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②갑오년 뒤흔들 정치권 핫이슈 & 관전포인트

"조용하면 이상하지∼" 365일 바람 잘날 없다

[일요시사=정치팀]2013년 정치권은 '다사다난' '정치실종' 등의 단어로 요약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전 인수위 시절부터 불거진 인사 문제는 '참사'라는 표현까지 낳으며 1년 내내 지속됐고,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은 집권 1년도 채 안돼 종교·노동·시민계 등의 '정권 퇴진' 운동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만 매몰돼 '정치 없는 정치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새해에도 정치권을 뒤흔들 대형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정치권은 또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2014년 눈여겨 볼 정치권 핫이슈를 짚어봤다.  




2014년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오는 6월4일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다. 박근혜정부 출범 2년차에 열리는 만큼 중간 평가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근혜정부의 운명이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또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민심의 잣대로서의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열기

당장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낙승하지 못할 경우 여권내부에서부터 레임덕이 시작돼 남은 3년여의 임기를 암울하게 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여야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여야는 사활을 걸고 지방선거에 임할 태세다. 특히 청와대는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위해 직접 후보군들을 챙길 것이라는 후문이다.
또한 지방선거에 이어 7월에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10여 곳 이상의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현재의 여대야소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지방선거의 압승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남지역 외에 최소한 서울, 경기도, 인천 등 '빅3 지역'은 싹쓸이해야 한다"며 "그간 국정의 발목을 잡았던 대선불복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유력한 후보들을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서울시장에는 7선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경기도지사에는 5선의 남경필 의원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인천에는 황우여 대표 등 '거물급 차출설' 등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부산시장, 울산시장, 전남지사 등 연임 제한(3선)에 걸려 무주공산이 된 지역에서는 이미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탄탄한 아성을 구축했기 때문에 내부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예비후보 등록이 오는 2월4일부터이기 때문에 원외에 있는 인사들은 벌써부터 출마선언 및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뜨는 '안 신당' 
정가 최대 변수

여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민주당 등 야권도 '올인 전략'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는 신설된 세종특별시장을 포함해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 시·도교육감 17명 등이 선출될 예정이다.


2014년 정치권을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과 향후 행보다. 지방선거와 미니 총선급 규모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예정된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이 다수의 후보를 당선시킬 경우 수십년간 지속된 여야 양당 구도는 '3당 체제'로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안 의원도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과 2012년 대선을 잇달아 양보한 만큼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선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지난 8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를 공식 출범시키고 창당과 인재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한국갤럽'의 안철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조사에서 32%의 지지율을 얻어 민주당(10%)을 압도하고, 새누리당(35%)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신당 창당 분위기는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많다.(조사기간 - 12월16∼19일, 조사대상 - 전국 유권자 1207명, 조사방식 - 휴대전화 RDD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8%p)

6·4 지방선거 여야 사활건 대격돌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 정치권 촉각

변수는 야권연대 여부다. 안 의원은 "야권연대는 지금 단계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면승부를 펼칠 것을 예고했지만, 살아있는 생물이라 불릴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요동치는 정치에서 야권연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안 의원의 최근 발언을 감안하면 전면적 연대 가능성은 낮지만,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 지역 차원의 논의를 통한 연대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예를 들면 호남지역은 각개 출마, 서울 등 주요 지역은 연대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 전당대회
여 권력구도 재편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향배도 관심사다.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황우여-최경환 체제' 지도부 임기는 지방선거 직전인 5월에 끝난다. 이에 비주류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봄 이전에 조기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고, 차기 지도부의 책임 하에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결과적으로 박근혜정부 1년 동안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며 "집권여당 스스로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양보할 사람이 양보도 하고, 주자가 새로 나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현 지도부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지난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적 쇄신 차원의 조기 전대가 아니라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등 큰 선거를 앞두고 전략적 차원에서 조기 전대 또는 선대위 체제(전환)에 대한 검토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기 전대론을 주장했다.
조기 전대론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지지율이 급락,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 이하로 떨어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영향을 끼친 것을 분석된다.
그러나 황우여 체제의 새누리당이 지난 10월 재보선에서도 승리하는 등 무난히 당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당내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전당대회는 지방선거 이후 치러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조기 전대론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기 당권은 누구에게 쥐어지게 될까.
물론 거론되는 이들 가운데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낸 인물은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지난 10월 재보선을 통해 7선 의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원조 친박' 서청원 의원, 한때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김무성 의원, 신주류로 급부상한 최경환 원내대표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집권 여당의 당권 구도는 차기 총선 공천권 행사, 후반기 국회의장, 집권 중기 국무총리 후보 등의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여권 내 권력 이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측 불허 북한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 대통령 취임 초에도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폐쇄 등의 조치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신뢰와 원칙의 대북관계 기조를 유지해 결국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했고,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도 3년 만에 열기로 하는 등 대북 관계에서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등으로 혼란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국방부에서 나와 주목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북한 군부의 과도한 충성경쟁과 '공포정치'에 대한 불안감 가중으로 "북한이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도발 시기를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정도로 예상한 것은 3월 한미 키리졸브 훈련 등을 앞둔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누리 전당대회 여권내 권력이동 신호탄
어수선한 북한, 추가 도발 가능성도 주목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현 시점에서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조 의원이 주장한 것은 예상해 볼 수 있는 북한의 도발 유형 중 하나라는 시각이 많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도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펜타곤에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재자에 의한 이런 종류의 내부 행동(장성택 처형 등)은 종종 (대외)도발의 전조가 된다"며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9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서기실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내 자신들의 '최고 존엄(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모독'이 반복될 경우 예고 없이 무자비한 대남 보복행동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협박통지문을 발송했다. 


이는 지난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를 맞아 대한민국어버이엽합 등 5개 보수단체들이 서울시내에서 벌인 '김정일 사망 2주년 축하 화형식' 등이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은 북한의 이번 위협이 과거처럼 '최고 존엄 모독'을 구실로 삼은 수사적 위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위협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강화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증폭

1년째 수습은커녕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은 2014년도에도 정치권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정원의 대선 댓글 작성 의혹은 최초 수십 건에서 120만건으로 확대 기소됐고, 검찰이 물리력의 한계로 밝혀내지 못한 댓글도 2000만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또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도 최초 일부 요원의 '개인적 일탈' 해명이 무색하게 '부실 수사' 비판을 받고 있는 국방부의 '셀프 수사'에서도 11명의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의 '대선개입 댓글 작성' 혐의가 확인되는 등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무소속 송호창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은 공동으로 '범정부적 대선개입 사안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여야 4자회담에서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교섭단체 간에 계속하겠다고 합의한 것을 파기한 것"이라며 "또 다른 정쟁을 유발하고자 하는 계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를 두고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근비리 주목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임기말에나 나올 법한 종교·노동·시민계의 '정권퇴진' 운동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도 조만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9월 박 대통령의 5촌 조카가 거액의 사기행각을 벌이고 도주하던 중 경찰에 붙잡혀 구속된 일이 있었는데,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청와대의 부실한 친인척 관리는 복잡하게 얽힌 박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를 다잡지 못해 조만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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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