성들이 따른다. 댄디한 정장이나 수트 차림의 남성도 보인다. 복장규정은 그리 엄격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반바지나 슬리퍼, 트레이닝복, 비즈니스 정장은 출입이 제한된다.


과일로 장식된 술잔을 들고 속이 비치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클럽 관계자가 기자를 막아선 뒤 손전등으로 기자의 팔목을 비춘다. 팔찌를 보여 달라는 것. 클럽 내부에 설치된 누드엘리베이터는 VIP 이상만 탑승이 가능하다. 차별화된 VIP 서비스다.

 

파트너십 체결
아티스트 지원

 

2층은 메인스테이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발코니와 통유리로 된 룸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VIP 팔찌로도 들어갈 수 없는 '빌라룸'이 있다. 빌라룸은 옥타곤에만 있는 시크릿룸이다. 클럽 관계자와 함께 빌라룸에 들어서니 천국이 따로 없다. 복층 구조로 된 룸 1층에는 메인 테이블과 조명·음향 조절 버튼이 있고 별도의 DJ부스까지 마련되어 있다. 음향 조절 버튼을 가장 왼쪽으로 돌리니 외부 음악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줄어든다. 조명 또한 분위기에 맞춰 조절이 가능하다.




2층에는 테이블과 함께 널찍한 침대가 마련되어 있다. 침대가 있다고 해서 야한 생각은 금물이다. 클러빙에 지친 클러버들의 달콤한 휴식공간이다.

"1층에는 메인테이블과 화장실, 2층에는 테이블과 초대형 베드쇼파가 마련되어 있어 용도에 맞게 필요한 공간을 활용해 프라이빗한 파티를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별도의 DJ부스와 펑션원 최고급 음향시스템으로 클럽 내 또 다른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최두원 옥타곤 대표의 설명이다. 예약 손님이 올 때가 됐다는 클럽 관계자의 말에 2층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스테이지가 보이는 발코니에 섰다. 10분여가 지났을까. VVIP팔찌를 착용한 사람들이 빌라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같은 모양의 사원증을 목에 걸었다.

 

최첨단 3D 입체사운드 
1000평 어디서든 '빵빵'
오픈 1년 만에 월드랭킹 12위

 

고개를 갸우뚱하자 안내를 하던 최 대표가 이유를 설명해줬다.

"한 IT회사 직원들입니다. 송년회를 하려고 클럽을 찾은거죠. 방음이 잘 돼있고 별도로 DJ를 불러 그들만의 파티를 즐길 수 있어 회사 모임이나 생일파티 장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옥타곤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여성전용 파우더룸 때문이다. 파우더룸은 여성 화장실 내부에 있다. 조명이 밝아서 사진찍기가 수월하고 휴게실 쇼파가 구비되어 있어 지친 여성들의 안식처가 된다.

대략적인 클럽 투어를 마치고 나니 문득 클럽 내부의 시설 하나하나가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클럽 관계자가 이유를 설명했다.

"옥타곤은 '옥타곤'이라는 이름처럼 팔각형으로 설계됐습니다. 팔각형은 원형에 가장 비슷하면서도 온전한 도형입니다. 동서양을 아울러 여러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죠. 한국에서는 '천원지방'을, 중국에서는 행운을, 불교에서는 완성의 상태를 뜻합니다. 옥타곤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있는 천지인의 도형학적 해석을 차용해 공간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인테리어 설계
올해의 건축가상

 

옥타곤 측의 설명처럼 클럽 내부는 클럽 전체 구조를 이루는 오픈된 공간, 중간 층의 발코니, DJ 부스 등을 모두 하나의 중심점에서 팔각형의 구조를 바탕으로 서로 소통하게 설계됐다.

밤 12시 클럽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인 스테이지는 텅 비어있다. 서로 '간'을 보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새벽 1시께 외국인 DJ 한 명이 무대에 나타나자 스테이지는 금세 리듬을 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스테이지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클럽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DJ의 요구대로 소리를 지르고 몸을 흔들었다.




가슴이 터질 듯한 음악소리에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그런데 편안하다.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스피커 바로 앞에 섰음에도 귀가 멍멍하지 않다. 국내 최초 펑션사에서 직접 공수해온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 덕분이다. 옥타곤 음향 시스템인 '펑션원 댄스스텍 버전 넘버4'는 세계 정상급 DJ 및 클럽에서 탐낼 만큼 훌륭한 사운드를 표현하고 있으며 앞, 뒤, 좌, 우에서 울려 퍼지는 3D 입체음향을 위한 정밀 설계를 통해 보다 풍부한 음질을 스테이지에서 온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다. 1000평 규모의 시설 어디에서도 최고의 음질을 들을 수 있게 요소마다 다양한 사운드 시스템을 구성함으로써 청각뿐만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화려한 사운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다.

무대 장치 곳곳에서 뻗어 나오는 조명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형형색색의 LED조명은 클러버들이 들고 있는 형광막대와 어우러지면서 트랜스포머를 연상케 한다.

 

서울서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유명 아티스트 정기공연
싱글맘 위한 사회공헌도

 


지난 2011년 11월 문을 연 옥타곤은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3월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클럽문화 관련 잡지 영국 <DJ Mag>의  'World TOP 100 Clubs'에서 월드랭킹 12위로 선정됐다.

옥타곤은 또 아리랑 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 중인 'KOREA TOP 10'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CNN GO 여행안내 가이드에 수록된 '서울에서 곡 가봐야 할 명소 10곳'에도 선정됐다.

옥타곤에서는 각종 홍보행사 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외제차 브랜드의 신차 발표와 실제차량 전시 광고는 옥타곤의 큰 특징 중 하나다. 실제로 푸조, 벤츠, 람보르기니, 렉서스 등이 옥타곤에서 런칭행사를 열고 판매에 들어가기도 했다.




옥타곤이 하룻밤 DJ 아티스트들에게 쓰는 돈은 수천만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DJ 아티스트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내한공연을 열고 있으며 그들을 보기 위해 클럽을 찾는 이들도 상당수다.

옥타곤은 유니버설뮤직 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정기적으로 클래식 공연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이 결성한 앙상블 더 필하모닉스와 리투아니아 출신의 아코디언 연주자 마티나스, 베를린필의 클라리넷 수석 안드레아스 오텐잠머가 옥타곤을 찾아 연주회를 열었다. 공연이 열리는 날 옥타곤을 찾은 관객들은 계단, 난간 할 것 없이 클럽 곳곳에 자유롭게 자리해 클럽 음악이 아닌 클래식을 즐겼다.

 

유니버설뮤직과 제휴
정기적 클래식 공연

 

옥타곤은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옥타곤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는 아름다운 나눔 콘서트 Klang을 통해 싱글맘을 위한 기관 애란원에 자율기부 입장료를 기부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 대표는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초대형 복합 문화공간 옥타곤은 팔각형이라는 뜻과 동서고금을 통틀어 자연과 사람, 금전운과 힘의 상징으로 긍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며 "더욱 새로운 이벤트와 업그레이드로 대한민국 클럽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종민 기자 <kj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2014 세계 100대 클럽은?

옥타곤 12위
엘루이 39위

 

클럽문화 관련 잡지 영국 <DJ Mag>의  ‘2014 World TOP 100 Clubs’ 투표가 시작됐다.

<DJ Mag>은 1991년 창간되어 댄스 뮤직 부문 최고의 잡지로 평가 받고 있는 세계 최고의 음악 잡지다. 전세계적으로 댄스 뮤직 관련 모든 기사를 다루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 13개국에서 출판되어 세계 각국의 팬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DJ Mag>에서는 매년 초에 세계 최고 100대 클럽을, 후반에는 세계 최고 100대 DJ 순위를 인터넷 투표 및 심사 위원들의 의견을 거쳐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Green Valley’가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스페인 이비자 섬에 위치한 ‘Space Ibiza’와 ‘Pacha Ibiza’가 2, 3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에서는 클럽 ‘옥타곤’이 12위에 클럽 ‘엘루이’가 39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2년에 비해 옥타곤은 85계단, 엘루이는 52계단 상승한 수치다. 이러한 순위를 바탕으로 지난해 세계 유명한 DJ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방문, 공연을 펼쳐 올해에는 더 많은 국내 클럽이 100대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Facebook 계정이 있어야 하며 투표는 2월28일까지, 발표는 3월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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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