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빵빵’ BJ 미녀들 총집합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24 13: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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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뺨치는 비주얼 ‘온라인 여신들’

[일요시사=사회팀얼마 전 ‘박현서’라는 이름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다. 한 온라인 방송국의 BJ인 그의 이름이 화제가 되자, ‘BJ김이브’ ‘BJ도복순’ 등 ‘여신 BJ’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쏟아졌다. 톱스타 못지 않은 외모와 볼륨있는 몸매 등으로 BJ계의 여신을 비롯한 몇몇 여성 BJ들이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많게는 수만 명의 팬클럽까지 보유한 미녀 BJ들은 누가 있을까.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2013 아프리카TV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아프리카 TV 시상식’은 먹방, 토크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발한 방송활동과 우수한 콘텐츠 제작에 기여한 최고의 BJ들을 선정했다. BJ(Broadcasting Jacky)는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주제로 방송을 진행하는 진행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아프리카TV 시상식 다음날인 18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BJ는 토크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박현서’였다. 박현서는 자신의 SNS에 “최우수상 감사합니다. 실시간 검색어까지…지금 시상식에 에이핑크 온다고 해서 기대 중이에요”라며 수상소감을 남겼다.

올해 26살인 BJ박현서는 부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BJ로 활동 중이다. 2008년 1월부터 ‘료코’라는 가명으로 방송을 시작한 그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부산 사투리로 애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2월 현재까지 BJ박현서의 방송 애청자는 20만 명이 넘는다. 방송 시청자 수는 4400만 명 이상이다. 

박현서·김이브·도복순 등 스타급 인기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싹쓸이

여성 애청자들보다 남성 애청자들이 우월하게 많은 박현서의 인기비결은 청순한 외모와 볼륨감 넘치는 몸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7일 BJ박현서가 토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수상보다는 그의 일상생활과 비키니 사진 등이 화제가 됐다. 또 과거 BJ료코 시절의 사진도 함께 화제가 되면서 지금과는 사뭇 다른 외모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올해 박현서의 최우수상 수상으로 작년 수상자인 김이브에게도 이목이 집중됐다.


청순함으로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BJ 김이브는 섹시한 매력의 박현서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4대 여신 중 한 명이다. 얼굴은 김이브, 몸매는 박현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순한 외모가 그의 특징이다.

1983년 대구 출생의 김이브는 애견 미용사 출신으로 아프리카TV 초창기 시절부터 방송을 시작해 현재 44만 명의 애청자와 1만 명이 넘는 서포터즈가 있다. 일부 누리꾼들의 말에 의하면 김이브는 90년대 후반 유행하던 채팅사이트 ‘세이클럽’의 BJ로 시작했다고 한다.

한가인을 닮은 뛰어난 외모 덕분에 김이브는 공개적으로 한 남성의 프로포즈를 받기도 했다. 2011년 ‘BJ 진 워렌버핏’의 진씨는 G20정상회의 개막일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입구에서 ‘아프리카 방송 BJ김이브님 결혼해주세요’라고 쓰여진 종이를 들고 “세계인이 집중된 G20 행사장에서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며 공개구혼을 하다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섹시BJ
박현서

지금까지 6900만 명 이상의 누적 시청자수를 기록한 김이브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시청자들에게 받은 별풍선을 환산해 받은 실 수령액만 약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아프리카 방송대상 토크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올해 시상식에서 스스로 후보 등재를 거부했다.

박현서, 김이브와 함께 4대 미녀 중 한 명인 BJ도복순은 귀여운 외모와 애교있는 사투리 말투 등으로 한때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1년 도복순의 보정 전후 사진 등이 온라인에 게재되면서 실제로 도복순을 본 사람들의 후기가 등장했다. 방송 화면 속에서 V라인의 가냘픈 얼굴로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한 도복순이 실제로는 통통한 체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누리꾼들이 실망했다. 또 일명 ‘도복순 쇼핑몰 사건’으로 동업자와의 쇼핑몰 운영 중 발생한 문제들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도복순의 인기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방송을 중단한 도복순은 ‘2012년 아프리카TV 방송대상 토크부문에 최우수상 후보로 올랐으나 불참하면서, 상은 김이브에게로 돌아갔다. 이후 SNS를 통해 소식을 알리던 그는 방송중단 2개월 만에 복귀하며 1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을 모아 미녀BJ의 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많은 논란에도 당당히 방송에 복귀한 도복순은 귀여운 성교육(?)으로도 유명하다. 방송도중 한 남성 애청자의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라는 질문에 도복순은 “우리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라고 답해 도발적인 어록을 남겼다.


가수 홍진영과 방송인 강예빈을 닮은 외모의 BJ윰댕 또한 연일 화제다.

청순BJ
김이브

BJ윰댕의 본명은 이유미. 1985년생으로 올해 29살인 그는 음악방송을 주로 진행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타 사이트에서 방송경험이 있는 윰댕은 2007년부터 아프리카TV에서 윰댕이라는 애칭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12월 현재 36만 명의 애청자와 6만 명 이상의 팬클럽(별풍선을 적극적으로 선물하는 사람들)을 보유하고 있는 윰댕은 총 방송시간만 11만 시간이 넘는다. 많은 나이에 비해 귀여운 동안외모로 인기몰이 중인 윰댕은 중국어를 전공해 중국게임광고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 온라인 블로거(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는 윰댕을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분”이라며 “웬만한 여자 연예인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 외모다”라고 평했다.

연예인급 미모를 자랑하는 윰댕은 한때 성형의혹이 제기되자, 증거사진을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6월 MBC 에브리원 <익스트림7> ‘대한민국 7대 여신 특집’에 출연한 BJ엣지도 손꼽히는 미녀BJ 중 한 명이다. ‘엣지님’이라는 인터넷 개인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엣지는 현재까지 애청자만 16만 명이 넘는다. 애청자들로부터 하루에 16만개의 별(환산하면 16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엣지는 ‘방구석 연예인 BJ’라는 타이틀로 출연한 <익스트림>에서 “내 연봉은 (이 방송)출연자 모두의 수입을 합한 것과 같다”며 자신의 억대 연봉 수입을 자랑하기도 했다.

BJ엣지의 매력은 능청스러운 연기력이다. 가수 리미와 감자의 노래 ‘홍콩반점’을 개사해 부르거나 문짝댄스, 코믹댄스를 선보여 남성 애청자들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대표 미녀BJ로 꼽히고 있다.

BJ엣지처럼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대중에게 알려진 BJ디바 또한 인기 급상승 중이다.

외모와 몸매로 주목받은 다른 미녀BJ들과 달리 디바는 ‘먹는 방송’, 이른바 먹방으로 인기를 얻었다. 주로 저녁식사 시간대인 8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디바의 방송은 현재 누적 시청자 수가 3400만 명, 애청자 22만 명이 넘어 베스트 방송 19위를 기록했다.

지난 16일에는 MBC <컬투의 베란다쇼>에서 ‘이색직업이 필요한 시대’라는 주제로 특이한 직업들이 소개됐다. 방송에 출연한 디바는 방송에서 꽃등심 1kg, 된장찌개 1인분, 물냉면 1인분, 비빔냉면 1인분을 섭취해 먹방 여신의 위력을 보여줬다.

먹방미인
BJ디바

방송 다음날 열린 ‘2013 아프리카TV 방송대상’에서는 먹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해 먹방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9월 방송 2주년을 맞이한 디바는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지치고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서 뭔가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필요했다. 원래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 방송이 적격이었다. 그리고 나의 최대 관심사인 음식을 결합했더니 ‘먹방’이 됐다”며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 애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자신의 방송을 찾는 것 같다”며 ‘늘 처음처럼, 마지막 방송이 되는 그날까지’라는 다부진 각오도 드러냈다.

성숙한 외모의 BJ이꽃빈 역시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미녀BJ다. 베스트BJ 랭킹 32위를 차지한 이꽃빈은 애청자 수만 20만 명이 넘는다. BJ이꽃빈의 인기는 ‘섹시미’다.


긴 생머리에 볼륨감 넘치는 명품몸매로 ‘아프리카TV 섹시BJ’로 통하는 BJ이꽃빈은 노출소동으로 곤혹을 겪기도 했다. 지난 10월 새벽방송을 진행하던 BJ이꽃빈은 수위높은 노출을 감행했고, 아프리카 폴리스에 의해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방송을 시청했던 시청자에 따르면 BJ이꽃빈은 한꺼번에 많은 별을 받았고, 이에 우발적으로 바지를 올려 허벅지를 드러내는가 하면 상의를 노출할 것 같은 노골적인 행동을 반복하다가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방송이 중지됐다고 한다. BJ이꽃빈의 방송중지 사건은 ‘가슴노출 사고’로 와전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방송정지 처분을 받은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정지가 해제되면서 ‘과도한 노출사건’은 일단락됐다.

‘옆집 동생’같은 BJ임지금은 청순하고 인형같은 동안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새로운 미녀BJ들의 등장으로 과거에 비하면 인기가 다소 하락한 감이 있지만 꾸준히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남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 CEO인 임지금은 지금까지 70만 명의 시청자를 모은 능력자다. 아프리카 갓 탤런트, 사연공개방송, 요리방송, 우주탐구 방송 등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는 그는 최근 방송국을 새로 개설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청자 3만 명, 팬클럽 1567명으로 전체 랭킹 중 194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모면 외모! 몸매면 몸매!
연봉 수천만원…수만명 팬클럽

애청자들에 의하면 BJ임지금은 차분한 목소리와 깔끔한 방송 진행 능력이 출중하다. 일부 팬들에 의하면 임지금은 쇼호스트 지망생으로 노숙한 외모(?)를 필요로 하는 쇼핑몰 호스트 자격에 부합하지 못해 차기년도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임지금의 또다른 매력은 솔직함과 흠 잡을데 없는 깨끗한 과거(?)다.

임지금은 방송 도중 한 시청자가 성형했냐고 묻자, “눈은 찝었다. 다른 곳은 안했다”고 말하는 등 솔직한 방송진행으로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구설수에 오른 다른 미녀BJ들과 달리 임지금은 성형의혹 외에 어떠한 구설수에 오른 사실이 전혀 없어 애청자들 사이에서 자기관리가 철저한 BJ로 소문나있다.

BJ쇼리는 세련된 외모와 함께 괴이한 행동으로 유명한 미녀 BJ였다. 방송에서 우유나 간장을 몸에 붓거나 하는 방송으로 타 BJ들과 차별화로 인기를 끌었다. 엽기적인 행동이 연달아 방송에 노출되면서 운영자에 의해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다. 특이한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쇼리는 돌연 방송에서 사라졌다. 이후 본명 서애진 한 게임TV 메인MC를 맡는가 하면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스타와 함께 춤을’이라는 코너에 프랑스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복귀방송에서 쇼리는 고농축 세제를 몸에 뿌리다가 세제가 눈에 들어가 급히 방송을 종료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30분 가량 진행된 방송에서는 식용유를 마시거나, 대추자 진액을 몸에 바르는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여 1만5000명 가량의 시청자를 모았다. 며칠 뒤 쇼리는 청소부를 모집한다는 공고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키, 나이 등이 필요없는 노스펙의 청소부를 구하는 공고에는 ‘자신이 방송하는 동안 옆에서 개처럼 청소하면 된다’는 조건만 제시됐다.

동안외모
BJ임지금

올해 아프리카TV 시상식에서 게임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BJ양띵은 귀여운 외모의 미녀 게임 BJ다. 자신의 별명인 ‘양띵띵’을 줄인 애칭 ‘양띵’으로 활동중인 그의 본명은 양지영이다. 약 3년 정도의 방송경력을 가진 BJ양띵은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다양한 게임 진행으로 인기를 모았다. 동료 BJ의 앨범에 피처링할 정도의 노래 실력를 뽐내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1회 유투브 뮤직 어워드’에 참가해 2억 명의 누적 시청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CJ E&M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도전하기도 했다.

양띵은 지난해 열린 ‘2012 아프리카TV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나 올해는 러너교가 대상을 수상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아프리카 BJ녀 전성시대

그래도 대상은 BJ남

지난 17일 열린 ‘2013 아프리카 TV 시상식’ 이후 토크부문 최우수를 수상한 박현서를 비롯한 미녀 BJ들이 대중의 관심사에 올랐다.

미녀 BJ들에 가려진 최고의 BJ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롤)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BJ러너교’였다. BJ러너교는 현재 아프리카TV BJ들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러너교주’라는 개인 온라인 방송국 운영자인 그는 50만 명의 애청자, 4만 명의 팬클럽 회원이 있다.

시상식에 참석해 특별부문 최고의 방송상을 수상한 인기 BJ ‘대도서관’은 “대상 받을 분이 받아서 정말 좋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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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1300억원 소송’ 마지막 남은 반전 기회

‘엘리엇 1300억원 소송’ 마지막 남은 반전 기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정부는 당시 합병으로 인해 외국계 투자회사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및 메이슨 캐피탈과 국제투자 분쟁에 휩싸였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정으로 정부는 이들에게 약 2100여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 중 아주 작은 소생의 실마리가 나왔다. 엘리엇 분쟁 사건의 판정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것이다. 정부가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의 8년간 진행 중인 국제투자 분쟁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1300여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 분쟁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다. 이로 인해 배상 판결이 취소될 가능성도 되살아났다. 사건 발단 짚어보니… 법무부에 따르면 영국 항소법원은 지난 17일 한국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법원인 고등법원에 사건을 환송했다. 이에 따라 사건을 되돌려받은 영국 고등법원은 엘리엇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배상을 결정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재판 관할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한국 정부로서는 중재판정 자체를 무효화할 가능성을 다시 확보하게 된 셈이다. 엘리엇 배상 사건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엘리엇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엘리엇은 해당 의혹이 발발한 지 3년이 지나서야 7억70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ISDS를 제기했다. 엘리엇의 ISDS 제기는 대한민국 정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만약 엘리엇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막대한 국민 세금이 배상금으로 지급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 국제 중재 절차는 매우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국제 법률 전문가들과 협력해 엘리엇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양측은 수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국정 농단 사건의 재판 결과와 국민연금 관계자들의 증언 등이 중요한 증거로 활용됐다. 기나긴 법적 공방 끝에 지난 2023년 6월20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PCA는 엘리엇의 ISDS 사건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렸다. 판정 결과는 대한민국 정부에게 상당한 충격이었다. PCA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5358만6931달러(당시 환율로 약 690억원) 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엘리엇이 청구한 금액인 약 7억7000만달러의 약 7%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 중재에서 패소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PCA는 판정문에서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행위가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행위며, 이로 인해 엘리엇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공적기금으로서 정부의 통제 하에 있으며, 그 의사결정이 정부의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또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엘리엇의 정당한 주주 권리를 침해하고 투자가치를 훼손했다고 봤다. 배상 취소 소송 항소심 승소 한미FTA상 성립 불가능 판단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이 판정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판정 직후 즉각적으로 불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7월18일, 정부는 중재판정부에 판정의 해석·정정을 신청하는 동시에,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판정에 법리적 오류가 있거나 중재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하며 판정을 뒤집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정부는 엘리엇 사건이 한미 FTA상 ‘성립 불가능’한 사건이라는 점을 취소소송에서 가장 크게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제투자 분쟁은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협정 위반 행위에 대해 제기하는 국제중재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상업적 행위’일 뿐 국가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논리였으나 1심 법원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해당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를 진행했고 지난 17일 영국 항소법원은 우리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사건은 다시 1심 법원인 영국 고등법원으로 환송됐으며, 영국 고등법원은 배상 판결을 한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애초 재판 관할권이 있었는지부터 다시 심리하게 된다. 이 판결은 한국 정부가 거액의 배상을 면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엘리엇 배상 사건의 발단은 삼성물산 제일모집 합병에서 촉발됐다. 지난 2015년 5월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1대 0.35의 비율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불리한 합병 비율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8년 소송 결말은? 당시 제일모직의 주가는 삼성물산의 약 3배였지만, 자산총액 기준으로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3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음을 공시하며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합병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쳤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으며 합병 조건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엘리엇의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며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합병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합병 반대 의견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내부 투자위원회를 거쳐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결국 2015년 7월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됐고, 그해 9월1일 통합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했다. 이후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불법성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관련 인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025년 7월17일,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과 관련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약 10년간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리스크 해소 다양한 반응 엘리엇 배상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항소심에서 ‘한국 승소’로 뒤집히자, 취소 청구를 주도한 법무부 장관으로서 환영했다. 한 전 대표는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낸 많은 ‘좋은 공직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휘했던 엘리엇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의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대한민국이 이겼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저 소송(취소소송 제기) 관련해 저를 많이 비난했었다”고 정쟁적 비판을 상기시켰다. 그는 “‘국익’이 걸렸지만 결과가 나쁠 수도 있는 위험 부담이 큰 문제를 결정할 때, 몸 사리면 공직자들은 편하다. ‘지면 네 돈 낼 거냐’는 폭력적인 질문 앞에서 ‘안 하고 말지’ 생각이 들게 마련”이라며 “그래도 몸 사리지 않고 국익을 생각한 좋은 공직자들이 있다. 이 경우가 그랬다”고 설명했다. 특히 “엘리엇 항소에 대해 ‘질 가능성이 크니 항소하지 마라, 그래서 지면 한동훈 사비로 돈 대신 내라’는 감정적 비난이 많았고, 그런 제목의 언론 사설까지 있었다”면서 공직사회에 “피 같은 국민 세금 아끼기 위해 많은 분들이 혼신의 노력을 해온 것을 제가 잘 안다”고 격려를 보냈다. 한 전 대표는 “의미있는 승리지만 이 사안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쉽지 않은 싸움”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국익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엘리엇 배상 사건처럼 메이슨 캐피탈이 같은 이유로 제기했던 ISDS의 중재판정 취소소송 항소 포기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엘리엇과 메이슨은 같은 이유로 ISDS를 제기했다”며 “엘리엇은 취소소송의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메이슨은 지연이자 등으로 항소심을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엇 사건이 항소심에서 승리하면서 메이슨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월 정부 대리 로펌 및 외부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정부의 메이슨 ISDS 중재판정 취소 청구를 기각한 싱가포르 국제상사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발단 “이재명정부가 구상권 제기해야” 메이슨은 지난 2018년 9월 우리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금 1억9139만달러(약 2609억원)와 판정일까지 연 5% 월 복리이자를 지급하라는 ISDS를 제기했다. 정부는 한미 FTA상 ‘정부가 채택하거나 유지한 조치’는 공식적인 국가 행위를 전제로 하는데, 개별 공무원의 불법적이고 승인되지 않은 비위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4월 우리 정부를 향해 메이슨 측에 3203만876달러(약 438억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싱가포르 법원은 메이슨 측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 정부 측에 손해배상을 명한 중재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법리뿐 아니라 항소 제기 시 발생하는 추가 비용 및 지연이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결정했다"고 항소 포기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항소심에서 정부가 승리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국민 세금으로 내야 할 배상액이다. 정부가 메이슨에 지급해야 할 돈은 지연이자까지 포함해 약 887억원이 됐다. 엘리엇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당초 1300억원에서 지연이자까지 더하면 약 1500억원가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에서는 엘리엇과 메이슨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만큼 당시 합병을 주도한 이 회장과 두 기업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구상권을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리이자가 계속 쌓이면서 배상액도 천문학적으로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 이재명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참여연대는 대선후보들에게 엘리엇·메이슨 ISDS 배상금 구상권 행사 여부를 듣기 위해 질의문을 보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세금 수천 억원의 손실을 되돌리기 위한 의지와 책임을 보여야 할 자리에서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점이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에는 이재용 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다시 한번 “재벌 봐주기 판결로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고 총수 일가의 전횡을 용인하는 해로운 판례를 남긴 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부를 향해 구상권 청구를 요청했다. 구상권 문제는? 다만 국제통상 전문가로 활동한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에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 실장은 변호사 시절 “법무부는 당시 중과실로 불법 행위한 대한민국 공무원들, 이들과 공모 관계라고 인정된 이재용 회장을 상대로 신속하게 구상권 청구를 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 등 공무원에겐 국가배상법에 따라 당사자에게 청구하고, 이 회장에 대해선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