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베이비 성형마사지 실태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4.01.20 14: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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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흙처럼…신생아 얼굴 만든다?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베이비마사지’가 각광받고 있다. KBS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자신의 딸에게 마사지를 해주면서 관심이 더해졌다. 베이비마사지는 부모와 아이 간 정서교감과 더불어 신체발달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세’다. 하지만 베이비마사지가 마냥 안전한 건 아니다. 베이비마사지를 성형 마사지로 둔갑해 신생아를 주물럭거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마사지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으로 장벽이 낮은 편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다. 특히 산후조리원 직원들이 많이 취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무래도 산모와 아이를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베이비마사지 자격증이 필수일 지도 모른다. 베이비마사지의 취지 자체는 좋다. 아이에게 정서함양과 신체발달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남 일대 고급 산후조리원에서는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베이비 마사지를 마치 성형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산후조리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성형도 조기에?

산후조리원은 산모가 아이를 낳고 난 후에 몸조리를 하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요양원이다. 분만 직후 임산부와 출생 직후 영아에게 급식·요양과 그 밖의 편의를 제공한다. 산후조리원 시설은 날이 갈수록 진화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베이비마사지’는 산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알려진다. 그 인기에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성형마사지’라는 홍보 때문이었다. 산후조리원 내 성형마사지는 정말 존재할까.

출산을 앞둔 A씨는 목동의 한 산후조리원을 찾았다. A씨가 이 조리원을 찾는 이유는 엄마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조리원 선택의 기준은 훌륭한 영아 관리 프로그램이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베이비 성형마사지’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행이다. A씨도 이러한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회원들의 추천을 받은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상담실에 들어가 상담을 받았다. 조리원 측은 “베이비마사지는 단순한 마사지와 다르다”며 “아이의 건강 촉진과 함께 눈, 코 등 얼굴 주요 부분을 집중적으로 마사지해 궁극적으로 성형효과를 볼 수 있다”고 솔깃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조리원을 결정했다.

고급 산후조리원 산모들 상대로 장사
“뼈대잡아”홍보…효과 입증되지 않아


A씨는 “누구나 다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뒤처질 수 없다”며 “마사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내 아이가 잘생겨진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해왔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여기에는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외모지상주의’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의 한 유명 산후조리원에 연락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듣기 위해 미혼임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다음 주에 출산인데…’라며 조리원 측에 운을 뗐다. 조리원 측에 따르면 산모들은 보통 출산 2주 전쯤에 미리 예약을 한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뒤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조리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좀 괜찮다 싶은 조리원은 270만∼300만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곳은 2주에 270만원으로 고급에 속한다.

조리원 측은 “소문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저희 조리원은 꽤나 유명하다”며 “산모들의 반응이 엄청 좋다”고 자랑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베이비 성형마사지’를 강조했다. 영아에게 다소 위험하지 않을까. 조리원 측은 “베이비마사지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직접 마사지를 한다”면서 “마사지 장면을 부모님이 직접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베이비 성형마사지는 필수라고 권유했다. 이곳은 베이비마사지에 대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조리원에서는 수십만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꽤나 유명하다는 조리원 측의 공통된 의견은 비슷했다. 나중에 성형시술을 받는 것보다 영아 때부터 마사지를 통해 뼈대를 잡아가는 것이 좋다는 것. 안전 문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신체발달 코스’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관절을 눌러줘 골격을 자극해 키를 늘려준다는 것이었다. 물론 마사지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 영아에게 가하는 마사지에는 위험성이 내재돼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엉뚱한 기대에 성행

‘아이를 위해서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베이비 성형마사지. 이제는 옵션이 아닌 기본 프로그램으로 엄마들을 유혹하고 있다. 우리 아이의 오똑한 코, 작은 얼굴, 큰 눈을 만들어주는 성형마사지를 거부할 부모가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일부 산후조리원들이 아이들의 ‘외모’를 앞세워 엄마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유행처럼 번진 베이비 성형마사지의 실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성형외과협회 관계자는 “갓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골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마사지를 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성형 수준의 효과를 내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베이비 오일마사지의 진실

잘못 발랐다간 되레 피부 악화

아이들의 겨울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베이비 마사지오일. 그런데 오히려 오일 때문에 아이가 따가워하고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오일의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이비오일이 식물성이나 순한 원료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식물성 오일에서 동물성 오일로 바뀌는 추세다. 특히 미네랄 오일이 많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미네랄이라고 하면 맑고 투명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미네랄 오일은 액체석유 혹은 원유를 석유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이다. 

이 미네랄 오일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물질로 알려진다. 피부에 오일막을 형성해 보습작용이 뛰어나지만 수분흡입력은 거의 없고 수분증발을 강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하게 돼 피부의 자연스러운 호흡을 억제하게 된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네랄오일이 유통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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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