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연예인 성매매’ 대부도 펜션 가보니…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12.23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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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대낮인데도 쌍쌍 손님들 들락날락

[일요시사=사회팀] 돈, 섹스, 그리고 여자.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여자 연예인과 성매매. 더 정확히 말하면 미모의 스타와 재계 재력가의 만남이다. 각종 소문과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이들이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는 장소가 공개됐다. 대부도에 위치한 초호화 펜션, 과연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대부도 펜션단지. 그동안 잠잠하던 이곳이 때 아닌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검찰이 여성 연예인의 성매매 장소로 이곳을 지목하면서 부터다. 이 소식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흘러나왔다. 안산지청은 최근까지 성매매를 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부도 내 고급 펜션에서 탐문 수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부터
외제차 즐비 

검찰이 지목한 펜션단지는 33㎡ 짜리 소형부터 수영장을 구비한 346.5㎡ 규모의 대형 독채까지 40여개 동이 있으며 할인마트, 카페, 풋살장 등 부대시설을 갖춘 곳이다. 대부도에는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펜션 단지가 2군데 정도 있다.

지난 16일 오후. 안산역에서 출발해 사회방조제로 연결 된 도로를 지나자 한적한 대부도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잘 다져지지 않은 울퉁불퉁 흙길을 10분쯤 달렸을까. 의심이 가는 2곳 중 1곳에 먼저 도착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펜션 단지는 조용하다 못해 황량했다. 둘러보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자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고급스러운 외관을 상상했지만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다소 유아틱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풍차를 중심으로 빨강, 주황, 파랑, 노랑 등의 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이 즐비했다. ‘고급’과 ‘초호화’라는 단어와는 어쩐지 거리가 멀어 보였다. 무엇보다 독채로 꾸며져 있긴 하지만 건물 사이사이 간격이 좁아 은밀한 사생활이 보호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펜션 내부 관계자는 “이곳은 주로 동호회나 기업에서 단합대회 및 워크샵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라며 “생긴 지도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연예인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검, 성관계 장소로 초호화 펜션단지 지목
수영장 등 각종 시설 갖춘 럭셔리 하우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여기가 맞다면 수사를 나왔다거나 협조 공문이라도 왔을 텐데 전혀 그런 적도 없다”며 “(이번에 연예인 성매매로 지목된 장소는) 바다를 끼고 있으며 통유리로 된 건물이라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발걸음을 돌려 두 번째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장소보다는 유동성이 있는 장소에 위치해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보였다. 서해안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 터를 잡은 이곳은 펜션 40여개동이 들어서 있었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일렬로 주차된 고급 외제차들이 눈에 띄었다.

앞서 간 장소와 달리 규모도 클 뿐 아니라 펜션 외관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했다. 유럽풍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 속에서나 볼법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건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생활 보호
가명으로 예약


이중에서도 A펜션과 B펜션은 특히 인기가 좋다. A펜션은 건물 외벽을 사선으로 디자인 한 뒤 모던한 회색빛으로 마감해 깔끔하고도 럭셔리한 느낌을 자아냈다. 정원 한 켠엔 대형수영장을 갖췄고, 내부에 세미나실 바비큐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B펜션은 거실 전면을 통유리로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정원엔 3∼4m 높이로 자란 멋스러운 소나무와 함께 각종 분재와 꽃이 잘 정리돼 정원 주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잘 꾸며진 정원 한쪽엔 3∼4명이 함께 차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티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90평 규모의 B펜션은 3층 규모로 지하에 당구장, 탁구장, 노래방 등의 시설을 갖췄고 최대 20명까지 입실이 가능하다. 펜션 이용료는 1박에 50만원 선이다. 




펜션 내부 관계자는 “A펜션과 B펜션을 포함한 몇몇 펜션은 워낙 인기가 많아 비싼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찾는다”며 “주말은 항상 예약중이라 최소 2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용하는 고객 층은 다양한 편이다. 평일에는 대학생들부터 시작해 직장인들이 많고 주말에는 주로 연인과 가족 단위로 찾는다고 한다. 이 펜션 단지는 몇 년 전부터 럭셔리 스타일의 대명사로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펜션 내부와 외부에서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었다.

그렇다면 이 펜션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편리한 접근성과 독립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방문하기 편하고 각각 숙소가 따로 분리돼 있어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층 다양…1박 숙박비 40만∼70만원대
서울 근교 접근성과 사생활 보호 큰 장점

펜션 내부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이 되다보니 누가 방문했는지는 특히 알 수 없다”며 “가명으로 예약하는 경우도 있고 대표 이름으로 예약을 한 뒤 많은 인원이 방문하기 때문에 (비밀 방문을 마음먹은 경우)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긴 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40여개의 펜션 모두 각각 다른 개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예약 업무만 따로 받을 뿐 펜션 관리부터 청소까지 모든 제반 사항은 소유주가 별도로 채용해 관리하고 있다”며 “체계가 이렇다보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번 들어가면
외부 출입 안해

이런 점들 때문에 평소에도 몇몇 연예인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펜션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들이 자기 이름으로 예약한 뒤 친구들과 함께 와서 놀고 가기도 한다”며 “연예인들은 오면 밖에 거의 안나온다. 펜션 내에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안에만 있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부도 한 주민도 “주변에 승마클럽도 있고, 고급 펜션도 많다보니 연예인들이 타는 벤 차량이나 고급 외제차들이 많이 왔다갔다한다”며 “최근 몇 년을 기점으로 방문이 잦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펜션 관계자는 그러나 성매매 장소 지목과 관련된 물음에서는 “들어는 봤는데 여기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추가 답변을 거부했다.


갑작스러운 대부도 유명세에 주민들은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주민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부도가 불미스러운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유감”이라며 “현재까지 도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하다”고 불쾌한 반응을 내보였다.

반면 대부도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대부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부도를 찾는 이용객들이 많이 늘어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인 성매매’수사 해프닝

유명 걸그룹이? 이름 같아 소동

유명 여성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성매매 사건과 관련한 해프닝을 들여다봤다. 


이 사건은 12월 초 수원지검 안산지청 마약수사과에서 나왔으나, 그 직전에도 이미 연예계에 소문이 퍼져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많게는 억대의 돈을 받고 재력가와 성매매를 했다는 게 핵심 골자였다. 이 가운데 거론된 한 여성 탤런트는 유명 걸그룹 멤버와 이름이 같아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0여명의 연예인 이름이 거론된 증권가 찌라시가 등장했다. 연예인 화대 비용, 성매매 연예인 리스트 등이 돌았다. 이 가운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민영화’가 인기 검색어로 떠올라 관심을 모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성매매 여자 연예인은 ‘ㅁㅇㅎ’씨가 확실하다고 함’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이 몰려 이를 퍼나르면서 집중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글은 “검찰이 성매매한 여자 탤런트 등 수십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자 네티즌들이 그게 누군지 열심히 찾고 다녔다”며 “여자 연예인 이름이 ‘찌라시’에 매우 구체적으로 오르내렸고 누군가 ‘ㅁㅇㅎ’씨가 확실하다고 포털, 커뮤니티 등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후 “그게 누군지 의견이 분분한데 어디선가 ‘민영화’씨라고 하자 민영화라는 여자 탤런트를 찾으려고 너도나도 검색했다”며 “결국 ‘민영화’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고 분석해 실소를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음모론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이 발표된 시점을 문제 삼으며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성매매 알선 브로커로 지목한 A씨를 검찰이 지난 8월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되고 4개월여 끌다가 돌연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마침 수서발 KTX 매각을 놓고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라며 파업에 돌입하고, 정부와 사측이 불법파업이라고 강경대응을 하던 시점이다. 네티즌들은 철도민영화에 쏠린 시선을 연예인 성매매로 돌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달리 사회적인 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 사건사고, 열애 소식이 터져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실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이 무혐의로 발표된 뒤 곧바로 그동안 끌고 끌었던 이수근 등 연예인 도박사건이 차례로 공개됐다.

이런 음모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도 덩달아 화제다. 내년 공개되는 영화 <위험한 소문:찌라시>는 연예인 매니저가 찌라시 내용이 하도 억울해서 배후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세간에 의심이 가는 직업군이 영화 속에 고루 등장, 네티즌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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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