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연말 시상식 '관전포인트'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17 1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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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최후의 왕중왕 누구?

[일요시사=사회팀올 한해의 끝을 장식할 연말 시상식이 돌아왔다. 몇몇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대중도 올해 방영되었던 드라마를 회상하면서 특정 연예인을 지지하거나 수상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과연 KBS, SBS, MBC 방송사의 금빛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어느덧 찾아온 12월. 방송국에서는 2013년 한해동안 대중들을 울고 웃겼던 스타들의 시상식 준비에 한창이다. 연말 시상식을 열흘 가량 앞두고 방송 3사를 빛낸 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올 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야왕> <그 겨울> <주군의 태양> 등의 흥행으로 드라마 제국의 명예를 거머쥔 SBS에서는 연기 대상의 자리를 두고 주연 배우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수애다. 수애는 SBS 드라마 <야왕>에서 야망을 위해 자신에게 헌신적인 하류(권상우 분)를 배신하고 악행도 서슴지 않는 ‘주다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1월 시작한 <야왕>은 살인, 복수, 불륜 등의 소재로 최고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25.8%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청순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수애가 냉혈한 악녀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한 점은 높이 평가됐다.

올해 브라운관 빛낸 연기자·개그맨 
금빛 트로피 거머쥘 영광의 주인공은?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태공실’역을 열연한 배우 공효진도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군의 태양>은 인색하고 야박한 복합 쇼핑몰 사장 ‘주중원’과 사고 이후 귀신이 보이는 ‘태공실’이 만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혼령들을 위로하는 로코믹 호러(호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결합된 장르) 드라마다. 흥행 드라마 제조기인 홍정은, 홍미란 자매 작가의 집필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은 순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태공실 역을 맡아 ‘공블리(‘사랑스러운 여자 공효진’을 의미하는 말)’ 매력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공효진은 <주군의 태양>에서도 까칠한 남자 소지섭과 달콤한 로맨스를 선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자아내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면서 흥행면이나 연기력면에서 대상감으로 손색이 없다.

배우 송혜교 역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를 통해 연기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겨울>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와 부모의 이혼, 시각 장애로 외로운 삶을 사는 여자가 만나 삶의 희망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겨울>에서 시각장애우 ‘오영’역으로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송혜교는 깊이 있는 내면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SBS 연기대상은
김혜수 vs 공효진

지난해 남자 배우들이 대상을 거머쥔 MBC(조승우), SBS(손현주)와 달리 유일하게 여자배우에게 상이 돌아간 KBS는 올해도 많은 여자 배우들이 후보자로 물망에 올랐다. 그 중 돋보이는 배우는 김혜수와 이보영이다.

김혜수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124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못하는 일이 거의 없는 똑부러진 성격의 계약직 ‘미스 김’을 열연했다. 빨간 내복을 입고 김연아 피겨 스케이트 선수의 ‘죽음의 무도’를 패러디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 최고의 캐릭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배우 이보영 또한 지난해부터 방영된 드라마 KBS <내 딸 서영이>에서 선과 악을 구분 지을 수 없는 캐릭터 ‘서영’을 맡아 애절한 눈물 연기를 선보이는 등 복잡하면서도 세심한 감정표현으로 극을 이끌었다.

많은 여배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자 배우 주원 역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차가운 성격의 ‘구마준’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실력을 입증한 주원은 KBS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올해 출연한 KBS 드라마 <굿 닥터>에서는 서번트 신드롬을 앓는 순수한 레지던트 박시온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여성들을 ‘주원앓이’하게 만들었다. 주원의 자연스러운 자폐 연기로 흥행한 <굿 닥터>는 20%의 시청률을 넘어 동시간대의 월화드라마 중 1위를 차지해 2013년 KBS 최고의 드라마가 됐다.

KBS 연기대상은
주원 vs 김혜수

지난해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배우 안재욱이 무관에 그쳐 논란을 일으킨 MBC는 여느 때보다 올해 대상 선정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력한 <MBC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배우 박원숙, 한지혜, 고현정이다.

박원숙은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방영자’ 역을 맡아 며느리에게 악행을 저지르는 악독하면서도 코믹한 시어머니를 연기했다. 막장 시집살이 논란으로 대한민국 며느리들로부터 눈총을 받았지만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도 악한 회장 ‘강정심’으로 출연 중인 박원숙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우 한지혜 또한 유력한 대상 후보이다. 그동안 청순가련 여주인공역만 맡아오던 한지혜는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쌍둥이 자매인 ‘몽희’  ‘유나’ 역을 오가는 1인 2역에 도전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9월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한 한지혜는 “사실 대상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상을 꿈꾸면서 그에 걸맞는 노력을 했다. 나는 이미 노력에 대해 충분히 값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일본 NTV <여왕의 교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까탈스럽고 차가운 성격의 여교사가 초등학교 담임 선선생님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김향기, 김새론, 서신애 등 명품 아역배우들과 마여진 선생역을 맡은 고현정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주옥같은 어록을 남겨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냉혹한 현실에 거침없는 독설을 던지는 마선생 역의 고현정은 눈썹 하나까지도 연기했다는 평을 받아 <MBC 연기대상>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최근 MBC 드라마 <기황후>로 급부상한 배우 하지원,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배우 문근영, MBC 드라마 <투윅스>의 이준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기력과 시청률 등 다양한 기준으로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연기대상과 달리 연예대상은 다소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률 낮은 방송 3사 연예대상은?
김준호 이경규 유재석 김수로 거론

그 중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로 즐거운 2013년을 보낸 KBS는 <KBS 연예대상> 후보로 개그맨 김준호, 강호동, 개그우먼 이영자가 거론되고 있다. 그 중 개그맨 김준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준호는 올해 KBS <개그콘서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시구를 탐내는 노년 연기자로 분해 “~자나”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또 KBS <인간의 조건>에서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면서도 후배 개그맨들을 챙기는 선배 개그맨으로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KBS <1박 2일>까지 출연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세금 탈세로 물의를 일으킨 후 1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도 <KBS 연예대상> 후보에 올랐다. 강호동은 KBS 첫 복귀 프로그램으로 독서 예능 KBS <달빛 프린스>을 선택했으나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조기 종영해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전직 운동선수답게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면서 명MC로 부활했다. 

또 다른 후보자인 개그우먼 이영자는 올해 방송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영자는 KBS <안녕하세요>에서 홍일점 MC로 함께 출연 중인 신동엽, 정찬우, 김태균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극에 적극적으로 임해 방청객들과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연예인 출연진들의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KBS <맘마미아>에서는 구수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진행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있어 지난해 <KBS 연예대상> 쇼·오락 MC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연예대상은
김병만 vs 이경규

SBS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화신> <땡큐> <맨발의 친구들> 등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줄줄히 폐지되면서 메인급 프로그램들의 MC가 대상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병만, 이경규, 유재석이다. 올해 SBS 연예대상을 노리고 있는 세 명 모두 단골 대상후보로 2013년 SBS 예능을 이끌었다.


타방송사에서 ‘달인’의 캐릭터로 대활약한 데 비해 무관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긴 개그맨 김병만은 지난해 SBS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야생에서의 빠른 적응력과 생존본능으로 ‘병만 족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병만은 위험천만한 환경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면서도 위험이 도사리는 정글에서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오지탐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정한 버라이어티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김병만의 노력에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병만은 지난해 유력한 대상 후보라는 주변인들의 말에 “사람인지라 혹시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경규 또한 김병만과 쌍벽을 이루는 대상 후보감이다. 이경규는 SBS <힐링캠프>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MC로 후보자들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시간 앉아 있는데 최우수상 받으려고 앉아 있는 것 같냐” “대상 받으면 더 말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대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에 그쳤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직구 질문을 하는 등의 노련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이경규에게 올해만큼은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MC라는 타이틀에 맞게 <런닝맨>으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유재석도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SBS의 간판급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런닝맨>은 올해에도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재미를 줬다. 특히 MC 유재석의 유쾌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진행으로 게스트들의 재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KBS 연예대상은
김준호 vs 이영자

올해 MBC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단연 돋보였다. 토요일의 터줏대감 <무한도전>과 일밤의 두 코너인 <아빠! 어디 가?> <진짜 사나이>가 일요일 예능까지 석권하면서 올해 MBC 예능은 풍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그맨 박명수의 대상 수상 논란으로 고민이 많은 MBC는 특정 MC가 없는 프로그램들의 흥행에 대상 선정이 더 어려워졌다. 그 중 <진짜 사나이>의 김수로와 류수영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대상감은 아니라는 여론이 많아 단체 수상이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MBC 측 관계자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MBC는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군을 따로 뽑아놓지 않는다”며 “그 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팀과 활약해준 모든 예능인 개인이 대상 후보이다”라고 말해 프로그램 수상이나 단체수상 쪽으로 힘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MBC는 2011년 대상을 개인이 아닌 <나는 가수다>에 ‘올해 프로그램상’을 준 바 있다. 이에 <MBC 연예대상> 후보로 <아빠! 어디 가>와 <진짜 사나이>가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다.

매년 공정성 등의 논란으로 비난을 피하지 못한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 올해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대상을 받는 영광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수상 노린 스타들의 말말말

“‘온몸상’ 받고 싶어요”

연말 시상식을 열흘 정도 앞두고 수상을 향한 연예인들의 발언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개그맨 박명수는 올 <MBC 연예대상>을 향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무한도전>에서 고3수험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박명수가 갑자기 “내가 2013 연예 대상 수상자다”라고 말했다. 이에 “2012년이다”라고 정정하는 멤버들을 향해 박명수는 “올해 또 (받을지 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올해에는 안 될까요?”라는 박명수의 질문에 김태호 PD가 “안 되겠죠. 작년에도 논란 많았는데” 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올해 많은 인기를 얻은 방송인 샘 해밍턴 또한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고 있다.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한 샘은 “연말 시상식, 욕심 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형식이 때문에 힘들어졌다. 윤후도 만만치 않다”며 경쟁자를 의식하기도 했다. 샘이 견제했던 윤후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상 후보감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이에 MBC <아빠! 어디가?>의 제작진은 “출연 아이들의 순수함을 위해 신인상 수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상을 향한 욕심은 예능인뿐만이 아니었다. SBS 아침드라마 <두 여자의 방>에 출연중인 배우 서갑숙과 김청은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청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서갑숙은 이에 동조하며 “안 되면 온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에게 주는 상 ‘온몸상’이라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악역 ‘민준국’을 연기한 배우 정웅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상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DJ 정선희가 “죄송한데, 상 타세요?”라고 묻자, 정웅인은 “손현주 선배가 SBS <추적자>로 상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말 연기대상 전까지 민준국 이상의 악역이 없어야 되는데 상반기에 드라마 <야왕> 수애 씨가 있었다”며 배우 수애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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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