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도…' 간통 동영상 유출 전말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1.21 1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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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방문 따니…남편이 나체녀와 뒹굴뒹굴

[일요시사=사회팀] 남편의 간통 현장을 부인과 경찰이 급습하는 동영상이 SNS를 타고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영상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개인신상 노출 등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를 두고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간통 동영상 유출과 더불어 간통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어디쯤 와있을까.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간통 동영상’이 유포됐다. ‘남편과 부인의 친구가 간통했다’. 동영상의 제목이다. 문제의 동영상은 삽시간에 여러 포털 사이트 등으로 퍼졌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동영상은 적나라했다. 남편의 간통 현장을 부인이 경찰과 함께 들이닥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2분15초 분량의 이 동영상 초반에는 모텔 방에 알몸상태로 누워 있는 남녀가 나온다.

3년 전 사건

그리고 경찰과 한 여성이 나체의 남녀에게 “더러운 놈들아”라고 소리를 치는 장면과 함께 침대에서 알몸상태로 있는 여성의 머리를 붙잡고 흔들며 욕설을 퍼부었고 또 다른 남성은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녀에게 “고개를 들라”고 요구한 뒤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또 경찰이 남자의 실명을 부르며 “○○○씨, 간통죄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라고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선 지난 10일 오후 삭제됐다. 하지만 이 영상은 여러 포털사이트 등으로 계속 퍼졌다. 페이스북에 최초 노출된 뒤 사흘 만에 조회수 14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과 없이 이 영상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개인신상 노출 등의 논란도 일었다.

경찰은 확산된 동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최초 유포자인 김모씨 등 2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동영상에 등장한 A(38)씨가 “자신이 찍힌 동영상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며 지난 13일 용인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사실 이 동영상은 3년여 전인 2011년 경찰과 부인이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A씨와 한 여성이 알몸으로 누워있는 현장을 포착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용인서부경찰서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동영상을 촬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 동행한 제3자에 의해 몰래 촬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최초 유포자로 지목된 김씨 등을 상대로 간통 당사자와의 관계, 동영상을 올린 경위 등을 조사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동영상 속 나체 상태로 누워있던 여성이 급습한 부인의 친구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진 것이다. 각종 커뮤니티는 이와 관련된 비난 게시글이 쇄도했다. 특히 여성커뮤니티가 극심했다. 그리고 이번 동영상 유출 사건으로 ‘간통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잠자리 현장 급습 영상 SNS 무차별 확산
경찰? 부인? 누가 유출했나…유포자 수사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라도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간통하면 처벌된다.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배우자 있는 사람이 간통한다는 것은 자기의 배우자 이외의 남자 또는 여자와 합의의 정교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간통죄는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성립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관계 현장을 경찰과 함께 덮치는 것이다.

간통죄는 성교 이외의 키스나 포옹 등의 애정표현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상간자는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한다. 일방이 간통상대인 상간자에게 자신이 결혼한 사람으로서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속이고 상간자와 성교한 경우에는 상간자에게는 간통이 성립되지 않는다.

화가 치밀어도 냉정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무작정 들이닥쳐서 될 일이 아니다. 정확한 물증 없이는 간통죄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간통죄는 1953년 10월 이전까지 유부녀에게만 적용됐다. 그러나 유부녀만을 간통죄의 처벌대상으로 한 것은 평등권에 위배되기 때문에 위헌여부를 따져 유부남과 유부녀 모두 처벌받도록 54년에 법을 개정했다. 이때부터 유부남도 간통으로 처벌받게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간통죄에 대해 1990년, 1993년, 2001년, 2008년 네 차례에 걸쳐 합헌결정을 내렸다. 1990년과 1993년에는 간통죄 조항 자체가 논란이 되었으나 헌법재판소는 “간통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해악의 사전예방을 위해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제, 부부간의 성적 성실의무 수호를 위해서는 간통죄가 필요하다”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01년에는 합헌결정이 내려졌지만 성 개방에 대한 사회적 수용 분위기를 감안, 이례적으로 “입법자는 간통죄 폐지론에 대해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2008년 5월, 헌법재판소는 “간통죄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고, 또한 그 법정형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 등에 위배하여 과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7명이 간통죄 폐지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당시 박한철 헌재소장과 안창호 재판관은 “충분한 의견수렴과 국민 합의를 거쳐 국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신중론을 취했지만 사실상 폐지 쪽에 무게가 실린다.

“몰래 촬영”

‘간통’에 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폐지 쪽으로 기울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간통죄가 남아 있는 나라는 한국, 멕시코, 대한, 필리핀, 이슬람 국가 등이 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생활 동영상 유출 경로는?

스마트폰 삭제해봤자…5분이면 원상복구

국내스마트폰 이용자가 35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제 버린 PC로 인한 정보 유출보다는 버린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정보 유출이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마트폰에는 지인들의 휴대폰 번호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개인 사생활 정보, 모바일뱅킹용 공인인증서까지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용 스마트기기를 회사로 갖고 와서 업무에 활용하는 BYOD(BringYourOwnDevice) 추세가 확산되고 있어 회사 기밀까지 쉽게 유출될 수 있는 게 문제다.

중고폰 반납 시 공장초기화 필수


분실하거나 폐기된 스마트폰은 장물업자들이 한 대당 10만∼15만원에 외국 브로커에게 넘기고 폰에 저장된 번호는 따로 팔리는 실정이다. 전화번호, 여권 사진, 주민등록번호 정보 등을 모아 100대당 정보값만 1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모바일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기기를 폐기처분할 때 공장초기화를 꼭 하라고 조언한다. 공장초기화는 구글 안드로이드, 애들 iOS 등 대부분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지원한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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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계속 거부되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 첫 법안이 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3개가 동시에 출범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검찰에게 독이 될지, 정부에 독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승인한 1호 법안이 3대 특검이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이 구성될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특검을 반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최근 검찰 출신을 반기지 않는 로펌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직이냐 영전이냐 이재명정부 출범 이틀 만에 전임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사정 수사에 발동이 걸렸다. 국회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3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내란·외환행위 진상규명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특검(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수사방해 특검(순직 해병 특검)’ 등 3개 법안을 각각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집단 퇴장했지만 안철수·배현진 의원 등 5~6명이 각각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이 출범한다. 윤정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 3개가 동시에 수사에 나서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관련 전반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불법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다룰 ‘김건희 특검’, 그리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규명할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며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며 “이재명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에선 3개 특검법을 포함한 법률안 공포 4건, 대통령령 3건, 일반 안건 1건이 심의 및 의결됐다”고 말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내란 특검법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법 최대 205명, 순직해병특검법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 후 1호 법안으로 의결 검사만 120명·총 수사팀 577명 이어 “순직해병특검법은 최장 140일, 나머지 두 특검법은 최장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정부가 1호 법안으로 특검법 3개를 심의·의결한 것은 대선으로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번 3대 특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의 특검이 가동될 예정이다. 파견 검사의 수만 해도 120명으로 전체 검사 인력의 6%에 달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파견 검사(20명)의 6배 수준이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내란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67명으로 구성된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40명을 포함해 총 205명,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최대 170일, 채상병 특검은 최대 140일로 규정돼있다. 늦어도 오는 7월 중순에는 각 특검 사무실이 출범해 연말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법 공포 전부터 특검 후보를 물색하고 후보자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팀장은 통상 부장검사, 특검보는 차장검사, 특검은 검사장급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최순실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차장급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맡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특검 역시 사건 성격과 수사 난이도에 따라 유동적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수가 많아 복수의 차장급 간부가 함께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특검에 몰려 주요 수사가 불가능해 민생 수사에 위험이 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최대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수(107명)보다 많은 검사들이 3개 특검에 투입되면, 검찰의 주요 수사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관련 특검에 기존 수사팀이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특검에 속한 사건 외에도 많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원으로 부서를 다시 꾸린다고 해도 수사기록을 훑어보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수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특검팀으로 파견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산적해 있는 모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과중돼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특검으로 파견을 가서 원활하게 수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 유동적 인선 한 부장검사는 “특검으로 지정된 사건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에 수사 베테랑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지휘부는 물론 베테랑도 일선청에 남아있지 않아 수사를 하더라도 미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을 경험한 적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는 한창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파견된다”며 “하나의 특검만 시작하더라도 일선청에서는 업무과중이 일어나는데 3개의 특검, 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3개의 특검을 한번에 하는 것은 검찰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특검을 통해 수사력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편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서 영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특검으로 평가받는 ‘ 드루킹 특검’의 허익범 전 특검도 “수사 검사가 특검 성공의 기본”이라며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비정치적으로 풀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수사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소속 평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으로 파견 요청이 온다는 것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평검사들 사이에선 ‘파견 이후 특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중수청에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잘 이끈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으며 그와 같이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검사들도 한 자리씩 꿰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차장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같은 경우 지검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특검은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보다 파견 검사가 많아 수사력뿐만 아니라 지휘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 눈도장 부장 및 차장급 검사들은 특검과 더불어 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부 들어서 로펌으로 이직이 잦던 검사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이후 검찰을 퇴직하더라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이직하는 것 외에는 법조계에 남을 방도가 없던 검찰 간부들이 특검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이직해 검찰개혁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법무법인 관계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겸직과 영리행위가 금지돼있는 만큼 특검 이후에는 돌아갈 검찰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로펌들은 이 때를 위해 실력있는 검찰 출신 법조인을 로펌으로 데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3대 특검에 검찰만 다수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로펌 업계에서도 다수 파견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자리가 없다며 이직을 받아주지 않던 로펌들이 문을 열고 다른 사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검찰 출신 인재 스카우트 제의도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최근 동기들에게 기업 법무팀 이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라며 “이재명정부가 나온 후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충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과 관련된 법안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에 기업은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권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 검사는 지난 13일에 지명됐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는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지명됐다. “민생 수사에 차질 있어” 검 개혁과는 모순적 태도 조 특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윤정부 때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걸었고,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등 전 정권과 대립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문정부 때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건 조사를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2022년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장남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인력으로 신속한 수사 착수와 효율성을 위해 기존 수사팀 인원과 특수통 출신 검사 차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대 특검은 수사팀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초에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각 당 추천 후보자 중 1명씩을 임명하는 시한은 3일 이내인데, 추천 당일 즉시 지명을 완료함에 따라 3대 특검팀 출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면서 전 정권 수사엔 검사를 쓰겠다는 모순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을 없애겠다고 외치면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수사에 검사를 끌어다 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10년 차 검사는 “이재명정부가 검찰청 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직장을 잃게 생긴 검사들이 특검에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상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다 보니, 선뜻 특검에 가겠다는 검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부장검사도 “굳이 특검에 발을 담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육아휴직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당시 검찰에 재직했던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팀은 검찰총장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수사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검사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혁과 수사를 동시에 하겠다고 하니, 후배 검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참여” 젊은 검사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칼이 이정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부 시절 전 정권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집중 수사하며 정권에 맞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전 정권 수사와 검찰개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수사도,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결국 특수부 검사들의 힘이 훨씬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