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회고위층 증권범죄 의혹 추적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2.23 1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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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겨냥' 대형 주가조작 사건 터진다

[일요시사=사회팀] 한 대기업 협력사를 둘러싼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정기관과 작전세력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사회고위층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증권범죄 과정에 해당 작전세력 중 1명이 투입됐다는 증언이다. 만약 그가 소문대로 범죄 혐의와 관련한 핵심 증거를 갖고 있다면 증권가는 물론 사회 각계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최초 주가조작 세력 간의 책임공방으로 알려진 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8월 익명의 민원인 ㄱ씨는 청와대와 검찰, 금감원 등 모두 15개 기관에 주가조작 주포로 알려진 ㄴ씨를 수사 제보했다.

하지만 ㄱ씨는 도리어 본인이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둔 상황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관련한 내막은 다소 복잡하다. 먼저 ㄱ씨 본인 등 참고인들이 공동으로 보증한 내용을 살펴보자.

범죄 제보자가
주가조작 주포로

ㄱ씨와 ㄴ씨는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지난 2011년 처음 만났다. 차분한 성품의 ㄱ씨는 활달하면서도 싹싹한 ㄴ씨를 마음에 들어 했고, 둘은 가족끼리도 자주 어울리며 친분을 쌓았다. 그런데 2012년 3월 ㄱ씨는 그릇된 판단으로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발을 들였다. ㄴ씨의 꾐에 빠져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ㄱ씨에 따르면 ㄴ씨는 한 대기업 협력사 주가가 곧 오를 것이라며 ㄱ씨에게 투자자 알선을 부탁했다. 전문직 종사자 ㄱ씨는 비교적 인맥이 넓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ㄱ씨는 주식 투자에 별 관심이 없던 터라 ㄴ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ㄴ씨는 주식 시장에서 M&A 전문가로 이름 높던 ㄷ씨를 자신의 파트너로 소개했다. 뒤늦게 알려진 바에 따르면 ㄴ씨와 ㄷ씨는 감옥에서 서로 인연을 맺은 사이였다.

사정기관-작전세력 유착 혐의 수사
조사 중 다른 사건 개입 증언 나와

ㄷ씨는 과거 한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연매출 2000억원에 육박하는 중견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주식계의 거물'을 자처한 ㄷ씨는 출소 후 새로운 작전 아이템을 찾았는데 대기업 협력사인 A사가 그의 타깃이 됐다는 설명이다.

같은 달 경기 분당 한 음식점에서 ㄱ씨는 ㄷ씨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ㄷ씨는 ㄱ씨에게 A사로 투자할 것을 권유하며 원금보장과 고수익을 약속했다. ㄱ씨의 마음은 서서히 흔들리고 있었다.

2012년 6월 ㄴ씨는 ㄱ씨에게 "동업을 하고 있는 ㄷ씨는 5:5계좌(투자자로부터 세력이 돈을 받아 관리하는 계좌)가 많은데 나는 하나도 없다"며 "계좌를 트기 위해 1억원만 빌려 달라"고 요청했다. 2달 후 상환을 조건으로 ㄱ씨는 자신의 지인을 통해 약속된 금액을 ㄴ씨 동생 계좌로 입금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비슷한 시기 ㄱ씨는 ㄴ씨의 요청에 따라 지인 3∼4명에게 A사 종목을 소개했다. 두 달만 기다리면 고수익이 날 거라는 말에 ㄱ씨의 지인들은 ㄱ씨를 믿고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넉 달이 지나도록 주가는 오르지 않았고 되려 하강곡선을 그렸다고 한다.

피해자 늘어나
세력들 정체는?


화가 난 ㄱ씨는 ㄴ씨에게 원금 보전을 요구했다. 그러자 ㄴ씨는 "나도 ㄷ씨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모두가 손해 보지 않고 주식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급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민하던 ㄱ씨는 ㄴ씨가 요구한 돈을 또다시 ㄴ씨 동생 계좌로 분할 입금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은 해가 바뀌도록 계속됐고, ㄱ씨는 자신의 지인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를 했던 까닭에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차일피일 상환을 미루던 ㄴ씨는 또다시 사건 해결을 명목으로 ㄱ씨와 ㄱ씨 지인들에게서 거액을 가져갔으나 주가는 변하지 않았다.

ㄴ씨를 믿지 못하게 된 ㄱ씨는 ㄷ씨와 접촉했다. 그러자 ㄷ씨는 "내가 오히려 ㄴ씨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ㄴ씨가 했던 진술을 모두 뒤집은 것이다. 이어 그는 "주식투자 손실액을 2달 내에 보상하겠다"며 ㄱ씨에게서 주식 거래가 가능한 USB를 가져갔다. ㄴ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ㄷ씨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약속한 보상은 없었고, 수억원의 원금은 또다시 허공으로 증발했다.

ㄱ씨는 해당 USB를 통해 ㄴ씨와 ㄷ씨가 코스피 상장사인 B사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특수 계좌인 핍스계좌로도 살 수 없던 B사의 주식을 이들이 고가로 매입했다는 것이다. B사는 업계 인지도가 높지만 위험종목으로 분류된 탓에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종목으로 전해진다.

2013년 9월 ㄱ씨는 서울중앙지검을 직접 방문했고, 주가조작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수사관을 만났다. ㄱ씨는 그동안 자신이 겪은 일들을 수사관에게 낱낱이 알렸다.

ㄱ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돈이 ㄴ씨와 ㄷ씨가 차명으로 관리하는 세력들의 시세차익을 위해 묶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관은 "민원인이 당한 사건은 주가조작이 아닌 주식을 이용한 사기"라고 답했다. ㄱ씨를 비롯한 8인은 ㄴ씨와 ㄷ씨에 대해 사기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 조사를 하루 앞둔 10월의 어느 날, ㄱ씨 사무실로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 사건을 맡은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ㄱ씨 회사를 급습했다.

그런데 ㄱ씨가 연행된 경찰서에는 ㄴ씨와 ㄷ씨가 참고인 자격으로 나와 있었다. ㄱ씨 입장에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던 셈. ㄱ씨에게는 주가조작 및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고위공직자 비리 혐의로 내사하던 중 핵심 피의자로 ㄱ씨를 지목했다. 그러나 ㄱ씨는 고위공직자에게 뇌물을 건넨 일이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경찰은 플리바게닝을 언급하며 ㄱ씨를 추궁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한 형사가 눈에 띄었다. 과거 룸살롱에서 ㄴ씨와 함께 만났던 ㄹ씨였다. 당시 ㄴ씨는 ㄱ씨에게 ㄹ씨를 '친한 형님'으로 소개했다.

ㄱ씨에 따르면 ㄹ씨와 ㄴ씨는 자신들만의 은어로 대화를 나눴는데 먼저 ㄹ씨가 "동생, 나 향냄새(마약사범) 한 번 맡게 해 달라"고 하면 ㄴ씨가 "형님,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작업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ㄴ씨와 ㄹ씨는 서로 공생관계에 있었다고 ㄱ씨는 주장했다.
 
ㄷ씨는 잡혔지만
ㄴ씨는 풀려났다?

수사 과정에서 ㄱ씨는 이번 주가조작의 총책이 ㄴ씨라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실제로 ㄴ씨와 ㄷ씨는 A사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부분의 주식거래는 ㄱ씨와 그의 지인들 계좌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꼼짝없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ㄱ씨와 지난 11월 만났다. 그는 주변에 대한 미안함과 억울함을 토로했다. 여러 번에 걸쳐 그의 이야기를 들었고, 진술의 일관성을 따졌다. 그러던 중 문제의 사건이 터졌다.

이번 달 초 B사에 대한 주가조작 의혹으로 ㄴ씨와 ㄷ씨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덩치가 큰 코스피 회사라 구속된 인물만 20여명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 중 구속 수사를 피한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ㄴ씨다. 실제로 복수 사정기관 관계자는 "ㄴ씨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ㄱ씨는 "ㄴ씨가 한 코스피 기업의 작전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풀려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조심스레 제기했다. 여기서 등장한 코스피 기업은 C사다.

회계사·의사 등 수사선상
전정권 핵심 정치인도 거론

한때 ㄴ씨는 소위 '10인회'로 불리는 작전 세력 밑에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인회의 타깃은 C사. 문제의 10인회에는 회계사, 의사는 물론이고 정계 거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만약 C사에 작전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만으로도 그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시 기자는 한 언론사 관계자를 통해 금감원에 접촉했으나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단 금감원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C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증권 전문가를 직접 만났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또 그는 "증권가에 파다한 소문이라면 누군가 먼저 얘기해줬을 것"이라며 "일방적인 얘기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 그는 "나중에라도 피해자가 있다면 누군가 입을 열 수 있지 않겠냐"고 의견을 덧붙였다.

C사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던 중 ㄴ씨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업가와 접촉할 수 있었다. 그는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며 "다만 그쪽 바닥에선 굉장히 유명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발이 넓어 지청(검찰)을 제집 드나들 듯 오가는 사람이란 소문도 있다"며 "다칠 수 있으니 웬만해서는 건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란 충고도 덧붙였다.

최근 C사가 연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우려와 달리 행사는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몇몇 투자자는 주주 구성이 바뀐 사실에 주목하는 듯 했지만 커다란 동요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 금융 관계자는 "기업의 수익성이 좋다면 설사 작전을 공모했을지라도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베일에 싸인 10인회의 존재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했다.

복잡한 함수관계
10인회 존재하나

적극적 M&A로 몸집을 불린 C사는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기록했다가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소개된다.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작전 세계에서 유명한 K씨가 BW 발행 등 실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했다. 기자가 만난 한 사정기관 관계자의 설명도 비슷했다.

그는 "떠도는 소문들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며 "사건 흐름도 이미 다 파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혐의가 입증되려면 피해자가 있어야 하는데 본 건은 피해자가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현 상황으로는 사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완곡한 표현인 것이다.

때문에 앞선 A사 및 B사와 관련한 수사가 관심을 끈다. 해당 사건들과 모두 연계된 키맨 ㄴ씨가 C사와 관련한 정보를 쥐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본 사건이 증권가를 넘어 사회 각계에 파장을 미치는 권력형 비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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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