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롯데캐슬 브레이크 걸린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4.01.1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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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렇게 많더니…기약 없는 겨울잠

[일요시사=경제1팀] '호텔도 구비한 서울 속 미니신도시'로 주목을 받았던 금천 롯데캐슬의 분양이 무기한 연기됐다. 주말에만 5만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견본주택도 한 달 넘게 휴관 중이다. 추측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비싼 분양가와 부지에 대한 소유권 문제다.




지난 11월22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이 오픈했다. 금요일 첫날부터 주말동안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견본주택을 찾는 바람에 300m가 넘는 줄이 이어져 1∼2시간 대기는 기본일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3일간 5만명 방문
모델하우스 북적

주변에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소위 '떴다방' 업자 수십명이 견본주택을 방문한 고객들의 연락처를 따느라 정신 없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마트, 공원, 학교 등이 모두 단지 내로 들어온 '도시 속의 도시'라는 콘셉트로 분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전용 85m²이하 중소형 주택이 94%가량으로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평면으로 구성돼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냈다. 모든 가구가 남향이며 채광과 통풍이 뛰어난 4베이 구조로 설계됐다.

단지 앞에 금천구청, 도서관, 아트홀, 희명병원, 안양천 등도 있어 행정,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이 있고 금천나들목과 일직나들목을 통해 서해안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2016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까지 20분대 이동도 가능하다. 서부 간선도로와 경부선 철로도 지하화할 계획이다.

금천구청 관계자도 "해당 부지가 개발을 완료할 경우 인근 지역에 비해 주거 환경이 떨어져 서민동네로 치부되던 금천구가 대변신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구청 앞 공터에 진행 중인 종합병원 부지 개발까지 이뤄지면 지역발전과 주민 숙원사업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방문객 북새통…견본주택 5일 만에 휴관
한달 넘게 문닫은 배경 두고 해석 엇갈려

금천구는 현재 옛 대한전선 부지(현 부영주택 소유)에 서울 모 대형병원을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서울시 결정을 청원하기 위해 주민 서명운동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11월 말 1차로 아파트 174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은 개관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11월27일 기한 없는 휴관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일요시사>가 찾아간 견본주택 벽면에는 '2014년!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고 굳게 닫힌 출입문에는 '임시 휴관'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빨간색 통행금지선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내부를 지키던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잘 모른다. 다른 직원들도 회의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겠다고 거창한 출사표를 던진 롯데캐슬이 견본주택을 닫는 무리한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금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 소송'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소송으로 인해 분양보증서 발급이 무산되면서 어떨 수 없이 분양 일정을 중단했다는 것. 현행 주택법상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분양하기 위해서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서를 필수적으로 발급받게 하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는 금천구 독산동 441-6번지 일대의 옛 육군도하부대 부지 70만m². 해당부지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현 부지는 1985년 국가소유로 등기가 되어 2007년 12월 삼양사로 매각됐다가 같은 날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로 매각됐다. 거래가액은 약 1373억원이다. 하지만 2007년 12월 강모씨, 2008년 6월 이모씨, 2009년 9월 김모씨가 각각 '매매, 증여, 전세권, 저당권, 임차권의 설정 등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으나 2009년 12월 모두 말소됐다.

소유권 이전 소송
보증서 발급 미뤄져

이에 강씨 외 2명은 2011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은 현 토지주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를 비롯해 삼양사 등 10명이다.

금천구청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2007년 국가소유의 해당부지가 삼양사로 매각될 당시 A씨는 강씨를 포함한 일반인 9명에게 국유재산 매각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돈을 모금했다. 그러나 돈을 모금한 A씨가 매각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고 강씨 등 3명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이 국유재산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이나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공사에서 실시하는 국유재산 매각입찰에 참가해서 낙찰받으면 된다.

이들이 제기한 소장에 따라 재판은 2011년 12월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여 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 12월27일 최종판결이 나왔다. 재판부의 결정은 원고 패소 판결. 피고였던 모 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원고 측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발목
복잡한 부지 소유권 문제도 골치

금천구청 관계자는 "소송이 끝난 만큼 롯데캐슬 측이 보증서 등 각종 서류를 갖춰 조만간 분양 승인을 재신청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이달 중순 쯤에는 재개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캐슬의 견본주택 휴관 이유를 '주변 시세를 고려하지 못한 높은 분양가 산정'으로 꼽을 정도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들어서는 금천구 아파트 값은 3.3m²당 960만원선. 그중 독산동은 910만원으로 더 낮다.




롯데캐슬은 11월22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면서 "롯데캐슬 골드파크 분양가를 서울시로부터 분양승인 받은 3.3m²당 평균 1488만원보다 저렴한 1350만원대로 재측정하기로 했다"며 "최종 청약일정은 분양가 재협의 후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은 '여전히 높다'는 반응이다. 독산동 B공인중개사는 "입지가 좋고 대단지라 독산동 뿐만아니라 광명·시흥에서도 문의 전화가 오지만 분양가를 듣고 실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면서 "분양가 하향 조정 없이는 분양 실패가 안 봐도 비디오"라고 말했다.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광명시 소하동 C 부동산 대표는 "광명시에서 땅값이 제일 비싸다는 철산동이 3.3m²당 1600만원선이고 소하동이 1400만원대, 하안동이 1300만원대다"며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아무리 전철역과 가깝다고 배치도 상 베란다가 철로변으로 나와 있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는데 3.3m²당 1350만원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청약 호조세 이어온 
롯데건설 발목 잡히나

바로 옆 동네인 시흥동의 D 부동산 대표는 "얼마 전까지 분양이 이어진 인근 아파트도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분양을 시작했다가 2년 동안 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며 "결국 할인분양으로 겨우겨우 분양을 마쳤다. 롯데캐슬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분양이 이어졌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은 애초 1350만원으로 분양을 시작했다가 2년간의 미분양 사태로 인해 1200만원대로 할인분양을 실시했다. 현재는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건설과 시행사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의 분양가 인하 협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제이피홀딩스페이프브이가 분양가 인하에 난색을 표하면서 양쪽이 금액일치를 못 보고 있다는 것. 다만 양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인하 폭을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1∼2주 사이에 결정을 짓고 구정 연휴 직후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롯데캐슬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견본주택의 휴관이 분양가 때문인지,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 소송 때문인지 여부는 모른다"면서도 "구정 연휴가 끝나고 2월 초쯤에는 견본주택을 재개관하고 분양 일정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변 시세 900만원
롯데캐슬 1350만원


롯데건설은 지난 한 해 평균 12.7대 1(최고 4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덕수궁 롯데캐슬 오피스텔'과 총 2만6133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리면서 청약자수 BEST 1에 오른 '사직 롯데캐슬', 전 세대 100%에 가까운 계약 성공이 점쳐지는 '율하 롯데캐슬 탑클래스'와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 등을 앞세워 청약 호조세를 이어오고 있다.

부지 소유권 분쟁과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린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에서도 기세를 이을지, 아니면 여기서 좌절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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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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