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KPGA 코리아투어 2013시즌 총결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3~2014 시즌이 문을 열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수들은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최경주가 지난 2000년 한국인 최초로 PGA에 진출한 이후 한국선수들 역시 매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2013~2014시즌 한국선수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2013년을 기점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13~2014시즌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세대 최경주(43)와 양용은(41)의 부진 속에 배상문(27)이 간판스타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는 2013시즌 상금랭킹 85위에 그쳤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2012시즌에 비해 상금랭킹을 17계단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2012년엔 102위에 머물렀다.

골퍼 세대 교체

이전과 달라진 점은 우승이 없는 대신 꾸준했다는 것이다. 24개 대회에 출전해 20개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했다. 톱10은 2차례 있었고, 톱25는 6번 기록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예선을 통과했다는 것. 2013시즌 4대 메이저대회에서 컷을 모두 통과한 선수는 최경주를 포함해 13명밖에 되지 않는다.
양용은의 부진은 심했다. 19개 대회에 출전해 25만9118달러(상금랭킹 176위)를 버는 데 그쳤다. 양용은은 2009년 상금랭킹 10위(348만9516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 67위(130만1726달러)로 떨어졌다. 2011년 32위(231만4865달러)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상금랭킹 153위(45만4276달러)까지 추락했다.
양용은 등의 부진 속에 배상문과 이동환(27)은 착실히 적응해 나갔다. 특히 배상문은 5월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최경주와 양용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PGA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배상문의 상승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PGA 데뷔 첫해 상금랭킹 83위(116만6952달러)에 머물렀던 그는 올해 첫 승을 신고하며 상금랭킹 51위(171만4640달러)에 자리했다.

최경주, 4개 메이저 대회 모두 예선 통과
베테랑들 부진 속, 배상문·이동환 도약

2012년 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했던 이동환은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적응을 끝마쳤다. 22개 대회에 출전한 그는 88만2793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95위에 자리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눈부신 활약은 아니지만 시즌 초반에 비해 하반기 성적이 좋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동환은 4월 RBC 헤리티지까지 10개 대회에 나서 4번이나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최고 성적은 공동 49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4월 이후 안정세를 보였다. 취리히 클래식에서 공동 8위로 시즌 첫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시즌 중반 열린 AT·T 내셔널(6월) 공동 3위에 이어 그린브리어 클래식 공동 9위로 연속 톱10에 성공했다.
PGA투어 재입성에 성공한 ‘코리안 영건’ 노승열(22)은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2013~2014시즌 PGA투어 기대주로 뽑혔다. 이 매체는 2013~2014시즌 PGA투어 개막에 맞춰 아직 투어 우승은 없지만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선수 11명을 발표했다. 순위에 큰 의미는 없지만 노승열은 4번째로 소개됐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노승열에 대해 ‘2012년 신인으로 PGA 투어를 경험했고, 올해 웹닷컴(2부) 투어 플레이오프로 열린 칠드런스 호스피털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013~2014시즌 출전권을 다시 손에 넣었다’고 소개한 뒤 ‘19세 때 우승한, 아직 22세밖에 되지 않은 유망주’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도 크게 놀랄 일이 없는 선수’라고 했다.

 

올 시즌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이 상금 4억7800만원을 쌓아 생애 처음으로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PGA 2부 투어에서 활동하던 강성훈은 코리안투어 출전권이 없었지만 초청선수로 출전한 최경주 CJ나인브릿지 인비테이셔널과 코오롱 한국 오픈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시즌 중반까지 상금순위 1위를 지켰던 류현우(32)는 이번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포기하고 국내 대회에 주력했다. 후반 들어 상금 레이스에서 2위에 그쳤지만 대상포인트 1위(3555점)에 올라 아쉬움을 달랬다.
최고 상금 수상자가 2011년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2012년 김비오, 올해는 강성훈까지 3년 연속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에게 돌아가자 국내파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외파 선수들은 다섯 개 남짓한 대회에 출전하고서도 거금의 상금을 챙긴 것으로 기록됐다.
평균최저타수를 친 선수에게 주는 덕춘상은 JGTO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이, 신인상은 송영한(22·핑골프)에게 돌아갔다.

KPGA, 14개 대회 박진감 속에 마무리
일단 합격점…대회 수 감소는 옥에 티

이번 시즌 무엇보다도 큰 성과는 걸출한 신인들의 발굴이다.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한 김태훈은 보성CC 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장타상(평균 비거리 297야드)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의 가장 큰 이슈 중 한 명은 김형태(36)이다. 메이저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국오픈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김형태는 42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대회 2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룰 위반으로 2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컵을 강성훈에게 넘겨주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스폰서 부족

남자 선수들이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시즌이었다. 한때 한 시즌 20개에 육박했던 대회 수는 14개까지 줄었고, 여자프로골프에 대한 스폰서들의 쏠림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열릴 예정이었던 대회는 주최 측의 내부 사정으로 취소되기도 했으며,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도 스폰서와 대회 장소를 구하지 못하다가 주말이 아닌 평일에 대회가 열리는 이례적인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가 이어지자 선수들도 발 벗고 나섰다. 대회 시작을 앞두고 열리는 프로암대회에서 아마추어 동반자들을 위해 원포인트 레슨에 열성을 보였고 스윙할 때 고쳐야 할 점을 직접 카드에 적어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 관계자는 “올해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내년에는 2∼3개 대회가 늘어나는 등 나아질 조짐이 보인다”며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열리지 못했던 한일 프로골프대항전도 내년에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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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