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으로 떠나는 여행

“이 가을 맥주에 한 번 취해볼까”

‘맥주의 도시’로 잘 알려진 뮌헨은 남부 독일에 위치한 바바리안 주의 주도로 BMW 자동차의 랜드 마크이기도 하며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3개의 오케스트라와 50여 개의 박물관 그리고 70여 개의 갤러리가 있는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뮌헨에서 자동차로 1~2시간이면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모차르트의 출생지인 잘츠부르크,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퓌센, 그리고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츄크슈비체까지 손쉽게 갈 수 있어 이곳에 머무르면서 다른 지역까지 여행하기 편리하다. 올가을 세계 제1의 맥주축제가 열리는 뮌헨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뮌헨에서 첫 번째로 꼭 들려야 할 곳이 바로 마리엔 광장이다. 이곳은 뮌헨의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광장으로 신시청사를 비롯한 여러 관광명소가 몰려있는 곳이다.

관광명소 몰려있는
‘마리엔 광장’

광장 주변으로 고급 백화점뿐만 아니라 저렴한 로컬 식료품 가게 그리고 비어가든이 위치해 있다. 저녁 6시가 넘으면 직장인들이나 연인들이 삼삼오오 이곳으로 모여들어 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리엔 광장  신시청사·프라우엔 교회·빅투알리엔 시장 등
BMW  월드차에 관련한 최신 엔진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어



또한 마리엔 광장은 뮌헨에서 옛 역사를 잘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광장 앞에 고딕양식의 신시청사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시계탑이 있는데 신시청사의 시계탑 인형 춤은 뮌헨의 또 하나의 즐거운 볼거리 이다.

오전 11시와 정오가 되면 약 10분 동안 인형 춤이 시작되어 이 시간쯤 되면 마리엔 광장은 잠시 동안 사람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마리엔 광장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볼거리가 바로 프라우엔 교회이다.

똑같은 첨탑 두 개가 돔 모양의 지붕으로 마치 쌍둥이처럼 나란히 서있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축물이다. 두 개의 첨탑이 그냥 보기엔 같은 높이처럼 보이지만 북탑과 남탑의 높이가 각각 99m와 100m로 1m 차이가 난다. 이곳에 올라가면 마리엔 광장과 뮌헨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리엔 광장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인 빅투알리엔 시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신선한 이 지역 특산물과 과일, 야채 그리고 독일 전통 소시지 등 식재료를 값싸게 살 수 있는 시장이다. 식재료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손으로 만든 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마켓 오픈 시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 저녁 8시까지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박물관
‘독일 박물관’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 바로 독일 박물관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한해 140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뮌헨의 명소인 이곳은 요트, 풍차, 산업용 로봇, 비행기 등 놀랄 만한 과학기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박물관이다. 주제에 따라 층별로 전시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은 독일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과학이라는 주제에 관한 전시물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그 원리를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8세에서 12세의 아이들을 위한 에너지 테크놀러지, 채광, 알타미라 동굴 등 다양한 주제로 투어가 따로 제공되고 있으며 6~8주 전에 미리 예약하면 투어도 가능하다.

랜드 마크로 자리 잡은
‘BMW 월드’

뮌헨 도시하면 바로 빠질 수 없는 관광 명소가 BMW 월드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곳은 BMW 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전시에서부터 차에 관련한 최신 엔진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또한 차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차량 딜리버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BMW 월드 건물 옆에 있는 BMW 박물관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8년 6월에 재오픈했다.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전체 면적이 1000m²에서 5000m² 이상의 규모로 확대되어 현재 120여 대의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추크슈비체산  오스트리아와 뮌헨의 경계선에 위치
옥토버페스트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약 2주간 열려


BMW 박물관은 BMW 브랜드의 오래된 역사와 감동적인 순간을 나타내고 있다. BMW 박물관, 차량 딜리버리 센터를 갖춘 통합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BMW 월드 그리고 BMW 본사 건물이 어우러져 소규모의 도시를 형성한 랜드 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BMW 월드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텐트 모양의 독특한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올림픽 경기장이다. 1972년 하계 올림픽을 대비하여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레저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곳은 루프 클라임과 줄에 몸을 지탱해서 내려오는 아브세일링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제공되고 있어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이다. 올림픽 파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올림픽 타워이다.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면 뮌헨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져 그동안 여행 다녔던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디즈니랜드 성의 모델
‘노이슈반슈타인 성’


뮌헨 여행 중이라면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가 있다. 뮌헨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1시간 4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퓌센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 성을 지을 때 모델로 삼았을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드비히 2세 시대 때 가장 유명한 성으로 1869년에 착공되어 1896년에 완성되었는데 이 성이 완성되기 전 루드비히 2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잠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성의 주인이기도 하였으며 직접 성을 디자인하기도 했었던 루드비히 2세는 바그너의 오페라를 좋아해 그 주제로 그려진 수많은 벽화가 남겨져 있다. 또한 이 성은 알프스 산맥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기까지 하여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경험
‘추크슈비체 산’

뮌헨에서 남쪽으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추크슈비체 산 또한 꼭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다. 이 산의 높이는 2964m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케이블카와 등산열차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올라가는 동안 케이블카에서 보는 눈에 덮인 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정상에 오르게 되면 날씨가 허락하는 한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고 스위스의 수천 개에 이르는 산봉우리를 볼 수 있다. 여름에도 눈과 얼음을 볼 수 있는 추크슈비체 산은 오스트리아와 뮌헨의 두 나라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어 산의 중간이 뮌헨과 오스트리아 국경으로 나뉘어져 있어 몇 발자국 차이로 국경을 넘나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세계 제1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는 1년 내내 각 지방의 특색에 맞춰 전국에 걸친 맥주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축제 기간 중 1000여 개의 고유 민속 행사가 개최되는 세계적 관광 명소인 뮌헨 맥주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뮌헨은 역사를 자랑하는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등 6개의 맥주회사가 소재하는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이 뮌헨에서 매년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약 2주간에 걸쳐 가을 수확에 감사하는 옥토버페스트라는 세계 제1의 맥주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드비히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와의 결혼을 축하한 경마 모임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기타 유럽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매년 약 600여 만 명의 맥주 애호가가 축제 기간 중 모이며, 이 기간 중 소비되는 맥주는 약 500만 리터(생맥주 500㏄로 1000만 잔), 닭은 65만 마리, 소시지는 110만 톤이나 되는 세계 제1의 맥주 축제가 됐다.

대회장이 되는 테레지아 구릉에는 맥주 회사가 설치한 대형 텐트들이 있는데 그 안에는 남녀, 인종 구분 없이 수백 명,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항상 만원을 이루며 멈추는 것을 잊어버린 듯한 민속 연주 밴드와 더불어 1000㏄짜리 저그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 어깨동무도 하고, 쭉 늘어서서 기차놀이도 하며 한마음이 되어 마음껏 맥주를 즐기다가 밴드의 리더가 건배를 선창하면 일제히 서서 저그를 높게 들고 건배를 하기도 하는 등 맥주를 매개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며 도취하곤 한다.

그리고 텐트 주변에는 각종 이벤트를 위한 가설 무대, 위락 시설 등이 설치되어서 어른과 어린이, 세계 각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 어우러져 가을의 수확을 기뻐하는 맥주 축제가 열린다.


<뮌헨여행정보>

▶뮌헨으로 가는 길=인천에서 독일 뮌헨까지는 루프한자 독일 항공이 월, 화, 수, 금, 토, 일 주 6회 직항운항을 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1시간 40분이다. 또한 부산에서도 인천을 경유하여 독일 뮌헨까지 화, 금, 일 주 3회 직항운항을 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4시간 5분이다.
핀에어를 타고 헬싱키를 거쳐 뮌헨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핀에어는 주 4회 인천-헬싱키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기후와 복장=한국과 같이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하다. 1년 내내 건조하기 때문에 여름이라도 얇은 스웨터나 재킷을 준비해야 좋다.
▶시차=한국이 8시간 빠르지만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서머타임을 적용하여 7시간 빠르다.
<자료제공=뮌헨 관광청 한국 사무소(02)777-9282>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